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선생님을 회상하면서 항상 뇌리에 스치는 말은
인간이 동물과 다른점은 일기를 쓴다는 사실이다. 오늘같이 여러곳을 방문하는 날이면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자꾸만 뒤로 미뤄진다.
오늘은 거래처 방문 기록만 남겨보자. 점심을 부지런히 해결하고
① 대원자동차 : 변동에 있는 업체로 자동차와 관련된 업소들은 그래도 활기가 있어보인다.
그러나 그곳도 판금쪽만 조금 움직임이 있고, 검사코너는 워낙 많은 곳이 있다보니 파리를 날리는 편이다.
② 서대전정비 : 관저동에 위치해 있고, 사람은 여러 명이 근무하지만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 보인다.
담당 젊은아줌마가 어찌나 상냥하고 친절하게 잘해주는지 꼭 여동생같이 생각된다. 말로 인사를 대신하고.......
③ 노은성당 : 15km를 넘게 달려서 노은동 맨 구석에 위치한 성당에 도착, 신부님께서 주문한 상본을 납품하기 위해서
사무실로 가보지만 갈 때마다 사무원은 없다. 대신 받아주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도 본당에서 울려퍼지는 웅장한
파이프올갠소리를 따라 2층으로 가서 허탕을 치고 신부님께 전화해서 납품장소를 정하고 자전거처럼 차를 뒤집어 타고
유성시장쪽으로
④ 카악세서리점 : 나의 애마(승용차)가 검은색인 관계로 무척 신경이쓰인다. 이제 3년차인데 자꾸만 흠집(기스)이
생기고 탈색되는 부분이 있어서 가끔 찾는곳이다. 오늘은 미제 광택제“맥과이어” 홍보팀이 미국사람과 함께 제품시연을
하고 있어서 꽁짜로 몇군데 잔기스도 제거하고, 탈색된 부분도 복구하는 행운을 얻었다.
⑤ 한백전자 : 벤처기업으로 순수하게 웹싸이트를 통해서 거래하게 된 업체로 수년째 납품과 동시에 현찰결제다.
남보다 좀 빠른 1998년부터 홈페이지를 개설한 덕에 전국적, 더 나아가 호주,뉴우질랜드,미국에 사는 교민에게 납품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많고 적음을 떠나서 납품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아마 내실있는 기업일거다.
⑥ 글로벌에이전시 : 동아벤처빌딩 20층에 위치한 곳이다. 오피스텔에 들어가보니, 대형LCD TV와 오디오,
디지털피아노와 구형 영창피아노 등 사무실 치고는 이색적이다. 업무는 대부업이다. 처음부터 기피하고 싶은 업체가 있다.
술집, 여관, 까페, 안마시술소, 대부(사채)업체는 왠지 대하고 싶지가 않다. 그런 곳에 종사하는 분들이 보통사람으로
느껴지지는 아니하다. 그러나 돈을 준다는데 어찌하나, 한 때는 나이트클럽을 거래한적도 있는데 그 분들의 시작은
밤 9시경부터란다. 어떤 때는 새벽 1시에 전화해서 원고 가지러 오라고도 한다.
⑦ 허준헤어 코크 : 대전시내에서 가장 많은 체인점을 가진 미용실이다. 여자는 남자 미용사가 자르고 남자는 여자
미용사가 커팅하는 장면을 자주 본다. MBC주말드라마 박정금 형사에 깡패 아들의 미용실을 보면서 더 관심을 갖게 한다.
보기싫어도 보이는 젊은 미용사들의 000, 늙었어도 눈이 자꾸만 돌아간다. 어떤 때는 무척 민방할 때도....
⑧ 변호사사무실 : 사무장 명함이 떨어졌다고 SOS(구난신호)를 날린다. 법원 앞 12곳 변호사 사무실을 거래하면서
가끔은 만나지말아야 될 분들을 마주칠 때 서로 놀라기도 한다. 별로 좋은 곳이 못된다. 아는 사람을 마주칠 때 놀라는
곳들도 몇군데 있다. 여러 변호사 사무실을 거래하다보니 어떤 때는 내가 자연스레 사무장역을 할 때도 있다.
