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3일, 목요일, La Junta, Yagan Apartments (오늘의 경비 US $74: 숙박료 48,000, 점심 1,000, 저녁 7,500, 식품 2,900, 환율 US $1 = 800 peso) 오늘 30km 달린 다음에 이번 자전거 여행을 끝내기로 했다. 포기한 것이다. 너무 달리기가 힘들어서였다. 지형이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산악지형이다. 지금까지 자전거 여행을 해본 지역들 가운데 가장 심한 산악지형이다. 그런데 자전거 여행자는 제일 많다. 모두 젊은 사람들이다. 그들의 짐은 내 것의 배는 되는 것 같은데 오르막길을 힘차게 달린다. 그런데 나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체력이 안 된다. 2012년 상해마라톤을 마지막으로 마라톤을 그만 두었을 때도 같은 심정이었다. 나는 유럽이나 한국의 강변 자전거도로 같은 평지 자전거 여행에나 맞는다. 이 자전거 여행 코스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모른 것은 나의 실수였다. 왜 몰랐을까? 2004년에 이곳 배낭여행 했을 때 기억이 제일 큰 원인이었다. 전혀 길이 험했던 기억이 없었다. 버스를 타고 여행을 했어도 길이 험했더라면 기억이 좀 있었을 텐데 오히려 이상하게 평지였던 기억만 났다. 지난 3일 동안 달린 도로는 거의 평지였고 포장도로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르다. 전체 코스의 약 40%가 비포장도로라는데 비포장도로 언덕길을 오르는 것은 포장도로 언덕길을 오르는 것보다 적어도 배는 힘들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은 남들이 하는데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심이다. 이 여행을 생각했을 때 지형 때문에 나는 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전혀 안했다. 그렇지만 무의식적으로 그런 자만심이 있었던 것이다. 너무 경솔했다. 어쨌든 이번 자전거 여행은 오늘로 끝났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이왕 왔으니 칠레 버스여행을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다. 2004년 남미여행을 했을 때 칠레의 Lake District라는 곳을 안 가봤는데 그곳을 가볼 생각이 있다. 내가 아르헨티나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하는 도시 Bariloche에 인접한 곳이다. 그때는 그곳 여행을 왜 안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오늘은 숙소에서 주는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9시경에 숙소를 나왔다. 근처 수퍼마켓에 들어가서 오늘 점심으로 먹을 햄과 치즈가 든 샌드위치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가지고 출발했다. 도로변에는 벌써 히치하이킹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이 사람들은 이 도시에 하나 밖에 없는 숙소인 내가 묵은 숙소에는 없었는데 어제 밤을 어디에 묵었는지 모르겠다. 캠핑을 한 것 같다. 오늘은 지난 며칠 동안 나를 그렇게 괴롭히던 왕벌과 왕파리가 없었다. 살 것 같았다. 7km 정도 달렸는데 엉덩이가 너무 아파 와서 안장 위치를 좀 바꿔보려고 자전거를 세우고 자전거 톱 튜브 안에 들어있는 Brompton 공구 세트를 빼냈다. $70인가 내고 산 Brompton 공구 세트는 톱 튜브 (혹은 크로스 바) 안에 보관하도록 만들었다. 공구 세트에서 렌치를 꺼내고 렌치에 끼는 안장 스크루를 푸는데 필요한 스크루 드라이버를 찾는데 없다. 렌치를 꺼내면서 땅에 떨어트렸나 하고 10여분 동안 땅바닥을 살펴보았는데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제 안장 스크루를 풀고 조일 수가 없게 되었으니 안장 조정은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다행히 안장 높이를 2cm 정도 내리니 엉덩이가 덜 아팠다. 이제 당분간 안장 위치는 조정할 수 없으니 안장 높이나 조정하면서 타는 수밖에 없다. 