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기맥-7구간 산행기
일자 : 2009년 2월 5일
코스 : 오두재(아크로 골프장)-궁성산-개천산-탐진강 발원지-덕룡재-유치재-각수바위-바람재 안부-노적봉(바람봉)
참석자 : 네모, 산꾸러기
또 하나의 산줄기인 이곳 남도의 땅끝기맥을 졸업한다고 생각하니 새벽부터 가슴이 설레고, 마지막 구간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 월출산 천황사 입구에 있다고 해서 6시에 출발을 한다.
10여분을 달려서 가니 천황사 입구는 아직 암흑 천지다.
불이 켜진 곳은 아무데도 없다.
허탈하게 다시 영암읍으로 돌아왔지만 아직 영암읍에도 장사를 하는 곳은 없고 마침 오늘이 이곳 장날이라 장터 근처에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몇몇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아직 문을 연 식당은 없다.
하는 수 없이 LG 24시 마트에 들어가 컵라면과 두 개 남아 있는 삼각 김밥을 하나씩 나누어 먹고 출발을 한다.
오늘도 우리의 특기인 점심은 굶어야 할 것 같다.
산행을 하면서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제때 먹을 것을 먹고 쉴 때는 쉬어야 하는데 산줄기 산행을 하다보면 대부분 도시가 아닌 촌이다 보니 아침과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이 별로 없다.
아침 일찍 산행을 하려다보니 일찍 문을 여는 식당이 잘 없기 때문이다.
7시 아크로 골프장에 도착하여 주차장에 몰래 주차를 시키고 빠르게 산 들머리로 향한다.
7시 7분 아크로 골프장 입구에서 본격적인 땅끝기맥 마지막 구간을 시작한다.
날씨는 상큼하고 쾌청하다.
아직 일출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씨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크게 힘든 곳은 없다.
아무생각 없이 올라가는데 골프장에서 야생동물을 막기 위해 폭발물을 설치해 두었다는 경고판도 보인다.
7시 25분 궁성산 정상 헬기장에 도착한다.
표지기도 두 세 개 정도 보이고 길도 어느 정도 뚜렷해서 아무 생각 없이 헬기장에서 바로 직진을 한다.
조금 내려가고 있는데 방산님이 안부 전화를 하고 곧이어 일출이 시작된다.
나뭇가지 사이로 태양이 솟아 올라오고 있다.
사진을 찍고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저 아래로 저수지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저수지 수문이 어느 쪽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우측으로 계속 보아도 정상적인 길이 아닌 것 같아 다시 되돌아 궁성산으로 올라선다.
분명 정상에 표지기도 있고 해서 이곳 저곳 길을 찾아보지만 다닌 흔적도 없다.
그래서 우측 능선으로 한참 내려가 나무에 올라서서 보아도 이 능선도 아닌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다시 궁성산으로 올라선다.
다시 처음 진행했던 길을 따라 조금전 내려갔던 길을 지나 한참을 더 내려가니 저수지가 뚜렷이 보이면서 수문이 우측으로 나 있다.
다시 빽이다.
힘들게 궁성산(4번째)에 다시 올라 처음부터 다시 이어가기 위해 아크로 골프장으로 내려가다가 개천산 우측 능선에서 올라오는 아가씨 산꾼을 만나게 된다.
마루금은 그 곳으로 연결되는데 들머리가 흐릿하고 갈림길 입구의 표지기가 궁성산 방향으로 매달려 있으므로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궁성산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어찌 되었던 궁성산에서 길을 찾느라 4-50분 정도 허무하게 흘려보낸 것 같다.
8시 27분 이곳 개천산에서 탐진강 발원지로 내려가는데 지금은 겨울이라 어느 정도 길이 나 있지만 여름에는 길 찾기가 무척 어려울 것 같다.
가시잡목과 칡넝쿨이 엉켜 있는 곳이다.
이곳을 지나 대나무가 무성한 곳을 뚫고 나오면 우측으로 탐진강 발원 샘터가 위치하고 있는데 8시 34분이다.
지금은 가뭄이 심해 샘에는 물이 솟아 나오지 않고 말라있다.
임도를 지나 맞은 편 봉우리로 올라가는데 이곳 역시 가시잡목과 칡넝쿨이 나그네들의 발목을 잡는다.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는 봉우리를 오르내리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운학 회장님이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물으면서 안전산행을 당부하고 주위는 등산로를 정비하기 위해서 그런지 벌목을 했는데 등산로에 벌목한 나뭇가지들이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다.
354봉을 지나 다시 내림길이 이어지고 9시 9분 우측으로 포장도로와 논, 밭이 보이는 안부(기동재)에 도착하고 다시 오름이 시작되어 9시 26분 376봉을 힘들게 올라선다.
우측으로 한동안 아크로 골프장을 지척에서 바라볼 수 있다.
그런데 가시잡목과 오르내림이 심한 관계로 진행 속도가 너무 느려 이러다가 오늘 산행을 다 끝낼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
고만 고만한 봉우리를 오르내리다가 446봉에서 우측 능선을 버리고 좌측 산죽밭으로 내려선다.
