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강으로 수강 중인 인강생입니다.
강의 항상 잘 듣고 있습니다.
시민의 한국사를 읽던 중 궁금한 부분이 생겨 질문을 남깁니다.
시민의 한국사 500페이지를 보면 중간에 단원의 제목이 '2 실학의 전개와 역사 연구'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밑에는 '근기 남인 경세론의 전개'라는 제목으로 단원명이 쓰여져 있습니다.
이 부분의 시민의 한국사 내용을 살펴보면 내용적인 측면은 한국사통론과 같은 개론서에도 수록된 흔히 알고 있는 실학에 관한 내용 설명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시민의 한국사에서는 본문에 실학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경세론이라는 용어만을 사용하여 내용을 서술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의 저자가 실학을 근기 남인의 경세론이라는 용어로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해석하여 실학 = 근기 남인의 경세론이라고 이해했습니다.
다만 본문의 내용을 곱씹어 보니 한국사통론의 실학에 관한 서술과 시민의 한국사의 서술이 조금 배치가 되는 내용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시민의 한국사 501페이지와 502페이지를 보면 유형원과 이익, 그리고 정약용의 경세론에 대한 서술이 있습니다.
각 인물들의 주장을 설명한 뒤 마지막 구절에는 '중국어 교육을 강화해 중화의 풍속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강한 중화의식을 갖고 있었다', '유형원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은의 유민이라고 여기는 중화의식의 소유자였고'와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이러한 서술은 한국사통론 343페이지의 '이와 같은 주자학에 대한 비판은 결국 18세기에 실학의 발생으로 귀결되었다'라는 문장과 배치되는 해석이라고 느껴집니다.
이렇듯 한국사통론과 시민의 한국사의 실학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시민의 한국사에 서술된 근기 남인의 경세론이 실학과 같은 용어이자 내용이라고 해석해도 될 지에 대해 의문이 생겼습니다.
제가 처음에 이해한 바 대로 실학 = 근기 남인의 경세론이라고 러프하게 해석해도 괜찮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 교수님의 답변을 듣고 싶어 질문 남겨봅니다.
p.s. 강의 항상 재밌게 잘 듣고 있습니다. 단순히 재밌게만 강의 하시는 것이 아니라 재미와 함께 강의의 내용까지 잘 설명을 해주셔서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어제는 정말 바쁜 하루여서 카페를 확인할 시간이 없었네요;;
오늘 저녁, 퇴근하고나서야 답을 드립니다. 상반기까지는 아직 공무원 한국사 강의가 남아있어서요. 올해 여름을 끝으로 사라지는(?) 과목이 되기는하지만 ㅋ ㅠㅠ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한의 저자는 실학이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안쓰고 있는겁니다.
신진 역사학자들을 중심으로 '자생적 근대론'에 기반한 포스트-성리학으로 인식한 '실학'이라는 해석을 비판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시한의 서술처럼 유형원, 정약용, 박지원 등이 성리학적 세계관을 벗어난것이 아니라 성리학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경세론을 펼쳤다고 보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 일부 역사가들은, 대부분의 실학자들이 성리학을 극복하려고 경세론을 펼친것이아니라, 성리학(좀 더 근원적으로는 원시 유학)이 추구하는 이상사회를 진정으로 구현하기 위해 여러가지 개혁론을 펼쳤다고 주장하기도합니다.
실학을 바라보는 전통적 견해를 포함하여 역사가들을 견해를 거칠게 몇 가지로 분류해보면...
1. 실학을 근대지향적인 탈 성리학 사상이자 구체적인 개혁 운동으로 보는 전통적인 견해
2. 유학이 추구하는 본연적인 정신(유학을 불평등을 옹호한 사상으로 여기는일반적인 오해와 달리, 본질적으로는 좌파적인 평등주의 사상에 가깝습니다)을 구현하자는 복고주의 사상으로 보는 견해
3. 근대 지향성을 어느정도 인정할 수 있으나, 성리학(유학)적 한계가 명확한 사상으로 보는 견해
4. 전근대와 근대의 이분법적 역사인식 체계를 거부하고 전근대에서 근대로의 직선적인 '발전'의 개념에 대한 반론에 기반한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의 영향을 받은 견해
5. 모든 실학자들을 일괄적으로 보지 않고 개별 사상가들의 사상을 편차를 두고 판단하는 견해
저의 입장은, 실학이라는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확립된 실학이라는 전통적인 '이름짓기'를 부정할 필요는 없고, (다만) 지나치게 근대성을 부여한 부분은 조금 내리되 실학자들이 추구한 근대 지향성의 본질을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편입니다. 제 입장도 어디까지나 하나의 주장에 불과한것이기에 얼마든지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실학자들 상호간에도 사상적인 편차가 상당히큽니다. 예를들어, 정약용의 철학은 어떤 실학자보다도 성리학적 사고에서 많이 벗어나있지만, '강남 좌파'였던 본질적인 한계때문인지 신분제도 등의 부분에서는 상당히 보수적이었습니다.
결론을 지으면...
해석하신것처럼 '실학 = 근기 남인이나 서울 노론의 경세론'입니다. 역사가들의 해석의 관점에 따라 실학자들의 사상을 '실학'으로 명명할 수도 있고, 경세론 정도로 볼수도 있겠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실학에 대한 역사가들의 다양한 입장을 흥미롭게 살펴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상세한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 자세하게 답변해주셔서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저도 관련 내용을 좀 더 찾아보고 공부해봐야겠네요.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