어쩌면 안장 스크루를 풀고 조일 수 있는 스페어 렌치가 짐 속에 있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찾아봐야겠다. 없으면 자전거 상점에 가면 쉽게 살 수 있을 것이다. $70 짜리 Brompton 공구 세트는 괜히 산 것 같다. 공구를 낱개로 사서 세트를 만들 수 있는데 $20 정도면 충분하다. Brompton 공구 세트는 특별히 Brompton 자전거 탑 튜브 안에 넣어서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70이나 받는데 공구 세트 중의 무엇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세트 전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오늘은 이상하게도 조그만 언덕을 넘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기어를 최대로 내려도 페달이 너무 뻑뻑했다. 내가 너무 힘이 없는 것인가? 언덕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파른 것인가? 이곳 지형이 이상한지 내 눈이 이상한지 평지나 내리막 같이 보이는 오르막길이 너무 많다. 틀림없이 평지나 내리막길 같이 보이는데 자전거가 안 나가서 보면 물이 내 뒤쪽으로 흐른다. 그리고 자전거를 정지시켜 놓으면 자전거도 뒤로 흐른다. 내리막길로 생각했는데 오르막길인 것이다. OSM 지도에 23km 지점에 있다는 숙박소는 조그만 학교로 변했다. 틀림없이 지도에는 숙박소로 나와 있는데 사람에게 물어보니 학교란다. 제일 가까운 숙박소는 어디에 있느냐고 물어보니 45km 더 가서 있는 La Junta라는 도시에 있단다. 7km를 더 가서 OSM 지도에 wild camp site가 있다고 나와 있는 Villa Vanguardia라는 마을에 도착하니 마을 입구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La Junta까지는 38km를 더 가야 하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기는 싫다. Wild camp site라는 곳을 보니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 공터다. 지도에 수퍼마켓이라고 나와 있는 곳은 단독주택인데 수퍼마켓이란 팻말은 붙어있는데 문은 잠을쇠로 잠겨져있다. 마을에 집이 10여 채 보이는데 모두 아무도 안 사는 집들 같이 인기척이 없다. 버스가 지나가는 시간을 물어보고 싶은데 물어볼 사람이 없다. 그래서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우선 점심을 먹은 다음에 히치하이크를 시작했다. 차가 수십 대가 지나가도 한 대도 안 선다. 결국 한 시간 정도 기다린 다음에 한 대가 섰다. 그동안 지나간 차들 가운데 제일 작은 차인데 서서 나를 태워주었다. Valdivia라는 도시에 사는 3인 칠레 가족인데 10일 간 자동차 여행 중이란다. 앞좌석에는 부부가 앉고 뒷좌석에는 고교생으로 보이는 아들이 앉아있었다. 차 안에도 짐이 많은데 자리를 만들어서 내 자전거와 짐을 실어주었다. 그렇게 해서 금방 38km를 달려서 오후 3시경 La Junta라는 제법 큰 소도시에 도착했다. La Junta에서 숙소를 잡는데 좀 애를 먹었다. Booking.com으로 예약을 하는 것이 제일 쉬운데 그냥 들어가서 방을 잡으려 하니 여러 가지로 힘이 든다. 조그만 도시인데 숙소는 참 많았다. 그런데 대부분 방이 다 나갔다. 이 지역은 한국으로 치면 휴가철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동해안 어느 도시 같다. 방값이 비싸다. 결국 하루 밤에 $60 짜리 방에 이틀 밤을 들었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버스 시간이 새벽 5시 반과 6시뿐이란다. 그래서 하루 밤만 자고 내일 새벽에 떠나기는 싫다. 하루 밤을 더 쉬어가야겠다. 체크인을 한 다음에 버스 정류장에 있는 버스회사 매표소에 가서 모래 아침 5시 반에 떠나는 Coyhaique 행 버스표를 사놓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제일 크다는 수퍼마켓에 갔는데 물건이 너무 초라했다. 혹시 라면 같은 것이 있으면 사려고 했는데 없다. 빵도 야채 과일도 너무 초라했다. 