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산강 사업 준공식이 죽산보에서 거행된다며 벌써 며칠 전부터 언론에서 소란스러웠다. 나는 이렇다 할 계획이 없었으므로 나도 그곳에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오후 6시 충장로4가 ST.C 에 가야 하므로 복장준비가 답이 안나온다. 그래서 무등산엘 갈까 했지만 비교적 근거리에서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 싶어 자전거를 이용하여 Focus가 영산강 중-하류에 쏠린 만큼 나는 그 반대방향인 상류쪽을 탐방해 보기로 하고 집을 나선 시간은 11:30분경이다.
11:30 첨단산업지구에서 영산강과 닿는 지점은 첨단산업관리공단에서 동쪽인 양산동방향으로 가면 영산강에 막힌 막다른 길이 나오는데, 아직 다리공사는 착공흔적조차도 없고 약간 북쪽으로 이동하니 옛날 건국동 넘어가는 다릿길이 좁게 뻗어있다. 강의 서편에도 길이 있었지만 나는 곧바로 다리를 넘어 강의 동편으로 따라 가는 자전거 도로를 타고 상류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 지점은 하류 하구언기점 104.5km / 상류 출발지기점 45.2km 이다. 즉 연산강 자전거도로 총 연장이 149.7km인 것이다.
<첨단산업지구에서 건국동으로 다리를 넘어가 출발하는 영산강 동편길 상류행 출발점이다. 이곳은 영산강사업 제7공구로 마무리가 한창이다. 멀리 보이는 산이 병풍산이다. 강 고수부지에서는 무명씨가 무인비행기를 날리기 위해 조종간을 잡고 준비중이다.>
<불퇴산과 병풍산 등 낯익은 장면을 왼편에 두고 강은 동북방향으로 꺾어져 상무지구에서 북광주 IC로 연결되는 직선도로의 다리밑을 지나게 된다. 그리고 고창-담양간 고속도로와 만나게 되는데 멀리 불퇴산과 병풍산 고속도로를 한번에 잡아본다.>
뚝방길 자전거도로는 어느새 비포장으로 접어들었다. 서북편의 산쪽에서 내려오는 하천으로 인해 갈림길이 그 쪽이 더 심할 거라는 예측이 빗나갔다. 오히려 남동쪽으로부터 합류되어 들어오는 두 물 지점들이 크게 형성되어 자전거는 자갈길 위를 1~2km씩 돌아나와서 다시 본류에 합류하곤 했다. 중학교('78년~'80년) 다닐적 하루 왕복 7km씩 자전거로 비포장 흙먼지길을 다니던 생각이 났다. 옛날 자전거와 요즘 자전거의 타이어 부분이 구조적으로 달라서 비포장길을 달리는데는 훨씬 불편함을 느낀다. 요즘 자전거는 포장도로를 잘 달릴 수 있게 타이어가 만들어져 있다. 속도는 나지 않았지만 뚝방길 우측으로 펼쳐지는 황금들녁과 각종 과수단지, 그리고 돼지, 오리, 한우 등 축산업의 현장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냄새가 너무 고약하였고 감기에 걸린 내 호흡기는 축사를 지날 때마다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내려올 때는 반대편으로 달려보자는 것이다.
<삼인봉이 정면(남쪽)에서 볼 때와는 다른 이미지로 다가온다.>
<담양 하수종말처리장을 지나 상류로 조금 더 오르자 물이 깨끗하여
물고기들이 노는 모습들이 훤히 내다뵈는 작은 보에서 잠시 쉬어간다.>
자전거는 이제 포장된 길 위를 달려간다. 담양 시내가 오른쪽으로 펼쳐져 있고, 특히 '국수의 거리'를 지날 땐 하마터면 자전거를 세울뻔 하였다. 어찌나 맛있어 보이고 냄새가 허기진 식욕을 자극하던지.... 일단 내려올 때 먹기로 맘 먹고 핸드폰을 열어보니 시간은 13:00시를 지나고 있었다.
