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 : 시간적 ― 1930년대 경제공황과 일본의 식민지 수탈이 심화되어 가는 암울한 시대
공간적 ― 일제의 우민화 정책으로 공부를 하고도 취직을 못해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지식인들이 늘어나는 경성
사상적 ― 물질만능주의와 사회주의 사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상 특징 : 풍자적 문체를 통해, 도시의 빈곤과 인텔리의 실직과 소외와 무능함을 냉소적으로 기술
▣ 갈등구조 : 사회 진출 욕망을 지닌 지식인과 그 수요를 유보하는 사회와의 갈등
▣ 주제 : 식민지 현실을 살아가는 지식인의 고통과 실의의 삶
▣ 인물 :
① 주인공 P : 실직 지식인. 식민지하의 체제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고 있으나 체면과 허위에 찬 중심이 없는 인물. 지식인이 노동자만 못하다고 자식을 인쇄소에 취직시키는 인물.
② 창선 : 지식인 룸펜 P의 자식으로, 이혼하고 생활능력이 없는 부모와 당대의 시대적 상황 때문에 어린 나이에 인쇄소 견습공이 되는 인물.
③ K사장 : 신흥 부르조아지의 전형적인 인물로, 일제의 우민화 정책에 편승하여 직장을 구하는 후배들에게 추상적으로 농촌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는 인물로 언행일치가 안 되는 인물.
▣구성 :
발단 : P는 K사장에게 찾아가서 일자리를 부탁했다가 거절당한다.
전개 : P는 자신과 같은 레디 메이드 인생을 양산(量産)한 사회를 비난한다.
위기 : P는 M, H와 함께 법률 책을 잡혀서 만든 돈으로 술을 마신다.
절정 : 아들 창선이 서울로 올라온다.
결말 : P는 아들을 인쇄소에 무료 견습공으로 취직시킨다.
☺ 감상의 길잡이 ☺
일제의 우민화 정책에 의해 실직자가 되어 무기력하고 비참하게 살아가는 지식인의 문제를 다룬 소설로, 일제의 문화 정책과 사회적 요구에 의해 조성된 교육열로 양산된 지식인이 공급 과잉으로 아무 쓸모 없는 고등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는 당대의 현실을 작가는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다. 작가는 인텔리의 실업을 역사적 흐름으로 조명해 보는 안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텔리의 실업은 식민지 지식인의 가장 큰 비애였던 게 사실이란 점에서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려고 했던 채만식의 리얼리즘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 P는 단순히 시대의 희생양으로 동정의 대상이 되는 인물만은 아니다. 그의 행동이 철저한 사회 인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곳이 많이 발견되며, 사소한 일에 있어서도 엘리트 의식을 발현하기도 한다. 진지함보다는 정신의 사치함을 즐기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도 없다. 즉, P는 현실의 모순을 읽고, 또 거기에 피해를 입고 있는 당사자의 하나지만 그 대응방식은 진지함과는 거리가 있다.
이는 작가가 인텔리의 소외를 그리면서도 인텔리의 무능과 허위의식을 동시에 드러내려고 한 것 때문이다. 실제로 채만식의 많은 소설들이 사회를 비판하면서도 그 비판의 주체인 지식인도 아울러 비판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요컨대 <레디 메이드 인생>은 일제하 지식인을 룸펜으로 전락시킨 실업 현상을 비판하면서도 그 당사자인 지식인의 저급한 인식 또한 비판하고 있는, 이중의 주제를 안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