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아버님...
5남매의 맏이로 태어나시고...결혼과 더불어 또 5남매의 자녀를 두시어
그 어린 동생들과 자식들 출가시키느라 허리가 휘었을, 고생을 너무나 하신 분이다.
설악 이 시골에서 그래도 서울로 유학을 가셔 고등교육을 배우시고 대학입학을 목전에 두었으나
외도로 가정을 내팽겨치신 아버지(나에겐 시할아버지)를 대신해서 학업을 포기하고
가족을 책임져야만 하셨다.
동문들은 대학교수님이 되고 박사님이 되셨는데
시골로 내려와 농사를 짓는 운명을 받아들이셔서... 그때 제대로 교육을 받고 공부를 하셨다면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삶을 사셨을텐데.....
맏이의 어깨는 그렇게나 무거운 것이었나보다.
그 시절 큰 아들이란 존재는 엄마한테는 종교와도 같았을 터..
남편을 첩할머니에게 빼앗기고 아들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던 시할머니...
그 사이에 끼어 있는 울 시어머니는 이래저래 구박을 받을수 밖에 없는 처지였나보다. ㅎㅎ
있는 재산을 다 날리신 시할아버지와는 달리 아버님은 평생을 성실히 사셨다.
그도 그럴것이 어린 동생들과 태어난 자식들 입을 책임져야 하기에
뒤를 돌아볼 틈도 없이 달려만 오셨을거다.
이제 밥술 좀 먹고 사나 싶었을땐 세월이 많이 지난 후였을테니까.
우리 시아버님은 호기심이 섶*님 만큼이나 많으신 분이다.
새로운 문명을 두려워 하시지 않고 공격적으로 공부하신다.
아마도 이 마을에서 인터넷을 처음 배우시고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신 분이 우리 시아버지일거다.
벨소리도 내나이가 어때서로 바꿔 달라시는 분이다.ㅎㅎㅎ
몸은 어찌나 민첩하신지...
날다람쥐 같다고 하면 경망스러운 표현이 되려나?
암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 같으신 분이다.
새벽에 일어나시면 카페 마당을 비질해 주시고 꽃과 잔디에 물을 주시고
카페마당 옆에 텃밭에 가셔서 이것저것 일을 하신다.
아침식사를 하시고 또 밭에가서 무언가 일을 하시고
수시로 카페 주변을 살펴주시고 ....
며느리가 오고나서 아버님의 일은 두배로 늘어 났을것이다.
식사시간엔 온통 카페 이야기..날마다 바뀌는 에피소드로 화기애해 하다
마당에 차가 가득차면 마음이 흐믓하시댄다.
오히려 신이 난 건 아버님.
휴일에 주차공간이 모자르면 바로 옆 시댁 마당에 차를 대라고 주차요원을 자청하신다 ㅎㅎㅎㅎ
밤에도 마찬가지...혹시 있을지 모를 진상손님을 사전에 차단하고저 카페 주변을 맴도신다.
영업을 마치고 2층 불이 켜져야 비로소 안심하고 주무신단다.
며느리와 손녀가 와 있으니 주말에만 오는 소선촌을 대신해서 지켜주어야 한다 생각하시는것 같다.
이래저래 울 아버님은 책임져야 할 가족들이 너무나 많다 .
울 아버님은 이동네 패션리더다.
아들이 벗어놓은 옷들은 죄다 입으신다.
어제는 힙합할때 쓰는 모자(스냅백)를 쓰고 유니클로 후드짚업을 입으시고 왔다갔다 하신다.
키가 작으신 아버님은 영락없는 힙합소년이다 ㅎㅎㅎㅎ
가끔 소선촌이 집에 와서 일 하려고 옷을 갈아입고 나가면 아버님이 그걸 냉큼 입으셔서
도로 벗어달라고도 못하고 그냥 드리는 일들이 있다.
아들이 입는 옷이 멋져 보여서일까?
하루에 한번 꼴로 카페에 오셔서 날이 더울땐 시원한 음료를, 추워진 요즘엔 생강차를 달라고 하셔 드시고 가시는데
손님이 오면 센스있게 얼른 마시고 나가신다.
손님들이 누구시냐고 물어 시아버님이라고 답하면.
그 연세에 카페와서 차를 드시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라고 하신다.
그냥 공짜로 드시냐고 누군가 물어보기라도 하시면 돈 줘야지...하신다
그럴때 나는 잽싸게 그렇게 말을 한다.
"아버님 치부책에 적어놓을께요~~"
날마다 음료를 드시면서 며느리 덕에 생전 못먹어볼거 다 먹어본다며 행복해 하신다.
