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e Shot One Kill
100km 기맥, 지맥 이상 두번째 이야기
백두대간 준령 매봉산 배추밭을 지나서 갈라지는 낙동정맥길
그길에서 가사령 직전 고라산에서 보현지맥길(164km)이 이어진다.
보현은 다시 남쪽으로 기룡지맥(32km)을 이어 영천에서 금호강을 만나 맥을 다 하고
보현 지맥은 서쪽으로 이어져 오다 석심산에서 다시 두갈레로 갈라진다.
남으로 팔공 지맥길은 위천(113km강줄기)을 북으로두고 화산-팔공산-가산-다시 북으로 베틀산-청화산 토산으로
이어가 낙동강을 만나면서 119km로 산줄기의 맥을 다한다.
석심산에서 북으로 이어진 어봉산-구문산-푯대산-해망산-곤지산-비봉산을 지나 상주시 중동면 우물리에서 팔공지맥과 같이 보며 맥을 다한다.
팔공지맥길의 주요 산들을 보면
석심산-방가산-화산-시루봉-팔공산-가산-응봉산-적라산-베틀산-청화산-장자봉-만경산-토산을 지난다.
거리표
석심산-7.7km-방가산-11.1km-화산--5.6km-갑령재-9.9km-시루봉-3.4km-팔공산
-7km- 한티재-5.3km-가산-11.3km-효령재-5.2km-응봉산-9.5km-장구미기재-5.9km 곰재-6.8km-베틀산-8.8km-땅재
-4.2km-청화산-7.1km-장자봉-2.8km-만경산-9.1km-위천
*클릭 하시면 원본으로
물줄기
보현지맥 북쪽의 물은 용전천.길안천,미천이 되어 낙동강으로 흐르고
보현지맥 남쪽의 물은 위천으로 흘러 낙동강으로 흐른다.
이천의 남쪽의 팔공지맥길 산줄기로 보면 북쪽 방가산에서 발원 흐르는 물줄기는 위천으로 흘러 상주시 중동면
새띠마을 앞 낙동강으로 흐르고,팔공지맥길 남쪽으로 흐르는 물은 금호강을 만나 대구시 다사읍 강정리에서 낙동강으로
흐른다.
전날 어느 여염집 주막에서 밤새 막달려 하고 놀다가 집에 늦게 들어와 겔겔 거리는 친구 대진님께
아침부터 전화를 하니 받지 않는다.
완전 퍼진 모양이다.
큰일이다 싶어 다른 차편을 알아보는중 겨우 일어난 친구가 청송으로 차태워 준다고 기다리란다.
기름 넣어주고 밥 사주고...콜
동대구역으로 오시는 두분(산대장님. 중화기님) 마중가서 모시고 청송까지 제가 운전 합니다.
신령 도착 할 무렵에 눈발이 떨어지고 노귀재 도착하니 바람불고 눈발이 거세지니
이틀간 개고생하고 산에서 죽었구나 생각하고 길고긴 산행길로 접어들고
노귀재에서 석심산 가볍게 올라 인증 시그널 달고
벌써부터 아랫목 생각이 난다.
팔공과 보현 갈림길
오늘은 팔공지맥길로 가고 몇달후에 보현지맥 으로 갑니다.
보현지맥길 우릴 맞을 준비 잘 하시고
바람불고 춥고 산행준비 부족으로 동네 개떨듯 몸으로 체험 합니다.
우리에게 시간이 흘러야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우리 모두 발효되는 음식되길 바라며
수기령
이번 산행은 전날까지 추위가 없어서 팔공산 주위로 눈이 없었는데
두꺼운 옷은 모두 집에두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행에 참여한게 잘못이다.
고생 좀 하게 생겼네
배낭맨 등은 따뜻하고
가슴팍은 겨울 찬바람 한기를 고스란히 받아 들이고
추워서 그냥 갑니다.
가슴 시린 남자 세사람
과연 이번 산행에서는 어떨지
눈발은 점점 거세지고
겨우 바람막이 옷 한장으로 별로 춥지 않을듯한 영하 7도의 기온과 사투를 벌여 봅니다.
