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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
<대상> 교육장 상
홀씨, 그것은 편지요
대곳 중 3학년/ 차미희
너의 차가운 땅에
조심스레 다녀 간 나의
그 작은 홀씨를 얕보지마라
너의 쓸쓸한 맘에
겨우 한 발 내딛은
그 따스한 편지를 비웃지마라
너는 나의 감정의 씨앗을
나약한 존재로 여길지 모르겠으나
네가 무심코 지나쳐 벌릴 수 있는
그 의로운 마음의 편지는
네 얼음 같은
땅에 한 줄기 아름다운 했살을 비추기 위해
네 적막함이 흐르는
방에 한 줄기 빛나는 등불이 되기위해
작열하는 태양 빛을
세찬 강풍의 힘을
몰아치는 비바람을 이겨낸
무엇보다도 강한 누구보다도 용기잇는
네 감정의 속삭임
<장원>
희망을 가지고 떠나보는 여행
대곳 중 3학년/ 배민정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봄날,
근심과 걱정은 내려두고
짐 챙겨 혼자 훌쩍 떠나 보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쳐갈 때
근심과 걱정이 끝없이 이어질 때,
더 이상 지쳐지지 않기위하여
나는 또 하나의 희망을
마음 속에 깊이 품습니다.
앞으로 내가 하는 일 모두 잘되고
더 이상 울지 않기를......
그렇게 나는 혼자 떠나는 여행의
종착지 바닷가에서 한없이 울고 갑니다.
내 근심과 걱정 한 없이 바다에 풀고
나는 새롭게 태어나기 위하여
아름다운 희망 하나 들고 다시 돌아가렵니다.
<차상>
사랑 가득 담아...
대곳 중 3학년/ 권민정
사랑과 희생으로
자신보다 자식을 위해
그동안 갖은 노력을 하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을
가득 안고 펜을 들어 봅니다.
가끔은 싸우기도 하지만
언제나 내 옆을 지키며
기쁭은 배로 나누고
슬픔은 반으로 덜어주는
친구에게 장난끼 어린
웃음을 입에 머금고
편지를 써내려 갑니다.
철없은 어린시절을
다잡으시려 최선을 다해
저를 가르치셨던
선생님의 열정에 비해
너무나도 무심했던 제가
늦게나마 용서를 구하기 위해
우표 한 장에도
정성스레 붙여 봅니다.
펜을 들기 전에
콩닥 콩닥도 떨리는 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떨리는 손으로
한 자! 한 자! 님에게
정성껏 쓴 편지를 안고
빨간 우체통 앞에서
두근거림과 함께 또 다시
손이 떨려 옵니다.
설레임에 부푼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편지를 부치고 오는
저의 입가에는 행복의 미소가
잔잔히 피어 오릅니다.
장원
너에게 보내는 편지
대곳중학교 2학년 / 김유경
으랏싸! 의자를 발보 올라가 비틀거리며 어질러 흩어진 책들 사이를 뒤적거렸다. 서로 크기가 다른 책들이 입을 내밀며 하나 둘 튀어 나오고 , 먼지가 와락 쏟아져 나오자 결국 두꺼운 책 한 권이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떨어진 책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드디어 찾았다며 비틀대는 의자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아직 하나도 쓰지 않은 아끼던 편지지를 보물이라도 되는 양 품에 꼬옥 안았다.