일부러 돈주고 사드리기도 할텐데, 내가 직접 하는데 무언들 못해드릴까...
지난 여름에 팥빙수를 만들어다 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시면서 비싼걸 자꾸 주냐...하신다
귀엽다...울 시아버지.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 했나?
제때 먹지도 못한다고 면소재지에 볼 일이 있어 나가시면 김밥 두줄을 사다 주신다.
그 사실을 안 시어머니는 며느리만 입이냐 나도 김밥 먹고싶다~하고 역정을 내셨단다.
김밥 두줄을 내가 다 먹나... 한줄을 갖다 드리니 니 시엄마한테 나 쿠사리 먹었다고
볼멘소리를 하신다.
그러니까 어머님도 챙기셔유~
요즘 세 여자(아내, 며느리, 손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시는 모양새다.ㅋㅋ
난 아버님이 별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들한테는 못 물어보는걸 내겐 물어보신다.
뭐든 거침없는 며느리임을 잘 알고 계셔서...
이 집안 사람들은 도통 커뮤니케이션이 되질 않는다.
아들은 아버지를 어려워 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어려워 하신다.
옆에서 지켜보는 내가 다 복장이 터질지경이니...
결국 참다 못해 내가 교통정리 해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가끔...그래 애비 생각은 뭐라는거냐? 물으시면
아버님 애비는요....라고 쫑알쫑알 말 많은 며느리는 한참을 떠들어 댄다. ㅎㅎㅎ
이 글을 쓰는 중에 아버님이 갖다 주신 군고구마...
오늘 메주콩을 쑤시는데 아궁이에 구우셨댄다.
에잉 너무 탔네요....주책처럼 입이 가벼운 며느리는 타박을 한다.
나 같은면 거참 갖다줘도 지랄이네...했을텐데
그치?그래두 껍질 벗기면 먹을만 할거다....라며 다독이신다
역시나 울 아버님 인격을 따라가자면 나는 한참 멀었당~
아버님 사랑해요~ 호호호
어제 오후..내리는 눈발을 바라보시며 생강차를 드시는 아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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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주 수다스런 며느리입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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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장사하는건 처음 보셔서 신기해 하고 흐믓해 하고 그러십니다.
매일 식사 시간에 오늘은 손님이 많았지? 오늘은 추워서 손님이 없지? 꿰뚫고 계신걸요 ㅎㅎㅎ
나두 그런 시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닷!!!!!!ㅎㅎ
섶골님은 이미 그런 시아버지 맞습니다....ㅎㅎㅎ
울 아버지 같아요.
부럽네요.
울 아버지도 며느리 이쁘다하셨지요.
그 시대 태어난 모든분들은 어려운 시대라 다들 고생을 많이 하셨죠....
잘 해드려야 하는데....늘 부족합니다.
어디 교사꾼 박사꾼만 사짜 돌림이더이까?
이판사판 공사판 장사판 농사판 농사꾼도
사짜 돌림이니 시아버님도 대가족 사장님!! ㅎ~
게다가 티몬카페 정원관리사이자 경비사령관!!
시음감별사이자 고구마 구워주는 간식요리사!!
사짜가 엄청 붙어있는 사나이중의 멋진사나이!! ㅋ~
ㅎㅎㅎ 발마님 말씀이 옳아요...
맘으로 존경할 수 있기엔
시아범님의 모습도 멋있어 보이는가 봅니다.
보는 관점에서 달라보이는게 그 사람의 인격이 되는것인데
티몬님의 이쁜 마음에서 멋있고 사랑스러운 아버님이 탄생되었으리라 봅니다.
보기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오고가는 정이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만드는거 같아요.
진솔하고 사랑이 듬쁙담긴글 재밌게 읽고갑니다
오랫만이군요 하늘사이님...잘 지내시지요? 이렇게 댓글로 흔적 남겨주시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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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저는 행복합니다^^
슬기롭고 지혜로운티몬님
넘잘하십니다
사람은상대적이라
하셨죠
나도아버님을 보았징산
참 편안한 인상이
좋았습니다
네 아버님이 센스도 있고 위트도 있고...자상한 분이세요
나이들면 자기얼굴에 책임진다는
누구나 다 알고있는 말이 있잖아요
인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게 아니니
어르신 모습에서 지적이고 세련된 인품이 우러나오십니다.
좋으시겠어요.살아가는 재미가
그런거죠..서로 위하며 다독이는거..
일상을 그저 재미있게 그려보는 중입니다.
사소한것도 다 공유하시는 분이라서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하게 됩니다.
행복을 만들어가면서 사시는 티몬님모습 너무 부럽습니다
시부모님 사랑도 듬뿍 받으시고 하시는일 또한 보람을 느끼시니...
