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8일 화요일, Sipalay, Bermuda Beach Resort (오늘의 경비 US $54: 숙박료 1,350, 점심 10, 저녁, 210, 맥주 45, 45, 식수 50, 택시 10, 30, 100, 버스 280, 항구세 11, 배 10, 환율 US $1 = 40 peso) 오늘 일정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전 8시 반 페리선으로 Bohol 섬의 Tagbilaran을 떠나서 10시 반에 Negros 섬의 Dumaguete에 도착해서 11시 반 버스를 타고 오후 5시 경에 Sipalay의 Sugar Beach에 도착했다. 조금 걱정이 되었던 것은 Dumaguete-Sipalay 차편이었는데 쉽게 해결되었다. Lonely Planet에는 버스를 3번 타야 Sipalay에 도착할 수 있다고 나와 있는데 나는 운 좋게 직행버스를 발견해서 한 번만 타고 왔다. 더구나 에어컨 버스여서 땀 안 흘리고 편하게 왔다. 버스 안에서 지나가는 버스들을 보니 대부분 버스는 에어컨이 없는 버스였다. 나는 아주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두 번째 걱정꺼리는 Sipalay에 도착해서 5km 떨어진 Sugar Beach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역시 쉽게 해결되었다. Lonely Planet에 나온 Sipalay에 관한 글을 적당히 읽어서 몰랐는데 오늘 자세히 보니 좀 복잡했다. 걸어서 가는 길은 없고 가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는데 미리 묵을 숙소를 정해서 숙소에 연락을 해서 숙소 배를 보내게 하는 방법과 (400 peso) 버스로 Bacolod 쪽에서 오면 Sipalay 전에 Montilla라는 마을에서 하차해서 트라이시클 택시를 타고 Nauhang 마을에 도착해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서 5분 걸어서 가는 방법인데 두 가지 방법 다 나에게는 어려운 방법이었다. 그러나 Sipalay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트라이시클 택시기사에 의해서 간단히 해결되었다.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서 Sugar Beach에 간다고 했더니 자기 트라이시클 택시로 Nauhang 마을까지 가서 (100 peso) 배를 타고 강을 건너서 5분만 걸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오후 5시 반쯤 어두워지기 전에 Sugar Beach에 도착할 수 있었다. 트라이시클 택시기사로부터 다음 가는 도시 Borakay로 가는 정보도 알아놓았다. Lonely Planet에는 없는 정보인데 Sipalay에서 Bacolod까지 버스로 가고 (약 4시간) Bacolod에서 Panay 섬의 Iloilo까지 가서 Iloilo에서 Borakay까지는 배를 타고 갈 수 있다고 했다. 아침 일찍 Sipalay를 떠나면 해 지기 전에 Borakay에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Borakay는 필리핀에서 제일 유명한 해수욕장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렇게 정보가 불충분한 가운데 길을 찾아서 다니는 재미도 좋다. 찾아가는데 성공하면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영어가 통하기 때문에 되는 일인데 영어가 잘 안 통하는 곳에서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동남아에서는 영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특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가지고 있는 동남아 언어 회화 책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다니고 있다. Sipalay에서 Nauhang 마을까지 가는 길은 전형적이 필리핀 농촌 길 같은데 매우 아름다웠다. 나지막한 산들이 보이는 논과 마을 경치였는데 새파란 논과 산이 어울린 경치가 아름다웠고 한쪽에서는 추수를 하는 장면도 정겨워 보였다. Dumaguete에서 Sipalay까지 오는 길은 한국의 서해안이나 남해안 도로를 달리는 것과 비슷해서 해안가 길을 많이 달렸는데 조그만 마을들만 있었고 도시는 딱 한 군데 Bayawan이라는 소도시를 지났다. Bayawan에서는 50분 동안 쉬었다 갔는데 그동안 버스 에어컨을 꺼버리고 운전기사가 어딘지 가버려서 버스 안에 남은 손님들은 더워서 매우 불편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비행기를 많이 탔는데 대부분 공항들이 공항 사용료를 받는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없는 것이라 좀 당하는 기분이다. 그런데 필리핀에서는 배를 탈 때도 페리 터미널 사용료를 받는다. 가난한 나라라 그럴지 모르겠는데 기분은 안 좋다. 그러나 페리 터미널 대합실은 에어컨이 되어있어서 좋다. 배에 오르기 전에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더라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Dumaguete에 도착해서 Sipalay 버스가 떠나는 Ceres 버스터미널까지 약 3km 내지 5km 거리를 트라이시클 택시를 타고 갔는데 30 peso를 내고 갔다. 