담양 시내 번화한 교차로를 지나자 자전거가 달리던 뚝방길로는 자전거 통행 제한표지판이 막고 있어서 뚝 아랫길을 타고 가는데 웬 마을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마을은 읍내 번화한 지역을 지금 막 벗어난 곳 치고는 너무 허름하여 볼품이 없었다. 시골 읍내의 전형인가? 일단 방향을 잃지 않고 동북향으로 진행하는데, 웬걸. 메타세콰이아 가로수 길이 내 오른 편에서 나와 같은 방향으로 쭈욱 길게 뻗어있지 않은가? 나는 지난 4년 전엔가 친구들 모임으로 10가족이 모두 함께 다녀간 기억때문에 반가웠고 당시에 자전거를 대여하여 아이들과 함께 가로수길을 신나게 달렸던 추억이 있어 곧장 가로수길 복판으로 들어 가려는데, 이곳 역시 "자전거 통행 금지'다. 아마 자전거로 인한 사고라도 자주 발생했겠지...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보행자가 많은 곳에 자전거를 통행하게 하면 뭐 뻔하지 않았겠는가? 다시 마을 길의 연장에서 왼편으로는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를 두고 오른쪽으로는 들판을 두며 직진하자 가로수 길이 거의 끝나갈 지점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곳은 도보행락객 보다는 사진 동호인들이 버스를 대절하여 출사나온 모양으로 한적하게 여유로웠다.
<메타세콰이아 가로수 길으 이 사진 맨 우측 산자락아래 희미하게 보이는 그곳에서 부터 시작된다.>
<저 멀리 희미한 바위 절벽산이 바로 담양호 위에 있는 추월산이렸다.>
메타세콰이아 가로수 길을 지나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이정표로 자주 보였던 금월교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강의 우측길은 없다. 따라서 강을 오른쪽에두고 왼편에서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좁아진 강폭을 느끼며 상류로 상류로 올라간다. 길은 제법 잘 닦여져있지만 아스팔트에 페인트가 아닌, 재료명이 잘 생각나지 않은데.. 푹신푹신한 운동장 길이라 자전거가 잘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넝쿨식물로 터널도 만들어 놓고, 키만큼 자란 코스모스 한들거리며 들판엔 노란 곡식 익어가니 가을날의 한 복판을 만끽할 수 있었다.
<담양호 뚝이 보인다. 조금만 더 가면 골인지점을 볼 수 잇을 것이다.>
<위 사진보다 아랫쪽에서 찍었던 , 아마 금월교 지난지 얼마 안되어 잡은 장면인데 팬션이름이 '강과들팬션'이다.
인근 탐방객들에겐 비교적 조촐한 정감을 안겨 줄만한 팬션이어서 눈길이 간다.
저 앞에 우뚝 뻗은 산 줄기가 바로 금성산이며 상부에 금성산성이 있단다.>
<강물이 거의 작은 시내 처럼 좁아졌다. 산 윗쪽으로 산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호남지방에서 유명한 산성이 바로 이곳이란다.
장성 입암산성과 무주 적상산성과 함께 말이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완만하게 오르기만 했으니 오죽 힘들었겠는가 마는 자전거를 타고 담양호까지 올 줄이야... 난 축지법이라도 쓰고 다니는 기분이다. 휠(Wheel) 축지법이라고, 쉬지 않고 저어가면 그 속도가 놀랄 만큼 빠르기도 하다.
