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장에는 이스라엘이 정복한 두 번째 성인 아이성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호수아가 정탐꾼을 보내 파악한 결과 아이성은 여리고에 비해 훨씬 작은 성읍이라 쉽게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를 받습니다. 그래서 3000명 정도의 군사를 보냈지만 결과는 대패였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7장 1절에 나타나 있습니다.
1 이스라엘 자손이, 전멸시켜서 주께 바쳐야 할 물건을 잘못 다루었다. 유다 지파에서, 세라의 증손이요 삽디의 손자요 갈미의 아들인 아간이, 전멸시켜서 주께 바쳐야 할 물건을 가져갔기 때문에, 주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진노하셨다.
아간이라는 사람이 ‘전멸시켜서 주께 바쳐야 할 물건’을 가졌답니다. 개정개역에는 ‘온전히 바친 물건’이라고 되어있고, 공동번역은 ‘부정한 것’이라고 번역했습니다. ‘가지면 안 되는 것, 손을 대었다가는 멸망받게끔 저주받은 것‘이라는 설명도 붙어있습니다.
전리품 중에서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은 하나님께 바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 바쳐야 할 물건을 개인이 착복한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국가나 공공의 재산을 개인이 착복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고대 이스라엘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을 것입니다. 본문에는 이런 일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아이성보다 훨씬 견고하고 강한 여리고성을 이스라엘은 손쉽게 정복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절대순종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훨씬 약한 아이성을 상대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패배의 이유는 단순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어긴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공동체는 범인을 가려내서 공개처형했노라고 본문은 말합니다.
8장에는 아이성을 정복하는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아간 사건이 마무리되자 하나님은 아이성 정복에 대한 아이디어를 직접 제공해 주십니다. 매복 작전을 써서 적이 유인책에 걸려들어 성밖으로 나오면 매복조가 성을 점령하고 불을 지르라는 것입니다.
결과는 하나님의 작전대로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주력부대가 싸우다 거짓으로 후퇴하자, 첫 승리에 도취된 아이성 사람들이 성을 비워둔 채 성 밖으로 나와 돌진합니다. 그 사이에 매복조가 성을 점령하고 불을 지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중간에서 우왕좌왕하는 아이성 사람들을 이스라엘이 포위 공격하여 모두 몰살시켰다는 얘기입니다. 고대에서 중세시대에 이르기까지 전장에서 흔히 쓰였던 전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