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덱(deck) 중 가장 널리 애용되는 덱이 있다면 라이더 웨이트/유니버셜 웨이트 덱일 것이다. 이 웨이트 계열의 덱은 찾아볼 수 있는 자료가 많은 만큼 타로를 공부하기에 좋은 덱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의 첫 타로 덱은 웨이트 덱이 아니었다. 내가 처음으로 구매한 "오쇼 젠 타로"는 선 수행을 하는 명상가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카드 덱이었다.
"오쇼 젠 타로"는 웨이트 타로덱과 비슷한 체계를 갖춘 덱이기는 하다. 이 타로덱은 메이저 카드와 마이너 카드를 갖추고 있고 메이저 카드들 뿐 아니라 마이너 카드들에도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오쇼 젠 타로는 웨이트 타로 덱과는 달리 뚜렷한 방향성이 있다. 모든 카드들이 내면 탐구와 성장이라는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좌) 유니버셜 웨이트 타로 (우) 오쇼 젠 타로
이를테면 "오쇼 젠 타로"의 유일한 해설서에서는 일반 타로의 "죽음(death)" 같은 카드를 "변형"이라고 명명하며 긍정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보다 성숙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기회에 들었다는 의미이다. 변형 카드는 오쇼 젠 타로 덱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드들 중 하나이며, 내가 가장 반기는 카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반면 일반 타로에서는 DDT라 하여 죽음(Death), 악마(Devil), 탑(Tower)의 카드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오쇼 젠 타로와 그 해설서의 세계관에 익숙해진 나는 웨이트 덱을 잡을 때에도 DDT 같은 카드들을 그리 심각하게 다루지 않게 되었다.
↑ 일명 DDT 카드들
타로 해설서에 깔린 가치관, 혹은 세계관이 타로 리더나 타로 점괘에 미치는 영향은 이렇게나 큰 것 같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파워타로>라는 타로 해설서는 유니버셜 웨이트 덱을 위한 해설서이지만 오쇼 젠 타로의 해설서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어떠한 타로 카드든 좋게좋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으며 단편적 현실만 놓고 해설하기보다는 인생이라는 긴 여정의 맥락 속에서 각 카드를 해설하려 하는 편이다.
어떤 것이 좋은 리딩이냐에 대한 의견은 타로 리더들의 수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수요가 있는 리딩이라면 모두 좋은 리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 <파워타로>라는 해설서를 참고한 리딩 또한 아주 좋은 리딩인 것 같다. 이런저런 고민거리를 안고 나에게 온 친구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때마다 <파워타로>에 대한 믿음은 확고해졌다.
앞으로 상황이 험난해질 거라는 점괘를 반가워하는 사람은 없다. 타로나 다른 점을 보는 속마음은 모두들 같을 것이다. 점괘가 좋게 나오기를 바라거나 현재 상황을 바꿀 만한 조언을 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점을 본다. 그러나 타로 덱에는 DDT 같이 험악해보이는 카드들도 분명 있고, DDT와 같은 메이저 카드들 뿐 아니라 마이너 카드들에도 이별과 고통, 죽음을 암시하는 카드들이 있다. 그런 카드들이 있다는 말은 그 카드들이 점괘에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타로 리더가 해 줄 수 있는 리딩의 폭을 좀 더 확장하기 위해 <파워타로>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