첫 번 택시기사에게 10 peso를 제시하니 나 혼자 타고 가는 것이라면서 30 peso를 요구한다. 바가지 가격 같아서 다른 트라이시클 택시를 세워서 물어보니 50 peso를 요구한다. 다음 택시 기사는 100 peso를 요구한다. 결국 30 peso에 갔는데 10 peso나 20 peso가 적정 가격일 것 같다. 그러나 몇 백 원 정도의 적은 돈이다. 필리핀은 중남미 나라들처럼 Ceres 버스 터미널에서 그랬고 은행, 쇼핑몰, 음식점 등에 무장을 한 경비원들이 있다. 총기를 사용하는 강도들이 있다는 증거인데 거지와 함께 다른 동남아 나라에서는 보지 못한 광경이다. 그런 것을 보면 필리핀은 동남아에서 제일 경제와 치안이 나쁜 나라이고 아마 그 이유는 정부가 부패해서 제 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필리핀은 동남아에서 제일 부패하고 나라 같지 않은 나라인 것이다. 한때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잘 살고 선진국이었던 나라가 그렇게 되다니 한심하다. 필리핀은 아프리카 나라들처럼 장래가 없는 나라 같다. Dumaguete-Sipalay 버스기사와 차장은 너무 시끄럽게 떠들면서 갔다. 심심해서 그랬겠지만 버스기사가 그렇게 떠들면서 운전을 하니 좀 불안했다. 버스회사에서 그렇게 못하게 해야 하는데 그런데는 신경을 안 쓰는 모양이다. 대신 버스요금을 버스기사나 차장이 슬쩍 하는 데는 무한대로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5km 내지 10km마다 회사 유니폼을 입은 검표원이 승차해서 차장이 가지고 있는 버스표 영수증을 검사한다. 검표원은 길가에 손님처럼 기다리고 있다가 버스를 세워서 타거나 반대편에서 오는 같은 회사 버스에서 내려서 타거나 하는데 버스표 영수증에서 무엇을 어떻게 체크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감시를 하는 버스는 처음 본다. 버스차장은 버스 요금 280 peso에 300 peso를 냈는데 거스름돈을 안 준다. 뻔뻔한 친구다. 잊어버린 것이 아니고 사기성인 것이다. 세계 여행을 하면서 가끔 당하는 일이다. 그러니 버스회사에서 차장을 믿지 않고 그 많은 검표원을 고용해서 감시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 Dumaguete-Sipalay 구간을 다니는 버스는 (어쩌면 Negros 섬 전역에) 노란색의 Ceres 버스회사 버스 밖에 안 보인다. 에어컨도 되고 깨끗하고 좌석도 편한데 길 아무데서나 내리고 타는 완행버스라 너무 섰다가 가다가를 많이 했다. Sugar Beach에 도착해서 숙소를 잡은데 우선 Lonely Planet에서 좋다고 하는 Driftwood Village라는 곳에 갔는데 주인이 스위스 사람이다. 분위기도 좋고 위치도 좋은데 방이 마음에 안 들었다. 우선 에어컨이 없고 창문이 없는 성냥갑 같은 방이다. 창문이 없는 대신 한쪽 벽을 낮에는 들어 올려서 열고 밤에는 내려서 닫는 식인데 방안이 너무 협소해서 마음에 안 들었다. 결국 근처에 있는 Birmuda Beach Resort에 에어컨 방에 들었다. 이곳에도 에어컨 방은 딱 셋 밖에 없었다. 직원 말이 유럽에서 온 손님들은 에어컨 방을 안 찾는단다. 더운 것을 상관 안 할뿐 아니라 오히려 좋아하는 것 같단다. Driftwood Village 주인은 내가 에어컨을 찾으니 밤에는 시원하기 때문에 잘 때는 에어컨이 필요 없기 때문에 에어컨은 낭비란다. 이곳에서 에어컨을 찾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방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나는 에어컨 없이는 너무 힘이 든다. 그래서 에어컨을 찾는 것이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는데 고생하기 싫다. Birmuda Beach Resort 방값이 1,350 peso인데 약 $34 돈이다. 두 사람이 들면 조금도 부담이 안 되는 금액이다. 혼자 여행을 하니 이럴 때는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15 짜리 에어컨 방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곳에는 상점도 하나 없는 아주 동떨어진 곳에 있는 비치다. 숙소에 WiFi가 있는데 한 시간에 100 peso란다. WiFi 돈을 받는 곳은 이번 여행에 처음이다. 돈을 받다니 마음에 안 든다. 불평을 했더니 자기네 것이 아니고 옆 숙소 것인데 거기서 그렇게 받는 것이란다. 그러나 변명에 지나지 않는 말이다. WiFi 설치하는 것이 얼마나 쉽고 싼 것인데 그런 말을 하다니 좀 뻔뻔하다. 내일은 Sipalay 시내에 나가서 먹고 마실 것 장을 봐와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전적으로 숙소 식당에 의존해야 하는데 그러기 싫다. 그러나 Sipalay 시내에 나가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내일 숙소에 물어봐야겠다. 페리선을 타고 Bohol 섬의 Tagbilaran을 떠나서 Negros 섬의 Dumaguete에 도착했다 Dumaguete에서 Ceres 버스를 타고 Sipalay로 왔다 한국의 시골길 같은 길이었다 Sipalay 부근의 농촌 풍경 필리핀은 어떻게 보면 낙원 같이 보이는 나라다 그런데 나라가 엉망인 것은 자기네들만 잘 살면 그만인 정치인들의 부패 때문인 것 같다 한쪽에서는 수확을 하고 있다 오늘의 목적지 Sugar Beach는 외국 배낭여행객들이나 찾는 아주 오지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Sugar Beach의 저녁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