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박종철인권상 시상에 즈음하여
안승길((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회장)
박종철 열사의 의로운 죽음이 있은 지 어언 2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사실상 한 세대가 지난 오늘 감회가 새롭습니다.
박종철 인권상은 지난 2003년 제정되어 시행되어 온 이래 올해로 8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동안 ‘희망버스’의 상징인 김진숙 민주노총부산본부 지도위원, 사진작가 이시우 씨, KTX여승무원노조 등 국가권력의 부당한 폭압에 맞서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나 단체에게 그 뜻을 기리고 응원하는 의미에서 시상을 해 왔습니다.
박종철 인권상은 이를 통해 우리 사회 민주화의 결정적 분수령이 되었던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한 박종철 열사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고, ‘약속’와 ‘신의’를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히 여겼던 ‘박종철 정신’을 되새기면서 국민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역할도 해 왔습니다.
이명박정권이 들어선 이후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돌아가신 지 23년이 지난 2010년에는 양천서 고문사건이 터져 나와 모두를 경악케 하였고, 민간인불법사찰 문제는 지금 이 시간에도 정국의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날로 가중되고 있는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되고 있는 죽음의 행렬을 끝장내고자 하는 민중들의 몸부림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6월의 완성, 99%의 승리”가 절실한 올해, 제8회 박종철인권상 수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작업은 대단히 어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치열한 경합 끝에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 노동자 김석진 씨에게 어떠한 형태로라도 격려의 뜻을 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져 김석진 씨에게 이 상을 수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아울러 비록 올해는 그 수상대상자가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사회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분이나 단체, 이번 제8회 박종철인권상 수상대상자를 추천해주신 여러분들, 시상에 뜻을 같이 하여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무쪼록 박종철인권상이 이 땅의 민주주의와 생존권을 포함한 인권을 짓밟는 무리들에게 경종이 되어 궁극적으로는 인권상의 대상을 찾기가 매우 힘들어지는 그러한 날이 하루빨리 도래하기를 기도해 봅니다.
끝으로 올해 6월항쟁 25주년을 맞이하여 이번 박종철인권상 시상식을 이끌어주신 6월항쟁25주년행사국민추진위원회 관계자 여러분과 본 시상식을 후원해 주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포함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척박한 현실에서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정의는 살아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