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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이사를 간다. 2003,24*42
개미가 이사를 간다
삼박사일 이사를 가는데
마지막날 그 길에 손가락을 넣어보았다.
그랬더니 손가락을 넘어서 계속 이사를 간다.
얼굴 2003 31*41
내 얼굴이다
가끔 몸이 힘들때 있다.
그시간이 지나고 멍해 질때
몰 할지 모를때 팠다.
빠루 2003 42*33
빠루는 내가 기르는 진돗개(진짜)다
까부리가 작년 1월2일날 낳았다.
세마리를 낳았는데 가장 멍청하고 못생겨 아무도 가져가지않아
내가 기르게 되었엇는데
지금은 까부리보다 빠루가 더 영리하고 이쁘게 되었다.
쥐 잡는게 내가 낚시가 취미인것처럼 빠루에 취미다.
찬죽나무2004,700*1400
여행을 하다보면 시골집엔 빙둘러 심은 나무가 있다.
지붕 위로 잎사귀가 무성하였고 바람이 불때면 흔들렷다.
멀리 차안에서 보면 그 나무에 폭 파묻혀 있는 집들은 하나같이 소박하니 안락도 하엿다. .
그나무 이름은 참죽 나무 였다. 그걸 안건 오리골 살면서다.
여나문개의 나무가 거친 갑옷 같은 껍질을 입고 쭉 뻗은후에 잎사귀를 하늘로 뻗치고 있는 모냥 이엿다. 언뜻 보면 야자수 처럼도 보이기도 하지만 그건 잘 가꾸엇을때 애기고 자연 그대로의 상태라면 눈에 뛸만큼 특별한 조형성을 갖고잇지는 않았다.
한 대공에 이파리가 아카시아 처럼 여러개 달리는데 그보다는 크기가 크며 건실하고 무성하여 바람이없는 날도 살랑 거렷다. 그것이 나는 보기가 좋앗고 듬직하니 집뒤에서 버텨주는 것이 믿음직하엿다..
그렇지만 그때 까지도 많은 농가에서 집뒤에 빙둘러 참죽 나무를 심는 이유를 몰랐다.
대숲처럼 바람막이 역할도 하는 것 같지는 않고 감나무처럼 감을 주는것도 아니고 소나무나 회양목 처럼 멋스럽지도 않은데 아래윗집 적어도 한 두구루는 꼭 가지고잇는 것이 의문도 스러웠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 이유를 한해를 보내고 봄이 와서 알았다.
어느 날엔가 집주인이 대에다 낫을 묶더니 높이 세워 이제 막 나오기 시작한 참죽나무 어린이파리를 따는 것이다. 한 두개 도 아니고 두어 푸대를 꽉곽 채우는 것이다.
저 어 아저씨 그거 가지고 모하시게요?
모하다니 먹지
먹어요 나무이파리를 먹어요?
허 이사람 참죽나물이란 말 도 못들어 봣나
그걸 어떻게 먹어요?
그냥두 먹고 데쳐두 먹구 부침두 해먹구 무쳐서두 먹구 쌈두 싸먹고
맛있어요?
맛있지 자네두 먹어봐 그러면서 한소쿠리의 이파리를 건네 주었다.
놀라움이엿다. 먹다니 나무 이파리를 먹다니
그때나 지금이나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던 나는 노다지를 발견한것처럼 흥분을 안할 수가 없었다. 저 무성한 나무이파리가 모두 나물이엿다니
먹어보니 맛있엇다. 어떤 독특한 향이 나면서 밥맛이 저절루 나게 되었다. 처음엔 주로 끓는 물에다 살짝 데쳐서 고추장을 찍어 먹다가 그 향에 익쑥 해질 쯤엔 그냥 날로 먹게 되엇다. 밥 한 그릇 뜨고 바로 옆에서 이파리 따다가 행구고 먹으면 되었다. 손님이 와서 삼겹살을 구워도 부러 상추를 살 일도 없었다. 돈 두 돈이지만 너무 편리 하였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그렇게 쉬운가. 어느 날엔가 집주인 친척들이 대량으로 오더니 나의 참죽나무 이파리를 모두 아도 쳐버리는 일이 발생하엿다. 그리고 그때 또 알았다. 참죽나무의 향은 중독이 된 다는걸...