물론 체감 온도는 더 떨어 지겠죠
일단 가지고 간옷은 모두 꺼내입고
바람은 눈과 함께 오른쪽 계곡 깊은곳에서 몰아치니
가슴쪽으로 스며드는 옷은 금새 축축해
겨울바람에 저 체온증이 올것 같아 핫팩으로 열을내어 보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다.
핫팩이 뭐 이래...
연신 주머지속에 손으로 만지작 거려보지만 따뜻한 느낌이 없다.
사용법을 모르는 내 잘못인가
장거리산행에 아이젠은 발의 피로도만 높여 주기에 산행 시작 얼마 안되어 그냥 가 보지만
연신 꼬꾸라지고,거북이 새끼처럼 배를 보이고 만다.
안넘어 지려고 발버둥 치다보니 자연스레 신경이 무릅과 발목으로 가고
다리에 피로감만 누적되어 가고
장거리산행 초반 페이스 끝까지 가지고 가야하는데
지금 눈이 언제 그칠지
오른쪽으로는 차가운 느낌이 점차 밀려온다.
산행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데
올 한해 잘 봐달라고 정성껏 시산제도 지냈는데
일기예보에 눈 온다는 이야기 없었는데 날씨가 참 거시기 하네
눈 그치고 바람 잔잔해지면 팔공산에서 아름다운 일출 볼수 있을거란 막연한 기대를 품어 본다.
즐거운 상상...얼마나 좋은지
방가산 돌탑봉 직진은 지맥길 오른쪽은 아미산 방향
이제 7.7km 왔는데 아직 날머리 멀은겨
방가산
내리막길에서 어설프게 내리는 눈길에 몇번 나자빠진지 모른다.
아이젠...아이젠
배낭 무게 줄인다고 비상용으로 하나만 가지고 왔는데
준희 선배님 한번 보고
어느새 눈은 그치고
보름날이 내일 모레라서 휘영청 밝은달빛이 찬바람속에 너무나 청아하게 다가온다.
달아달아 이태백이 놀던달아
옥토끼가 떡방아 찧는듯한 모습이다.
그나저나 살구재 지나 화산 정상 찾아가는 3사관학교 유격 훈련장 임도길에 바람은 불고
한참을 그렇게 걷는다.
살구재 지나서 화산 임도길 텅빈듯한 산정에 매서운 바람만 실감하며
세사람 모두 말없이 고개숙여 갑니다.
누군가 뭘 떨어트린것도 아닌데...주워갈것도 없고
찬바람은 불고 화산 아래 감자골 황무지는 어떻게 내려설까 걱정이다.
지난번에 봐둔 농사짓는 농막에 잠시 들어가 볼까 생각도 해보고
이곳 화산은 6.25 격전지중의 한곳이다.
그시절 어머니께서 화산 아래 신령으로 피난 떠났던곳이라 화산 전쟁이야기를 조금이나만 더 들을수 있었고
감자골 화산 초등분교 앞에서
원샷 지맥 하다가 제명에 못살고 죽을것 같은 분위기
동네 똥강아지 몇마리가 야밤에 돌아다니는 산객들이 못마땅한지 연신 짖어댄다.
렌턴 불을끄고 조용히 진행 이동 송신탑에서 갑령 찾아가는길
내리막 길에서는 거북이 보다 더 느리게 진행한다, 물론 두사람은 내리막길에서도 평지마냥 잘도 내려가고
난 빵구난 자전거 마냥 겨우겨우 굴러가는것 같고
금새 두사람의 불빛이 안 보인다.
갑령재
약 24km지점
기분상으로는 날머리에 거의 다 온것 같다.
누구 한사람이라도 집에 가자면 얼씨구나 업고라도 집에 갈텐데
빵 하나에 차가운 물한잔 마시고 그냥 팔공산만 바라보며 갑니다.
두사람은 완전히 야생에 적응한듯 하고
눈길에 사람 발자욱은 안보이고 짐승 발자욱만 보인다.
자주고개 지나고
시루봉으로 갑니다.
시루봉 오르는길 경사진 눈길에 바위구간
몇번 오르던 길이지만 눈에 묻혀 어느게 등로인지
비탈길 올라가는 도중에 나무잡고 풀뿌리 잡고 안간힘을 쓰다보니 장갑이 꽁꽁얼어 버렸다
어느 바위 오름길에 긴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데 손도 시리고 장갑이 얼어서 밧줄 잡을 힘이없어 손을 놓고만 싶어진다.
