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방례 이모님 댁에 방문했습니다.
미리 연락을 드리고 가려고 했으나 이모님이 전화를 안 받으셔서 예고 없이 찾아가 보았습니다.
이모님 댁에 방문하니 저번과 같이 끙가와 삐삐가 저희를 반겨주었습니다.
사실 반겨주는 건지 경계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열심히 저희 옆을 뛰어다녔습니다.
이모님은 예고 없이 방문한 저희를 반겨주시고 안방까지 내어주셨습니다.
더워하는 저희를 위해 선풍기도 강으로 틀어주셨습니다.
저번에 안색이 안 좋으셔서 걱정했는데 오늘은 안색이 좋아 보이셨습니다.
전화를 안 받으셨던 이유는 모르는 번호라 안 받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안방까지 쫓아온 끙가, 삐삐와 놀다 이모님과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나들이에 대해 여쭤볼 때 저번 운용이, 예은이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의견을 나누었던 것 같습니다.
이모님은 나들이 가는 것에 대해서는 좋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나들이를 가시고 싶으셔도 마을에 사람들도 많이 살지도 않고 사는 사람들도 농사를 짓느라 바쁘다고 하셨습니다.
이모님은 10년 정도 백산면에 거주 중이신데 이곳에 온 뒤 한 번도 나들이를 가본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어디 지역에 거주하셨냐고 여쭤봤습니다.
이모님은 서산, 의정부, 부안 등 여러 곳에서 지냈던 경험이 있으셨습니다.
이모님이 거주했던 곳들은 바닷가 주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은빈 선생님이 바다가 좋으시냐 산이 좋으시냐고 물었던 질문에 바다가 좋으시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옛날에 자유롭게 거닐던 바다가 그리우신 것 같습니다.
이모님에게 나들이에 같이 갈만한 분들에 대해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이모님이 마을회관에 사람들이 있을 것 같으니 가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모님, 은빈 선생님, 끙가, 삐삐, 복실이와 같이 마을회관으로 갔습니다.
마을회관에 도착했지만, 어르신들은 아무도 안 계셨습니다.
농번기라 다들 바쁘신 모양입니다.
바로 옆인 이장님 댁에도 가보았지만, 이장님도 밭일하느라 집을 비우셨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모님은 집에 돌아와서 주방에서 분주히 무언가를 하셨습니다.
무엇을 하시냐고 여쭤보니 부추전 반죽이 있어서 전을 부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잠시 후 엄청나게 큰 부추전 한 장이 나왔습니다.
이모님은 서산에 계실 때 포장마차를 하셨다고 합니다. 부추전은 간도 딱 맞고 너무 맛있었습니다.
이모님의 요리실력은 녹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어서 같이 먹으라며 양념게장도 꺼내주셨습니다.
밥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모님의 정성과 마음에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모님이 부추전을 한 장 더 부쳐주셨습니다.
저는 배불러서 더 이상 먹질 못했는데 은빈 선생님은 이모님의 부추전 두 장을 깨끗하게 다 먹었습니다.
은빈 선생님이 잘 먹어서라기보다는 은빈 선생님도 배가 부르지만, 이모님의 정성이 가득 담긴 부추전을 남기기 싫어서 끝까지 음식을 먹은 것일 겁니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그런 은빈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이모님도 맛있게 먹으니 좋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밥을 먹으며 나들이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하였습니다.
이모님은 나들이에 같이 갈만한 사람들을 생각해두셨는지 여러 어르신을 말해주셨습니다.
가까운 아파트에 사는 동생도 같이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직접 전화해서 나들이를 제안하기도 하셨습니다.
집에 안 계시던 이장님에게도 전화가 와서 월요일에 만나 뵙기로 약속도 잡았습니다.
어르신 나들이에 대한 틀이 어느 정도 보이는 듯했습니다.
밥을 다 먹고 이모님과 근처에 있는 정자에 가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
"동네 짐승들이 나를 잘 따라"
"이모님! 동네 짐승들한테 소문났나 봐요"
이모님이 산책하면서 동네 강아지들, 고양이들이 나를 잘 따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전생에 짐승들과 무슨 연이 있었나 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아마 논두렁에 빠져 끙끙거리고 있는 고양이, 배고에 굶주리는 짐승들을 보고도 그냥 못 지나치시는 이모님의 따뜻한 마음을 동물들도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모님 동네 짐승들한테 소문났나 봐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모님은 밝은 미소를 저에게 지으셨습니다.
이모님과 산책을 마치고 오니 반찬 배달을 마치신 박상빈 과장님이 저희를 데리러 오셨습니다.
이모님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다음 주에 또 뵈러 오겠다고 말씀드리고 기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번 주에는 이모님의 건강이 너무 안 좋아 보여 걱정되었는데 오늘 모습은 너무 밝고 좋아 보이셔서 다행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삐삐
첫댓글 [옛날에 자유롭게 거닐던 바다가 그리우신 것 같습니다.]
나들이를 준비하면서 어르신은 어린시절 추억이 떠오르면서 좋으셨겠죠?
길성과 은빈이가 잘 섬겨주시고 과정을 귀히 여겨주기 때문에 어르신이 한없이 내어주고 싶은 마을일겁니다. ^^
나들이를 통해 어르신과 둘레사람들이 추억을 만들고 내년 이맘때쯤 다시 한번 곱씹으며 이야기 나눌수 있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