한동안 내리막으로 내려서니 9시 46분 820번 지방도로인 나주 봉황면 덕룡과 영암 금정면 세류리를 연결하는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우측에 폐축사가 있다.
다시 맞은편 봉우리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데 등대지기님이 산행을 잘하고 있느냐면서 전화를 한 것이다.
그리고 10시 4분 덕룡산 갈림봉인 410봉에 올라서니 출입금지구역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성터 흔적이 남아 있다.
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진행하면 다시 세류촌에서 고산으로 이어지는 임도와 만난다.
다시 봉우리로 올라서니 10시 16분이다.
10분 후 다음 봉우리에 올라서고 난 후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10시 40분 송전철탑을 만나고 11시 덕룡재에 도착하니 우측에 동산마을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공터가 있고 한라남산님이 언제쯤 산행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물으면서 경주에 도착해서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한다.
11시 16분 봉우리 정상에 묘가 있고 억새로 뒤덮여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12시 10분 임도 사거리를 만난다.
이후 임도를 따르다가 12시 40분 봉우리에 올라서고 12시 46분 다시 다음 봉우리에 올라서니 좌측으로 꺾어지며 우측으로는 벌목이 한창이다.
벌목을 하다 보니 마루금에 나뭇가지가 뒤엉켜 진행에 방해를 많이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길 상태도 전반적으로 양호하고 진행속도도 많이 빨라진다.
13시 13분 유치재 직전 봉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23분 유치재에 도착한다.
이곳 유치재는 817번 비포장도로로 차량 통행이 가능하며 좌측의 우치와 우측의 소양을 연결하는 도로이다.
다시 398봉을 올라 점심으로 단팥죽을 먹는데 양이 부족하지만 어쩔 수 없다.
점심을 먹고 앞에 보이는 각수바위를 올라가야 하는데 직벽의 바위를 바로 오를 수 없기 때문에 우측으로 우회를 해서 급경사 지대를 올라간다.
14시 10분 각수바위 직전 담양전씨 묘를 지나 제자 정재수와 통화를 하고 14시 13분 각수바위에 올라선다.
각수바위에서 바라보는 주위 조망은 빼어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잠시 조망을 즐기다가 출발을 한다.
14시 27분 각수바위재에 도착하니 산죽 숲속에 이정목이 세워져 있으며 산죽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곧이어 3분 후 개바위등 이정목이 나오고 이후 한동안 잘 다듬어진 임도 수준의 산길을 따라 진행을 한다.
그러다가 550봉 오름길에 마루금은 우측 산 사면을 따라 진행하게 되고 임도 수준의 길이 나오지만 가시잡목이 많아 진행에 방해가 된다.
15시 마지막 봉을 올라서니 이제 노적봉도 지척이다.
잠시 내려갔다가 올라서면 땅끝기맥도 졸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들뜬다.
그런데 마지막 봉에서 바람재 안부로 내려가는데 표지기가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분명 이 길이 마루금이 맞는데도 불구하고 표지기도 없고 등산로도 희미하여 약간은 걱정도 되지만 이 길 외에는 없기 때문에 계속 진행하니 15시 15분 바람재 안부에 도착하고 여기 안부에는 알록달록한 표지기들이 많이 매달려 있다.
이제부터 경사가 심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졸업을 한다고 하니 마음이 편해서 그런지 크게 힘든 줄 모르고 올라선다.
15시 21분 드디어 노적봉에 올라서니 악명 높고 지긋지긋한 땅끝기맥도 끝을 맺는 순간이다.
이 순간을 위해 얼마나 힘든 순간들을 참고 견뎌 왔던가.
남도 특유의 잡목과 가시넝쿨, 수 많은 바위와 키를 넘는 풀들과 거미줄 그리고 먼 이동거리에 그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든가.
먼저 금성 택시에 전화를 하니 20분 내로 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남은 과일을 표지석 앞에 두고 마지막 감사의 절을 하고, 호남정맥 깃대봉 방향으로 잠시 진행을 하다가 운곡으로 내려가는 우측 계곡 길을 따라 내려선다.
운곡 마을에 도착하니 아직 택시가 도착하지 않아서 마을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서 내려오니 어제 우리를 태워주신 아주머니 기사분이 도착한다.
택시를 타고 오는 도중에 기사님이 가게에 들어가서 음료수를 사와서 먹으라고 하는데 우리가 점심을 먹지 못했다고 한 이야기를 듣고 배가 고플 것 같아서 사 주는 것이라 한다.
아크로 골프장에 주차해 둔 차를 찾아서 16시경 출발하니 남해 고속도로가 많이 막힐 줄 알았는데 흐름이 순조롭다.
21시경 경주에 도착하여 방산님 내외가 사 주신 곡차와 삼겹살로 한라남산님과 함께 뒤풀이를 하고 24시경 무사히 집에 도착한다.
정말 힘들게 땅끝을 마치고 나니 또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이번에는 어느 산줄기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가득 채운다.
그리고 그동안 신경 써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한 네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선생님. 땅끝기맥 완주하신거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정말 힘들었던 땅끝기맥 산행이었단다. 축하해 주어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