두사람을 뒤를 따라 오르고 이 밧줄 놓으면 두사람도 같이 볼링공 맞은 핀 마냥 작살나 황천길로 떼구르 굴러 갈텐데 ...
어쨋거나 이런산행도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
살아서 시루봉에 도착하고 보니
나무에 걸리고 바위에 걸리고 바람막이 옷이 찟어져 엉망이다.
날은 밝아오고
눈길에 힘들게 진행한다.
임도로 올라 가느냐
산길로 가느냐
산길은 별로 마음에 안 드는데
산대장님이 산으로 가자니 골병 들더라도 가야지
난 산길 퉁치고 좋은 임도길 매니아 인데
따뜻하다
어느 시골집 호롱불 보다 못하지만
그래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건 저 태양이다.
겨우내 쌓인 눈 이렇게 러셀합니다.
푹푹 빠지는데 ...
단팥과 몇가지 제료만 있으면 팥빙수 만들어 한그릇 쓱쓱 비벼 먹을텐데
정말 잘 만들어 나눠 먹을수 있는데
왠 잡목은 이렇게 많아
잡목에 한자 가량 찟어진 옷 소매 사이로 황소바람이 들락 날락
덩달아 송아지 바람까지 들어 오는것 같아...에!~ 추버 디지겠다.
오르막길 두발 오르고 한발 미끄러지고
나무잡고 오르고 거의 기다시피 올라갑니다.
정상은 언제나 가파른 산길뒤에 숨어 있으니
쉽게 보여주지 않은 정상 찾아가는길 이토록 험할줄
몇번이나 미끄러지고 뒤집어진다.
이상하게도 제정신 아닌지 웃음만 나오니
거칠것 없고 막힘도 없다
비록 이곳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건 바로 자유다
멋진 상상속의 세상을 찾아가는 구도자 처럼
우리는 느리지만 그래도 시간당 900m 속도로 간다.
정상은 언제나 힘들다.
그게 높거나 낮거나 중요한게 아니다
눈길에 발목잡혀 오고 가도 못하고...
이렇듯 붙잡혀 있으니 집에는 언제 갈꼬
이곳에서 많은 시간이 소모되고
드뎌 정상이 보인다.
그나저나 저길 또 어떻게 통과하냐
하늘 땅 조화되어 산수화 풍경으로 그려져
한장의 사진속에 들어온다
맑고 푸른 하늘과 계곡
광활한 대지속으로 높이 솟아 눈 덮힌 하얀 설산 팔공으로... 그리고
산들의 파노라마 ...그위에 우뚝선다
시원한 바람 아닌,차디찬 바람속으로
코를 자극하듯 그리고 눈동자 마져 시리게 하는
수려한 자연앞에
두눈 속은 시공간을 넘어 어느새 팔공이 끝나는 위천으로 가본다.
우리는 그렇게 작은 자연과 일부가 된다.
밤새 지나온 마루금
화산 입니다.
바람 어디서 불어 오는건가
동쪽인가
아니면 서쪽인가.
여기서 잠시 멈춘후 무슨 흔적이라도 남기는 걸까
한움큼의 눈자락을 바람결에 우리 앞에 내려다 놓는다.
바람따라 가는 우리 역시 세상 찾아서 가듯
세상 구경 길로 바람따라 흔적을 남겨두고...
바위뒤에 뭐 있나 싶어 가보고 오는 모습이 참 불상해 보입니다.
금성.비봉 조림. 뱀산.화산. 보현이 나열되고
멀리서 지켜보면 아름다운 자태의 산군들이다.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산군들
때로는 날카로운 가시처럼 아픔을 주고
때로는 순결한 모습으로 사랑을 건네준다.
밤새 지치게 만들고 추위와 함께 지내던 산군들이다.
언제 다시 올지
장미의 향기보다 더 향기롭지만
화려한 모습속에 가시가 자리한다는 진리를 알기에
산은 늘 겸손으로 대한다.
나 집으로 돌아갈래!~~~~
저놈의 철조망만 없으면 쉽게 갈텐데
원망속에 철조망 한참 돌아 갑니다.
