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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아리랑 (국악이 좋아요)
 
 
 
카페 게시글
회원 자유 게시판 스크랩 소리명창, 귀명창
김보라 추천 0 조회 53 11.09.24 09:46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전라도 지역에서 하는 우수개 가운데 

"순천에 가서 얼굴자랑 말고 , 여수가서 돈자랑 말고 

벌교가서 주먹자랑 하지 말고, 보성에 가서 소리자랑 말라 " 라는 말이 있다.

남도창의 텃밭이다 보니 

전라도에서 명창들이 많이 나왔다. 

진도아리랑으로 유명한 진도 사람들도 노래라면 뒤지지 않지만 

서편제의 본산인 보성은 이름난 소리꾼 들이 많이 나왔을 뿐 아니라 

창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이 아님에도 

농사꾼이든 나무꾼이든 소장수든 

보성 사람이라면 어지간한 소리 한 대목쯤은 너끈하게 뽑아내던 시절이 있었다.

남도창의 멋은 뭐니뭐니 해도 솟구쳐 올라갔다가 툭 꺽이거나

궁글렸다가 휙 뒤집는  '시김새'에 있다 하겠다 .

'득음'의 수준을 넘어선 후에야 제대로 된 '시김새'를 구사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소리판에서 소리꾼이 달착지근하게 시김새가 붙어 웅숭한 그늘 부분에서 목 다루칠 때

소리꾼을 받쳐주던 고수는 물론이고

소리에 취한 청중들 까지 '얼쑤' '지화자' 하는 추임새로 화답한다.

 

영화〈서편제〉를 보고서 그 감동 자락을 부여잡고 보성에 간 적이 있었다.

그 곳에서 소리명창을  딱 한 사람 만났는데

재미나게도 귀명창은 여러사람을 만났다.

식당에나 장터에서 심지어 밭두룩에서 만나 본

보성사람들의 판소리에 대한

한결같은 자긍심과 해박한 판소리 지식 앞에서

"보성에 가서 함부로 소리 자랑해선 안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보성 사람들이 소리를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창唱'에 젖어 살다 보니 자연스레 '귀명창'이 많아져서

어중간한 재주로 소리자랑 하다가는 망신 당하기 쉽상이기 때문이였다.

 

 

 

타고난 목청에 엄청난 노력과 수련에 의해 다져지는 것이 소리(唱)이니

아무나 명창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 그것이 소리 뿐이겠는가

이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재능이 있고

타고난 달란트와 좋은 기회를 만난 행운과 엄청난 노력을 통해

이런저런 분야에서 남달리 뛰어난 기량을 뽐내는 이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아쉽게도 그런 재주를 갖게 되어 명성을 얻거나 부러움을 받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그 수가 적다.

그러나 부러움을 받는 사람보다는 부러워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다 많을건 당연하다 .

멋진 노래를 들으면 좋은 목소리를 갖지 못함이 못 내 아쉽고

외모도 뛰어난데 연기까지 잘 하는 연기자를 보면 부럽기 한이 없고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경기마다 멋지게 이기는 선수들은 흠모의 대상이고

피아노 잘 치는 사람 , 말 잘하는 사람 , 돈 잘 버는 사람...

우리가 부러워하고 부러워 할 대상은 셀 수 없이 많기도 하다.

누구든지 김연아 선수처럼 피겨 스케이트를 잘 할 수 없고

모두가 김혜수 처럼 멋질 수 없고

아무나 조수미 처럼 노래를 잘 부를 수는 없다.

 

어떠 어떠한 것을 아주 잘 하는 것만이 

내가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면 

행복할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어떤 것을 직접 해 낼수는 없을지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품고 즐길 수 있다면 

똑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보성 출신 명창은 몇 명 되지 아니할 터인데 

보성 사람들이 소리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

앞서 말한 대로 소리를 사랑하고 즐기고 자기들의 삶 속에 소리를 녹여낸 까닭이었지 않을까 .

그러고 보면 누구나  '소리명창'은 될 수 없어도  '귀명창' 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옳거니 !!

굳이 부러워하거나 주눅이 들지 않고 어디선가 내가 신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비결을 배운 셈이다. 

 

작곡할 줄도 모르고 연주도 할 줄 모르고 노래도 잘 하지 못한다 해서 

음악을 모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음악적 지식의 잣대로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음악을 들으면서 내가 행복을 느낀다면

그 음악은 오롯하게 내것이 된다.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부럽다면 반대로 열심히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되어 보자 .

'사랑을 받는 고수'가 아니라고 낙심할게 아니라 '사랑나눔의 고수'가 되어 보는 거다.

사랑받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훨씬 더 행복하며 결국에는 시나브로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감을 깨닫게 된다.

늘 칭찬받는 사람이 부럽다면 내가 앞장서서 칭찬하기에 열심을 내어 보자 .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에게서 따스한 사랑과 칭찬을 받는 중심에 내가 서 있게 됨을 알게 될 것이다.

 

재미있게도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귀명창 대회〉를 자주 여는데

광주에서 열렸던 귀명창대회에 참석했던 어느 분의 말씀이 귀에 쟁쟁하다.

명창들도 완창하기가 어렵다는데 어떻게 그 어려운 판소리들을 줄줄 외우고 있느냐는 물음에

"내가 소리는 못해도 늘 소리랑 함께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 소리가

내 몸 속에 모두 들어와 앉아 있더란 말이요 "

그러고 보니 달란트라는 것은 천부적으로 타고 나는 것 같지만

내가 그것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기며 이해하고 노력할 때

나에게로 스며들어 나로 하여금 그 일에 맞춤하게 되는  것이라 여겨진다.

 

노래에는 음치에 박치인 내 친구는 유난히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외식하는 날이면 무조건 2차로 노래방을 가야하는 남편을 둔 덕분에

마이크를 잡고 한 시간 넘도록 노래 불러대는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이

그렇게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가 없었다는 친구는

뾰로통해 가지고 나무토막처럼 앉아있는 아내를 향해

늘 마뜩잖아 하는 남편보기 미안해서

언제부턴가 용기를 내어 박수를 쳐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오빠 ~(?) 멋쪄요" 하고 말치례도 하게 되고

얼마되지 않아서 남편과 함께 신이 나게 노래를 부르게 되었더란다.

타고난 음치라서 여전히 노래를 들어주긴 거북한 아내의 엉터리 노래솜씨에도

친구의 남편이 무척이나 행복해 할건 뻔하다.

 

"난 그런 일에 영 소질이 없어요'

"남들이 잘하는 일을 나는 왜 못하는지 몰라 "

이런 푸념들을 누구나 하기 마련이다.

누구나 〈소리명창〉은 될 수가 없다.

그렇다면 그것들을  내 몸 속에 오롯하게  담아내는 〈귀명창〉이 되도록 힘써 보는 것도 좋을듯 하다.(*)

 

(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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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10.20 01:27

    첫댓글 호기심에서 소리명창 귀명창난을 열어보았어요.~~
    맞는 말씀입니다.직접하지는 못해도 보고 느끼는 수준은 과히
    명창급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것도 많이 듣고
    접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제 저도 한쪽발만 들어가 있지만
    앞으로 1년후엔 한쪽발 마저 넣어서 더욱더 열심히 해 볼려고 합니다.
    보라님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요즘 컴이 이상해서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언제 설지 몰라서요. ^^

  • 작성자 11.10.22 08:11

    감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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