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편의 소설의 공통적인 내용은 "슬픈 이별"입니다.
그러나, 슬프지만 않은, 따뜻한 여운이 깃들고 추억을 머금은 슬픈 이별이에요.
소설이니까 슬픈이야기도 따뜻하고 아름답게 느껴질지 모른다구요?
그럴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 삶에서 우리가 너무 높은 이상을 좇는다는 생각은 들지 않던가요?
사랑을 영원히 함께해야하고 같은 공간에 같이 있으면서 같이 눈을 뜨고 눈을 감길 바라잖아요.
집착하듯 가지려하고 만족하려하고 사랑하려합니다.
이상에 좇으려고 허덕이고 살아가고
그런것들이 진짜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공허함, 박탈감, 그리고 상실감과 조우하지요.
하지만, 세편의 소설을 통해서 느낀 것은,
소설 속에 일들처럼,
우리들는 생각치도 못한 일들과 직면하게 되고,
그 상황을 이겨내야하는 일들 투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어진대로 살아가고 사랑하는 것-
함께할 수 있을때 최선을 다해서 진심으로 사랑하고
함께할 수 없을 때는 함께하는 것과 같이 사랑하고 살아가는 거예요.
잃었다고 해서 만날 수 없다고 해서 가질 수 없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이 난 것처럼 살아갈 필요 없다는 것을 알게 된것이지요.
*
결정적으로 인생의 매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던 것은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의 여주인공 헤이즐이 어거스터스의 선 장례식을 위한 추도문에서 입니다.
수학적으로 무한대를 이야기 하더라구요.
"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할 수는 없으니까 수학 이야기를 할게요. 전 수학자가 아니지만, 이건 알아요.
0과 1사이에는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습니다. 0.1도 있고 0.12도 있고 0.112도 있고 그 외에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죠.
물론, 0과2사이라든지 0과 100만 사이에는 <더 큰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습니다.
어떤 무한대는 다른 무한대보다 더 커요.
...(중략)..제가 가진 무한대의 나날의 크기에 화를 내는 날도 꽤 많이 있습니다.
전 제가 가질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숫자를 원하고,
아, 어거스터스 워터스에게도 그가 가졌던 것보다 더 많은 숫자가 있었길 바라요.
하지만, 내 사랑 거스,
우리의 작은 무한대에 대해 내가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지 말로 다할 수가 없어.
난 이걸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바꾸지 않을 거야.
넌 나한테 한정된 나날 속에서 영원을 줬고, 난 거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해
p. 272-273<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우리는 양적으로 많이 가지길 원하지요.
소설속 헤이즐도 그러했구요.
하지만 우리인생은 각자 가질수 있는 만큼 누리고 살아갈 수 있지만, 그걸 인정하긴 참 싫죠.
그러니 상실감과 박탈감은 우리에게 허탈함과 상처를 안겨준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우리는 우리가 주어진대로 누리고 그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 진심 그리고 사랑을 느껴야 하는데,
그것마저 작다고 불평하지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짧은 것이 아니라 무궁무진한 무한대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현실을 즐기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이상적인 현실이 아닌,
지금의 우리현실에선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어거스터스로부터 사랑을 듬뿍받았던 헤이즐은, 사랑받았던 느낌으로 오히려 병이 더 호전되었을 것이고,
아름이는 살아있는 동안 엄마아빠 사랑을 듬뿍받아서 천사가 되어서도 행복했을거에요.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던 틴윈과 미밍은, 떨어져 있던 그 시간동안 같이 있다고 믿어서
많이 그리워하지 않았을 거에요-
이들에게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좋겠다 사랑받아서-"였습니다.
그 사랑이 제 가슴을 아주 차분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줬어요.
내 주변사람에게 따뜻한 눈길과 말한마디를 건데줄 수 있는 그 순간이
우리에겐 행복이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순간이라 생각하니,
제 자신은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더라구요.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요.-
written by YOUNGME KIM
[펌글 http://blog.naver.com/freed77/220116815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