경민이와 알고 지낸지도 벌써 8년째다. 8년이라고는 하지만 함께 한 시간은 일 년 밖에 안된다. 그래도 그 녀석과 함께한 것은 왜 이렇게 많은지, 일 년 동안 난 놀기만 했나? 하곤
픽 웃어 버렸다. 연필 하나 꺼내들고 ,TO 경민, 이라고 쓰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안녕 경민아, 나 유경이야, 잘 지내니? 감기 조심해. 한 번 연필을 움직이니 안부 인사가 꾸역꾸역 장롱에서 접어 넣어 두었던 이불이 쏟아지듯 터져 나왔다. 마구 글을 써 대다가 헛! 하고 놀랬다. 안부 인사만 다섯 줄 이었다. 민망한 웃음을 흘리며 찬찬히 녀석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처음 만난 경민이는 그냥 ,범생이, 같았다. 조용하고 침착한 것이, 쉬는 시간이면 고삐 풀린 말처럼 뛰어다닌 나와는 정 반대였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녀석이 나에게 말을 걸어 왔고 의외로 말이 통한 우리는 곧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 뒤로 내가 쉬는 시간마다 경민이를 이끌고 뛰어 놀았고, 경민이도 조금씩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녀석은 집이 나보다 훨씬 멀어서 버스를 타고 가야 했지만 항상 나를 바래다주었다. 괜찮다고 사양해도 늘 바래다주는 녀석이 고맙고 듬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싸운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어서 하교 때 녀석이 없어서 얼마나 휑하고 허전하던지, 그래도 자존심을 세우는 나 보다 먼저 녀석이 사과편지를 보내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녀석에게 참 미안한 짓을 많이 했다. 그런데도 늘 녀석은 나에게 웃어 주었고 제 멋대로 인 나를 친구로 대해 주었다. 아, 그러고보니 그때 “경민아, 넌 꼭 부처님 같아.”라고 말한 것도 기억난다.
그렇게 즐거운 2학년을 보내고 기다리던 겨울 방학이 찾아오면, 경민이는 하루 종일 기운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속도 모르고 나는 겨울방학이 기대된다며 방학 때 우리 집에 놀러 오라는 내 들 뜬 목소리는 경민의 힘없는 대답을 듣고서야 멈칫했다. 하루 종일 맥 빠진 종민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물어 보자 녀석이 대답했다. “나. 겨울방학 때 이사가.” 나는 겨울방학이 기대되네, 어쩌네 하던 말이 쏙 들어갔다. 그럼, 이젠 못 보는 거야? 라며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경민이도 울었고 우리의 울음에 놀란 선생님이 달래주실 때 까지 그칠 줄 몰랐다.
방학식 날 우리는 서로의 주소를 써 주며 꼬박꼬박 편지 할 것을 약속했다. 겨울방학 동안 나는 참지 못하고 아끼던 종이옷과 편지를 보냈고 다음 날 경민의 답장이 왔다. 그게 너무 재미있어 계속 편지를 보냈고 경민이도 답장을 잊지 않았다.
그런데 3학년 중순쯤부터 경민이의 답장이 오지 않았다. 매일 발을 동동 구르며 우편함을 들여다보아도 편지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경민이 와 연락이 끊겨 버리고 말았다.
옛날 생각을 하는 사이에 편지지 세장이 가득 채워졌다. 하고 싶은 말, 못했던 말이 가득한
내 마음이 담긴 편지. 어릴 적 그랬듯 뒷장에 커다랗게 그림을 그려 넣었다. 중학생이 되어 같이 등교하는 그림, 예부터 소원이었던 그 그림을 보고 함박 웃었더랬다.
편지지를 꼭 접어 봉투에 넣고 내 주소와 경민이의 주소를 써 넣었다. 그리고 나만의 상자 안쪽에 깊숙이 넣고 서랍을 닫았다. 더 이상 전해줄 수 없는 편지. 경민이도 날 기억 해 줄까? 생각해 본다. 이 마음이 전해진다면, 정성 가득 담은 이 편지가 전해진다면 좋으련만......
혹시 서랍의 요정이 밤에 물어다 놓고 오는 건 아닐까? 푸핫! 말도 안 돼 라면서도 슬쩍 서랍을 열어보는 나를 보며 한 번 웃어 버렸다.
전해줄 수 없지만 뭔가 할 말을 다 들려준 기분이 든다. 열심히 녀석을 기억하고 추억한다면 언젠가는 마음이 다을거라 믿는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녀석과 알게 되어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죽도록 누군가를 그리워 하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니까. 지금 이렇게 녀석을 추억하며 웃을 수 있으니까.
편지 세 장이 나 올 정도로 재미있는 녀석이었다. 지금쯤 녀석도 나와 같은 나이를 먹으며 멋진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겠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왜 영락하지 않았느냐고 따귀부터 올려붙일지도 모르겠지만......만나면....만나면.... 다시 한 번 너를 만나고 싶다.
