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4일, 화요일, Medias, Fabini Apartments (오늘의 경비 US $37: 숙박료 $29, shwarma (중동 샌드위치) 점심 1, 콜라 4, 커피 5, 식품 10, 환율 US $1 = 3.8 lei) 오늘은 제법 즐기면서 자전거를 탔었을 날인데 비 때문에 좀 망친 날이다. 오전 6시 반에 Sibiu 숙소를 출발해서 오후 2시에 오늘의 목적지 Medias에 도착하고 숙소에 체크인한 것은 2시 반경이다. 하루 종일 불안정한 날씨여서 오전 9시경과 오후 1시경에 약 30분 간 비가 왔고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한 후인 오후 5시경에도 비가 잠깐 왔다. 오전 비는 얌전히 내리는 비였는데 오후 1시경 비는 강풍을 동반한 소낙비가 약 20분 동안 내렸다. 그러나 오전 9시 비가 그친 다음부터 오후 1시 두 번째 비가 내리기 전까지는 푸른 하늘이 보이는 아름다운 날씨였고 공기가 완전 싱그럽고 깨끗하게 느껴졌다. 한국에서 근래에는 경험하기 힘든 그런 공기다. 오전 9시에 비를 피하느라고 어느 음식점에 들어가서 커피 한잔을 시켜서 아침 식사를 하면서 잘 쉬었다. 커피 값을 내려하니 안 받았다. 음식점 겸 호텔인데 커피를 가져온 직원은 내가 호텔 손님인줄 알았던 것 같다. 손님이 아니니 받으라고 하기도 뭐해서 돈을 안 내고 그냥 나왔다. 어쩌면 외국 여행객이라서 호의로 안 받았는지도 모른다. 한 시간 정도 더 달리다가 또 다른 음식점에 들려서 이번엔 에스프레소 커피를 시켜서 마셨다. 오전 9시에 마신 커피는 한국의 자판기에서 나오는 소위 다방커피 같았다. 오늘은 14번 도로를 달렸는데 지난 며칠 동안 달렸던 1번 도로에 비해서 교통량은 약 60% 수준이었고 트럭은 20% 이하의 수준이었다. 그만하면 달릴만한 수준이다. 앞으로도 14번 도로 같은 도로를 계속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런 도로를 계속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도 언덕을 여러 번 넘었다. 긴 언덕을 한 번, 짧은 언덕을 두 번 넘었다. 긴 언덕에서는 제법 오래 걸었다. 허벅지에 근육이 더 붙으면 오늘 정도의 언덕을 걷지 않고 자전거를 탄 채로 넘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안 된다. 그리고 애를 쓰며 넘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무리를 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고 무리를 할 필요도 없다. 며칠 전 Sibiu에 도착할 때 갑자기 나타나서 나를 놀라게 했던 설산은 더 이상 안 보인다. 설산을 비켜서 간 모양인데 다행이다. 오늘 지나간 소도시들 중에 몇 군데는 독일 이름을 병기하고 있었다. Sibiu가 Hermannstadt인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면 Rusi라는 소도시는 Reussen이라고 병기하고 있었다. 아마 Sibiu처럼 옛날에 독일 사람들이 많이 살던 도시이고 아직도 소수라도 살고 있어서 병기하고 있는 모양이다. 오늘 괴상하게 생긴 교회가 보이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안내판에 "Fortified Church"라고 나와 있었다. 요새화된 교회란 뜻이다. 이 지역에 그런 교회가 300여 개 있었다는데 "migratory peoples"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서 세운 것이라고 안내판에 적혀있었다. "Migratory peoples"란 아시아 쪽에서 이동해 온 아시아계 민족들을 뜻하는 것 같다. 유럽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아시아 쪽에서 이동해 온 아시아계 사람들 때문에 많은 피해를 받았던 것 같다. Hun 족, 헝가리 족, 터키 족이 그런 예다. 그런데 왜 그 반대는 아니었었는지 궁금하다. 17세기의 러시아의 시베리아 정복과 19세기의 유럽 열강에 의한 아시아 나라들의 식민지화는 성격이 좀 다르다. 오늘 아침 숙소를 나와서 100m 정도 달리다가 우연히 배낭을 지고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숙소로 돌아가서 숙소 방 안에 그대로 있는 배낭을 찾아서 다시 달렸다. 100m가 아니고 10km를 가서 발견했더라면 큰 낭패가 될 뻔했다. 배낭을 잃어버리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어쨌든 금방 실수를 발견하고 배낭을 찾아서 다행이었다. 그래서 숙소 방을 나오기 직전에 체크하는 리스트에 배낭과 함께 허리에 차는 fanny pack도 넣었다. 오늘 그동안 걱정꺼리였던 자전거 핸들 문제의 수수께끼가 풀리었다. 내가 염려했던 핸들 "스템"이 느슨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었고 핸들을 잡는 내 손의 위치 때문에 생긴 문제였다. 핸들을 너무 좁게 잡는 것이다. 옛날에 사용했던 8자형 핸들은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에 사용하는 8자형 핸들은 손으로 잡는 부분이 너무 좁게 되어있다. 핸들을 양 손으로 너무 좁게 잡으면 핸들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없는 것이다. 핸들을 지금보다 좀 넓게 잡으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인데 그동안 그렇게 못했다. 그 이유는 넓게 잡으면 손의 위치를 바꾸지 않고서는 브레이크를 잡고 기어를 바꿀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내 손이 보통 사람들보다 적기 때문이다. 급한 상황에서 손의 위치를 바꾸면서 브레이크를 잡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오늘 손의 위치를 바꾸지 않고 브레이크를 잡는 연습을 해봤는데 간신히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더 좋은 해결책은 핸들을 잡는 곳을 조금 더 넓게, 동시에 손을 옮기지 않고 브레이크와 기어를 조종할 수 있는 위치로 옮기는 것이다. 오늘 핸들, 브레이크 레버, 기어 레버의 위치를 자세히 살펴보니 내가 원하는 대로 위치를 조절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전거 수리점에 부탁하면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2cm 내지 3cm 정도만 옮기면 될 것 같다. Sighisoara에서 그렇게 해볼 생각이다. 내일은 Sighisoara로 가는데 38km의 짧은 거리다. Sighisoara에선 2박을 하면서 하루를 쉰다. 미니 휴식을 하는 것이다. Sighisoara는 Sibiu 못지않게 볼거리가 많은 아름다운 도시고 역시 독일 사람들이 세운 도시다. 내일은 날씨가 좋아서 즐기면서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오늘도 구릉 길을 달렸다 오늘 달린 14번 국도는 지금까지 달린 1번 도로에 비해서 교통량이 훨씬 적었다 내려가는 길 오늘은 가끔 비가 내렸다 갓길은 좁았지만 교통량이 많지 않아서 별 문제는 없었다 시원하게 보이는 숲 이 음식점에서 비를 피하면서 아침식사를 했다 아름답게 꾸며놓은 집 특이하게 생긴 교회 아담한 소도시 요새화 된 교회 비를 피하고 있다 루마니아에서 어제까지 달리던 1번 도로를 벗어나서 14번 도로를 달렸다 오늘의 목적지 아담한 도시 Medias에 도착했다 교회가 보이는 거리풍경 성문 같다 교회 종탑은 보통 루마니아 소도시의 제일 높은 건물이어서 멀리에서도 잘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