동봉과 비로봉
눈과 하늘을 감싸듯 휘돌아가는 철조망
길잃은 나그네처럼 나갈곳 찾지 못하고 길잃고 헤매이는 모습이다.
순백의 세상에 태어난 새하얀 눈송이
인공적으로 세워진 철조망은 그저 원망의 대상일뿐이다.
나 좋아 찾아 왔지만
두번 다시 이곳에 오고 싶지 않다
지난밤 시루봉 오름길에 악몽...아주 골로 갈뻔 했네^^
파란 구름처럼 높이 살다
하얀 구름처럼 머물다
검은 먹구름되어 쏟아 내리고 싶은곳
산행은 언제나 즐거움과 고통의 연속이다.
하늘 푸른날 우리는 어디까지 갈지
하나의 산맥을 찾아가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갓바위 방향
햇살은 좋고
이제 37km지점 통과
중간에 집에 가리라 수백번 더 생각하고 다짐했건만
하얀 마음과 검은 마음이 밤새 치열하게 접전을 했었다.
싸우고 화해하고
허물고 짓고 다시 짓고 허물고 반복의 연속
이리하여 산행은 계속 꿈꾸게 되는것 같다.
그래도 팔공산 철조망이 좋다고 사진 찍는구만
나중에 한번 더 오세요 나는 빠질테니 ...
팔공산 어디 도망 갈까봐 철조망으로 꽉 묶어 두었으니
자주 오십시요
비로봉에서 산대장님
장거리산행 같이 나눈지 몇년
많은 시련과 고난의 연속
슬프고
외롭고
괴로워도
항상 웃으며 부등켜 안아
서로 함께 산행하는 산우로써 영원히 남아 주길 바래봅니다.
서로 존중하고
예의 있고
친절하게
공손히 청해 봅니다.
이동 통신탑
동봉과 좌측 멀리 가지산과 사자봉 라인 조망
가운데 비슬산
한티재 밥 먹으러 가자는 산대장님의 수신호 입니다.
하늘처럼 높게
구름처럼 둥실둥실
바다같이 넓게 힘차게
바람같이 시원하게
산 처럼 말없이
팔공지맥길에 재수가 좋으니 밤에도 노가다 러셀
아침부터 공복에 다시 노가다 러셀
뱃가죽이 등짝에 붙어 있구만
누가 일당주는것도 아닌데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그렇게 지난다
미끄러지듯 미끄러지듯 거리는 줄어들고
팔공 지맥길 아주 좋다고 망중한을 하염없이 줄기고 계시는 두분
나중에 다시 한번 더 하세요
지원은 원없이 해 드릴테니
늘 구데타만 일르킬 생각만 하시는 산대장님.
아직 세력이 미약해서
조만간에 누구 누구랑 연합하는날 클럽에 한바탕 소란이 일듯 ^^
서봉에서
바위구간이건 빙판길이건 정말 잘 갑니다.
무슨 신발인지 모르겠지만
나도 같은 신발 사서 신고 다녀야 겠다는
거기서 쳐다봐야 날머리 안보입니다.
갑시다.
밥상위에 놓여진 세모 네모 동그란 식기들
그릇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음식처럼
사람도 어느 그릇에 담느냐 따라 성품,인격이 달라진다.
마음 크기를 키울려면 ...
산행 능력을 키울려면 ...
일단 어느 그릇으로 옮겨져야 하는것 같다.
모든것을 담아주고 수용하는
커다란 삭탁이 된다면 더 좋겠지만
인생의 시간은
백마가 문지방을 뛰어넘듯
한순간 지나는 것이라 한다.
번개불에 콩 볶아 먹는 전광석화
그런데 지금은 시간이 너무 안간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전광석화인데
중심 잡고
시간을 잡아 본다.
지나온 비로봉 방향
멀리 갓바위와 환성과 초례
중화기님.
빵하나 드시고 가야죠
먹을거라고는 빵뿐이라
서로 건낼 만한게 없다.
시원한 콜라 한모금 하시죠
중화기님. 산대장님.
