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장시조집
<물방울 시첩>
서태수
시조, 수필, 평론을 쓴다.
부산대학(국문학과), 한국교원대학원(현대문학).
낙동강 끝자락에 산다.
<seotsoo@hanmail.net>
=================
=작가의 말=
시조 종장은 <3-5-4-3>.
단 한 톨
물방울에도
온 세상이 비친다.
2020. 초여름
서태수
차례
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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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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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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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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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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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1부===
물방울 인생
똑, 똑, 똑,
떨어진 후엔
살다 보면
독獨.
독獨.
독獨.
폭포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어찌 강이 되겠는가
목어木魚
절망의
잉어 한 마리
산사山寺로 올라가다
삶이란
점․점․이
매듭지어진
디지털digital 금목걸이
꽃
꽃들은
이름 없이도
몸짓으로 아름답다
흉터
한겨울
꽁꽁 언 강의
눈 부릅뜬 숨구멍
인터넷 풍문
익명의 컬러화면을
떠다니는
검은
영혼
세월
강둑은 예 그대론데 물만 저리 바쁘다
이팝꽃
강마을
보릿고개에
목이 메던
팝콘
허기
신新․며느리밥풀꽃
시어미
등 뒤로 돌아
며느리가
쏙, 내민
혀
불면不眠
꼬리가 생각을 밀며 뒤척이는 구백 리 강江
시위
허파가
뒤집어진 강
세상 강둑을 허물다
너덜겅 세상
마른 강
물길이 되어
돌덩이로 굳은 마음
노탐老貪
낙화의 때를 놓치고
말라붙은
바랜
꽃잎
인생
뱃길은
만경창파萬頃蒼波에
뭍길은
구절양장九折羊腸
삶․1
긴 강도
바다에 들면
소리 없는 물이 된다
해탈
마음 속
부처를 죽이며
뭉개지는
늙은 돌탑
허수아비
아버지 허연 껍질로
펄럭이는
낡은
돛
반전反轉
인생사
유리 조각도
강에 들면
은빛 윤슬
매화 꽃봉에 벌 날아왔다!
봄볕아,
신방 차리게
남풍 불러 병풍 쳐라!
제2부====
강물에 돌 던지듯
복수도
아름답게 하면
꽃이 피고
미소가 된다
강변 벚꽃길
그 강둑
걷는 사람도
형형색색 꽃이려니
노인․1
늪으로
오도카니 앉은
허연 강의
빈 껍질
한 세상 살다 보면
부딪쳐
솟구치다가
유유한 게
장강長江이라
참매미 소리
한여름
미루나무에
칭칭 동이는 가을 선율旋律
장강 유사長江遺事
청명淸名도 유유하지만
오명汚名 또한 흐르느니
행로行路
인생은
만남도 이별도
알 수 없는 소용돌이
그리움․1
봄볕에 파랗게 돋은
강둑길 아지랑이
자식
본류本流로 합칠 수 없는
탯줄 끊긴
샛강 물길
주름
세월 속
비바람 섞어
대추나무에
얽힌 연줄
바다
긴 강이
꿈꾸는 무덤
수평水平의 공원묘지
진달래 순정
발갛게
가슴 달아올라
터질 듯이 부푸는 봄
하구河口에 노을 들면
샘물도 시궁창 물도
황혼으로 한 빛이다
장수시대
나이는
다 먹고 없어
짧은 세월 긴 인생
사랑은
흐르는 물길 아니라
솟
로 는
물 거
샘 래
사람의 마음
마음은 흔들비쭉이
물에 비친
다이아몬드
방패연
가슴에
구멍을 뚫어
강바람을 견디다
걱정
잠 못 든 베갯머리에
또 한 줄기
굽도는 강江
잡초의 변
한세상
살아가는 길이
어디 혼자 명품이리
강물
세상사
기쁨 슬픔을
꽃빛으로 엮은 물길
===제3부===
흔적
한 세상
스쳐간 옷깃
한
점
바람
그 뿐인 것을‥…
입춘 이미지
겹매화
속적삼 헤치며
애가 타는 벌 한 마리
사람 인人
긴 해변
비스듬히 누워
섞여 뒹구는
조약돌
매화 꽃봉오리
봄 되면 풀어보라고
빈 가지에
매단
선물
하구에 살다 보니
강물은 만남인 것을
이별 또한 강인 것을
휴전선 철조망
사람이 만들어 놓은
악마의
손톱
안부 전화
한 가닥
탯줄로 이어진
끝없이 먼
혈육의 길
향수․1
자운영
자욱한 그리움이
자줏빛으로 젖어드는……
고독
적막한
강물 위에 떠
돌아눕는
한
점
섬
수구초심首丘初心
떠남도
머물러 있음도
제 산자락에 맴도는
강
포장마차
쟁그랑!
