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편 총알이 정말 빠른가? - 사격 경기의 장비들
영화 007을 기억하는가?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면서 권총사격을 하며 영화는 시작이 된다. 이때 배경화면으로 회오리 모양의 선 무늬를 볼 수 있다. 이 회오리 모양의 선은 총열 내부의 강선을 의미한다. 강선은 총알의 정확성, 속도, 힘(power)과의 결정적인 관계를 갖는다. 사격경기 중 가장 빠른 총알은 50M소총에서 사용하는 .22구경(0.22inch로 표현되며, 5.6mm임) 총알이다. 보통 ‘투투 실탄’이라고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암살용(최대사거리 2.5km)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총알이기도 하다. 사격 경기에서 사용되는 .22실탄은 3.3g의 중량과 약 3센티미터의 길이로 0.07g의 화약이 탄피에 들어있다. 작지만 정확도와 파워는 최상급이다.

<
영화007 장면 및 .22실탄
분해도 >
.22구경 총알의 속도는 어떻게 될까? 약 270m/sec 정도이다. 이것을 사용하는 50M 경기를 계산해보면 격발 후 0.2초가 되기 전 표적에 맞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것도 50미터 전방의 지름 1센티미터의 정중앙을 적중시킨다. 사격에 있어 총알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장비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총에 대해서만 관심과 생각을 두고 있지 총알에 대한 부분은 별로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진정한 사격 매니아들은 총알에 관심이 많다. 그 이유는 보다 더 정확성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화학양을 늘리게 되면 파워는 강해지지만 탄두가 총알을 빠져나가는 표적지 반대방향으로 반동이 커져 신체에 무리가 오게 된다. 이 때 사격에 있어 몸쪽 방향으로 밀리는 반동처리를 최소화 시켜주는 것이 '사격복'이라는 장비이다. 상·하의로 구성되어 캔버스와 가죽의 재질로 사격 자세에 맞게끔 제작되어서 정상적인 보행이나 일반적인 몸 동작을 하기에는 상당한 불편을 느낄 정도이다. 또한 10M 공기소총 종목의 경우 정중앙의 10점 지름인 0.5mm를 명중시키려면, 맥박의 움직임 조차도 선수는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여기에 있어 사격복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소총 사격의 주요 장비이다.

< 사진
좌측으로부터 복사,
입사,
슬사의 3자세를
취한 상태의 사격복 모습 >
사격총기 중 총열이 없는 유일한 총기가 있다. 그것은 클레이 총이다. 산탄총이라고도 하며, 약 400여 개의 납구슬이 실탄에 내장되어 있어 격발 후 40m~50m 전방 하늘에서 납구슬들이 약 지름 1M정도로 퍼진 상태에서 접시를 명중시키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클레이 종목은 접시가 비행하는 방향에 의해 종목이 나누어지는데 전방으로만 하나의 접시가 방출되면 트랩(TRAP)이라 부르며 두 접시가 방출되면 더블트랩(Double Trap)이라고 한다. 또한 경기장 양쪽의 큰집(high house)과 작은집(low house)에서 좌, 우로 접시가 방출되면 스키트(SKEET) 종목이라 하며 고정표적이 아닌 이동된다고 해서 이동표적이라고도 불리운다. 클레이 종목은 야외에서 신체의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보통 총알을 소지할 수 있는 망사식으로 된 자켓만 입고 사격을 한다.

< 클레이 종목 자세와 실탄 분해도: 격발로 인한 맨우측
부문(뇌관)에서 충격으로 인한 화약 점화와
피스톤식(사진은 펼쳐진 상태)으로 전방(사진 좌측)으로 뻗어나가면서 납구슬만
발사된다>
이외에도 사격화, 사격장갑, 사격안경, 스코프 등의 장비들이 있다. 전부 기록을 높이기 위한 장비들이며 경기 전에 사전 장비검사를 통과해야 만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따라서 사격은 신체의 경쟁을 넘어 장비와의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 경기 하루 전 장비검사를 받는 장면 >
Writer. Lee, Jong-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