취미 생할
하늘을 날고 땅을 달리고
물위, 물속 가릴것 없이 모두가 즐거움속으로 빠져든다.
sports 중독자.혹은 매니아
우리 인생의 최고 산행
그건 바로 장거리산행이다.
세상 어떤 스포츠 보다 길고 지루하다.
즐거움은 없어 보이지만 고통은 쉽게 다가온다.
그길에서 산이 물을 만나야 더 이상 갈곳이 없어 우리도 집으로 돌아가지만 ...
파계봉
산길에서 왕들의 진수성찬 생각해 본적도 없다.
햐얀 속살과 깜짱의 진수 짜장 이것도 생각해 본적 없다
걸인의 초라한 바가지속의 밥이라도 지금 필요한건 그런 밥이다.
어떤 메뉴가 기다릴까
따뜻한 난로가에 앉아 밥먹고 등산화 말리고 양말 갈아신고
콜라한병 사고 다시 셋팅해서 출발
가산 가는길에
금새 가산이네
들머리에서 대략 47km지점
머리속으로는 온통 싫어하는 수학 계산이다.
얼마나 왔고
또 얼마 남았고
얼마나 가야하고
밥은 몇시간 더가야 먹고
처음부터 계산을 했더니 1~10까지 알파벳 숫자가 머리속에서 치고박고 야단이다.
가산에도 60년대까지 사람들이 살았지만 박정희때 방공 방첩이란 용어 아래 모두 아래마을로 이주
황학지맥 분지봉
황학지맥 지난날 2구간 했는데 날잡아 원샷 준비 합니다.
황학지맥 41km
몰카 입니다.
중화기님이 넘어지고 산대장님 부축하시는 장면
바로 산우의정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죠
저는 밤새도록 저러고 놀았으니
아직도 궁댕이가 깨진건지 얼얼 합니다.
모래재
두번째 해는 빠지고
가운데 덩치 큰것은 유학산이고
좌측 멀리 건령산 그리고 펑퍼짐한것은 백운산 고옆은 황학산
뒤로 뽀족이는 소학산
준희님 표시기에 대구의산이란분이 낙서를 하셨네요
절대 해서는 안될 그런...
곳곳에 6.25전사자 유해 발굴 지역입니다.
가슴아픈 역사의 현장이죠
행여나 고이 주무시는곳을 밟을까 조심해서 지나게 되고
죽는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주절 주절
오늘밤 두번째 맞이하는 야외생활이다.
하늘에는 휘영청 밝은달이요
내게 주어진 길 찾아가는 재미가 있고
먼산 굽은 소나무에 한움큼의 달이 걸려 움직이지 않은날...
허기진 배 움켜잡고
한참을 내려가 고향 땅 찾아준 세사람 반갑다고 밥사주러 오신 악마님
맛난밥 한그릇 게눈 감추듯 감추고 나서도
오르막 내리막 몇굽이 치고 난 다음 다시 찾아온 허기란놈이
빵을 달라고 하자
서리내린 낙엽위에 앉아 빵조각으로 다시 허기를 채운다.
중앙고속도로 길가 골프장을 돌아가는길
그리고
어느 지역, 어느 산일까 장구미재 지나서 임도길이던가
그토록 아름다운 월경은 처음이다.
졸음에 비틀 비틀 능선을 돌아 갈무렵
무심결에 눈 떠보니 이태백이 놀던 그 달인가
가을 억새길도 아닌데 겨울바람결에 씨앗은 모두 날려 버린 억새줄기 속으로
쟁반 같은 달이 우릴 비추고 있는게 아닌가.
그 모습은 설악 공룡에서도,
억새의 고향 신불에서도
바람의나라 소백에서도 못보던 그런 풍경이었다.
잠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모습에 취해 울컥한 나머지 한참을 쳐다본다.
억새 속으로 사라진 달빛이
어느새 굽은 소나무 사이로 숨어들고
다시 산 능선 넘어로 숨어 들더니
어느틈엔가 내앞에 다시 나타난다.
밤새 달과 노닐다 보니
어느틈에 곰재에 도착
바람이 몹시 차갑다.
도로가에 앉아
지난밤 악마님이 싸주신 쌀밥은 꽁꽁 얼었는지 젓가락도 들어가지 않는다.
