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7일, 수요일, Rio de Janeiro, Ipanema Hostel (오늘의 경비 US $21: 숙박료 35, 버스 5, 점심 10, 관광 2, 식료품 11, 환율 US $1 = 3 real) 아침에 짐을 싸서 Ipanema로 숙소를 옮겼다. 지하철로 Copacabana까지 간 다음에 버스로 갈아타고 Ipanema로 갔다. Rio de Janeiro의 버스에는 회전식 십자 문이 있어서 버스에 오를 때는 십자 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큰 배낭을 지고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배낭이 십자 문에 걸리기 때문이다. 새 숙소는 외국 배낭여행객만 상대하는 곳 같은데 흑인 여자 매니저가 영어를 제법 잘 한다. 숙소에는 나 외에도 외국 배낭여행객이 5, 6명은 더 있는 것 같다. 내 방에는 침대가 4개 있지만 오늘은 나 혼자 뿐이다. 짐을 푼 후에 Rio de Janeiro 시내 구경을 나갔다. Ipanema 숙소에서 한 블록 떨어진 버스 정류장에서 에어컨이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기사에게 Rio de Janeiro 시내 중심지에 내려달라고 했더니 시내 도보 관광을 시작하는 시청 앞 광장에 내려주었다. 주위에 시립극장, 미술관, 국립도서관 등이 있다. 바로 옆 공원에는 노숙하는 흑인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여기저기에 대소변 냄새가 난다. 대소변은 보이지 않지만 냄새가 보통 강한 것이 아니다. 공원에 화장실이 없거나 너무 멀리 있어서 그렇게 된 모양이다. 광장 한쪽에는 전투 복장을 한 경찰들이 보이고 죄수 수송차 같아 보이는 차안에는 흑인들이 가뜩 타고 있다. 무언지 법을 어겨서 차에 타고 있는 모양이다. 그들을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궁금한데 얼마 후에는 다시 이곳으로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브라질 흑인들도 미국 흑인들 못지않게 문젯거리인 모양이다. 미국은 흑인이 전체 인구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은 흑인이 전체 인구의 약 8%를 차지하고 흑인과 백인의 혼혈이 약 43%를 차지한다. 브라질 흑인과 흑백 혼혈인을 합치면 51%인데 그것 때문인지 브라질이 미국보다 흑인이 훨씬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브라질의 흑인도 미국 흑인과 마찬가지로 농장 노예로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데려온 사람들이다. 브라질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실수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과 미국도 호주나 캐나다 같이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미국도 남북전쟁 전까지는 남부만 빼놓고는 호주나 캐나다 같이 흑인들이 거의 없는 백인 나라였다. 미국에 흑인 외에도 소수민족이 많지만 흑인과 히스패닉 외의 소수민족들은 별로 문제가 안 되고 있다. 한, 중, 일을 포함한 일부 아시아계는 오히려 경제적으로 백인들보다 우위에 있다. 히스패닉은 멕시코, 카리브 해, 중남미의 백인, 흑인, 인디언 원주민의 혼혈을 총칭하는 말인데 흑인들보다는 덜 문제가 되고 있다. 오늘 도보관광을 하면서 본 건물 중에서 제일 인상적이 건물은 Rio de Janeiro 성당이다. 다른 도시의 성당같이 수백 년 묵은 건물이 아니고 피라미드같이 생긴 현대식 건물이다. 내부는 텅 빈 것 같은데 천장이 20층 아파트 높이는 되는 것 같다. 사면 벽은 천장에서 밑바닥까지 착색 유리창으로 (stained glass) 되어있는데 장관이다. 점심때가 되어서 성당 바로 옆에 있는 por kilo 음식점에 가서 배불리 먹었다. 브라질에는 이 por kilo 음식점이 있어서 나에겐 참 편하다. 한국의 뷔페식당 비슷한데 무게를 달아서 가격을 매긴다. 주문을 해야 하는 음식점에서는 메뉴를 보고 무엇을 주문해야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그러나 por kilo 음식점에서는 음식을 보고 먹을 만해 보이면 접시에 담으면 된다. 자신이 없으면 조금만 가지고 와서 맛 본 후에 먹을 만 하면 더 가지고 오면 된다. 오늘도 점심을 든든히 먹었으니 저녁은 간단히 해도 되겠다. 하루에 한 끼만 잘 먹으면 된다. 오후에는 시내 언덕에 위치한 Santa Teresa 지역을 조그만 전차를 타고 가서 구경을 갔다. 이 지역은 옛날에는 부촌이었는데 지금은 부자들이 다 교외로 이사를 가버려서 히피 타입의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 되었다. 오래된 고급 저택들이 많이 보인다. 어떤 저택은 다 쓰러져 가고 있고 어떤 저택은 보수를 해서 멋있게 보인다. 언덕에 올라가니 Rio de Janeiro 시내가 환히 내려다보인다. 옛날에 이곳이 부촌이었을 때는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전차를 타고 10분이면 내려갈 수 있는 시내에 출근을 했단다. 이 지역은 주위에 빈민촌이 있어서 우범지역으로 주의를 해야 하는 지역이다. 전차는 미국 San Francisco 전차와 비슷한데 아주 천천히 달린다. 전차에 매달려 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좌석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요금을 안 내도 된단다. 재미있는 제도 같다. Rio de Janeiro는 지금 매우 덥다.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데 기온보다 습도 때문에 더 덥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르헨티나의 Buenos Aires 날씨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Buenos Aires는 Rio de Janeiro보다 위도가 한참 남쪽이고 습도도 Rio de Janeiro보다 많이 낮아서 별로 덥지 않았던 것 같다. 오후 4시쯤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한 다음 근처 공원으로 갔다. 보모들이 데리고 온 어린애들이 많이 놀고 있었는데 애들은 백인 애들이고 보모들은 흑인 여자들이 많았다. 공원을 지키고 있는 경찰도 한 명 있었다. 해변에 나가니 해가 저물었는데도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해변을 비추는 불이 켜지면서 해변 모래사장이 대낮 같이 밝아진다. 근처 산 위에 있는 Rio에서 제일 큰 달동네 전등들이 흡사 조그만 전등들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추리들처럼 보인다. 해변 모래사장에는 배구 경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준 프로급인 것 같이 잘한다. 배구 경기를 하는 사람들 옆에는 축구 경기가 한창인데 경기장 크기는 정식 경기장의 4분의 1 정도다. 한 팀에 선수가 5명씩인데 십대 여자들이다. 이들 역시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과연 브라질 축구 강국답다. 7시경 숙소로 돌아왔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마 매우 늦게까지 놀 것 같다. 모래사장에는 뜀뛰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나도 내일은 뜀뛰기를 해봐야겠다. 여행지도 Rio de Janeiro의 중심가인 시청 앞 광장, 멀리 Rio de Janeiro의 명물인 Sugar Loaf 산이 보인다 시립극장, 중앙에 Mozart의 그림이 보인다 Rio de Janeiro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등장한 피라미드형 현대식 성당은 아주 인상적이다 텅 빈 듯한 성당 안에는 거대한 높이의 stained glass가 웅장하기 짝이 없다 한마디로 장관이다 성당 근처에 있는 싸고 맛있는 por kilo 음식점 해진 후의 Ipanema 해변과 근처 달동네 풍경, 바위산이 멋있게 보인다 해가 막 넘어간 후에 Ipanema 해변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