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일, 토요일, Cambridge, Sidney Sussex College Student Room (오늘의 경비 US $108: 숙박료 45, 점심 2.90, 자전거 안장 덮개 17, 환율 US $1 = 0.6 pound) 어제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목감기가 걸린 것 같다. 목이 간지러워서 얕은 기침을 하게 되고 아침에 일어날 때 벌떡 일어나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아침 일어나니 8시였다. 금방 못 일어나고 뜸을 들이다가 일어나서 커피 한 잔을 만들어 마시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9시 반까지 주는 숙소 아침식사를 못 얻어먹었다. 영화에나 나오는 듯한 사립대학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아깝도다. 지금 오후 5시, 어제도 그랬는데 오늘도 내방에서 내려다보이는 나무가 가득한 대학 잔디 정원에는 무슨 파티 겸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여름 방학 때 대학은 그렇게 방이나 장소를 빌려주어서 돈을 버는 모양이다. 남녀 모두 정장을 한 소위 가든파티다. 누군가가 연설을 하고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낸다.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 같다. Cambridge 대학 교정은 1980년대에 상영된 “Chariots of Fire”란 미국 아카데미상을 많이 받은 영화에 많이 나왔다. 아침 10시쯤 자전거를 가지고 나갔다. Cambridge에서 4k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마을 Grantchester에 다녀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숙소를 나와서 얼마 안 가서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제법 강한 비였다. 우비 재킷을 입고 자전거를 달리다가 강변 어느 건물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해서 한 20분 기다리다가 비가 약해져서 다시 갔다.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The Backs라 불리는 대학들 캠퍼스 뒤쪽에 난 길을 따라서 Grantchester로 갔다. 가는 도중 운 좋게도 St. John's College 뒷문이 열려져있어서 "관계자 외에는 출입금지" 라는 표지판을 못 본척하고 들어가서 St. John's College 교정 구경을 잘 했다. Punt라고 불리는 노 젓는 놀이 배들이 다니는 강 구경도 하고 Bridge of Sighs라는 다리 구경도 했다. 그러나 St. John's College 다음에 연접해 있는 Trinity College와 King's College 뒷문은 수위가 지키고 있어서 못 들어갔다. 앞쪽에 있는 정문으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웬만하면 돈 내고 들어가는 것은 안 한다. “Bridge of Sighs”는 이탈리아 Venice의 수많은 다리들 가운데 제일 아름다운 다리로 치는 다리인데 “한숨의 다리”라고 이름이 지어진 것은 Venice의 죄수들이 배에 실려서 감옥으로 끌려갈 때 이 다리 밑을 지나갔는데 다리를 쳐다보면서 형기가 끝날 때까지 이 아름다운 다리를 못 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쉬는 한숨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Grantchester는 갈 때는 초원을 지나가는 자전거 길로 갔고 돌아올 때는 한적한 차도로 해서 왔다. 두 길 다 자전거 달리기 좋은 길이었다. Grantchester에 갔다가 Cambridge 시내로 돌아와서 혹시 National Cycle Route 1 자전거길 지도를 살 수 있을까 해서 어느 책방에 들어가려고 자전거에서 내리는데 아차! 등에 지고 있어야 할 배낭이 등에 없는 것을 발견했다. 