하는수 없이 차가운 물과 빵으로 아침 해결하고 나니
이제서야 아침임을 실감한다.
어디 밤새 탄광에 들어가 연탄을 캔것도 아닌데
얼굴이며 손이며 시커멓다.
좀 씻었으면 좋겠는데...
움추려진 몸
오늘이면 끝난다는 아쉬움이 몸으로 나타나는 걸까
팔공의 산맥을 이틀을 걸으므로써 서서히 끝나 가는것 같다.
지나온 길일까
아니면 가야할 길일까
그건 중요치 않다.
우리뒤로 보이는것 지나온 길이고 앞에 보이는건 가야할 길이니
아무리 봐도 옆길인데... 그럼 어디지 ^^
경운대학교 뒤산인 경운산
비재 지나서
베틀산으로 갑니다.
아스팔트 길에 뭐좀 팔지...매점하나 없고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 먹었으면
도로위에 아이스크림 봉투라도 있으면 어느회사 제품인지 알아보고
나중에 사먹으려고 했더니만 그것도 안보인다.
쓸데없는 생각말고 다시 갑니다.
이제 30km 조금더 남은것 같은데
여기 오니 경북지부의 미소대장님 일주 지부장님이 땅재에서 맛난것 사주신다고 빨리 오라고 전화가 옵니다.
마음이야 빨리가고 싶지만
몸은 천근만근 물먹은 솜처럼 축~~늘어지고
초반 팔공산 시루봉에서 죽기살기로 올라오다 보니 데미지는 거의 상실이고
먼놈의 산이 오르막 내리막 딱 두개라 능선이라고는 한뼘도 안되는 산들이 줄사탕 처럼 기다린다.
입에서 욕이 나온다.
오르막 내리막
능선은 한뼘도 안되고 오르면 바로 내려와야 하는산이다.
나 대신 한장 찍으셔
나는 이곳이 싫으니
기진맥진
밥 먹으러 오라고 하는데
힘이 없어 이렇게 죽치고 앉아
잡아놓은 물고기 마냥 숨만 헐덕입니다.
한여름 대간길에서는 댕칠이처럼
한겨울에는 잡아놓은 빙어처럼
누가 좀 업고 가주면 안되남
사진 찍기도 귀찮음
곰재에서 지나온 산줄기
능선 맨끝에 경운산
927 지방도
다시 양말 갈아신고
갑니다.
배낭안에는 먹을거라고는 빵 한조각 뿐이고
준희 선배님이 힘내라고 하고
남일재 지나서 400고지 지날무렵 앞에서 두사람이 옵니다.
일주 지부장님과 미소대장님 콜라와 막걸리 김치. 사과,귤을 가지고 오셨네요
잠시 앉아서 이야기 나누며 막걸리 몇잔씩 합니다.
땅재 도착
어느 시골집에 들어가 아침부터 뛰어 놀던 장닭 한마리 허연 속살 다 보이도록
발가벗겨 커다란 밥상위에 올려 놓았네요
맛나게 먹고 다시 청화산을 올라 날머리로 갑니다.
시간은 오후 2시 30분 이제 25km 정도 남았지만
전쟁터에 마지막으로 꼭 적의 장군이 나타난다는데
우리앞에도 과연 그럴지
오르막길 내리막길 많이 기다립니다.
무술의 달인이라 할수있는 적장처럼
청화산 4.2km 두시간 걸려서 오르고
세사람이 같이
미소대장님 일주지부장님 고마웠습니다.
잘 갈께요.
배는 부르고
뒤로는 냉산 산줄기가
거의 2시간 걸려서 도착한 청화산
멀리 낙동강이 기다립니다.
저와 산대장
이제부터 좀 빠르게 진행 합니다 오늘밤 자정 중으로 마쳐야 하기에
갈현 지나서부터 3일째 야간 노가다 산행이다.
화산 오르막 심하던데 금방 올라온다.
올망졸망한 산들의 연속
장자봉 시간당 3.5km 속도로 진행하고
오는길에 소나무가 참 많고 멋지다.
나중에 낮에 한번 와 봐야지 생각
만경산
6각정자 지난 여름에 다니는 회사에서 만든것
내가 이렇게 앉아 볼줄은...
