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리의 벼룩 시장에서 수집한 로맨틱한 정크 식기류를 판매하고 있는 브로캉트 아. 2. 이번 정크 쇼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앵커 호킹 사의 파이어킹 빈티지 머그. 옥빛부터 오렌지, 레몬, 블루, 레드 등 독특한 컬러와 문양을 자랑한다. 3. 로맨틱한 레이스 제품만 취급하는 교토의 나카무라산몬지야 부스. 리본이 달린 예쁜 카드가 한 장에 1백 68엔. 4.50~60년대에 큰 인기를 모았던 내셔널의 텔레비전. 거대한 안테나와 독특한 채널 키에 샛노란 컬러와 유선형의 모양이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5.정크 쇼 최대 화제가 된 파이어킹 머그와 영국산 빈티지 여행용 가방이 돋보였던 클리셰이 부스. 나무 줄기로 꼬아 만든 여행용 가방은 5만 2천 엔, 빨간 머리 앤이 썼을 법한 챙 달린 밀짚 모자는 영국산 빈티지로 1만 2천 엔. 여행용 패브릭 가방은 1만 6천 엔. |
올해로 16년째를 맞는 ‘도쿄 슈퍼 정크 쇼(Tokyo Super Junk Show)’가 지난 4월 24~25일에 도쿄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렸다. ‘에비스 토이 쇼’ ‘ASD 재팬’ 등 갖가지 전시와 이벤트를 맡고 있는 주식회사 사카(Saca)의 대표인 규우슈케 사카모토는 매년 일본 전국에 산재해 있는 리사이클 숍을 모아 거대한 정크 페어를 개최해 오고 있다. 도쿄 하마마쓰초 역 근처에 위치한 도쿄 트레이드 센터 2~3층에서 열린 이번 정크 쇼는 전문 골동품상은 물론 취미 삼아 앤틱이나 빈티지 제품을 모으는 일반인과 저렴하면서 멋스러운 생활 소품을 찾는 평범한 주부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수의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2층에는 유럽에서 온 앤틱과 빈티지 제품이, 3층에는 미국과 일본 내에서 비교적 최근에 생산된 리사이클 제품이 주를 이뤘다. 수많은 제품 중에서 특히 이번 정크 쇼에서 최대 화제가 된 것은 미국의 식기 전문 회사인 앵커 호킹(Anchor Hocking)의 파이어킹(Fire-King) 앤틱 머그. 옥빛부터 오렌지, 레몬, 블루, 레드 등 독특한 컬러와 문양을 자랑하는 머그를 비롯해 볼이나 플레이트 등의 식기류까지 파이어킹을 파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람으로 들끓었다. 일반적으로 파이어킹은 1942년에서 76년까지 앵커 호킹 사에서 내열 우유병을 재활용해 만든 식기류를 통칭하는 것인데 세계적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e-bay)에서도 높은 가격에 팔릴 정도로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빈티지 제품. 전형적인 레트로풍 파이어킹 머그 하나가 4천~5천 엔 정도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내놓기가 무섭게 동이 났는데 이는 평소 가격보다 최고 50퍼센트 저렴하게 판매했기 때문. 거의 모든 매장에서 파이어킹을 만날 수 있었으며 대부분의 사람이 파이어킹을 하나씩 손에 들고 있을 정도였다.
