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과 한국의 다른점
* 글 / 류배상 (2006. 9. 11) *
네팔에 살며 느꼈던 서로간의 다른 점들입니다. 생각나는 대로 계속 추가하겠습니다.
1. 카스트 제도가 있다.
카스트 제도는 사람의 직업을 세습적으로 정해주는 제도인데 네팔의 현재 헌법 상에는 카스트 제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카스트가 엄연히 존재한다. 카스트가 다른 사람들
끼리는 결혼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심한 경우에는 서로 말을 하는 것도 꺼린다. 그런데 카트만두 등
대도시 사람들에게 "네팔에 카스트 제도가 있습니까?" 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No' 라고 대답
을 한다. 다른 외국인들이 자기들의 풍습을 이상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상세한 대답을 해 줄 필요
가 없어서 그렇게 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굳이 다른 설명을 할 필요가 없으므로...
2. 차량이 좌측통행을 한다.
일반적으로 왕이 있는 국가나 또는 그들이 통치했었던 곳에서는 차량이 좌측통행을 한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영국, 일본, 태국, 인도 등이다. 네팔 또한 인도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어서 모든 차량들이
좌측통행을 한다. (차량 운전대가 반대쪽에 있으므로 처음에 운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도로를 건널
때에는 한국과 반대 방향인 우측을 항상 먼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또한 도로에는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분명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길을 걸어 다닐 때는 항상 모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 화장실에서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네팔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일을 본 후에 물과 왼손을 사용해서 항문을 닦는다. 한국의 비데와 같은
개념이 아니고 직접 그곳에다 물을 뿌려가면서 왼손으로 깨끗이 닦아낸다. 그래서 네팔사람은 치질이
거의 없다. 일을 본 후에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으므로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도 전혀 없다.
네팔에선 왼손으로는 불결한 일을 하고 오른손으로는 밥을 먹거나 좋은 일들을 한다. 그래서 사람들에
게 물건을 주거나 받을 때에는 항상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이 예의이다.
(그럼 류배상도 손으로...?? 너무도 깨끗한 느낌이 들어서 당연히 손으로 해결한다)
4. 토요일이 일요일이다.
네팔에서는 토요일에 대부분의 상점들이 휴업을 한다. 토요일이 한국적인 개념의 일요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토요일에 문을 닫고 일요일에는 정상 영업을 하는 곳이 많다.
5.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
힌두교에서는 소를 신성시한다. 그래서 네팔에서는 소를 죽이는 일을 금하고 있다.
네팔의 국교는 힌두교이다. 전 국민의 90% 정도가 힌두교를 믿는다.
네팔 사람들은 소고기 먹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떻게 신성한 동물을 먹는다는 말인가?
그런 이유로 힌두교도들은 소고기 먹는 사람들을 불가촉 천민과 비슷하게 여긴다. ^^ 그럼 네팔에서는
소고기 요리를 전혀 구경할 수 없다는 말인가? 아니다. 한국식당에 가면 불고기 메뉴가 있고, 백화점에
가면 외국에서 수입한 소고기를 판다. 참고로 네팔사람들은 소고기, 개고기를 먹지 않고 염소, 닭,
돼지, 비둘기, 물소를 먹는다.
6. 바다가 없다.
네팔은 4면이 육지로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바다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흔히 먹을 수 있는 생선을
구경하는 일이 쉽지 않다. 네팔의 북쪽은 히말라야 산맥이고 그 너머에는 티벳(Tibet)이라는 나라가
있다. 서쪽과 동쪽, 남쪽은 인도라는 나라와 경계를 이룬다. 이런 이유로 인하여 네팔 사람 중에서
바다를 구경해 본 사람은 전 인구의 5% 미만이다.
7. 여러 인종이 살고 있다.
한국은 단일 민족이라 말한다. 반면에 네팔은 66개 종족으로 구성된 다 민족 국가이다.
