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시 주역에서 솟아나는 생명의 샘의 내용은 한 가지 결론으로 요약할 수 있다. 주역의 논리는 21세기의 교훈의 사상적 기반이 되는 논리이다.
주역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지혜서이다. 주역에는 천도의 길과 인도의 길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천도의 길은 천도로 불리며 원형이정이다. 인도의 길은 인도이며 인의예지이다. 원형이정은 각각 사계절의 계절에 해당하나. 원은 만물이 시작되는 봄을, 형은 만물이 성장하는 여름을, 이는 만물이 이루어지는 가을을, 정은 만물이 완성되는 겨울에 해당한다. 주역에 의하면 원형이정은 인간과 하늘이 유기적으로 통일될 수 있는 원리이다. 하늘에 원형이정의 도가 있듯이 인간은 하늘의, 자연의 도를 자각적으로 깨달아서 인의예지를 즉, 천인합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을 상정하는 서양철학의 경우 고정적, 불변적, 형이상학적인 실체가 주가 되는 철학이다. 이와 달리 동양철학은 고정적, 불변적, 형이상학적인 실체라는 개념 대신에 본체와 작용이 주가 된다. 동양철학의 가장 대표적인 주역의 논리는 생명이며 생명은 늘 움직이는 것이다. 주역에 따르면 하늘과 땅이 서로 섞여야, 음과 양이 서로 교류해야 생명이 생길 수 있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 변하지 않으면 대망한다. 따라서 변하려면 움직여야 한다.’라는 것이 주역이 21세기 현대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주역의 논리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보며 현대사회의 교사의 역할과 자세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과거의 교실과 현재의 교실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과거의 교실은 교사의 처벌이 당연시되고 학생의 인권보다는 교사의 권리인 교권이 더욱 강조되었다. 하지만, 21세기 교실 속에서 교사는 학생의 신체에 절대 손을 댈 수 없으며, 교사의 말을 학생이 꼬투리를 잡고 늘어질 경우 교사의 모든 언행이 아동학대, 학생 인권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교권은 힘을 잃었고, 교사가 학생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현실이 되었다. 학교와 교육청에서는 회복적 생활교육을 외치며 학생 앞에서 소리도 함부로 지를 수 없도록 만들고 “하지마. 안돼.”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말로 강조하며 교사를 보호하기보다는 교사를 궁지로 몰고 있다. 위태로운 교실 속에서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주역의 논리에 따르면 변하지 않으면 대망하기 때문에 변하기 위해서 교사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맞을까? 안주하는 교사보다는 생활지도와 수업 면에서 하루하루 나아가는, 성장하는 교사가 되는 게 당연히 맞지만, 학교라는 공동체가 변화하기 위해서, 학생과 교사가 모두 웃을 수 있는 교실을 위해서는 교사의 변화와 노력만 강요하기보다 학교, 교육청, 사회,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변화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