밥을 보면 먼저 그 향이 입에서 맴돌아 견딜 수 없어 더디 싹 튀우는 나무의 꼭대기만 쳐다보게 되엇고 그렇게 무성하게만 보이던 잎들을 하나하나 셀 수도 잇을 것처럼 거기에 집중하게 되어 버렸다.
한 두번은 아래 윗집 으로 낫들고 동냥하러 다니다가 것두 하루 이틀이지 참다 못한 나는 산으로 가기로 하엿다. 참죽나무가 집주위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 웬지 산속엔 이보다 더 좋은 해빛을 먹은 이파리가 무궁무진 할 것만 같앗다.
정말 산속엔 참죽나무가 많았다. 사람 손을 안타서인지 낫도 필요 없이 손 닿는 곳에 지천 이엿다. 금새 한 푸데를 채우고 흐믓 하여 돌아와 대자로 방바닥에서 잠 들엇는데 마루에서 주인집 아저씨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이사람이 죽을려구 환장을 했나. 이걸 도데체 모할려구 이렇게 따왓어?
무슨 소리이신가 나가 봣더니 아저씬 어이가 없는지
자네 이거 먹을려구 따온건가?
예. 왜요?
죽을려구 환장을 했구만.
왜요?
왜요라니 이건 옻나무 이파리 아닌가 이건 가죽나무 이파리이고.
예? 아닌데여 이거 참죽나무 이파리인데요.
참죽나물에 환장을 햇구만.. 쯧쯧...
허참 순간 난감하고 쪽팔리고 막막하고 그랫다. 그런적이 있었다.
그 후로 참죽나무를 비로서 알게 되었다. 참죽나무는 이파리가 맛있다는 것 외에 목재와 조각용의 소재로도 훌륭하다. 잘 마른 참죽나무의 껍질을 벗기고 톱질을 하면 형형 할수 없는 아름다운 붉은색상의 속살을 볼 수가 있는데 조상들은 이것으로 문갑을 만들고 책상을 만들고 하였었고 좀 산다는 집안의 좀 특별해 보이던 기둥이나 보가 참죽나무 엿다는 것도 그 후에 알았다. 금강으로 가는 안남면 개고기집에는 삼백년 보호수 그늘아래 에다 온통 참죽나무로 평상과 의자를 멋대로 뚝딱 뚝닥 만들어서 배치를 하였는데 볼때 마다 보기가 좋았다. 그러면 그렇지 우리 조상들은 쓸데없는 일 할사람들이 아니다. 이파리는 고추장 찍어 먹고 지져먹고 나무는 시집가는 딸년 장농 해주고 기둥만들고 버릴것 하나 없는 참죽 나무는 좋은 나무다. 이맘때면 언제나 그향에 침이 돌아 견딜수 없다.
어느노동자의 꿈 2004,57*78
비가왔다. 비가오는데 이골짜기에 모르는 어떤 가족이 왔다. 그냥 돌아다니다 여기까지 온셨다는것과 행색이 나처럼 잘사시지 않은것 같아 반갑고 친근하여 커피 한잔을 대접햇는데,내그림을 좋아하는 아주머니와 이것저것 신기해 하며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과 나도 자기와 비슷하게 생각된다는 아저씨와 금방 친해져 이애기 저애기 하다 형 아우하기로 하고 해가 떨어지고 깡깜 하였다. 알고보니 일가족은 맨처음 애기처럼 거저 돌아 다니는것이 아니였다. 지금 살고 있는 시골 동네가 개발을 하기에 도시로는 갈수 없어 변두리 그와 비슷한 살만한 곳을 물색중에 나의 집까지 온것이엿다. 이가족은 지금 살고있는 곳을 떠나기가 무지 싫은데 그곳에서 돈없는 남편을 만나고 장가를 가고 자식도 낳고 집도 하나 장만 하엿고 동네사람도 좋아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기 싫은 가장 큰 이유는 꿈 때문 이라는 것이다. 배운것 없고 돈없고 기술 없었던 자기가 이렇게 땅도 사고 자기집에서 가족과 행복할수 있엇던것을 그는 그가 장가 가기 직전 어느날 그 터에서 꾼 봉황 꿈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의 가족에 이주는 곧 그 꿈에 대한 이주인 것이다.
