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5일, 월요일, Campamento Base (오늘의 경비, 없음)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몸에 수백 군데 물린 자국이 있다. 어제 이 지역 말로 "부리부리"라 불리는 모래파리에게 물린 자국인데 꼭 바늘에 찔린 것 같이 보였다. 한국의 하루살이보다도 더 작은 놈들인데 도대체 무엇으로 무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물린 곳들은 가렵지는 않았다. 오늘은 흐리고 때때로 비까지 내리는 날씨였다. 아침 8시 반쯤 떠나서 4시간 만에 Campamento Base에 (Base Camp) 도착했다. 걷는 길이 어제보다는 경사가 많았지만 한국의 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오늘도 어렵지 않은 길인데 단지 "부리부리"가 계속 따라오면서 못살게 굴었다. 좀 바람이 심한 곳에서는 괜찮은데 바람이 약한 곳에서는 결사적으로 덤벼든다. 고도가 조금 더 높아지면 없어진다니 다행이다. 비가 심하게 내려서 우비를 꺼내서 입었는데 조금 지나니 너무 더워졌다. 할 수없이 우비를 벗고 비를 맞으며 걸었다. 비가 악수같이 쏟아지지만 않으면 옷을 적게 입고 비를 맞으며 걷는 것이 훨씬 낫다. 몸 앞에 지는 조그만 가방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조그만 플라스틱 백으로 덮고 옷과 중요한 물건은 방수 백에 넣고 배낭 안에 중형 쓰레기 봉지에 다시 싸서 넣으니 젖지는 않았다. 입고 있던 옷과 모자, 그리고 신발과 양말만이 젖었을 뿐이다. 요새는 안경을 안 쓰고 다니기 때문에 비가와도 예전처럼 안경에 물을 닦을 필요가 없으니 성가시지 않아서 좋다. 안경은 저녁 때 어둠침침할 때만 필요에 따라서 쓴다. 그렇게 습관이 되면 비상시외에는 쓰지 않게 될 것 같다. 식사는 여전히 형편없다. 오늘 점심은 스파게티였는데 소스가 너무 적어서 맨 국수를 먹는 기분이었다. 마요네즈를 조금 처서 먹으니 덜 빡빡해서 좀 나았다. Makoto는 계속 식물채집에 정신이 없다. 식물채집 외에는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전혀 신경을 안 쓴다. 어두워서 아무 것도 안 보일 때까지 조금도 안 쉬고 벌판을 뒤진다. 너무 더러워서 옆에만 오면 냄새가 난다. 자기 텐트를 가지고 와서 혼자 자니 천만 다행이다. 오늘도 세수하는 것을 못 봤다. 점심 후에 우리 외에 또 한 그룹이 야영장에 텐트를 치니 제법 야영장 같은 기분이 난다. 노르웨이에서 온 석유엔지니어 그룹이다. 그 중의 한 친구는 베네수엘라 사람인데 영어를 제법 잘 한다. 새우 농장을 경영한단다. 자기네가 파는 새우는 대형의 흰색 새우인데 아마 새우 우동에 들어가는 왕새우인 것 같다. 자기네 가격이 1kg에 $4이라는데 참 싸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1kg에 $20은 될 것 같다. Makoto는 한참 만에 식물채집을 끝내고 돌아왔는데 눈가를 벌에 쏘였다. 그래도 희희낙락이다. 저녁식사는 역시 엉터리다. 다른 그룹은 미트볼 스파게티를 먹는데 우리는 치킨누들 수프 하나뿐이다. 싸구려가 비지떡인가 보다. 여행사가 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지도 바위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조그만 나무는 안개를 마시고 있는 듯하다 앞에는 가이드 Roy, 뒤에는 금방 채취한 난초를 보면서 걷고 있는 Makoto Makoto가 찾은 난초 내일 오를 안개에 쌓인 Roraima 산 Roraima 산정에서 떨어지는 폭포, 그 왼쪽에 보이는 좁은 계곡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안개가 춤을 추는 듯하다 야영장, 가운데 보이는 헛간은 부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