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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식당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푸짐한 남도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여수시 봉산동의 대표적인 맛집이다. 멀리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꽤 있을 정도다. 한영아 대표는 그중에서도 두세 달에 한 번씩 꼭 찾아온다는 대구의 한 손님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암에 걸려 하던 일을 모두 접고 전국 방방곡곡 맛집만을 돌아다닌다는 그 손님은 또순이식당처럼 감칠맛 나는 음식은 어디에서도 먹어보지 못했다며 대구에 분점을 낼 생각이 없느냐고 농담 섞인 이야기를 건네곤 한단다.
그 말에 잔뜩 기대를 품고 음식을 기다렸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전어회. 계절에 따라 맛볼 수 있는 회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마침 가을이라 전어가 상에 오른 것이다. 이곳 회 맛이 남다른 것은 바로 장맛 때문이다. 겉보기엔 여느 쌈장과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이래 봬도 요리 경력 20년을 자랑하는 한 대표가 갖은 양념을 넣어 만든 이 집만의 비밀 병기다.
잘게 썬 양파와 고추, 깨, 콩가루를 즉석에서 비벼 먹는데, 그 맛이 꼭 시골 할머니가 만든 것처럼 깊다. 상추와 깻잎을 비롯한 싱싱한 채소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전어의 속살, 여기에 구수한 장이 한데 어우러져 실실 얼굴에 미소가 번지게 한다. 밑반찬으로 다양한 해산물은 기본이고, 후식으로 옥수수, 호두, 밤, 약밥, 떡, 무화과, 토마토 등도 푸짐하게 올라온다.
싱싱한 회를 새콤달콤한 양념장에 비벼 먹는 회무침과 회덮밥, 서대회도 인기 메뉴. 이외에도 장어탕, 꽃게탕 등 얼큰한 국물을 맛볼 수 있는 메뉴가 다양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