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 ‘연등설치 불허’ 종교편향 인천공항 항의법회

               서울 조계사 ‘연등설치 불허’ 인천공항 항의법회

서울 조계사는 오늘(5월15일) 오전 연등 설치를 불허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출국장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종교편향 규탄 법회를 봉행했다.

서울 조계사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종교편향을 규탄하는 법회를 열었다. 조계사는 오늘(5월15일) 오전 여객터미널 내 연등 설치를 불허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출국장에서 부주지 화림스님, 신도사업국장 법공스님 및 신도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종교편향적 행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조계사 측은 “중요무형문화재 122호로 지정된 연등회는 오랜 전통을 지닌 우리의 전통문화행사 중 하나”라며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이를 기념하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전통등(燈)을 전시하고자 조계종 문화부, 문화재보호재단과 협의 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설치제안서를 보냈지만 ‘특정종교 시설물 설치 불가’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계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동안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한 바 있어 종교편향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가가 인정한 문화재에 대한 몰이해를 넘어 종교편향적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처사에 항의한다”고 비판했다.

부주지 화림스님은 이날 최홍열 인천국제공항공사 영업본부장에게 이런 내용을 담은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조계사는 항의서한을 통해 연등 설치를 불허한 합당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조계사는 “전통등을 특정종교 시설물로 치부해 버리는 문화적 몰이해에서 비롯됐다는 판단 하에 재차 협조를 구했지만 이번에는 ‘내부규정인 시설물 설치규정상 내부 설치는 힘들다’는 이유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다시 거절했다”며 “청사 내부에서 성대하게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을 해 온 귀사의 처사와 비교했을 때 이 모두는 합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사는 단순한 문화적 몰이해에서 비롯된 처사가 아닌 ‘종교편향’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 종교편향에 맞서 종교평화를 이뤄낸 바 있는 조계사는 이를 간과할 수 없어 귀사의 성의 있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합당한 해명 없이 우리 요구를 무시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귀사에 있다”며 “이후 발생하는 예견치 못한 일에 대한 책임 역시 귀사가 지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지원 조계사 기획국 계장은 "(합당한 해명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공항 측은 "크리스마스 점등식은 공항 면세점 행사로 마련된 것일 뿐"이라며 종교와 무관하게 열린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