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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권역" 58Km 대장정의 생생한 기록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은 올해가 제10회째로 2001년도에 처음으로 시작되었으며, 우리나라의 동맥인 백두대간 생태탐방을 통해 숲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산림청이 후원하고 한국산악회 주관으로 추진해왔다. 올해는 7월30일부터 8월5일까지 백두대간 10개권역에서 총 35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은 지리산에서 설악산까지 총 343km구간을 10개권역으로 나누어 구간별 35명(중, 고)의 청소년들이 참여하여 백두대간의 자연생태에 대해 탐방을 통해 백두대간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탐방 프로그램이다. 덕유산권역에 참여 한 35명의 청소년들이 한국산악회 울산지부에서 선발한 청소년들로 34°가 넘는 무더위와 싸우며 6일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첫째 날
첫쨋날 덕유산권역에서 탐방한 청소년 35명은 울산에서 발대식을 하고 관광버스를 타고 덕유산으로 향했다. 강사7명, 안전지도강사 2명과 함께 첫날 야영장소인 남덕유산 육십령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아이들의 복장은 마치 계곡에 물놀이를 하러 온 듯한 복장으로 요란하다. 6일간 청소년들을 인솔할 덕유산권역대장은 히말라야 등 5개봉 등반에 성공한 이상호 대장, 군기를 잡기위해 강한 목소리로 생태탐방에 대한 일정을 설명한다.
점차 아이들의 얼굴표정은 굳어지기 시작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곳에 참석한 아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원해서 온 것이 아니고 부모님이 자신도 모르게 신청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왔다는 아이들, 부모님이 생태탐방을 하면서 자연공부 좀 하라고 해서 놀러가는 기분으로 왔다는 아이들,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가라고 해서 왔다는 아이들이 총 30명으로 이들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참석을 한 것이고, 나머지 5명은 작년에 참여한 청소년들로 자신이 원해서 참여한 것이었다.
그 중에서 울산에서 왔다는 권영민(중1학년)군은 35명중 몸무게도, 신장도 가장적은 아이로 35명중 가장 약해보여서 강사들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요지의 인물로 찍을 정도였다. 강사들은 아이들의 눈빛만 완주를 할 것인지 중간에 힘들다고 포기를 할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산행 전 텐트 설치
텐트 설치 완료! 아늑한 6일동안의 나의 집~
저녁식사 준비! 서툴지만 열심히 잘 하고 있어요!
덕유산 육십령에 도착한 아이들은 서둘러 9개조로 편성하고, 조별로 자신들이 잘 수 있는 텐트를 직접설치 하였다. 탐방에 참여한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모든 것을 팀원들끼리 식사준비, 취침 준비, 주변청소, 설거지를 해야 한다. 난생 처음 해보는 일들이지만 그래도 지도강사의 지시에 따라 요령피우지 않고 열심히 해주는 아이들이 대견스럽기만 했다. 집에서는 귀한 자식들인데..
저녁을 먹은 후 아이들과 지도강사들은 한자리에 모여 오리엔테이션을 하였다. 하지만 처음 보는 얼굴들이라서 그런지 어색하기만 하다. 울산 진장중학교 1학년인 권영민군이 자기소개를 하면서 웃음바다가 되었다. 권영민군은 수줍은 듯 자신을 소개하더니 장기가 있으면 보여 달라는 요청에 주춤하더니 개다리 춤과 온몸을 던지는 이상한 춤을 추면서 박수와 환호성을 받았다. 서먹서먹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형, 동생하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 이러한 분위기를 뒤로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탐방을 위해 아이들은 각자의 텐트로 들어가 취침(22:00)을 했다.
둘째 날
탐방구간 및 거리는 육십령→서봉→남덕유산→월성제→황점(총 18㎞)이었는데 첫 산행부터 낙오자 속출! 아이들 대부분이 34°가 넘는 무더운 날씨와 남덕유산의 거친 등산코스가 5명의 아이들이 낙오되었다. 탈진 직전까지 갔지만 18시30분에 35명 전원 탐방완료! 새벽5시 기상이라는 구호를 여러 번 했지만 아이들은 아무런 인기척도 없다. 아마도 몸도 마음도 피곤하고, 새벽에 일어나는데 습관이 되지 않은 아이들강사들이 자고 있는 아이들을 흔들어 깨우고 나서야 겨우 기상을 시킬 수 있었다.