< 14:30분 마침내 담양호에 다다랐다. 집을 나선지 세 시간만에 자전거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식수용이 아닌 농업용수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댐이다.>
<저 금성산 능선 위에 성벽이 사방으로 쌓여있고 보국문이 사진의 오른 쪽 위에 보인다.>
<그 보국문 윗쪽에서 담양호를 바라보고 찍은 사진을 어느 블로그에서 퍼왔다. 이달 안에 꼭 저길 가봐야겠다. 금성산성..>
<호수를 우측에 두고 차도를 따라 오르니 갈림길이 나온다. 나는 여기서 방향을 좌로 꺽어 담양, 광주로 향한다.>
<그 높은 고도에서 거의 40~50km의 속력으로 내리막 길을 달리는 기분은 지금까지 세 시간을 괴롭혔던 체력적인 고통을 한방에 날려버리고도 남을만한 희열을 제공한다. 죽녹원을 마주보고 추성경기장에서는 담양군민 백세큰잠치가 열렸다. 담양이 태평성세를 구사하고 있구나.....아, '국수의 거리'를 그냥 지나쳐올 수밖에 없었다. 댐 위에서 하도 배고파 뭐 좀 사먹을까 하고 가방을 열어보니 가방속에 넣어 두었다고 생각했던 지갑이 안보인다. 그래 하는 수 없이 지나쳐 올 수 밖에....그리고 여기서부터는 강의 서편을 타고 내려간다. 골프연습장을 지나니 잔디축구장과 운동장이 보인다. 그냔 지나칠 순 없어서 한 장 잡아왔는데, 언젠가 여기서도 한게임 해야겠다. 운동장이 좋으면 축구도 할 만 하지 않겠는가?>
<강변엔 한가로이 새월을 낚고 있는 강태공들이 군데군데 세월을 펼쳐놓고....>
<다시 넓어진 영산강 재래식 보에는 갖가지 새들과 어류들이 뛰어 놀고..>
<수북인가? 대나무시장일듯.. 많은 대나무들이 각각 상회마다 가득 쌓여 있다.>
<여긴 대전인듯. 이런 모양의 새로지은 한옥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마을의 다양한 볼거리중 하나다.>
<저기 저 주택은 무슨 체험장인듯.. 지나왔지만, 우측의 정자나무와 정자, 그리고 사다릿길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휴식과 추억을 언제든지 퍼가라고 넉넉하게 앉아있다.>
<아마 용산리 부근인듯, 삼각점이 있는데, 삼각점에 대한 설명은 있으나 이 지점이 어느 위치인지
전혀 표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형식에 그친 단면을 드러내고 말았구나. 며칠 후엔 국토지리정보원에 가야 하는데...
측지과에 들러서 물어볼까.. 왜 아무것도 안써졌냐고? >
아직 군데군데 자전거 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지점들이 있다. 다 내려와서 용산리 부분에서 차도로 나와야 할 만큼, 그곳 공사는 지지부진해서 올해 안에는 연결이 안 될 것같다. 자전거를 타고 차량들의 옆을 달린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가능하면 자전거 전용도로를 다녀야 하는데, 아직은 전시행정이 우세인지라 이 정부에서 과연 깔끔한 마무리를 기대할 수 있을지... 하지만 자전거도로가 이런 식으로 뚝방길을 따라 상류에서 하류까지 연결된다면 시민들의 레져생활도 한층 다양해질 것이다.
내려올 때의 강 서편길은 훨씬 짧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하구언으로부터 출발점이 104km 였는데, 내려오면서 이미 하구어능로부터 95km지점을 보았으니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 이유는 이곳 상류지역의 경험으로 볼 때 일단 미미하지만 다른 물줄기들과 만나는 두물머리에서의 문제일 것이다. 가령 두 물이 만나는 지점은 물의 폭이 넓다. 때문에 다리를 놓기는 어려울 것이고 기존 다리까지 길게 돌아와서 다시 본류길과 합류해야 하므로 그런 곳에서 차이가 날 것이다. 그렇담, 영산강의 서쪽길이 짧고 동쪽길이 길므로 동쪼에서 합류되는 강들이 많거나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광주시와 나주시를 거치면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 지나 보다. 두 시가지가 모두 강의 동편에 있잖은가?
17:40분에 집에 도착하였다. 자그마치 6시간 10분간을 ...
결국 ST.C에는 못가고 동생 내외가 와서 얘기하다 보니 밤이다.
하류쪽은 뉴스에서 떠드는 소리로 보아 공사중인 곳은 없겠지? 목포까지 달릴 그 날을 상상하며 ....
첫댓글 굿~~! 한참동안 읽어 내려왔네..이해하기 쉽게 사진과 곁들인 설명에 감사....
덩달아 나도 자전거를 타고 내려온듯하이...ㅎㅎ
ㅎㅎ 다듬어지지 않은 졸작 기행문을 다 읽어 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