그는 내가 들은 꿈 애기중 가장 구체적이고 세세히 그의 봉황 꿈 애기를 해주엇다.
집앞의 작은
둠벙 앞에
조금
작은 나무 하나가 있었단다.
그 나무 위로 아주 작은 새한마리가
앉앗더란다
아주 작았더란다.
그런데 그 새가 점점 커지더란다.
점점 커지더니 어마 어마하게 켜졌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이새가 봉황이 되더란다. 아무리 봐두 봉황새 더란다.
그러더니 새에게서 천천이 빛이 나더란다.
나중에는 눈이 부셔 더이상 쳐다볼수 없는 지경까지 황금빛이 나더란다.
그리고 작은 둠벙에서 다섯사람이 나오더란다.
뒷모습만 보엿는데 분명 다섯 사람이엿고 아주 천천이 새에게로 다가가더란다.
천천이 아주 천천이 다가서더니.우리가 상상한것처럼 한명씩차례로 새등위로 올라 타더란다.
그러더니 봉황새가 높이 나르고 그가 살던 비닐 하우스와 작은 나무주위를 크게 한바퀴 돌더니 저리로 날라 갔단다.
그후 그때만해고 별 기술이 없어 막노동을 전전하던 그는 지치고 힘들때 마다
그 황금새를 생각햇단다. 그러면 힘이 생겼고 희망이 보이더란다.
소나무 2004,56*80
알고보면 소나무처럼 후진 나무도 없을게야
단단하기를 하나 그렇다고 피나무처럼 잘 파지기는 것도 아니고
오동나무만큼은 아니지만 쉬 잘 썩고
옛날 사람들이 이것저것 소나무로 만든것은
많아서 편해서 였을게야
난 소나무중에 가장 천박한 리기다의 자유를
하지만 사랑해
2004,120*210
소나무는 모가 좋은가
좋은거 없다.
브라질인가 어딘선가는 공공근로 식으로
사람을 사서 산에 가서 베어 버리는게 소나무다.아르헨티난가.
누구는 소나무살속에
코를 가져다 대고는 음 냄새 너무 좋아 미쳐버리겠어
라고 하는데 그게 소나무만 이여서 그렇게 좋은걸까 아뉘지.
나무 속살 냄새 안좋은거 어딧나 다 좋다
유독 소나무는 노래에도 그림에도 있고 광고에도 있는데
거기서 소나무는 항상 늘 도도함 고고함
소나무만 왜 그래야 되는데. 소나무가 잘랐나.
모그렇게 멋있게 생기지도 않았쟎아
진달래 2003,32*42
우리 엄니 몽빼바지에 사시사철 피는 꽃 진달래
풀 2004,700*1400
제목을 풀 하고 작데기 귿고 생명력
이라고 할려다 남사스러워서 그냥 풀 이라고 한다.
망태풀 이다.
비가 하루종일 온 다음날 최대로 싱싱하게 뻩은 풀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바로 삼육 베니다를 세우고 엔진톱으로 북북 갈기면서
오 생명력이여 하면서 팠다.
배나무 2004,60*110
접때 솟대감을 찿으러 배 밭에 갔었어
꽃이 피고 가지치기를 막 끝냈엇을 때엿지.