쉬지않고 달리는데 중간에 멀미가 나기도 하였다.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가기 위해 내렸을 때에는 땅을 처음 밞아 본 사람처럼 어지럽기도 하였다. 그 후로 한 시간만에
천곡동굴에 도착하였다. 처음 동굴 입구에 들어섰을 때에는 동굴 표면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형인줄 알았는데
안전모를 쓴 후 부터는 실감이 나고 진짜인것을 믿게 되였다. 동굴 내부는 종유석등 이름을 외울 수 없는 여러 석들이
마치도 조명을 켜 놓은 것처럼 빛을 내었다. 아름다웠다.
동굴 답사가 끝나고 숙소에 들어가 방 배정을 받은 후 저녁 식사를 하였는데 내 입맛에는 너무 짯다. 여기 호텔 요리사가 간을 잘못 맞춘것인지 원래 강원도 음식이 짠 것인지 영문을 몰랐다. 저녁을 먹고 레크레이션을 했는데 그때
무슨 장기자랑을 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10시에서 11시 사이 쯤 취침시간이 되였다. 잠을 청하려고 자리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평소에 잘 타투는 친구가 옆에 누웠다. 나는 그 친구에게 잠이 오지 않으면 일어나서 놀자고 하였다. 그 친구도 좋다고하여 과자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의 몰랐던 좋은점을 알게되는 시간이었다. 다음날 아침 7시에 아침밥을 먹고 9시에 낙산사를 올랐는데 신기하게도 부처의 몸에
동전이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안내 책자을 꼼꼼히 읽어보니 낙산사는 몇 년 전에 큰 산불이 나서 귀한 문화재가 소실되었다가 지금은 복원하여 멋진 낙산사로 다시 태어났다. 나는 이 글귀를 읽고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화재가 누군가가 무심코 버린 불씨로 인해 타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고 슬펐다.
낙산사 견학 후에는 설악산 등반이 예정 되었는데 바람 때문에 취소 되었다가 우리가 멀리서 온 것을 알았는지 바람이 다행스럽게도 멈추어서 케이블카를 타고 설악산 정상까지 올라가 보는 행운을 맛 보았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하루를 마치고 어제와 똑같이 짬쪼름한 저녁 식사를 하고 이번에는 기록지를 정리하고 잠을 청하였다. 다음날 우리는 갈길이 멀어 고속도로를 타고 아침 일찍 집으로 향하였다.
수학여행을 마치면서 느낌점은 공부와 그 밖의 다른 것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도 있었지만 가족들이 항상 보이지 않으면 걱정하시는 엄마 아빠, 그리고 조금은 얄미운 행동도 잘 하는 동생 얼굴이 해방감 속에서도 보고 싶었다. 수학여행에서 돌아가면 동생이 미운 짓을 해도 조금 더 양보하고 엄마 아빠가 말씀하시다시피 건강하고 친구들과 좀더 사이좋게 지내며 자기가 할 일을 잘 하는 이정재, 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산문>
교육장상
밥상, 행복을 냠냠
대곳중학교 3학년 / 황윤희
,
벌떡!, ,쫙!, ,쿵1, ,으악!!,
오전 다섯 시 오십 분 기상. 바로 스트레칭 시작. 키를 목적으로 10분 씩 아침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줄넘기 운동, 식이요법을 하기로 계획을 세운지 6일 Work 된 오늘. 역시나! 오늘도 할머니보다 먼저 일어났군!, 이라고 생각하며 줄넘기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25분 후, 땀을 찔끔 찔끔 흘리며 집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들리는 할머니의 목소리 “윤희야, 반찬 꺼내고 밥 퍼서 먹어라.” 그럼 난 “네” 라고 말할 수밖에... 일단 반찬들을 꺼내고 밥을 푼 다음 나는 양이 되어 풀을 뜯기 시작한다. “맛있게 먹겠습니다!” 라고 감사의 말을 할머니께 하고서......
내가 밥을 먹는 시간은 거의 10분. 10분 동안 먹으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흠, 흠, 콩나물이랑 마늘쫑 볶음이 제일 맛있어 그 다음엔.......뭐 등 등, 아니면 “이건 정말 새콤하군. 쾌 맛은 있는데 할머니는 조미료를 많이 넣으시는 것 같단 말이야, 조금 넣으신다면 몸에 더 좋을 것 같은데. 여기 있는 반찬들 모두 다 몸에 좋은 건데....”라는 생각.
