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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동원 악기들의 대장 그렇다면 '악기들의 왕'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현대에는 피아노를 일컬어 '악기의 왕자'라고 한다. 그 이유는 모든 음악 이론이 피아노의 음계 구조를 중심으로 설명되고 있고, 피아노의 음역은 모든 악기들의 음역을 거의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아노로 그 어떤 악기의 파트도 작곡, 편곡, 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성과 음계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고대 음악에서는 리듬과 선율 악기가 중심이었고, 전체 악기들의 기준을 잡아주기 위해서는 일단 소리가 큰 악기여야 했다. 수금과 비파가 성경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악기이지만, 이들의 약점은 작은 크기에서 오는 음량의 열세였다. 그래서, 비파와 수금은 회중 예배에선 그 소리가 작아 예배를 인도하기에 좋은 악기는 아니다. 그래서, 적은 음량을 키우기 위해선 수금과 비파를 여러 대 합쳐서 유니슨으로 연주해야 했다. 그러나, 여러 악기들로 동시에 같은 신호를 줄 수 없었기에, 한 사람이나 몇 사람의 리더에 의해 예배 인도와 음악적 신호가 주어져야 했는데, 바로 그런 용도로 쓰기에 합당한 악기가 있었으니 바로 제금(提琴)이다. 제금은 히브리 원어로는 '메칠타임(metsiltayim) 또는 첼첼림(tseltselim)'이라고 하며(히브리어를 영어로 음역한 것이므로 여러 가지 스펠링이 존재함), 신약 시대에는 헬라어로 '쿰발론(kumbalon)'이라고 했는데, 바로 이 단어에서 영어의 '심벌(cymbal)'이란 단어가 파생되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세 가지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데, 위의 두 사진들과 같이 약간 작은 크기의 한 쌍의 심벌을 수직으로 치는 것과, 오늘날 드럼이나 오케스트라의 심벌과 같이 직경이 비교적 큰 한 쌍의 심벌을 수평으로 치는 것이다. 제 3의 의견은 위의 두 경우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손가락에 매고 치는 finger cymbal 스타일에 가까왔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는 제금의 처음 모양은 핑거 심벌 스타일이었다가, 음악의 발전과 함께 더 큰 소리를 낼 필요 때문에 점점 크기가 커졌다고 본다. 연주의 기준을 잡는 악기 악기는 싱어들의 리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싱어들이 어떤 음과 템포로 불러야 할지를 미리 정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금은 악기들의 리더 역할을 하는데, 이는 악기들은 이미 자기 음정을 낼 수 있으니, 음을 잡아줄 필요가 없이 템포와 박자, 그리고 시작과 끝만 알려 주면 되는 것이다. 다윗 시대로 돌아가 제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보자. "또 레위 사람을 세워 여호와의 궤 앞에서 섬기며 위 말씀은 다윗이 법궤를 모셔 오던 때의 기록인데, 여러 레위 사람을 세워 노래와 비파와 수금을 치게 했지만, 그 두목(리더)인 아삽에게는 제금을 '힘있게' 치는 일이 맡겨진 것을 볼 수 있다. 밴드에서든 오케스트라에서든 리듬 악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다윗 왕도 음정이 있는 다른 악기들을 지휘할 수 있도록 큰 소리와 높은 소리가 나는 제금을 당시의 예배 인도자들에게 맡긴 것이다. "노래하는 자 헤만과 아삽과 에단은 놋제금을 크게 치는 자요(역대상 15:19)." 성경에 나타난 제금의 연주법은 이와 같이 크고 높은 소리가 나게 힘있게 치는 것이었으며, 이 모든 주법은 하나님이 부여하신 리더쉽을 상징한다.
"건축자가 여호와의 전 지대를 놓을 때에 제사장들은 예복을 입고 나팔을 들고 아삽 자손 레위 사람들은 제금을 들고 서서 이스라엘 왕 다윗의 규례대로 여호와를 찬송하되(스 3:10)" 위 말씀을 보면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드렸던 예배와 비교하면 최소한의 악기로 성전 재건 예배를 드렸던 것을 알 수 있다. 즉,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악기로 드려졌는데, '나팔'은 하나님의 음성과 말씀, 곧 하나님께서 갖고 계신 리더쉽을 상징하며, '제금'은 그 하나님에 의해서 인간에게로 부여된 리더쉽을 상징한다. 하나님의 리더쉽과 인간에게 주신 리더쉽, 이 2 가지가 성전 재건의 기둥이 된 것이다. 사실은 성경을 잘 살펴 보면 '금속(금, 은, 놋, 철...다니엘서의 느부갓네살의 꿈에 나타난 신상을 한번 생각해 보라!)'이 리더쉽과 주권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인데, 그래서, 나팔과 제금처럼 금속으로 만들어진 악기는 리더쉽을 영적으로 상징하는 것이다.
헤만과 아삽과 에단은 제금 외에도 여러 가지 악기를 다루었다. 이들 3명 모두 훌륭한 싱어였으며(위에 인용한 말씀) 시편 작곡가였고, 비파와 수금도 연주했다(대하 5:12). 그러나, 이들에겐 '제금'이란 또하나의 임무, 즉, 다른 악기들을 주도하는 리더쉽이 맡겨진 것이다. 다른 악기들을 지휘하기 위해서는 그 악기들에 대해서 능하지 않으면 안된다. 제금을 치며 예배를 인도했던 아삽과, 헤만, 그리고 에단은 그래서, 여러 악기들 및 보컬에 능한 리더들이었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이다. 참된 리더쉽은 자기 분야 외의 것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거나 미루어 버리는 것이 아니다. 참된 리더쉽은 모든 분야에 능하지만, 그 각 분야를 직접 하지 않고 합당한 자들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이다. 못해서 맡기는 것은 리더쉽이 아니다. 우리의 참된 리더이신 하나님께서는 그분이 못 하시거나 하기 싫으신 일을 우리에게 위임하신 것이 아니시다. 그분은 그분이 혼자 하실 수도 있는 모든 일들과 기뻐하시는 일들을 우리에게 맡기셨다. 이것이 참된 리더쉽이다. 다윗 왕 당시에 예배를 주도했던 '예배 인도자의 악기'인 제금은 오늘날에는 드럼 세트의 여러 심벌로, 그리고 오케트라에서 격정적인 절정을 알리는 한 쌍의 심벌즈로, 때로는 웅장한 징(gong)으로 여전히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