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중순 고향을 찾은후 근 50일만에 금요일 대구행!
토요일 오전 포항가기전 잠시 고향을 들린다.
여전히 고속철은 한적한 고향마을을 하루 백번가까이
힘차게 달린다. 10여분마다 울리는 굉음이 한적한
시골마을을 잠에서 깨운다.
정말 대구 경산에 이런추위가 찾아온적 있을까.
최근 수년간 결빙되지 않았던 먼못, 뒷골못도 완전
얼었다. 수게또, 칼수게또 타는 젊은친구는 아무도 없다.
말치는 사람은 더더군다나 없다.
차를 밖에 세우고 집에 들러 보일러를 가동하고
수도꼭지를 연다. 당연지사 물은 나올줄 모른다.
언제 얼었을까, 어떻게하면 나올까.
잠시 산소를 들러 새해를 맞았는데 두분께
인사를 드린다. 고속철은 잠깐사이 산소옆을
시끄럽고 힘차게 달린다.
출발전 큰집에 인사라도 드리고
설에 올 작은집 식구들 보고와 차례용품 구매에
보태써시라 돈도 드릴겸 들린다.
조카차량이 입구를 막고 시동을 건채 서있다.
인사를 나누고 왜 차에 계시나고 묻자
수돗물 안나온지 20일이 되었다고
수도를 고치는 사람 불러 차에서 기다린다고--
형님내외분 계시냐는 질문에 아부지 병원에
계신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들어보니 개요는 이렇다.
수도 결빙
마을의 모든집에 물이 안나오는 것은 아닌데
큰집은 입구 배관자체가 땅에 깊게 묻히지 않아
20여일전부터 물이 안나온다고
기다리다 못해 설 며칠전 고장신고를 하고
정비를 기다리고 있는중, 물이 나오지 않으면
설 차례를 지낼수 있을까하는 걱정
형님 부상과 입원
형님은 대퇴부뼈가 뿌러져 현재 경산 세명병원에 입원중
1월 17일 집에서 기르던 개의 끈을 묶어주기위해
개앞에 앉았다가 개가 형님을 타넘어며 뒤로 넘어져
오른다리 대퇴부뼈가 뿌러져
이틀간 응급실신세, 19일 수술
현재 보름째 입원중, 28일(토)조카에게 이야기를 듣고
문병, 한뜻회 명의 금일봉 전달
이제 아버지 돌아가실때보다 한살위로 영청골 최고 상어른!
다친 뼈를 제거하고 인공뼈로 대치했다고
수술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 타인의 도움없이는
꼼짝도 못하는 처지, 마침 그날 이실이가 와있어
여러 이야기를 들었는데
형님께서는 그좋던 소화력도 계속 누워계시니
소화가 되지않아 드시지를 못하고 변도 제대로 못보니
식음을 거의 전폐한 상태
더군다나 간병인을 채용하려해도
혹시 요양원에 보낼까싶어 절대로 간병인은 못써게
하시는 터라 며느리와 딸여럿이서 차례로 간병중
큰집 아지미는 춥고 물안나오는 시골집
혼자 계시기 그러니 병원에서 아예 생활하시며
70년 가까이 살아온 영감님 간병지휘중(?)
이실이는 언니 오빠한테 이번 설은 오빠집에서
그냥 간단하게 지내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포항아재한테는 상황을 전하고 오지말라고 하면 안되느냐는 말까지
작년 여름 조카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올해 형님께서 또--
큰집에도 좋은일보단 안좋은 일이 자주 일어난다.
수년전 아버지께서 옷을 입으시다 넘어져 골반뼈를다쳐
포항에서 수술한적이 있는데 숙질간에 우째 이런비슷한 일이
그때 모든사람이 아버지는 이번부상으로 합병증에 돌아가실것이라
했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나 수년을 더 사셨는데
형님의 건강은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와중에 기쁜 소식은
택근이가 결혼후 3년만에 아기를 가졌다고
올해 마흔하나라 하는데 이실이는
아버지 간병중 그래도 행복해 보인다.
2009년 결혼한 김실이(영옥)큰딸도
출산을 했다고, 이번여름 포항에서 최고좋은 아파트로
입주를 한다는 소식도
세명병원 515호실 입원중
설전에는 퇴원이 어렵고
퇴원을 해도 걱정은 태산같을듯
수도가 고쳐저 물이나오든 차례를 어디서 모시든
이번설은 포항식구들도 고향에 가지 않으려고 결정
어제 조카에게 메세지 발송
수년전 설 추석명절 작은집식구 따로 했다가
조카의 항의성 답변에 계속 참석하지만
포항생활 십년차를 맞는 올해 처음으로
고향을 찾지않는 명절이 될 것 같다.
제문이도 결혼해서 조카가 아들 며느리로부터
세배를 받는 첫설이 되길 언제부터 지켜보고
기다려 왔는데 참 사람사는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꽁꽁얼어붙은 고향의 겨울에
삭막한 소식을 전하는 맘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