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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으로는 성경책을 산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표지가 낡아서 여기 저기 벗겨져 속살이 보이고 있다. 성경 어느 곳을 펼쳐도 색연필, 형광펜으로 표시 안 된 곳이 없다. 볼펜으로 여기 저기 기록한 것들이 있어 성경을 새로 구입해서 다시 말씀을 보려고 해도 너무 익숙해져버린 이 성경책을 내 손에서 도저히 뗄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낡은 겉표지만 새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성경책 겉표지만 갈면 계속해서 이 성경책을 볼 수 있겠다는 좋은 아이디아가 떠올랐다. 인터넷으로 성경책리폼 하는 곳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꽤 많은 곳에서 성경책 리폼을 하고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성경책 사이즈는 가로 16CmX 세로23Cm X두께 5Cm 로서 지퍼형 특대 사이즈이다. 그런데 이 표지를 가죽으로 교체하고 싶어서 알아보았더니 성경책을 두 권이나 살 수 있을 정도의 비용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이 성경책을 고수해야 하나? 아니면 성경책을 새로 구입해서 다시 시작해야 하나?..아니면 성경책을 볼 때 색연필로 표시하는 이 습관을 버려야 하나?..
솔로몬이 성전을 짓고 모든 성물들을 제작한 후 언약궤를 다윗 성에서부터 메어 올리고자 족장들을 예루살렘으로 소집한다.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처럼 궤를 수레에 싣고 오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레위인들로 하여금 궤를 메고 올라와 지성소에 내려놓고 그 위에 그룹들의 날개 아래에 덮게 한다. 그런데 그 언약궤 안에는 두 돌판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10 궤 안에는 두 돌판 외에 아무것도 없으니 이것은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서 나온 후 여호와께서 그들과 언약을 세우실 때에 모세가 호렙에서 그 안에 넣은 것이더라’
언약궤의 역사를 보면 이스라엘의 역사를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대로 모세가 그 양식대로 브사렐과 오홀리압을 통해 만들게 된다. 그 언약궤는 광야에서 이스라엘과 함께 하면서 십계명이 새겨진 두 돌판과 아론의 싹 난 지팡이와 만나를 담은 항아리가 들어있었다. 그런데 솔로몬의 성전에 옮겨진 언약궤 안에는 두 돌판 밖에는 없었다. 아마도 출애굽부터 지금까지의 언약궤가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면서 두 가지가 소실이 되었던 것 같다. 언약궤는 모세가 죽고 여호수아의 지도하에 제사장들이 메고 요단강을 건너는 기적을 경험하게 되고 가나안 땅에 들어와 여리고 성을 무너뜨리게 된다. 가나안 땅이 정복되고 언약궤는 실로에 있는 성막에 보관되지만 홉니와 비느하스가 블레셋과 전투할 때 전쟁터로 가지고 갔다가 그만 블레셋에게 빼앗기고 만다. 하나님꼐서 블레셋의 다곤을 치신 후 언약궤를 다시 벳세메스의 여호수아의 집에 머물게 하신다. 벧세메스 사람들이 여호와의 궤를 들여다 봤다가 그만 많은 백성들이 죽임을 당하고 다윗이 다윗 성으로 옮겨오기 까지 기럇여아림의 아비나답의 집에 20년동안 머물게 된다. 다윗의 실수로 언약궤를 옮기는 과정에서 잠시 웃사가 죽고 잠시 오벧에돔의 집으로 옮겨졌다가 다윗 성으로 옮겨지게 된다. 그리고 압살롬이 반역했을 때 언약궤를 옮기려고 했지만 다윗의 명령으로 ) 사독과 아비아달이 하나님의 궤를 다시 예루살렘으로 도로 메어다 놓음으로 솔로몬이 성전을 짓고 지성소로 옮기기 전까지 다윗의 장막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언약궤의 이동 경로를 보면 이스라엘의 역사를 볼 수 있다. 모세가 성막을 다 짓고 증거판을 궤 속에 넣고 채를 궤에 꿰고 속죄소를 궤 위에 두고 그 궤를 성막에 들여놓고 가리개 휘장을 늘어뜨려 그 증거궤를 가린다. 성막과 제단 주위 뜰에 포장을 치고 뜰 문에 휘장을 단다. 그렇게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다 마지가 구름이 성막을 덮으면서 여호와의 영광이 그 성막에 충만하게 되었다. 하나님은 솔로몬이 성전을 완공하자 역시 구름으로 성전을 채우신다. 여호와의 영광으로 그 성전을 가득채우신다.
그런데 솔로몬은 왜 언약궤를 새로 만들지 않았을까? 다른 모든 것은 다 새롭게 제작했으면서 왜 언약궤는 새로 만들지 않았을까? 그리고 언약궤 안에는 아론의 싹 난 지팡이와 만나를 담은 항아리는 사라지고 두 돌판만 남아 있었던 것일까? 모세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말씀이었다. 이 두 돌판은 하나님이 친히 기록해서 모세에게 주신 말씀이었다. 처음 것은 그들이 언약을 지키지 않음으로 모세가 던져서 깨뜨려 버렸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셔서 다시 주신 언약의 말씀이었다. 그 언약은 변하지 않았다. 그 언약을 담았던 궤도 모세 때 만든 그 언약궤를 그대로 솔로몬이 지성소에 모시고 있다. 그리고 모세 때와 같이 동일하게 성전에 하나님의 영광으로 가득채워주시고 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나의 고민이 해결되었다. 성경책을 새로 구입해서 다시 시작하는 것 보다는 비용이 좀 들지만 겉표지를 리폼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10 궤 안에는 두 돌판 외에 아무것도 없으니 이것은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서 나온 후 여호와께서 그들과 언약을 세우실 때에 모세가 호렙에서 그 안에 넣은 것이더라> 내 인생에 있어서 첫 번째 성경책은 평신도 때 성경말씀이 너무 궁금해서 보기 시작한 톰슨 주석 성경이었다. 두 번째는 신학교에 들어가서 성경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정성들여 본 성경이었다. 세 번째는 교회를 개척하고 새롭게 보기 시작한 성경책으로 벌써 9년의 세월이 흘렀다. 겉표지가 낡아서 다 떨어지고 있고 손에 익숙해서 새로운 성경으로 바꾸고 싶지만 이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이 내게 주신 은혜의 말씀들로 가득하기에 겉표지만 리폼하기로 했다.
사랑의 주님! 시간의 흐름 속에 성경책의 겉표지는 여기 저기 떨어져 낡아 버렸지만 그 안에 기록된 주님의 말씀은 변함이 없고 색연필과 형광펜과 볼펜의 흔적 속에 저에게 주신 은혜가 있기에 오늘도 이 귀한 성경책을 소중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와 함께 했던 언약궤 안에는 하나님이 친히 기록해 주신 두 돌판 외에는 아무것도 없듯이 제 인생에 있어서 함께 했던 이 성경책들 속에 주의 은혜의 말씀만 남게 하옵소서. 오늘도 제 심령 안에 기록해 주신 이 언약의 말씀“나의 성실함과 인자함이 그와 함께 하리니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그의 뿔이 높아지리로다”(시89:24)을 붙들고 살아갈 때 주님의 성실하심과 인자하심으로 가득 채워지는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