오전 수업이 끝난 학교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그으렁, 그륵, 쿠당탕!!!, 이 소리는 내가 내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 반 남자 애들이 밥을 찾아 떠나는 소리다. 어지간히 배가 고픈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급히 서두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동아리 활동을 해서 먼저 먹을 수 있는 특헤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동아리 활동은 가야금 연주라서 대회 때 까지 점심시간에 연습해야한다. 그래서 요즘은 밥을 일찍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우리학교의 급식은 맛도 좋고 영양소가 많아서 선생님들이나 학생들 모두가 좋아한다. 물론 나도 좋아하긴 하지만 열량이 너무 높은 듯해서 배고프다고 많이 먹지는 않는다. (전번에 봤더니 열량이 거의 다 700 칼로리가 넘어 놀랐다!)
우리학교 급식에는 고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정말 좋다. 고기반찬 중에는 제육볶음이 제일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나는 그 반찬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먹긴 먹는다. 다른 반찬 중에는 김치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오는데 맛은 별로지만 먹는다 참고로 내 입맛에는 할머니의 김치가 최고라서 다른 김치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공부를 열심히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시간은 6시, 슬슬 배가 고파오지만 우리 가족이 모두 모이길 기다렸다가 7시가 넘어서 다같이 밥상에 앉는다. 그런데 오늘은! 가끔은 가족들 중에, 할아버지께서, 아빠께서 아니면 삼촌이 고기를 사오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그때마다 나는 무척 행복하다. 저녁이라서 많이 먹으면 안 되지만, 적당히 먹어야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맛있게 저녁을 먹다보면 나 혼자 먹고 있는게 아닌가!? 어쩠던 마지막으로 남아 다 먹은 후 할머니를 도와 상을 치운다. 모두가 먹은 밥상을 깨끗이 치우고 다시 내일이면 또 다시 치우지만 그 일이 지겹지가 않다. 나는 배에 음식만 채운 것이 아니라 행복도 채운 거라서. 모두가 함께 모여 맛있게, 즐겁게 먹는 모습이 모두 내 마음에 차고 넘쳐흘러서 지겹지도 힘들지도 않다. 다만 행복할 뿐이다!!!! 밥상이 저절로 차려지고 저절로 치워지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행복하니까.
장원
너에게 보내는 편지
대곳중학교 2학년 / 김유경
으랏싸! 의자를 발보 올라가 비틀거리며 어질러 흩어진 책들 사이를 뒤적거렸다. 서로 크기가 다른 책들이 입을 내밀며 하나 둘 튀어 나오고 , 먼지가 와락 쏟아져 나오자 결국 두꺼운 책 한 권이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떨어진 책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드디어 찾았다며 비틀대는 의자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아직 하나도 쓰지 않은 아끼던 편지지를 보물이라도 되는 양 품에 꼬옥 안았다.
경민이와 알고 지낸지도 벌써 8년째다. 8년이라고는 하지만 함께 한 시간은 일 년 밖에 안된다. 그래도 그 녀석과 함께한 것은 왜 이렇게 많은지, 일 년 동안 난 놀기만 했나? 하곤
픽 웃어 버렸다. 연필 하나 꺼내들고 ,TO 경민, 이라고 쓰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안녕 경민아, 나 유경이야, 잘 지내니? 감기 조심해. 한 번 연필을 움직이니 안부 인사가 꾸역꾸역 장롱에서 접어 넣어 두었던 이불이 쏟아지듯 터져 나왔다. 마구 글을 써 대다가 헛! 하고 놀랬다. 안부 인사만 다섯 줄 이었다. 민망한 웃음을 흘리며 찬찬히 녀석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처음 만난 경민이는 그냥 ,범생이, 같았다. 조용하고 침착한 것이, 쉬는 시간이면 고삐 풀린 말처럼 뛰어다닌 나와는 정 반대였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녀석이 나에게 말을 걸어 왔고 의외로 말이 통한 우리는 곧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 뒤로 내가 쉬는 시간마다 경민이를 이끌고 뛰어 놀았고, 경민이도 조금씩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녀석은 집이 나보다 훨씬 멀어서 버스를 타고 가야 했지만 항상 나를 바래다주었다. 괜찮다고 사양해도 늘 바래다주는 녀석이 고맙고 듬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싸운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어서 하교 때 녀석이 없어서 얼마나 휑하고 허전하던지, 그래도 자존심을 세우는 나 보다 먼저 녀석이 사과편지를 보내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녀석에게 참 미안한 짓을 많이 했다. 그런데도 늘 녀석은 나에게 웃어 주었고 제 멋대로 인 나를 친구로 대해 주었다. 아, 그러고보니 그때 “경민아, 넌 꼭 부처님 같아.”라고 말한 것도 기억난다.