(알려지지 않은 종족이 더 있을 수도 있다. ^^) 그래서 언어도 다양하다. 언어학자들 발표에 의하면
네팔에는 30여개 언어가 존재한다고 한다. 산간벽지에 들어가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네팔 말이 서로
통하지 않는다.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민족은 크게 인도에서 넘어온 아리안 계통과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온 몽골리안으로 분류된다. 참고로 네팔 상류층 사람들은 영어로 말하기를 좋아하고, 네팔 사람의
평균 수명은 54세 정도이다.
8. 웬만한 도시에서는 눈을 구경할 수가 없다.
한국 사람들의 생각에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겨울에 엄청 추워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네팔의 대도시인 카트만두(해발 1,350m), 포카라, 버이라와 등에서는
한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않으므로 눈을 구경할 수가 없다. 네팔은 아열대 기후다.
카트만두 등의 대도시에서는 아열대 식물인 바나나, 파파야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9. 한국과 3시간 15분 시차가 있다.
한국 시간이 오전 9시 15분이면 네팔은 오전 6시다. 정확히 3시간 15분이 한국보다 늦다. 처음 네팔에
왔을 때 조금 의아했다. 시차가 3시간이면 이해를 하겠는데 왜 15분이 더 붙었을까? 일반적으로 국가
의 표준시간은 30분 또는 1시간 시차를 두는 것이 관례인데 네팔은 대국 인도와 차별을 두기 위해서
15분 시차를 두었다고 네팔 친구가 귀띔을 해줬다.
10. 많은 사람들이 네팔 고유의 숫자를 사용한다.
우리는 1,2,3,4,5 등의 숫자에 길들여져 있다. 그런데 네팔에 오면 아니 놀랠 수가 없다. 네팔 차량의
번호판이 모두 처음 보는 글씨들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네팔의 화폐에도 네팔 고유의 숫자가
쓰여 있는데 9자와 1자가 매우 혼동스럽다.
네팔의 통화는 루피(Rupee)와 파이사(Paisa)로 나누며 1루피는 100 파이사입니다. 지폐종류는
1, 2,5,10,20,50,100,500,1000 루피권과 동전의 종류는 25,50파이사와 1,2,5,10루피가 있습니다.
지폐를 사용할 때는 지폐의 전면에 네팔고유의 숫자로 표기되어 있으므로 뒷면의 아라비아 숫자를
꼭 확인하고 사용하셔야 합니다. 한국에서 네팔통화로 직접 환전하실 수는 없고 US 달러로 준비해
나가신 다음 현지의 은행 또는 공항환전소에서 네팔통화로 환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US달러 현금과
여행자수표 모두 다 사용가능하며, 여행이 끝나고 네팔 루피(Rupee)를 US달러로 재 환전을 원할 때는
트리부반공항에서만 가능하며 환전한 영수증을 반드시 제시하여야 하며 영수증에 기재된 금액의 15%
만 가능한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비자나 마스터 등 해외에서 상용되는 신용카드는 네팔현지의
큰 호텔이나 음식점, 규모가 큰 쇼핑센터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달러로 현금 서비스도 받을 수 있습니다.

11. 하루에 두 끼 식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네팔사람들은 찌야(밀크티) 라고 불리는 차를 마신다. 찌야는 보통 홍차에다 우유,
설탕을 넣어서 끓인 차를 의미한다. 오전 11시 경에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저녁 식사는 오후 7시경
에 한다. 밥은 우리가 안랑미, 월남쌀이라고 부르는 길쭉한 쌀을 사용한다. 그리고 두 끼 식사 중간에
간식으로 찌야를 마시거나 볶은 콩을 먹는다.
12. 교육 제도가 조금 다르게 편성되어 있다.