만경산에서 내리막길 가는동안 중화기님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물론 세상사는 이야기죠
한시간 가량 지나서 912번 지방도에 마중 오신 꺼미님,훈아님을 만나
날머리에서 보자고 전하고 바로 출발 합니다.
날씨가 쪼게 추워서 훈아님 옷좀 빌려입고
두시간이면 될듯한 거리 였는데
잡목지대 몇번 지나고 돌고 돌아
다시 돌아가니
마지막봉 토산입니다.
이제 내리막길만 가면 팔공지맥 산맥이 끝나고 우리도 더이상 갈곳이 없어 집니다.
산은 물을 만나면서 우리도 더 이상 갈곳이 없다.
드디어 0시 30분 날머리 낙동강과 위천이 만나는 그곳 새띠 도착
들머리에서 날머리까지 60시간 조금 더 걸렸지만
팔공지맥길에 좋은길도 있었고
아름다운 야경도 있었고
가시밭 잡목길에서 고생도 하고
졸음도 배고픔도 격으며 지맥 하나를 마칩니다.
두분과 같이해서 영광이였고
훌륭한 산우가 언제나 옆에 있음을 느낀 시간이였습니다.
산은 물을 만나면 끝나지만 우리는 어떠한 역경이와도 변치않을것임을 믿고
다음 이벤트산행을 준비 합니다. 기대 하십시요
산길에 도움 주신 경북지부(일주지부장님. 미소 대장님. 악마님.대구지부의 훈아님.꺼미님)
그리고 격려 문자 보내주신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인사 전하며...
5월 이벤트 산행 보현보살의 기운을 느끼며 그곳으로 갑니다.
첫댓글 오~~~~이 주체할수 없는 경이로움을 어찌말로 표현하랴....40분 걸려 방장님 산행기를 가슴으로 접하고 보니 환희,고통,벅찬 감동이 밀려옵니다...ㅎㅎ..또한 배꼽잡을 웃음도..아...지송지송,,,거북이마냥 밤새 발라당~~발라당 배꼽을 보이시공..산대장님 산행기에도 언급되어 있던데..ㅋㅋ..월매나 웃었는지요...아..웃으면 안되는데...산에 대한 열정.산꾼으로서의 덕목...다갖추신 방장님 늘 존경합니다...늘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산길 마니마니 알려주시길 바랍니다...너무너무 축하드리고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산행은 재미나게 고통은 말 그대로 표현하면 되구요
내연비학길에 많은 도움 감사드립니다.
거참...같이 했음 증말 업어드렸겠어요...ㅎㅎ
근데요..궁금한게 있는데요...
업혀 간거리요...그거 유효예요?..무효예요?....
호미지맥때...자전거 두리번찾으셨다 하실적에도...대따 궁금했거덩요...
두바퀴에 실려가면...고만큼 다시 걸어야하는가..아닌가...허얼....ㅎㅎㅎㅎㅎ
와따리가따리...읽고 또 읽고..하겠습니다...
힘든 산행에다가...귀한 후기...고맙습니다....
^^ 산행은 언제나 힘들지만 그래도 나름의 재미를 부여 해야겠죠
다음달 서울 나들이길에 뵙겠습니다.
항상하는 장거리산행이지만 이번에는 지원가서 지켜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팔공산 을 뒤로 올라오면서 눈이 많은 구간을 이동하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이제는 방장님 몸좀 챙기면서 산행 해야될것 같습니다.
땅재에서 만나서 다시 올라가는 모습에 마음이 짠 하였습니다.
장거리산행을 해보면 어려움을 알지만 그저산행기로만 보면서 표현하기 힘들지요.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중간지원 너무 고마웠습니다.
배는 고프고 힘은 없고 누군가 간절하게 그리워 했는데...
장닭한마리 감사햇구요 산정에서 마시던 막걸리맛은 잊을수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글과 사진 감사히 잘 봤습니다.
후기 읽는동안 계속 떠오르는 생각은 '추운날 따뜻한 집에서 아이들이랑 지내지 왜 산에는 가셔서 쌩고생 하시남??'
주인 잘못만난 엉덩이가 안스럽기 그지없고...^^
부디 후유증일랑 없어야 할텐데...
