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선수
말처럼 잘 달리던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예능 프로그램에 스타로 등장하더니 어느 순간 등이 꺾인 곱추가 되어 나타났다. 세상에서 잘나가던 사람이 한 순간에 저렇게 되다니.
인생무상! 법구경의 한 구절이 저절로 떠오른다.
40.
이 몸은 유리처럼 깨지기 쉬우니
이 마음을 성처럼 굳건히 하여
지혜의 무기로 악마를 공격하라.
그리고 정복한 것을 굳게 지키라.
41
아 아, 이 몸은 오래지 않아
흙으로 다시 돌아가리라.
의식이 한번 이 몸을 떠나면
쓸모없는 백골만이 홀로 남는다.
이봉주 선수에게 증상이 처음 발병한 건 2020년 1월 '뭉쳐야찬다' 팀과 함께 떠났던 사이판 전지훈련에서부터이다. 그는 "당시 타이어 끌기 훈련을 했는데, 그때 에너지를 많이 쏟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시 예능프로그램은 모래사장에서 사람을 태우고 끌기 대결을 펼쳤다. 이봉주는 여홍철과 함께 모태범이 타고있던 타이어를 끌었다. 그는 "상대편은 이만기등 덩치가 큰 사람이 끄는데 우리는 힘을 줘도 꼼짝을 안하더라. 그래서 무리를 하다 보니 이상이 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런 부상은 수십년간 마라토너로 뛰며 격렬한 운동을 해온 이봉주에게도 처음이라고. 그는 "경련이 일어나다 보니 잠 잘때도 불편하고 앉아있을 때도 불편하고 그렇다. 잘 때나 힘을 줬을 때 빼고는 경련이 계속된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는데 며칠 뒤에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실 크게 신경을 안쓰고 며칠 쉬면 좋아지겠지 했는데 이상하게 멈추지 않고 1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지속적인 근육 수축에 의해 밤에 잠을 잘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지속됐다. 통상 이런 경우는 근육이완제, 안정제를 처방하는데 이봉주는 "계속 이런 치료를 했는데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아서 배에 보톡스 주사까지 맞았다. 그런데도 상황은 똑같다. 변화가 없다. 오히려 보톡스가 역효과가 나서 더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봉주는 원인불명의 통증에 시달린 끝에 '근육긴장이상증' 판정을 받고, 결국 서울 성모 병원에서 흉추 6번과 7번 사이에 생긴 척수지주막낭종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6시간 넘게 받았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1년 넘게 계속 이런 상태로 지냈다”
이봉주는 “병을 낫게 하려고 뭐든 다 해보고 있는데 쉽지 않다”라며 “병원도 다녀보고 한의원도 다녀보고 마사지도 받아봤다. 법사까지 만났다. 해볼 건 다 해봤다. 그런데 나아진 게 없고 효과를 전혀 못 봤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오죽하면 수술까지 했겠냐. 정말 답답하다.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봉주는 2년 넘은 투병을 호소하면서 “내 평생 제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선수생활하면서도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 약을 안 먹으면 잠을 잘 수 없다”고 밝혀 주위 사람들을 안쓰럽게 했다. 그는 “평생 이 증상으로 살지 않길···. 가족들이 제일 힘들지 않았나 싶다.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극복 중이다”며 “작년 한해 아내와 병원에 다닌 기억 밖에 없다. 운다고 인상 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 스스로 방향을 찾아 이겨나갈 수 밖에 없다”고 결연한 투병 의지를 내보였다.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이봉주는 “이건 더 처절한 것 같다. 지금처럼 아픈 기간이 오래가는 건 처음이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했다. 이봉주는 “운동장을 마음 껏 달려보고 싶은데 마음만 앞서고 있다.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우울하다”고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이봉주 선수를 낫게 하려고 국내의 유튜브 방송에서 온갖 아이디어를 모으고 수많은 사람들이 치료 방법을 제안했지만 결국 의술의 한계에 도달하고 치료할 수 없는 이봉주 선수의 통증은 난치병이 되어버렸다. 인간의 몸은 작은 일상적 변화에는 복원 능력이 있으나, 그 충격이 어느 한계를 넘으면,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이봉주 선수의 말 중 어느 순간 무리하게 에너지를 썼다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몸에는 의식으로 조절 할 수 있는 기능보다 무의식에 의해 지배 관리되고 있는 조절이 어려운 자율 신경기능이 더 많다. 수행에 있어 우리의 의지, 의식과 따로 놀려는 몸을 잘 관리하고 이끌고 가는 것도 중요한 훈련 부분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에 대해 아나빠나삿띠에서 아주 간단히 말씀하셨다. 수행하기 적절한 외딴 곳에서 척추를 바로 세우고 실다이 알고 느끼면서 호흡을 관찰하라고. 너무 단순해 보여서 사대로 이루어진 몸과 마음을 평안히 유지하여 조화를 이루는 것이 호흡 수행의 기본 출발점이라는 것을 우리는 쉽게 놓치게 된다. 이봉주 선수 같은 병에 정말 치료법이 없을까? 이봉주 선수를 치료할 수 있던 진짜 치료법은 시도되지 않은 어딘가에 숨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어딘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중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본다.
첫댓글
수행을 꾸준히 향상시키기 위해서 적절하고 합당한 몸관리가 중요함을 되새기게 됩니다. 감사해요 _()_
감사합니다()()()
의식으로 조절 할 수 있는 기능보다
무의식에 의해 지배 관리되어 조절이 어려운 자율 신경기능...
수행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몸관리의 중요성을 다짐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