네팔의 교육제도는 3 (유치원) + 5 + 3 + 2 + 2 + 3 (BA 과정) 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10학년을
마치면 +2 (11, 12학년) 또는 ISC/IA (2년) 과정을 거쳐 BA 과정(3년, 학과에 따라 4년 과정도 있다)
으로 넘어간다. 네팔에서 초급대학(College)에 다닌다고 하면 11, 12학년을 다니고 있다고 보면 된다.
13. 왕(King)이 있다.
네팔에는 왕이 있다. 왕이 행차를 할 때는 네팔의 중심가 도로가 모두 통제되며 사이렌을 울리는 차량
이 앞뒤에서 경호를 하고 시내 도로를 달린다. 카트만두 중심은 왕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왕궁이다.
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타멜(Thamel)이라는 도시는 바로 왕궁 옆에 있다.
14. 온돌방이 없다.
네팔에는 잠을 자는 방에 난방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또한 온돌방이 없어 겨울에 얼은 몸을 살살 녹여
줄 곳을 찾기가 힘들다. 카트만두는 한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없어 난방보일러를 사용하는 집
이 없다는 것이다. 사용해봤자 가스난로 또는 석유난로 정도이다. 대부분 그냥 두꺼운 이불 하나 덮고
겨울을 지낸다.
15. 찌개 남비에 함께 숟가락을 담그는 일이 없다.
한국처럼 부대찌개 하나 끓여놓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숟가락을 함께 담그는 모습을 네팔에서는 볼 수
없다. 그리고 본인이 먹고 있던 음식을 다른 사람에게 덜어주면 그 것 또한 큰 실례가 된다. 상대편의
숟가락이 닿은 음식을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것이 네팔사람들의 식습관이다.
병의 물도 입을 대고 서로 나눠 마시지 않는다.
16. 철도, 기차, 지하철 등이 없다.
네팔에는 철도와 기차가 없다고 대답하면 95% 맞는 대답일 것이다. 네팔 남부의 도시 '저넉푸르'에
길이 51km의 소규모 철도가 인도와 연결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를 갖고 네팔에 철도가 있다고
말을 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네팔 사람들은 주요 도시로 이동을 할 때 로컬 버스를 대부분 이용
하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다소 비싼 경비행기를 탄다.
17. 밤에 집 밖에다 승용차를 주차하는 일이 드물다.
카트만두, 포카라 등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밤에 집 밖에다 승용차를 주차해둔 채 잠을 자는 일이
거의 없다. 차는 항상 집안에다 주차를 시킨다. 그러므로 카트만두에서 밤에 주차를 하지 못해 동네를
몇 바퀴 도는 일은 결코 없다. 골목길은 항상 비어 있다. 네팔에서는 승용차 값이 엄청 비싸서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승용차를 소유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승용차는 아주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18. 대중목욕탕을 찾기 힘들다.
특급호텔에 사우나 시설을 겸한 목욕탕이 있기는 하지만 1회 이용에 보통 한화 15,000 ~ 20,000원을
받는다. 그래서 일반 서민들은 특급호텔의 목욕탕을 이용하는 일이 거의 없다. 한국처럼 목욕이 대중화
되어 있지 않아 사람들은 그리 불편을 느끼지도 않는다. 목욕은 모두들 집에서 한다.
19. 네팔 고유의 달력을 사용한다.
네팔의 공식력인 '비끄럼'력으로 하면 올해가 2063년이다. 그리고 지금은 '멍실'이라는 달(月)이고,
네팔의 새해는 우리 달력으로 4월 중순 (버이삭月)에 시작된다. 네팔 사람들은 전통 행사에
비끄럼 달력의 음력을 따르고 3~4년에 한 번 윤달도 있다. 일반 네팔 사람들에게는 '2005년' 보다
'2062년'이 훨씬 더 익숙하다. 네팔의 12달 이름은 버이삭, 제트, 어살, 사운, 바드러, 어소즈,
까르띡, 멍실, 뽀우스, 마그, 파군, 쩌이뜨러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