⑨ 동승전기 : 계룡건설의 전기공사를 하는 업체로 대전에서는 제법 큰 전기공사업체다. 사무원이 꼭 우리 큰 누님처럼
생겼는데 베르나를 타는 모습을 보면 차가 늘어날것 같다. 그래도 무척 친절해서 고맙다.
⑩ 한남대학교교육대학원 : 초등학교 영어선생님들의 석사과정을 홍보하는 리플렛을 가지고 갔건만 사무직원들이
세미나 참석중이라고 받아줄 사람이 없다. 이런 때가 가장 난감하다. 내일부터 인쇄계통 전부가 휴가라 직원들은 다
놀리고 혼자서 근무를 해야되기 때문에 내일은 곤란한데, 사정해서 당직실에 맡기고 줄행랑
⑪ 중구청 공원과 : 항상 집안 행사나 피서철, 연휴가 겹치는 명절 전에 애걸복걸하는 업체들이 많다.
정각 6시에 주문하면서 내일 부임하는 분께 꼭 전해야 된다니, 어찌하랴 비상 수단을 써야지.
72개+69개 성씨의 중구 뿌리공원에 신씨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남보다 빠른 정보를 얻기도 했다.
⑫ 하이리빙 : 다단계업체로 세재와 건강식품을 취급하는 체인이다. “김미녀”라는 40전후의 주부사원이다.
그렇게 좋은것만 먹고 사는데 감기가 걸렸다고 하소연, 또 다른 “차분자” 명함을 맡기면서 치약 샘플을 준다.
아주 좋은 제품이라고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이런것은 이미 10년전에 체험했건만 뻔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아줌마다.
⑬ 한라석유 : 학교 후배인데 주유소를 네군데 운영한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⑭ 오류동우체국 : 송수신라벨을 주문한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오는 팩스가 무척 반갑다.
⑮ 청우건축 : 건축사 사무실로 왼 종일 돌아다니다보니 납품하는 것을 빼먹었다. 내일 오전까지 납품하라니 어찌하나
문닫아놓고 다녀올 수 밖에, 얼마전에는 대표 어머니께서 치매상태로 집을 나가 소식이없다가 3개월만에 강변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어 DNA 유전자 검사로 모친을 확인하고 장례를 치루는 것도 보았다. DNA검사 확인한 날을 사망일로
정하더구만,
매일 이렇게 돌아가면서 500여 업체를 날짜별, 요일별, 계절별로 정신없이 방문하다보면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없건만
그래도 풍류를 좋아하다보니 업체와 업체 사이를 잠깐 이동하는 동안에도 음악CD를 듣고 다닌다.
나만의 자유시간은 차에 있는 동안이고,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손님들의 방문이 없는 18:30~19:30 까지가 전화를
맘대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사무실에서 아파트(집)까지는 2.5km 남짓 차로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그래서 저녁 먹는 시간은 8시대로 연속극을 자연스레 보게 된다. 물론 모임있는 날은 예외이지만...
아직은 오라는데도 갈데도 많아서 좋다. 이런 시간이 얼마나 길게 주어질지, 고맙게 생각하고 열심히 움직이련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지나온 자국마다 눈물 고였다
선창가 고동소리 옛임이 그리워도
나그네 흐를 길은 한이 없어라
타관땅 밟아서 돈지 십년 넘어 반평생
사나이 가슴속에 한이 서린다
황혼이 찾아들면 고향도 그리워져
눈물로 꿈을 불러 찾아도 보네...
첫댓글 바쁜와중에 많은시간을 내어서 이곳에서라도 서로가 만남에 길을 열어주어~~`참으로 고마워유~~~ 항상 바쁘게 열심히 사는모습이 눈에보이네~~!!^^^^ 좋은 음악까지 올려주어 잘듣고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