이 밖에도 파리의 벼룩 시장 클리냥쿠르와 몽트뢰유, 방브와 유럽 각지의 이름난 벼룩 시장에서 수집한 로맨틱한 정크 식기류가 눈에 많이 띄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스였던 브로캉트 아(Brocante A 문의 81-052-704-9143 www.h7.dion.ne.jp/~brocante/)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저그와 팬, 볼, 쿠키 틀, 저울, 양념통, 빵 보관함 등 프로방스풍 철제 식기류를 선보였으며 앤틱 단추와 놋쇠 열쇠, 손때 묻은 대바늘과 실 등도 인기 있는 품목이었다. 또한 영국의 벼룩 시장에서 컬렉션한 제품을 주로 파는 애뮬릿(Amulet 문의 81-0467-61-3132 www.mecha.co.jp/amulet)에서는 제빵 기구가 단연 인기. 주로 프랑스 잡화를 취급하는 온라인 앤틱 쇼핑몰 르 카페 421(Le Cafe 421-Quatre Cent Vingt et Un)은 부스가 예뻐서 젊은 여성에게 인기가 높았는데 특히 프랑스 장난감 회사인 노엘(Noel)에서 매년 선보이는 포스터와 50~60년대 희귀 포스터, 도자기 인형, 각종 광고 일러스트가 그려진 양철통, 화이트 컬러의 철제 저그 등이 주목받았다. 빈티지 포스터는 가격이 좀 비싼 편이지만 이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인데다 평소 온라인 사이트(home.catv.ne.jp/ff/cafe421)를 즐겨 찾는 사람에게는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버독스(Burdocks 문의 81-03-5768-7258 www.burdocks.com) 매장에서는 최고의 베스트 셀러인 찰스와 레이 임스의 다이닝 암체어를 비롯해 키치풍의 조명과 라디오, 선풍기 등 다양한 빈티지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
1.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연대별로 모아 마치 박물관을 연상케 했던 스위트 로드. 2. 미국 50~60년대의 가구, 잡화를 비롯해 앤틱 파이어킹 식기류를 취급하는 아메리칸 앤틱 숍 빅 마마 부스. 3. 미드센트리 모던의 빈티지 제품을 전문으로 판매하고 있는 버독스의 부스. 임스의 다이닝 암체어는 7만 8천 엔, 구형 선풍기는 1만 8천 엔. 4, 6. 프랑스 잡화를 메인으로 하는 온라인 앤틱 쇼핑 몰 르 카페 421의 예쁜 부스. 5. 영국과 아일랜드 등지에서 앤틱 가구를 컬렉션하는 메이트의 전시 매장에 있던 월넛 프레임의 오렌지 시트 벤치. 가격은 13만 4천 4백 엔. 50~60년대의 빈티지 하면 떠오르는 컬러 중 하나가 오렌지. 이번 정크 쇼에서 오렌지는 단연 최고 인기 컬러였다. |
미국과 일본의 리사이클 제품으로 구성된 3층에서는 미국의 50~60년대 가구, 잡화를 비롯해 앤틱 파이어킹 식기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빅 마마(Big Mama 문의 81-042-551-8144 www.Big-mama.jp)의 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신제품으로는 3만 엔 정도 하는 조지 넬슨의 컬러풀한 벽시계 ‘월 클락(Wall Clock)’의 세컨드 핸드가 3천 9백 엔, 그래픽적인 패턴이 눈길을 끄는 카펫이 1만 8천 엔, 파이어킹 머그가 1천 8백 엔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바로셀로나 체어’와 ‘브루노 체어’, 르 코르뷔지에의 ‘LC-1’ 체어와 ‘LC-2’ 소파, ‘LC-4 셰즈 롱그’, 조지 넬슨의 ‘마시맬로(Marshmallow)’ 소파, 이사무 노구치의 ‘커피 테이블’ 등 유명 디자이너의 의자와 테이블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이 컴포트 숍(E-Comfort Shop 문의 81-024-931-7116 www.E-comfort.info)은 디자인 마니아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스. 현재 이 디자인의 특허권 소유자가 없기 때문에 오리지널과 똑같은 형태로 만든 새 제품을 저렴하게 선보였는데 특히 정크 쇼 기간에 전시된 제품은 50퍼센트까지 할인해 주었다.
이 밖에도 디자인 북이나 바비 인형, 코카콜라 병 디자인만 모은 컬렉션 북, 헬무트 뉴턴의 사진이 담긴 포토 북을 비롯해 고서를 판매한 시마다 요쇼 북(Shimada Yosho Book 문의 81-03-3407-3863)과 세계 각국에서 모은 연필만을 컬렉션한 해피 고 러키(Happy Go Lucky 문의 81-03-3463-6704), 프릴과 레이스가 달린 아기자기한 홈웨어와 앞치마, 모자, 아기 옷, 테이블웨어, 꽃무늬 바구니 커버 등 로맨틱한 레이스 제품만 취급한 나카무라산몬지야(中村三文字屋 문의 81-075-841-4857 web.kyoto-inet.or.jp/people/nsanmonz), 손목시계와 데스크용 시계, 조명 달린 시계 등 시계와 구식 카메라, 폴라로이드 카메라 등을 전문으로 컬렉션한 스위트 로드(Sweet Road 문의 81-044-544-8177)의 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도쿄 슈퍼 정크 쇼에 이어 오는 7월 17~18일에는 신주쿠에서 전철로 25분 거리에 있는 도쿄 국제 전시장에서 또 다른 앤틱, 리사이클 전시가 열린다. 바로 ‘앤틱 잼보리(Antique Jamboree 문의 81-03-5996-4105 home.att.ne.jp/sun/jambokun/antique/)’가, 7월 31일~8월 1일에는 ‘제17회 도쿄 슈퍼 정크 쇼’가 도쿄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릴 계획이다. 자세한 정보는 도쿄 슈퍼 정크 쇼 홈페이지(www.toyshow.co.jp)에서 얻을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