그것을 말려 작은 솟대 의 대로 쓰면
굳이 사라있는 나무를 밸 죄책감없이 아주 딱 이거덩
한 경운기 쯤이나 되는 것을 하나 하나 모양을 보며 골랐엇지
근데 가만보니 하나 하나가 아주 이뻐써
모두 다르게 살았엇지
어떤놈은 살인범처럼 괴팍하게 자랐고
어떤놈은 모범생처럼 아주 곧아 짜증이 났어
그중에 한 놈을 가져와 벽에다 압정으로 탁 꼳아 두었었지
볼때마다 괜히 이쁘더군
2004,110*210
근데
요즘 직업이 있나.
먹구살게 있나. 대보름날
망우리나 만드러 개당 천원에 팔려고
깡통이나 주수러
시에서 운영하는 재활용 집하장으로 갔다.
우와 참치깡통 서부터 식용유 깡통 까지 없는게 없다.
하차한 쓰레기가 긴 레일을 타고
달나라 같은 기계소리가 꽉차있는 이층으로 오면 마스크와 토씨로 중 무장한 아주머니들이 다함께 차차차 뽕작을 들으면서 누군 피티병을 누군 종이를 누군 쇠붙이를 각자 앞의 구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레일은 쉬지 않았고 뽕작도 쉬지 않았고 그만큼 사람들도 쉴수가 없었다.
한 시간 마다 레일은 스르르 멈추었고 그때는 귀먹어리가 된것처럼 세상이 다 조용했고
아주머니들은 둘씩 셋씩 화장실로 가고 250미리 우유을 마시고
십분후 다시 때르릉 큰 벨소리가 나면 우이잉 레일은 돌아가고 차차차 뽕작도 돌아가고 마스크쓴 아주머니들은 로봇처럼 어디서 모하다왔지 다시 서있엇다.
기계소리가 요란하여 옆사람이나 앞사람 하고 이야기를 할땐 손짓 발짓 으로 해야햇는데
그 광경이 무성영화 같앗고 토성에 착륙한 우주인들의 언어와도 같앗다.
서기 3천년 가튼 그곳에 그렇게 한나절을 있었는데 푸데에 깡통을 메고 오며 든 생각이
지금은 글로벌 세계화 무한 경쟁의 시대 아이티에 시대
재활용 집하장에서재활용되는 깡통도 아니고 비니루도 아니고 사람이구나.
까부리 2003,42*33
다섯살이다.
아마 사람이라면 애교 덩어리 여성 일거다
2004,80*170 사람이 있다.
목리에서 2004,70*140(아크릴채색)
화성동탄 신도시는
수도권의 주택난을 해소하고
난개발 방지 및 환경친화적
자족도시를 구현하며....
화성 동탄신도시는
자연과의 조화가 잘 어울리는
중저밀도 친환경적 주거단지로 조성되며
전원 속의 첨단 복합도시로서 ....
전원속의 첨단산업도시 이미지에 부합하는 중심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첨단산업의 이미지인 신개념 디지털 멀티미디어 파크를 도입,
새로운 개념의 환경과학 놀이시설로 개발된다.
2002 5.12 서울경제 알짜 부동산 정보에서...
금강에서 2003,32*42
어둠의 강을, 건너다. 어두운, 강을, 건너다. 강의, 어둠을, 건너다.
불은언제나되살아난다던 책이젖고 빵이 젖고 머리가 젖고 카락이 젖고 울지않던 내가 젖다.
얼어붙은 배추밭에,배추밭의 어둠에 얼어붙은 똥을 누코
어둠에 및을 닦고,어두운 및을 닦고 귀신머리카락같은 버드나무의 어둠을 보다.
강이, 어둠을 ,나르고, 어둠은, 눈물을, 숨키고, 황망히 ,흐르다.
강은황망히흐르다나는건너도수몰되고어둠도수몰되다.
배추닢을 뜯으며 다시 처연해지다.
첫댓글 "닥치고 판화"구만.....^^
대화명을 닥판 이라고 할까봐요 ^^
뚝닥둑닥뚝닥딱둑닥뚝닥닥 뚝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