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사회생활과 개인적인 일들로 심신이 찌들어서
휴식과 힐링이 필요해서, 무작정 제주도로 혼자서 여행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홀로 떠나는 여행도 처음이고, 제주도 초행길이라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제주도에 도착하자 마자 지도를 펴서 여행경로를 정하고 또 무작정 걸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걸었습니다.
'남들은 여행시작을 쉽게하는데, 여행 초반부터 내가 너무 무리를 하고 있나..
그래도 계획한건데 이대로 무산시켜도 되나....그냥 쉽게 쉽게 갈까..? 자동차 렌트해야 되는게 맞나?
이대로 가다간 여행일정은 다 끝낼 수 있을까..집에 가고 싶다..'
힐링을 목적으로 찾아온 제주도인데, 힐링보다는 극기 여행에 가까워질까봐 걱정되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저만의 여행에 젖어 들었습니다.
평소에 계획성을 지향하는데 여행을 통해서 많은 변수와 즉흥적인 상황을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여행의 묘미라고 하더라구요.
여행 중 다양한 사람들과 상황을 경험하고 추억도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서 몸으로 부딪히는 법을 조금씩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행 중 기억에 남는 맛집이 있어서 간단히 소개하고 싶어서요~^_^
제주도 여행 4일차 서귀포쪽을 돌다가 커피가 너무 땡겨서
숙소 근처를 배회하다가 우연히 커피숍 한 곳을 발견했습니다.
커피숍 이름은 <커피볶는 집, e브엘세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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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냄새에 매료되어서 내부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서 많이 아쉬운데요~
커피볶는 기계가 배치되어 있고, 바리스타님(?)이 직접 원두를 볶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두가 볶아지는 동안 풍겨져나는 원두향이 카페 안을 가득 매우더라구요~
고소하니~~음~~ 참 좋더라구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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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커피를 직접 내려주시는 센스까지~~^_^
도촬해서 죄송합니다.
직접 볶은 원두로 만들어진 카페모카와 카페라떼가 참 맛났어욤~
다시 제주도를 찾으면 여기를 다시 한번 더 찾을 생각이 들 정도로요-
(물론 커피맛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꼭!!꼭!!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여행을 하다보면 밥값도 만만치 않고, 제주도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존재하니
무얼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구요~
블로그를 검색해도 음식들은 전부 거기서 거기인 듯한 느낌도 많이 받구요.
특색있는 음식보다는 일단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밥집을 찾고 싶어서 <브엘세바> 바리스타님(?)에게
괜찮은 밥집을 추천해들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커피숍 근방의 <엄마의 손맛 식당>을 알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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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엄마의 손맛 식당> 외부입니다.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소견으로 봤을때) 외관이 의리의리 하지 않아서 오히려 친근감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엄마~ 밥줘~~!!!"라고 외치고 싶은..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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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엄마의 손맛 식당>에서 제공하는 가정식 백반입니다.
거의 10가지나 되는 반찬과 청국장+된장찌게입니다.
구수한 제주도 토박이 식당사장님의 인심과 정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메뉴판을 사진으로 찍지 못해서 또 아쉬운데요.
백반이 1인분에 6천원정도 합니다.
가격도 부담없고, 가격에 비해 인정으로 밥도 많이 주시더라구요^_^
다른 색다른 맛집보다는 저는 여기가 너무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3월 제주도 여행의 여운을 잊지 못해서 6월 둘째주에 다시 제주도를 찾았습니다.
3월 여행때 한란산 윗세오름까지만 올라갔었는데, 그때 백록담까지 올라가지 못한 것이 맘에 걸려서
한라산 백록담정상까지 오르겠다는 목적으로 다시 제주도를 찾은 것이지요~
정확히 6월 8일 한라산을 타기로 했던 날..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제주도에 비가 송글송글 내렸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한라산 성악판휴게소까지 가는 동안 한라산 등반을 고민했습니다.
'니가 오는데 정상까지 오를수 있을까? 오르는게 과연 현명한 일일까? 내 무릎은 무사할까..?'
기타등등.. 고민과 생각을 벗삼은 저는 늘 이렇게 무슨일을 앞두고 고민과 생각을 끊임없이 마주하면서
막상 그 현장에 발을 디디면 그냥 실천에 옮김니다.
고민과 생각이 무색해질정도로요~ 고민과 생각한테 괜히 미안해지네요.
암튼.. 그렇게 해서 왕복 10시간 한라산 등반에 성공했습니다.
축하해주세요~~!!!
그런데.. 한라산 여신이 참-밀땅을 잘하시더라구요.
그렇게 고생해서 정상까지 올라갔는데, 다시 백록담을 찾으라는 여운으로 백록담을 구름에 가려 보여주지 않더라구요.
즉, 구름에 가려져서 백록담을 보지 못했다는.. 흐규흐규~~ 늠해여~~!!!
그런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결심한 바를 해냈다는 뿌듯함이 가슴을 채웠습니다.
온몸이 비로 젓었지만 마음은 진짜.. 뭔가 든든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체력 소모로 배가 너무 고파왔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 여행때 여운이 있던 <엄마의 손맛 식당>을 다시 찾았습니다.
전화를 미리 드리고 갔더니, 식당사장님 왈
"요즘에 메르스 소문 때문에 손님이 뜸해서 이렇게 연락주고 오는 손님이 반갑게만 느껴져요"라고
반색하시며 우리를 반겨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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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라산 등반을 끝내자마자 여기 왔고, 또 지난번 여행때 온 적이 있다고 하니
사장님께서 푸짐하게 한상을 차려주셨습니다.
비를 맞고 등반을 해서 체온이 떨어졌을 우리 몸을 생각해서 뜨끈한 북어국을 (사진처럼)
아주아주 푸짐하게 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원래 생선을 줘야하는데 생선의 재고가 바닥나서, 생선 대신 제공된 반숙계란 후라이!!!
물론 체력소모가 많이 되었을거라며 체력 보강하라고 주신 사장님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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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도 한가득!! 밥도 한가득!!!
반찬도 많아서 거의 남겨서 죄송할 정도였습니다.
낯선 이방인인데도 어머니 마음처럼 따뜻하게 우릴 대해주신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앗!! 또 메뉴판을 못 찍었어요 ㅜㅡㅜ
한라산 등반하고 배가 고파서 밥 먹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제주도 여행 중 밥값이 부담스럽고 바깥음식이 부담스러울 때는 여길 추천해드립니다.
무엇보다 혼자 여행 중에 너무 서러운데 배가 고플 때 사람의 정이 그리울때, 여길 찾으면 더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