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6일, 금요일, Quito, L'Auberge Inn (오늘의 경비 US $23: 숙박료 11, Tip 10, 20, 택시 6, 저녁 2.70, 식수 3) 오늘도 아침 식사 전에 North Seymour라는 섬에 상륙해서 섬 구경을 했다. 이 섬은 다른 섬과는 달리 산이 없는 평지 섬이다. 이 섬 역시 다른 섬들과 마찬가지로 동물 천국이다. 역시 물개가 제일 많았고 여러 종류의 새들과 iguana 등이 보였다. 물개는 참 게으른 동물 같다. 육지에 있을 때는 항상 들어 누어서 있는데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 한가운데 들어 누어서 사람들이 1m 옆으로 지나가도 꿈적도 안한다. 사람들 발에 채일 수도 있는데 전혀 걱정이 안 되는 모양이다.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에 가이드가 팁 내는데 관해서 장황한 설명을 한다. 특히 자기 수입은 팁이 전부라며 조그만 봉투를 따로 나누어준다. 다른 선원들 팁은 “TIPS" 라고 써놓은 조그만 나무 상자 안에 넣게 되어있다. 여행객들은 모두 조용히 듣기만 하고 아무런 반응도 없다. 벌써 모두들 낼 금액을 정한 것 같은 모습이다. 돈을 그렇게 많이 받고도 팁을 또 요구하다니. 그러나 어떻게 보면 좋은 팁 제도가 좋은 제도이기도 하다. 가이드와 선원들이 손님들에게 더 잘해주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 선원들은 모두 잘해주었다. 주방에서 일하는 선원은 누군지는 모르지만 일류 조리사다. 음식을 날라다 주는 웨이터 친구도 열심히 해주었고 상륙정 보트를 운전하고 우리가 타고 내릴 때 손을 잡아 주는 선원도 잘 해주었다. 가이드 Victor도 잘해주긴 했지만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 발음 때문에 가이드로서는 좀 부족하다.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가이드에게 $10, 나머지 선원들 몫으로 $20을 냈다. 아침 8시 반쯤에 Baltra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 그룹 사람들은 항공사와 출발 시간이 제 각각이어서 간단히 작별인사를 하고 모두 뿔뿔이 헤져버린다. 나는 수일 전 Puerto Ayora에 있는 TAME 항공사 사무실에 가서 비행기 날짜를 바꿀 때 여행사 친구 권고대로 오후 12시 45분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오전 10시 반으로 할 것을 잘 못했다. 복잡하고 후텁지근한 공항에서 두 시간을 더 기다려서 Quito 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렇게 해서 Galapagos 군도 여행을 끝냈다. 원래 9일 예정이었는데 3일을 줄여서 6일에 끝냈다. 돌이켜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여행이다. 그렇게 된 제일 큰 이유는 너무 더운 날씨 때문이고 그 다음엔 불편한 잠자리 때문이었다. 이렇게 더운 줄은 모른 것은 내 실수다. 알았더라면 좀 더 좋은 배에 타거나 1일 유람선 관광만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볼거리는 스노클링을 안 했기 때문에 바다 밑을 못 봤지만 큰 손해를 본 기분은 아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Galapagos 군도를 방문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싶지만 엄두를 못내는 곳인데 나는 가봤으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사실 Galapagos 군도 구경을 하는 것 자체는 TV 프로그램으로 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9일 예정했던 것을 6일로 줄인 것은 잘한 일이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남들처럼 7박 8일 동안 배 생활을 했더라면 불필요한 고생에다 불필요한 경비지출을 했을 것이고 한 동안 배가 아팠을 것이다. Quito 공항에 내리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택시를 잡아서 전에 묵었던 숙소로 가려하는데 요금을 너무 많이 달란다. 첫 번째 세운 택시는 $8을 달라고 두 번째 택시는 $10을 달란다. Galapagos 군도에 갈 때 숙소에서 공항까지 $5에 와서 $5이 적정가격이라는 것을 아는데 달라는 요금이 이렇게 다르다. 비를 맞으며 불과 30m 떨어진 버스가 서는 큰길에 나가서 택시를 잡아서 $5에 갔다. 공항 안에서 잡는 것과 공항 밖에서 잡는 것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 택시 기사에게 종이쪽지에 “L'Auberge Inn, circa de Palacio Congresso, Parque La Alameda - 로베르게 인, 국회의사당과 알라메다 공원 근처"라고 써서 보여주니 주소는 왜 없느냐고 묻는다. 주소는 큰 배낭 안에 있어서 찾기가 힘들다고 했더니 혹시 "Palacio del Gobierno - 대통령 관저”가 아니냐고 물어서 아니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고 떠난다. 퇴근 시간인 오후 5시 반 정도라 그런지 길이 차로 막혀서 한 시간을 갔는데도 반 정도밖에 못 갔다. 기사가 안 되겠다 싶었는지 버스 전용 도로로 들어가서 막 달린다. 간신히 국회의사당 근처에 와서는 내가 이리 가라, 저리 가라, 하면서 숙소에 도착했다. 퇴근 시간이 아니었더라면 20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린데 한 시간 반 만에 온 것이다. 팁으로 $1을 더 주었다. 한 시간 반을 달리고 단 $6을 벌다니, 택시 기사에게 좀 미안했다. 출퇴근 시간에는 $8이나 $10이 적정 가격인 것이 맞는 것 같다. 미터를 사용해서 왔더라면 $20도 더 나왔을 것이다. 이번에는 욕실이 붙어있지 않은 $8 짜리 방 대신 욕실이 붙어있는 $11 짜리 방에 들었다. 빨래할 것이 많아서 욕실이 필요하고 $3 차이면 욕실이 있는 방에 들 만하다. 더운 Galapagos에 있다가 덥지 않은 Quito에 오니 살 것 같다. 여행지도 처음 보는 Galapagos 일출이 장관이다 쌍둥이처럼 보이는 새 두 마리 주둥아리를 한껏 벌이고 싸움을 하는 새 두 마리 조용하게 앉아서 일출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새 바위벽에 붙어있는 붉은 게 무리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들어 누어있는 물개, 조금 피할 것이지 사람들에게 너무 익숙해진 물개들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는 듯한 iguana 이 죽은 iguana의 포즈는 위 사진의 iguana 포즈와 너무나 같다 Galapagos 섬에는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은 정해져있다 Baltra 공항 내부는 너무나 복잡하다 Galapagos 군도여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