또~~~글솜씨도 맛나고..
진솔한 삶 의모습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너무 다 얘기하는 거 같아서 적당히 스톱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요.
늘 밝은 일상만 있는건 아닌데 말예요..
감사합니다.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 사랑 행복이 철철 넘치는 가정 행복해 보입니다~
낼 토요일 카페 문열어요
그쪽 지나갈 일 있는데
커피한잔 어더 먹을수 있는지요~~^^
당근이죠..꼭 들리세요~
수다스런 며느리가 일등 며느리 맞아요.
티몬님, 화이팅~
감사합니다...너므 요란해서 탈이죠 ㅋㅋ
크~~~~ ㅇ글솜씨가 대단하십니다,시아버지 사랑 듬뿍 받으시며 이뿐
찻집 오푼하셔네요, 나이들어 조그만 시골읍내근처 에서 일하시며
노후를보내면 너무좋치요 ,제가아는사람도 퇴직후 춘천교대근처 가서삽니다
주변에 호수도이있고,아파트단지도있고, 좋은자리에 위치하셧네요, 장사
잘되어 번창하시길 바랍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금왕에 사시나봐요. 저도 예전 금왕에서 오빠일을 도와줬던적이 있지요.
친정이 음성이에요..반가워요^^
아넵..방갑읍니다....고향분이시네요...저도 3년째 금왕 농공단지근체에 삽니다
무극시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들락거립니다 여기 충청방에 충북분들 몇분..계시드라구여
세상은 넓은거 같은데 좁읍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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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렇게 적극적이지는 않고요 ㅎㅎㅎ
그저 말로 푸는 성격이라서...
벽보고 말을 할거라는 말도 들었었죠. ㅋㅋㅋ
아버님 행복이 느껴지네요 ㅎ
얼마나 좋으실까~~^^
티몬님 참 착해요~이뻐요~^^
비갠님도 구십 어른 자청해서 모시고 두 사람 모두 요즘 보기 드문
마음 결 고운 여인들~~!!
앵평구절초님이야 말로 마음결 고운 여인이시죠...저는 그저 입으로만 ㅎㅎㅎ
며느리는 시아버지와는 사이가 참 좋은데~~~
시어머니와는?
그것두 알고 싶 닷!!!!!!!!!!!!ㅎㅎㅎ
내가 소설을 쓰면 이 집에는 두 당파가 있다
시아버지 며느리 딸이 한패~~
시어머니 남편 아들이 한패~~~~
맞든 틀리든 이러면 재미 있을 거 같아서~~~ㅎㅎㅎ
음..소설 아니구요 요 대목은 나중에 시간나면 짚어볼꺼에요 ㅋㅋ
카페가 가평 어디쯤인지? 차를 마시고 싶을때 한번쯤 들러보고 싶네요.가까운 곳에 삽니다.가평도 자주 들리지요.
설악면 선촌리에 있어요.
네이버에 이클림으로 검색하셔두 되구요
멋진 시아버님에 멋진 며느님이시네요
글 맛깔스럽게 잘 쓰십니다
그래이님 감사합니다.
그저 소소한 일상을 재미있개 써본거에요^^
타박을 꼭받아야하나....고민중....ㅋㅋ
바란스를 잘 잡아야죠.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타박을 받습니다~
그래서 저울의 그리스여신 테미스 허구 칭구허긴혓는디....
어려워.....
지금까지 쓰신글 주욱 읽어봤는데 참 맛깔스럽게 잘 쓰셨습니다.주변이야기는 있는 그대로 교과서식으로 쓰는것이 정답이라고 하지요.^^
착한 며누리상이십니다.
저희도 작년까지 도시생활하다 금년 퇴직하면서 근교에 전원주택지어 입주하면서 잔일들이 끝도 없지만 아직까지는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만...얼마나 갈지 이번 눈치우면서 고민되네요.
산마당님 반갑습니다.
요즘은 지구 온난화로 눈이 별로 안와요.
저도 이곳 설악에서 첫 겨울을 맞이했는데 아직까진 눈 안치워봤어요.
저는 주차장만해도 치울려면 골치거든요~
그래두 운동한다 생각하며 긍정적 마인드로 극복해야죠^^
아버님입장에선 며느리와 손녀가 옆집에서 사니
외롭지않고 심심하지않고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확실한건 예전보다 많이 요란스럽죠 ㅋㅋ
어른들께는 좋은 말벗이 필요한거 같아요..매일 카페서 일어나는 얘길하니까 좋아요
부럽습니다.티 몬님. 가평이라니 함 찾아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