저 재작년 2월에 가평환종주길 화악북봉에서 실운현으로 내려오던중에 엉덩방아 찧은 뒤로 후유증으로 가끔 고생하거덩요.
그놈의 후유증이 잊을만 하면 한번씩 찾아오는 통에..
이번 겨울엔 좀 심했죠.
우측 엉덩이 골반..가끔 심할땐 오른쪽 다리가 땡기고 저리고..
침 맞고 물리치료도 받았는데..신통치 않네요.
이제 겨울 지났으니 좀 나아지겠죠.
우리방장님 수고 많으셨어요.
함께 걸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궁댕이 치료 잘하시고 좋은 산길에 동무되어 같이 걸어 가봅시다.
댓글달기도 부담스럽네요...
유료라면 맘이 좀 편하려나? ㅎ
고생많으셨습니다, 너무들 멀리 나가시니
내 갈바는 아닌듯싶긴한데... 도통궁금하긴합니다...^^
대간 한구간 감사드리구요
나중에 좋은 산길에 동참 부탁드립니다.
봄 산행 잘하시구요
60시간.. 님은 힘들었지만 우리들은 앉아서 즐감 했습니다.... 수고 했어요~
올해 목표한 지맥산행이 이제 시작입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열심히 걷다보면 어느정도 성공한것이 되겠죠
감사합니다.
너무 무리하시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겨울 산길을 60신 넘게 산행을 하니.....
산행하면서 부상이 없어야 하는데 여러번 넘어지셨다니 괜찮은가 모르겠습니다.
회복 잘하시고
고생들 많이하셨습니다.
넘어지고 자빠지고 ...
봄이되면 좀 덜 넘어지겠죠
다음달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잘지내세요
산행기로 보니 고생 한것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훈훈한글에 부드러움 마져 듭니다.
홀로 구데타를 일으키려니 힘이들어
못하겠고 호응해주는 사람이 생길때까지 일단 보류하고..ㅎ
지맥 시작을 했으니 끝은 봐야겠죠...
산길에 서있는 시간이 고통보다는
즐거움이 더 많길을 바랄뿐..
수고하셨고 감사 합니다..
지맥길 이제 시작인데 아직 갈길은 멀고...
열심히 걸어봐요
이제 먹을것 좀 챙겨 가렵니다.
당체 배가 고파서...
대간 길 꼴랑 육십킬로에서 해매였는데....
세분께 경의를 표하며 산행기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네요.
고생 많았습니다.
대간길도 힘들죠
지맥길은 끝을 봐야하기에 중간에 내려 올수도 없고
그냥 걷게 됩니다.
동강할미꽃님 만나 산행 중에 방장님 지맥 들어가셨다 해서
이 추운날 어떻게 진행을 하려나 걱정이 들어 워낙 타고나신 분들이라
스스로 마음속으로 위로해 봤습니다.
이 겨울 빨지 지나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면서 진행을 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담 산행기 기라는 것은 멀까요?
글 감사합니다.
추운날은 추운데로 더운날은더운데로 걷는게 장거리산꾼들의 스타일이죠
나중에 얼굴 한번 봐요
팔공지맥 130킬로 참 길고 험란한 길이네요
긴 산행기 쓴다고 또 낮밤을 세웠을것 같기도 하구요
산행기 보고 읽고 또 보고 한시간이 더걸리네요 ㅎㅎㅎㅎ
방장님! 고생 많았습니다...
산행보다 산행기 쓰는게 더 어려우니
대필하던지 해야겠습니다.
글 감사드립니다.
너무 감동적으로로 보았습니다 팔공환종주하면서 죽다살아났느데 방장님 글보니 아직저는 행복한고민이었구나 생각드네요 언제나 무언가도전하게하는힘을주시고
또 그것을 압장서서 이루어내시는 모습이 눈물겹도록 존경스럽습니다 호사스럽게 따뜻한방에서 잘보고갑니다 ..
세분 고생하셨습니다. 글에서 감동과 힘이 느껴집니다. 가는것도 힘들었을 텐데, 사진 찍고 기록을 남기는 것은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장거리 산행은 늘 동경하지만, 몸소 하지는 못하고 님들의 산행기로 느끼는 정도입니다. 좋은 글 거듭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