아침을 서둘러 먹은 아이들은 배낭을 메고 육십령으로 오를 준비를 한다. 아강사들은 날씨가 무더우니 식수를 많이 챙기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배낭이 무거우니 많이 챙기지 않는다. 아이들 얼굴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긴장한 것은 지도강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맛난 아침식사 시간
산행전에 기념촬영~
육십령 산행 시작!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드디어 오전 08시에 남덕유산 정상을 향해 18km의 탐방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힘차게 걷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오르막길 이상호대장은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탐방 중간중간에 휴식을 하면서 하말라야와 남극을 등반했던 경험담을 이야기 해준다. 하지만 아이들 머리는 힘들다는 생각 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은 긴장을 해서 그런지 처음부터 산행속도가 빨라진다. 안전지도 강사가 천천히 걸으라고 해도 아이들은 오늘 하루에 모든 것을 끝 낼 것처럼 점점속도가 빨라진다. 약5㎞를 걸었을까 권영민학생이 걸어가는 모습이 무척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안전지도강사들이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장시간 산행경험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결코 쉬운 산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덕유산 코스가 악산이라 중간 중간에 암벽지역이 많이 로프로 아이들이 이동시켜야 하는 등 2중으로 힘이 들었다. 아이들은 12시30분에 남덕유산 정상에 올라 중식을 하고 충분한 휴식을 한 후 다시 탐방을 시작하였다. 어떠한 일이든 첫날이 가장 힘든 것이다. 34°가 넘는 무더운 날씨 체감온도는 그보다 더했을 것이다. 걸음 속도가 점점 늦어진다. 식수도 바닥인 아이들 걱정 아닌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계획된 일정에 계획된 지점에 도착해야만 하는 만큼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독려하고, 격려하면서 탐방을 계속했다.
아이들에게 앞, 뒤 간격을 좁히라고 말을 해도 선두와 후미의 거리가 갈수록 멀어진다. 5명이 처지기 시작하면서 선두와 1km차이가 생기고 급기야는 포기하겠다는 아이들이 나온다. 힘이 남아 있는 아이들은 팀원의 배낭을 들어 주고, 서로를 격려하며 조금씩 산행을 한다. 자신도 힘이 들지만 팀원과 동료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현장체험이 꼭 필요한 산교육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걱정과는 달리 첫날 생태탐방은 경미한 일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안전사고 없이 황점야영지에 도착했다. 아이들에게는 오늘 하루의 고단함, 피곤함 등으로 탐방을 계속할까?, 아니면 포기할까? 로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을 것이다. 아무튼 오늘 자는 잠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꿀맛이 될 것이다.
셋째 날
셋째날 생태탐방구간 및 거리는 황점→삿갓골재대피소→무룡산→동엽령→안성탐방지원센터→도예촌(야영지) 14㎞, 새벽 5시에 기상을 해야 하는 아이들 피곤도하겠지만 일단 일어나 아침 준비를 하고 주변정리를 한다. 오늘 날씨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무덥고, 등산코스도 남덕유산 코스에 비해 쉽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리 쉽지 않은 코스가 될 것이다.
산행에 앞서 이상호 대장이 아이들에게 산행 여부를 물어본다. 5명이 손을 들고 못하겠다고 앞으로 나온다. 어제 후미에 처져 힘들게 산행을 했던 아이들이다. 다리가 아프고, 배가 아프고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산행을 포기 하겠다고 한다. 아이들이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산행을 못하겠다고 하는 아이들을 억지로 인솔하여 갈 수는 없었다.
일단은 5명을 남겨두고 30명이 황점에서 삿갓골재로 향했다.
삿갓골재 길은 4km이상이 계속 오르막으로 첫날 산행의 고단함 때문인지 속도가 나지 않았다. 10시경 삿갓골재대피소 400m터 부분에서 앞에서 산행을 하던 아이가 돌을 건들면서 돌리 굴러 떨어지면서 뒤따라오던 김병국 학생이 오른쪽 발목에 맞아 악 소리를 내며 쓰러진다. 붕대로 응급조치를 하고 상태를 확인해보니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상태로 헬기로 구조를 해야 했지만 덕유산 기상이 나빠 거창119구조대에 신고하여 후송조치를 했다. 나머지 청소년들은 계획대로 탐방을 계속했다.