또 일이 벌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 어디에서 배낭을 벗었었나 하고 찬찬히 생각해보니 Grantchester 근처 어느 운동장에서 사진을 찍을 때와 시내에 돌아와서 Mill Lane 길 근처 강가에서 소방관들 사진을 찍을 때 두 번 배낭을 벗었던 생각이 들었다. Mill Lane 길 근처는 자전거로 5분 거리고 Grantchester에 있는 운동장은 20분 거리다. 우선 Mill Lane 길 근처로 가보니 그곳에 배낭이 있었다. 소방관들 사진을 찍으면서 길가 풀밭에 배낭을 내려놓았었는데 그대로 얌전히 있었다. 천만 다행이었다. 이런 일이 예전에는 안 생겼는데 이제 자꾸 생긴다. 치매의 초기 증상이 아닌지 모르겠다. 책방을 두 곳이나 가봤는데 내가 찾는 National Cycle Route 1 자전거길 지도는 없었다. 이제 구글지도와 인터넷에 나온 National Cycle Route 1 자전거길 정보를 이용해서 가는 수밖에 없다. National Cycle Route 1 자전거 길을 제대로 못 찾아도 Edinburgh로 가는 길은 많으니 별로 걱정은 안 된다. 어제 Oxford 숙소를 나올 때 내가 자전거 탈 때 입는 "패딩 팬티"를 놓고 나왔다. 패딩 팬티는 자전거 용 반바지에 붙어있는 패딩을 떼어내서 집 근처에 있는 옷 수선소에 부탁해서 보통 때 입는 팬티에 붙인 것이다. 나는 자전거를 탈 때 자전거 전용 긴바지나 반바지를 안 입고 보통 때 입는 긴바지나 반바지를 입는데 그 안에 패딩 팬티를 붙인 것이다. 자전거로 장거리를 달릴 때는 보통 40km 정도에서 궁둥이가 아파지기 시작하는데 패딩 팬티를 입으면 좀 도움이 된다. 내일 67km를 달릴 예정이라 꼭 입어야 하는데 잃어버렸으니 낭패다. 다행히 오늘 숙소 근처에 자전거 상점이 있어서 들렀더니 내 Brompton 자전거 안장에 꼭 맞는 안장 덮개가 있어서 샀다. 패딩이 두둑한 덮개라 패딩 팬티를 입는 것 이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 내일은 아침 6시에 일어나서 7시에 출발할 것이다. 67km 달려서 Wisbech라는 도시까지 갈 계획인데 도중에 너무 힘들면 48km 지점에 있는 도시 March에서 하루 밤을 보낼 생각이다. 내일은 날씨가 청명하고 지형도 대부분 평지라 잘만하면 오후 6시경 까지는 Wisbech에 도착할 것 같다. 여행지도 대학 식당인데 공짜로 주는 아침 식사를 첫 날은 몰라서 못 먹고 둘째 날은 늦게 일어나서 못 먹었다, 영화에서 여러 번 본 미국 일류 사립대학의 식당 같은데 아쉽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한참 동안 비를 피하고 다시 갔다 The Backs라 불리는 대학 교정 뒤쪽을 흐르는 River Cam 강에 Punt라 불리는 놀잇배들이 다닌다 St. John's College 교정인데 뒷문이 열려져있어서 들어가서 구경을 했다, 앞문으로 들어가면 입장료를 내야한다 St. John's College 교정을 흐르는 River Cam 풍경 St. John's College의 두 건물을 연결하는 Bridge of Sighs는 (“한숨의 다리”) 영국여왕 Queen Victoria가 Cambridge의 최고의 경치로 칭찬했던 곳이란다 Bridge of Sighs 다리 밑을 지나가는 Punt 놀잇배들 St. John's College 교정의 내 자전거 교정을 걷고 있는 전통교복 차림의 교수 혹은 학생 King's College 뒷문에는 수위가 지키고 있어서 못 들어갔다 Trinity College 건물 같다 The Backs라 불리는 대학들 교정 뒤쪽에 있는 공원길을 걸어가는 단체 관광객들 Grantchester로 가는 길 Grantchester로 가는 길에 있는 서민 아파트 모습, 어쩌면 학생들이 사는 아파트일지도 모른다 Grantchester로 가는 자전거 길 Grantchester로 가는 자전거 길을 뛰는 여자 초원으로 난 산책로 겸 자전거 길인데 King's College 땅이라고 써 붙인 표지판이 보인다 Grantchester 마을의 초가지붕의 전통 가옥들 Grantchester 마을 근처 풀밭도 대학 땅일 수 있다 (부자 대학들이다) Grantchester 마을을 떠나서 한적한 차도를 자전거를 달려서 Cambridge로 돌아왔다 영국에는 이렇게 넓은 잔디밭이 많이 보이는데 크리켓 경기장 같다, 이 사진을 찍느라고 배낭을 잠깐 벗어서 땅에 내려놓았다 무언가 재미있는 것을 보고 웃고 있는 소방관들, 이 사진을 찍느라고 다시 배낭을 벗어서 땅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내려놓은 채로 떠나갔다가 20분 후에 돌아와 보니 다행히 그 자리에 얌전히 그대로 있었다, 맙소사 관광객들로 붐비는 거리 풍경 거리 풍경 거리 풍경 그리고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