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동잠실지점에서는 농산물을 세일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어제 오후에는 잠실 새마을시장으로 나갔다.
귀가하면서 찹쌀 4kg 8,000원 주고 한 포를 사고 두 팔로 껴안았다.
추가로 더 사려고 오후 늦게서야 들렀더니만 농협사무실 샷터는 이미 내려져 있었다.
빈 손.
인근에 있는 새마을시장으로 구경 나갔다.
도로변에 있는 작은 꽃가게.
인도를 살짝 비낀 빈 터에 진열한 작은 다육식물이 예뻤다.
가만히 들여다보고는 '파필라'라는 팻말이 꽂힌 다육식물 두 개를 골랐다. 1개 1,000원씩.
팻말이 없는 다육식물 한 개. 여주인한테 이름을 물었더니만 모르겠단다. 이 꽃도 1개 1,000원.
세 개 3,000원을 드렸다.
'이렇게 팔면 손해 안 봐요?'
'조금은 남아요.'
1,000원짜리를 팔면 얼마쯤의 이문이 남을까? 라는 안쓰러움이 먼저였다.
자주색깔 꽃이 피기 시작한 '무수카리' 화분 한 개도 손에 들었다.
3,000원.
시골 텃밭에도 잔뜩 있지만 서울 아파트에는 없기에 샀다.
아파트 단지 안에는 둥근 쇠화분이 있다.
아직은 꽃을 심지 않아서 잡풀만 너울거렸다.
초소 관리인한테 '흙 조금만 파 가겠습니다'고 양해를 구했더니만 '큰일 나요'라고 단칼로 거절했다.
작은 검정비닐에 담을 흙조차 안 된다고 덧붙였다.
'버려진 흙 좀 퍼가기로서 큰일 날 일은 하나도 없네요.'라고 쓴소리 한 뒤에 그냥 빈 손으로 되돌아왔다.
'관리직원은 융통성 없는 늙은이.'
집으로 돌아온 뒤 베란다 빈 구석에 있는 화분의 흙을 긁어 모아서, 다육식물을 옮겨 심었다.
한 개는 흙이 부족해서 옮겨 심지 못했다..
시골로 가져 가서 큰 화분에 옮겨 심어야겠다.
어제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의 전쟁기념관에서 옛 동료의 딸 결혼 피로연이 있었다.
삼각지 청사에서 오래 근무한 중학교 친구를 사당역에서 만나 함께 참석한 뒤에 헤어졌다..
그는 오늘 오전에 분당구 인근 산에 등산한 뒤에 내가 사는 잠실지역으로 오겠단다.
내가 어제부터 잠실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지난해 가을, 시골에서 가져 온 늙은 호박, 성장율이 무척이나 빠른 알로에(다육식물), 잎을 먹을 수 있는 명월초(삼붕나와 )등 화초를 나눠주고 싶기에.
등산 간 그가 오늘 오후 늦게라도 나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나는 내일, 바람 부는 서해안 시골로 떠나는데...
어제 산 다육식물 이름은 '파필라이스'.
종류가 엄청나게 많을 것 같다.
내 눈에는 모두 똑같아 보인다. '염좌(크라슐라 오바타)'일 것 같기도 하고...
작은 포트에 담겨진 그 작은 화초에도 꽃봉오리가 맺혀 있다. 붉은 색깔의 꽃을 곧 피울 것 같다.
큰 화분에 옮겼으니 뿌리가 번져서 크게 자랐으면 싶다.
다육식물은 키우기가 무척이나 쉽다. 또 번식도 잘 된다.
두꺼운 잎이나 줄기를 잘라서 분주하면 보름 뒤에는 새 뿌리가 내린다. 내 경험으로는.
내일 시골 내려갈 때 큰 화분 몇 개도 차의 트렁크에 실어야겠다.
모두 온난성 식물이다.
시골에서 분갈이를 하면서, 포기 나누기도 겸해야겠다.
더 키운 뒤에 남한테 나눠 주었으면 싶다.
봄날은 짙어간다.
어제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로 벚꽃 나들이를 다녀 온 아내의 입이 붕어입처럼 내밀었다.
'벚꽃이 제대로 안 피었어요. 꽃봉오리도 시원찮아요.'
'아마, 올 봄에는 비가 덜 내려서, 물기 부족으로 꽃봉오리가 제대로 크지 못했을 것 같군...'
이런 말이 위안이나 될까? 아내는 벚꽃이 예년 같지 않아서 무척이나 서운한가 보다.
그래도 봄은 무르익겠지.
시골 텃밭 속의 작은 들꽃, 야생꽃들을 내려다 보아야겠다.
내 키를 낮춰 쪼그리고 앉아서 그 작은 꽃잎을 내려다 보아야겠다.
그 속에는 작은 신(神)들이 깃들어 있겠지.
2017. 4. 8. 토요일. 풀씨하나 최윤환
어제는 옛직장 동료들을 만났다.
그들은 9년 전에 퇴직한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바람의 아들'이라고.
그랬다. pc가 보급되던 1980년대부터 2008년 전반기까지 직장 컴퓨터 사이버에 잡글을 올렸기에.
중부 서해안 갯바다를 혼자서 걷던 이야기, 격주마다 시골 모친과 만나서 함께 지낸 이야기, 서울 근교로 등산한 이야기, 작은 풀꽃 이야기들을 쓸 때에는 바람의 아들이 되어...
사진은 인터넷에서 임의로 펐습니다.
지적소유권 등 문제가 되면 즉시 삭제하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파필라이스' 다육식물의 사진을 여기에 옮겼습니다.
양해바랍니다.
첫댓글 저는 식물을 기르지를 못하는데
앞으로 식물에도 애정과 사랑을 주어야 겠어요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시골 다녀왔기에 늦게서야 댓글 답니다.
실용적인 식물 키우는 재미도 솔솔하지요.
화려하고 비싼 것보다는 그냥 수수한 것이 더 정감이 가지요.
생명력이 강한 것이면 더욱 좋고요.
식물 키우느 장소가 집(아파트)이지, 텃밭인지에 따라서 종류가 다르겠지요.
저는 지난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쪽파도 키웠지요
지금은 명월초(산붕나와).를 증식해서 이따금 싱싱한 잎도 냠냠하고요.
생명력이 무척이나 강해서 매력적이지요.
한번 시작해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