계곡에서 잠시 쉬어가는 도중에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네요!
부상자 긴급조치! 산에서는 항상 조심조심!
무룡산 능선 절경이 아닐 수 없다!
12시에 무룡산에 도착 중식을 먹고 휴식을 취하고 탐방을 시작했다.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강사와 안전요원들은 긴장을 했다. 탐방도 중요하지만 산행하는 과정에서 1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동료의 부상소식에 긴장을 해서 그런지 걸음걸이가 조심스러워지고 빨라진다. 15시에 동엽령에서 칠연폭포까지 단숨에 하산한 아이들 물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야영지인 도예촌에 도착했다.
도예촌에는 이미 텐트가 실치되어 있었다. 오늘 산행에 참여하지 않은 5명이 벌칙으로 팀원들의 텐트를 설치한 것이다. 또한 오늘 산행 중 부상을 입은 김병국학생도 도착하여 쉬고 있었다. 별다른 이상은 없다는 소견과 휴식을 취하면 된다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상호 대장은 오늘 탐방에 참여하지 않은 6명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최종적으로 참여여부를 물어본다. 위염이 있는 아이와 도저히 산행을 못하겠다는 아이 2명을 탈락시키기로 결정을 하고 울산으로 보냈다. 오늘 하루는 아이들에게는 동료의 소중과 숲이 주는 특별한 해택을 경험했던 소중한 날이 되었을 것이다. 곤히 잠든 아이들 많이 피곤했는지 텐트 이곳저곳에서 코를 고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넷째 날
넷째날 탐방구간 및 거리는 안성탐방센터→동엽령→백암봉→화경제→송계사→북상초등학교(야영지) 13km였다. 아이들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나누어 중학생을 앞에 배치를 시키고 아침8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계속되는 산행에 지쳐있는 권영민 학생이 포기를 한다.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 진짜로 힘든 모양이다. 강사가 배낭을 들어주고 부축을 해도 힘들다고 투정을 부린다. 그때 동갑내기 효정중학교 1학년 김재훈 학생이 우리 누가 빨리 하산하는지 아이스크림내기를 하자고 하니 권영민 학생 잠시 생각하더니 내가 질 수 없다는 얼굴로 OK 한다.
12시경에 백암봉에서 중식을 하고 16시경 송계사로 하산하고 북상초등학교에서 야영을 했다.
다섯째 날
다섯째날 생태탐방구간 및 거리는 송계사→횡계재→대봉→갈비봉→빼재→덕유산자연휴양림(야영지) 13㎞! 오늘도 33°가 넘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첫날 산행에서 포기까지 생각했다는 권영민(중1)학생은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며 뛰어가기까지 한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서 그럴까? 첫날, 둘째, 셋째날에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힘들어서 땅만 보고 걸어가던 아이들 이제는 자신만만 모르는 나무가 있으면 선생님 이 나무는 무슨 나무예요? 질문도 하고 친구들과 농담도 하면서 산행을 즐긴다다. 이 처럼 숲은 나약하기만 했던 아이들을 순식간에 강하게 만드는 초능력도 있는 모양이다.
예정보다 생태탐방속도가 빨라 15:30분에 빼재에 도착하여 차량을 이용하여 야영장소인 덕유산자연휴양림에 도착하였다. 4일간의 덕유산탐방의 고단함으로 풀어 주기라도 하듯 아이들은 팀별로 삼겹산 파티를 하면서 그간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아이들은 오늘 비로소 가족의 소중함 친구의 소중함 또한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쉬는 도중에 예쁘게 브이!
피곤한지 푹 잘 자는 모습
마지막 날
마지막날 각자 집으로! 아침을 먹고 난 아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 가장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냐고 물어보면 너나 할 것 없이 부모님이라고 하는 아이들, 내년 백두대간 생태탐방 체험에 또 참여하겠냐는 강사의 질문에 30명중 3명만 손을 들 정도로 이번 생태탐방은 34°가 넘는 무더위로 두배로 힘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 가슴속에는 두배로 힘들었지만 그만큼 소중한 추억들을 더 많이, 더 오래 간직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나약한 아이들, 부모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마마보이라는 생각들이 지배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청소년들은 그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주어진 환경에 너무도 잘 적응하고 현명하게 대처함은 물론 힘들 때 서로를 도와주며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생각들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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