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금만 늦었더라면 보길도로 향하는 마지막 배를 놓쳐 땅끝 마을에서 민 박을 해야하는 불상사가 생길 뻔 했다. 여기서 잠깐! 혹 보길도행 막배를 놓쳤다면 산양진(노화도)으로 우회해 가는 방법이 있으니 절대 손놓 고 떠나는 배만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지 말길...산양진은 노화도의 노화읍 반대쪽에 있는 포구로 산양 진에서 하선하여 섬(노화도)를 10분 정도 횡단한다. 노화읍에 도착하면 앞에 보길도가 바로 코앞이다. 당연히 노화읍과 보길도를 왕복하는 배가 있기 때문에 걱정 뚝! “자~싸게 싸게 올라오쇼. 아가씨, 보길도로 가셩? 여자 혼자서 참 대단허요" 억척스런 뱃사람의 말 속에 심심(深心)한 인정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
|
- 세연정과 고산 윤선도 문학체험공원 그리고 낙서재에서 -
청볕항에서 도로를 따라 쭈욱 올라가다가 염소가 노니는 부황마을을 지나면 곧이어 세연정이 나온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세연정 입구에서 좌로 가면 동천석실과 낙서재와 곡수당터가 자리해 있다. 푸 른 대숲 너머 연못에 조성된 세연정은 윤선도가 쪽배를 띄워 놓고 술잔을 기울이며 호사스러운 풍류를 즐긴 곳이다. 삼면이 연못으로 둘러싸인 정자의 오른쪽 옆으로는 두개의 너럭바위를 다듬어 동대와 서 대라 하였는데 악공들의 음악과 무희들의 무용이 공연되는 무대로 사용되었다. 이 곳은 부용동 정원들 가운데서도 가장 멋진 공간이라 한다. |
세연정 길을 따라 동천석실로 올라가는 중간에 고산의 문학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고산 윤선도 문학체험공 원’이라는 돌비석을 볼 수 있다. 지역 사람들이 윤선 도의 문학을 기리기 위해 뜻을 모아 만들었다고 하기 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들어오는 입구부터 높이 쌓은 탑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경이감 마저 느끼게 한다. 특히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40수가 계절 순으로 배열이 되어 천천히 산책하면서 볼 수 있는 세연정의 확대판 으로 운치가 한결 더한 곳이다. 조금 더 올라가면 윤 선도가 글을 읽고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낙서재가 있는 데 현재 발굴 공사로 인해 터만 남아있을 뿐 어렴풋이 더듬어 볼 수 밖에 없다. |
- 동천석실(洞天石室)에 서서’-
동천석실로 올라가는 길은 도보로 상당히 먼 길, 도보로 여행을 할 생각이라면 보길도 여행을 한 사나 흘 정도로 넉넉하게 잡아야할 듯 하다. 한 40분 남짓 걸었을까? 동천석실 가는 길이라는 푯말이 겨울 찬바람을 해치며 힘겹게 걸어온 기자를 반갑게 맞는다. 그 푯말을 따라가면 외길이 나온다. 잘 닦아놓 은 길 때문에 이리저리 허둥지둥 헤맬 필요는 없다. 등산을 하듯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경사진 비탈길을 올라 산 중턱에오르면 낭떠러지 바위 위에 홀로 선 집이 보인다. 윤선도가 가장 사랑한 곳.‘동천석실' |
|
|
눈 앞에 거칠 것 하나 없이 부용동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그 묘한 감흥은 그동안 흘린 땀방울을 모 두 잊게 만든다. 한 몸을 겨우 누일 만한 작은 전각. 그러나 그 공간이 바로 고산 윤선도가 어지러운 세상과 삶에 대한 지극한 미학, 풍류를 느끼게 한 곳이었단다. 구름조차 발 아래 흐르는 이 곳. 과연 몸이 가벼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 신선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더 놀랄만한 것은 윤선도가 산 아래에 도르래 장치를 이용해 이 높은 곳에 음식을 나르기도 했다는 것. 부용동의 모든 경관이 완성되는 그 절정! 바로 동천석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
|
자연, 그 낭낭한 위대함은 무엇으로 비교할 수 있으리 - 망끝 전망대에서 뾰족산으로, 그리고 보옥리 공룡알 해변까지 - |
|
|
|
보길도, 신비로운 섬 … 그 바다를 그리다. -예송리 해수욕장에 발 담그고, 송시열의 글씐바위를 바라보며- |
청볕항에서 다시 시작된 동쪽 여행.한 15분쯤 달렸을까? 보길도 동남쪽의 바닷가 마을로 활처럼 휘어진 바닷가, 백사장 대신 까만 갯돌이 3km에 걸쳐 해변에 깔려있는 예송리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해수욕 철 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용한 해변엔 허허롭게 다니는 조각배 몇 척과 푸른바다...그리고 인심 좋게 보이 는 할머니 두 분이 김을 만지고 계셨다. 바로 앞 바다 건너다보이는 예작도와 멀리서 가물거리는 추자 도의 모습들은 평화롭기 그지없는 풍경들이다. |
“여든 세살의 늙은 이 몸이 거칠고 먼 바닷길을 가노라 한 마디 말이 어찌 큰 죄가 되어 세 번이나 쫓겨나니 신세가 궁하구나 북녘 하늘 해를 바라보며 남쪽 바다 믿고 가느니 바람뿐인데, 초구에는 옛 은혜서려 이 감격한 외로운 속마음 눈물 짓네"...
낭떠러지 같은 이 곳에서 먼 바다를 보며 서러워했을 송시열의 온기가 전해져오는 듯 하다.
맑디 맑은 파란 물 위로 그림 같은 섬들이 이어지는 다도해의 맨 끝자 락, 유난히도 수풀이 아름답게 우거진 한 섬 보길도에서...
▶ 찾아 가는 길 * 자가운전시 : 서울(경부고속도로) → 화덕분기점 → 광주비마나들목 → 나주(13번 국도) → 영암 → 해남 도착 → 해남읍 13번 국도 → 방축삼거리 도착→ 방축삼거 리→ 바다 쪽 우회전 → 해남 땅끝 → 승선 * 고속버스 : 서울 - 호남고속버스터미널, 서울 → 해남땅끝 → 승선 광주- 시내버스터미널 광주 → 해남 땅끝 → 승선 * 기 차 : 용산역 → 목포역이나 광주역 → 터미널에서 땅끝으로 직행버스 → 승선
▶ 숙박 및 먹거리 보길도는 거의 모든 주민들이 민박을 하고 있다. 일률적으로 25,000원인데 인심이 좋아 말만 잘하면 더 싸게도 잠을 잘 수 있다. 대체로 횟집이 많은데 각 횟집마다 회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대비해 김치찌개, 된장찌개, 비빔밥 등 일상적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마련이 되어 있다. 중화요리집도 있다는 사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