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를 아십니까?
맷돌의 손잡이.. 그걸 어처구니라고 합니다.
맷돌을 돌리려는데 어처구니가 없으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그래서 미쳐 생각지도 못한 황당한 경우를 두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한답니다.
맷돌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 사진은 좀 어처구니없지 않습니까?
위 사진은 아랍여성들이 맷돌을 돌리는 모습입니다.
두 여성이 어처구니를 잡고 있네요.
윗 그림은 구약성서시대 즉 고대 예루살렘에서 히브리인들이 맷돌질하는 모습입니다.
고대 예루살렘에서는 저녁때가 되면 집집마다 맷돌돌리는 소리가 사방에 가득했다고 합니다.
위 그림은 바이킹여성이 냇돌질을 하는 모습입니다.
맷돌이 유럽에 전파되면서 영어로는 Rotary Quern이라고 이름지어졌지요,
맷돌=Quern (발음은 '꿔~ㄹ언) ,
그런데 'Quern'이라는 언어의 기원은 아무도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셈어도 아니요, 인도, 유럽어도 아니고,드라비다어도 아닌데 정말 아무도 왜 그걸 '꿔~ㄹ언'이라 부르는 지 모른다는 겁니다.
그리고 누가 어디서 언제 어떻게 이런 회전맷돌을 발명했는지도 역시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회전맷돌은 아득한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 그 원형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살아있는 첨단 고물(?)인셈인데
고대에는 소수 엘리트층만이 이 회전맷돌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고학자들은 이 회전멧돌을 발명한 집단을 찾으려 애를 씁니다.
바로 고대 문명의 중요한 세력들일 수 있기 때문인 것이죠.
아래 사진은 BC3000년경 독일 남부에서 발견된 어처구니가 빠진 맷돌입니다.
그러나 가장 오래된 맷돌이 발견된 곳은 이란영역인 '우라르트'라는 고대 지역으로서 과거 'Hurri /Kurri'라는 고대인들이 활동하던 지역이었지요.
그래서 고고학자들은 아마도 이 회전맷돌이 서남아시아 레반트문화권에서
BC3,000~BC5000년 경에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학자들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상황과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콜럼버스 도래이전부터 바로 이 회전맷돌을 쓰고 있었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회전맷돌의 기원은 아주 까마득한 시기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고: [DeBoer, W. 2001 Of dice and women: gambling and exchange in Native North America, In Journal of Archaeological Method and Theory 8:215-268. ]
그런데 이 맷돌과 관련해서 황해를 사이에 두고
중국 동남부 소수민족들과 우리 민족간에 아주 똑같은 전설이 있습니다.
바로 큰 홍수로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다 죽고 오누이만이 산 꼭대기에 살아남았는데 남매간에 결혼을 해도 좋은 지 신에게 묻고자 각자 암맷돌과 수맷돌을 굴렸더니 '떡'하니
붙어서 이를 신의 허락으로 여겨 결혼하고 오늘날 인류가 세상에 다시 퍼져 나갔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BC8000년전 황해평야의 침수로 이동한
중국동남부와 한반도의 proto- 桓族 신화라고 생각합니다.
맷돌과 관련된 가장 이른 시기의 신화소가
바로 우리 한겨례에 남아있다는 것이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일까요?
맷돌에 꼭 필요한 '어처구니'입니다. 어처구니가 없으면 맷돌의 가치를 잃습니다.
우리도 '어처구니'가 없는 인간이 되지 맙시다.
그런데 이제 이것도 이제는 믹서기에 밀려박물관에서나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세상'입니다.
** ‘어처구니’는 본래 상상 밖으로 큰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용례) 어처구니없다 => <속어> 어이없다" 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 '어처구니'50센티도 채 안되는 작은 것입니다.
경복궁같은 조선시대 궁궐의 전각(殿閣)이나 남대문같은 문루의 기왓지붕을 자세히 보면 사람이나 갖가지 기묘한 동물들의 모양을 한 토우(土偶 : 흙으로 만든 인형)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는데 이를 '어처구니'라고 합니다.
'어처구니없다' 가 '어이없다'와 동일하게 사용된 유래는 궁궐, 또는 성문을 짓는 와장(瓦匠)들이 지붕의 마무리 일로 어처구니를 올리는데, 이걸 실수로 잊어버리는 바람에 없는 경우 '어처구니없다'란 말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어처구니를 궁전 건물과 궁궐과 관련된 건물에 한정해서 설치했기 때문에 아마 곧잘 잊어버렸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처구니없는 것이 와장(瓦匠)의 입장에서 볼 때는 건축상의 아주 사소한 실수일지 모르지만, 왕이나 왕족 등의 입장에서 볼 때는 주술상으로 의미있는 왕조(궁궐) 위엄과 건물 안전에 대한 중대한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 어처구니는 바윗돌을 부수는 농기계의 쇠로 된 머릿부분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막대 부분이 나무라서 돌을 부수다 보면 종종 부러질 때가 있는데 이럴 때면 그 머릿부분을 잃어버려서 일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한편 일부에서는 궁궐이나 성문 등의 기와 지붕에 있는 사람이나 갖가지 기묘한 동물들의 모양을 한 토우(잡상)들을 가리킨다고도 합니다. 궁궐을 짓는 와장(瓦匠)들이 지붕의 맨 마무리로 어처구니(또는 잡상)을 올리는데 이것이 실수로 빠져(누락되어)있는 경우에 어처구니 없다란 말을 사용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