칠레 사람들은 무얼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 수퍼마켓 건너편에 음식점에 들어가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말이 안 통해서 주문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그냥 나오려고 했는데 영어를 하는 어느 여자 손님이 도와주어서 주문을 했다. 국수, 야채, 콩과 소갈비 하나가 든 수프 같은 음식인데 빵, 야채샐러드, 후식이 딸려 나왔다. 먹을 만했다. 내일은 쉬면서 앞으로의 새로운 여행계획을 세워야겠다. 여행지도 Villa Santa Lucia 간이 캠핑장, 비를 피해서 텐트를 칠 수 있고 화장실이 있다 조그만 교회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고 있는 사람들 흐린 날씨다 힘차게 흐르고 있는 냇물 완전 산악지대이다 OSM 지도 23km 지점에 있다고 나와 있는 숙소는 학교로 변해버렸다 도로변 야화 밭 도로가 내려가고 있는데 내려가면 십중팔구 다시 올라간다 OSM 지도에 wild camp site가 있다고 나와 있는 Villa Vanguardia 마을에 도착했다 수퍼마켓이라는 곳은 잠을쇠로 닫혀있다 Villa Vangurdia부터 a Junta까지는 히치하이크를 해서 차를 얻어 타고 갔다 2020년 1월 24일, 금요일, La Junta, Yagan Apartments (오늘의 경비 US $73: 숙박료 48,000, 식품 7,900, 전화기 충전 3,000, 환율 US $1 = 800 peso)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이곳 일기예보를 보니 하루 종일 비가 온다고 나와 있다. 어제 대강 생각했던 대로 Puerto Montt 동북쪽 아르헨티나 국경 부근에 있는 Lake District를 관광하고 육로로 북상해서 비행기를 타야하는 칠레 수도 Santiago로 가기로 결정했다. Lake District 여행은 Puerto Montt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니 지난 3일 동안 자전거로 달린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어제 좀 성급하게 내일 남쪽에 있는 도시 Coyhaique로 가는 버스표를 샀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Coyhaique 버스표를 취소하고 북쪽 도시 Chaiten으로 가는 버스표를 사려고 했다. 내일 Chaiten에 가서 1박하고 모래 Puerto Montt로 돌아가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Chaiten 행 버스는 일주일에 월, 수, 금 3일만 있어서 다음 버스는 월요일에나 있단다. 이틀을 이곳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게는 하기가 싫어서 내일 그냥 Coyhqique로 가고 모래 Coyhaique에서 아르헨티나를 통해서 Puerto Montt까지 직행하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아침 5시 반에 출발해서 밤 11시에 도착하는 긴 버스 여행이다. Puerto Montt에는 버스 터미널과 같은 건물에 있는 지난번에 하루 묵었던 Ibis 호텔에 방 예약을 해놓았다. 이제 모래 일요일 Puerto Montt에 도착해서 하루 휴식을 취하고 내주 화요일부터 칠레의 Lake District 여행을 시작한다. 버스 정류장을 떠나서 숙소로 돌아오면서 제과점을 발견하고 빵과 샌드위치 감을 사고 수퍼마켓에서 칠레 휴대전화 충전을 했다. 그런데 수퍼마켓 직원이 1,000, 2,000, 3,000 peso중에 어느 금액을 원하느냐고 물어서 3,000 peso를 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언제 다시 충전을 해야 하는지 직원에게 물어보니 모른다. 잔액이 떨어지면 해야 한다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잔액을 체크하는 방법을 모른다. 나는 전화를 주로 인터넷 하는데 쓰니 WiFi가 없는 곳에서 인터넷이 안 되면 그때 충전을 하는 수밖에 없다. 숙소에는 대부분 WiFi가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내일은 시계 알람을 새벽 4시 반에 마쳐놓았다. 버스 출발시간이 5시 반이라 버스 정류장에 나갈 때는 제법 어둘 것이다. 버스 정류장까지는 5 블록 정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