그렇게 즐거운 2학년을 보내고 기다리던 겨울 방학이 찾아오면, 경민이는 하루 종일 기운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속도 모르고 나는 겨울방학이 기대된다며 방학 때 우리 집에 놀러 오라는 내 들 뜬 목소리는 경민의 힘없는 대답을 듣고서야 멈칫했다. 하루 종일 맥 빠진 종민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물어 보자 녀석이 대답했다. “나. 겨울방학 때 이사가.” 나는 겨울방학이 기대되네, 어쩌네 하던 말이 쏙 들어갔다. 그럼, 이젠 못 보는 거야? 라며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경민이도 울었고 우리의 울음에 놀란 선생님이 달래주실 때 까지 그칠 줄 몰랐다.
방학식 날 우리는 서로의 주소를 써 주며 꼬박꼬박 편지 할 것을 약속했다. 겨울방학 동안 나는 참지 못하고 아끼던 종이옷과 편지를 보냈고 다음 날 경민의 답장이 왔다. 그게 너무 재미있어 계속 편지를 보냈고 경민이도 답장을 잊지 않았다.
그런데 3학년 중순쯤부터 경민이의 답장이 오지 않았다. 매일 발을 동동 구르며 우편함을 들여다보아도 편지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경민이 와 연락이 끊겨 버리고 말았다.
옛날 생각을 하는 사이에 편지지 세장이 가득 채워졌다. 하고 싶은 말, 못했던 말이 가득한
내 마음이 담긴 편지. 어릴 적 그랬듯 뒷장에 커다랗게 그림을 그려 넣었다. 중학생이 되어 같이 등교하는 그림, 예부터 소원이었던 그 그림을 보고 함박 웃었더랬다.
편지지를 꼭 접어 봉투에 넣고 내 주소와 경민이의 주소를 써 넣었다. 그리고 나만의 상자 안쪽에 깊숙이 넣고 서랍을 닫았다. 더 이상 전해줄 수 없는 편지. 경민이도 날 기억 해 줄까? 생각해 본다. 이 마음이 전해진다면, 정성 가득 담은 이 편지가 전해진다면 좋으련만......
혹시 서랍의 요정이 밤에 물어다 놓고 오는 건 아닐까? 푸핫! 말도 안 돼 라면서도 슬쩍 서랍을 열어보는 나를 보며 한 번 웃어 버렸다.
전해줄 수 없지만 뭔가 할 말을 다 들려준 기분이 든다. 열심히 녀석을 기억하고 추억한다면 언젠가는 마음이 다을거라 믿는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녀석과 알게 되어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죽도록 누군가를 그리워 하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니까. 지금 이렇게 녀석을 추억하며 웃을 수 있으니까.
편지 세 장이 나 올 정도로 재미있는 녀석이었다. 지금쯤 녀석도 나와 같은 나이를 먹으며 멋진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겠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왜 영락하지 않았느냐고 따귀부터 올려붙일지도 모르겠지만......만나면....만나면.... 다시 한 번 너를 만나고 싶다.
<차상>
초콜릿과 편지
교동중학교 / 전다영
입에서 군것질을 찾자 나는 냉장고에게 향하고 있다. 작은 홈바를 열어 습관처럼 손을 자연스럽게 같은 위치의 초콜릿 하나를 집는다. 나는 지금 테이블에 앉아 한 생각에 잠기며 초콜릿을 먹고 있다.