웃음, 고함, 노랫소리의
살아 넘치는 사연들
모래톱
온 밤내
하얀 그리움의
모래성을
쌓은 자취
파도․1
모래톱 경계선에 선
푸른 함성
어깨동무
망월동望月洞
아직도
달만 뜨는 강
일 년 내내
5월인 강
막사발
무 흙
심 줌
한 한
손 꽃
끝 의
에 년
서 핀 천
무등산 낙동강
찢어진 지도 사이의
돌비석이 아프다
향수․2
고층의 허공에 누워
별을 헤는
낮선 밤
자화상
아무리
깨뜨리려 해도
깨지지 않는
물거울
비무장지대․1
무장을 벗었다는데
오금 저리는 지상낙원
그리움․2
물 따라 동동 떠내리는
아련한
꽃잎 꽃잎
고향
한 그루
늙은 당산나무가
말없이 섰는 마을
봄바람
실바람 살풋 스치면
온몸 흔드는
붉은 교태
===제4부===
꽃샘바람
화들짝!
겨울도마뱀
놀란 꼬리
한 토막
항아리
흙으로
나 깨어지는 날
사금파리로 아플까
여인네 마음
골 깊은
뒷산 단풍도
잎잎이 꽃인 것을...
아파트
눈부신
이십 세기의 솟대
텅 빈 거리의
허수아비
파도․2
벽으로 버텨선 벽을
맞부딪는
하얀 꽃잎
계곡 유감有感
하구河口에
질펀히 누울
부질없는 소용돌이…
촛불집회
칠흑을
밀
어
올
리
는
채송화 꽃무더기
호미
토요일
해저문 사립에
조각달로
꽂힌 모정母情
귀천貴賤
흙으로
청자를 빚고
돌 다듬어
부처 되고
마음
내 안에
일고 또 잦는
내가 만드는
옹당이
아기
옹달샘
파문을 빚는
석간수
한 방울
청년
바윗등 무지개 찾아
온몸 구르는 동심원同心圓
중년
외바퀴
수레를 끌고
물 건너는 굽은 등
노년
서천西天에 덜커덩거리며
찌그러진
바퀴 하나
을숙도
만남의 물길 맴도는
칠월하고도 초이레 땅
파도․3
잠 깊은
시간을 깨워
파편으로
예감하는
살구꽃 필 무렵 나비 한 마리
앉았다
떠난 네 자리
살아 돋는
혀끝
신맛!
가을 황혼 무렵
서산엔
불타는 단풍
강물에는
한 폭 만장輓章
앵두 이미지
첫여름
노란 보리밭
가․지․런․하․게
넘․어․지․겠․다
새벽닭
청동빛
햇살 한 가닥
견고한 어둠을 깨다
===제5부===
삶
사는 건 한 줄기 강물
한데 섞여 흐르는 일
동반同伴
아득히 등짐을 지고
소를 따르는 늙은 농부
선구자
종소리
붉게 토하며
봄빛 먼저
지는
동백
진달래
삼월의
산기슭에 핀
그리움의
눈물바다
깍깍깍
아파트
공사장 보며
깔깔대는
까치 소리
비무장지대․2
통일로統一路
골 깊은 등짝
식은땀이
흐르는 강
입춘 서정
봄기운 하마 감돌아
꿈을 꾸는 꽃뿌리
백설부
인간사 한 빛이라며
하얀 눈이 내립니다
낙동강
물머리 치켜세우고 승천하는 반도의 용龍
엘리베이트
허공 속
둥지를 찾아
수직으로 흐르는 강
장작
시대時代의
휘어진 강에서
한일一자로 쪼개진 뼈대
삶․2
한세상 살아가는 일은
함께 까치고개 넘는 일
노인․2
담장 위
까치밥보다
더 작게
웅크린
섬
정상
높은 산
그 아랜 언제나
낮은 물이 흐르는 것을
강
흐르는 명상의 물길
늙은 수소
한 마리
포도
톡,
하고
속살 드러내는
추억의 물방울
살다 보면
하루해 걷는 길에서
중僧도 속俗도 만나는 삶
불꽃놀이
허공 속
순간의 명멸明滅
부귀영화 화약 냄새
낙엽
엽서가
휙, 날아왔다
한해 일지日誌가 다 적혔다
호수
긴 세월 흘러온 강의
맑은 쉼표
한 방울
<후기>
당신의 강
-낙동강․530
시작이 어디였는지 알려고 하지 말게
물방울 뚝, 떨어진
석간수 한 점 생애
알몸의 오체투지로 강이 되어 흘렀느니
입술 부르트고 허리 휘어지도록
비바람 눈보라에 산을 깎고 들을 돌아
미완의 구절양장을 헤쳐 온 길 아니랴
등짝에 깊이 패인 굴곡의 흉터들은
은빛일 듯 금빛일 듯, 어쩌면 잿빛일 듯
실안개 뿌연 강둑에 나부끼는 물빛 상징
긴 강둑 되돌아보며 허허바다 섞여들면
물방울 강이 되고
그 강 다시 물이려니
마지막 물길 매듭을 알려고도 하지 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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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장시조집 [물방울 시첩]
서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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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8.1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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