“ 아빠! 안녕!”
씩씩하게 인사하고 떠났던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
꽃이 많이 피고, 벌레도 많고, 공기도 맑은 이곳은 섬이다. 닭소리를 들으며 학교를 가고, 멍멍 짓는 강아지들, 밭을 가는 아주머니, 논을 가꾸시는 아저씨 등등 시골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환경에서 살고 있다. 처음 이 어색한 환경이 적응되지 않았을 때, 나는 할머니 댁에서 학교를 다니는 느낌이 있었다. 나는 시내에서 촌으로, 도시에서 시골로 전학을 왔다. 온 이유는 오빠 때문이다. 나에게는 17살의 오빠 하나가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진학 할 때 섬, 교동에 왔다. 오히려 도시로 나가는데 왜 촌으로 들어 왔느냐? 이런 말들이 있는데 오빠는 예전부터 시골학교를 다니고 싶어 했다. 원한다고 해서 당장 시골학교로 갈 순 없지만 변함없는 오빠의 마음에 부모님께서는 중 2때 진지하게 오빠에게 물었다. 변치 않는 오빠의 뜻을 부모님이 들어주셨고 나는 반대의 뜻을 펼쳤지만 오빠로 인해 오게 되었다. 징징대던 나는 어느덧 적응하여 잘 생활을 하고 있다. 야자까지 마치고 10시에 집으로 향한다. 깔깔거리고 신나게 뛰놀며 학교생활이 너무 바삐 시간이 흐른다. 일주일이 후다닥 가버리고 주말이 왔다. 시간이 많은 주말, 늦잠을 자고 거실로 나오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 아, 맞다.” 주말 아침부터 TV를 보시던 아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착착한 마음을 다스리고 내 방으로 들어 왔다. 이제 아빠 없는 주말을 보낸다. 이렇게 한두 주일을 보내고 나니 나는 깨닫게 되었다. 아빠의 소중함. 사람들은 이상하다 누군가가 항상 잘 해주다가, 예뻐해 주다가 어느 날 소홀 한다면 그 나쁜 기억만 한다. 아빠의 소중함도 조금 비슷하다.
평소에 매일 보던 아빠, 나와 친하지 않던 아빠가 어느 날부터 떨어져 사니 그제 서야 아빠의 소중함을 알았다. 평소에 아빠의 얼굴을 많이 봐줄걸...... 내 가슴 깊은 어느 한 쪽이 아프다. 아빠가 보고 싶다. 어쩌다가 섬 교동에 아빠가 오시면 나는 기쁜 마음에 아빠에게 달려가 안긴다. 아빠가 어느 때 보다도 반갑고 멋있어 보이신다. 이런 나를 안아주신 아빠는 한 쪽 손에 든 검은 봉지를 나에게 건네주신다. 봉지 안엔 내가 좋아하는 ㅇㅇ 초콜릿이 한 가득 들어 있다. 이런 아빠의 모습에 내 마음은 아팠다. 고맙고 감사하고 아빠를 사랑해서 내 마음이 찡했다. 나는 가정의 소중함을 알고서 내 생활이 바뀌었다. 오빠와 나, 우리 때문에 엄마 아빠가 떨어져 사시고 우리 가족이 이런 슬픔을 가질 이유는 없다.
부모님은 자식의 학업을 위해 좋은 학교로 옮겨 주셨으니 나는 이 아픔을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다. 사람들이 공부도 잘 하는데 왜 왔느냐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곳에 왔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한다”고.
우리가족의 떨어져 사는 것을 겪고 나는 교내대회를 많이 참석한다. 나는 편지쓰기를 아빠에게 한다.
“ 아빠, 저 다영이에요. 잘 게시나요? 오빠와 저 그리고 엄마는 아주 잘 지내요. 저 학교에서 상 받았어요. 아빠! 딸이 자랑스럽죠? 저희는 잘 지내니 거정 마시고 밥 잘 챙겨 드세요. 아빠 보고 싶어요. 얼른 아빠 뵙고 안마해드리고 싶네요. 아빠, 사랑해요! 다음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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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종오선생님 늘 수고 많으십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