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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역사
― 삼척지역문학과 두타문학회
남기택(문학평론가⋅강원대 교수)
1. 경계를 그리며
두타문학회頭陀文學會가 올해로 결성 40주년을 맞는다. 삼척지역 근현대문학의 역사는 40년 세월을 지속해 온 두타문학회의 존재 속에 그대로 각인된다. 이에 상응하는 문인단체가 전국적으로도 흔치 않다는 점에서 두타문학회의 문학사적인 의미는 남다른 것이리라 본다. 모든 것이 중앙으로 집중되는 한국 사회의 기형적 구도와 불모지에 다를 바 없던 지역문화의 현실 속에서도 그 오랜 세월을 이어 온 데에는 많은 이들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노정되어 있을 것이다.
이 글은 40주년을 맞는 두타문학회의 역사와 정체성을 ‘외부의 시각’에서 개관하려는 의도로 준비되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의 문학적 경험이 일천한 필자로서는 솔직히 그런 주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한편 또 하나의 역설을 본다. 이런 구도, 즉 과문한 필자가 문학회의 대역사를 조명할 ‘외부’이어야 하는 맥락에는 현단계 지역문학장이 지닌 곤란이 반영되어 있다. 전문 비평과 이론이 부족한 삼척지역의 문학장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은 객관적인 삼자의 입장이라기보다는 필자 주관대로 그린 두타문학회의 인상기에 가까울 것이다. 이러한 전제 아래 필자가 기존에 지니고 있던 생각을 바탕으로 두타문학회의 역사적 양상과 의미를 개관하고, 이를 통해 이른바 두타문학의 정체성을 추론해보고자 한다. 또한 문제점과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함으로써 삼척지역문학의 현황과 과제에 관한 공론장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구체적인 작품 예시는 두타문학의 과거와 현재를 구성하면서도 문학세계가 확정된 작고 시인으로 그 범위를 한정하고자 한다. 장르를 시에 국한하는 것은 과거는 물론 현재적 상황에서도 지배적 장르가 시라는 판단 때문이고, 작고 문인에 주목하는 관점은 가능한 엄밀한 조명을 위한 방법론적 입장일 것이다. 2008년 현재 48명의 두타문학회원과 31권의 동인지를 모두 망라하기는 개별 평론으로서 불가능한 일이라 본다. 물론 대표적인 텍스트를 선별하고 그로부터 일반론을 도출하는 것이 비평가의 책무이겠지만, ‘두타문학회’라는 살아 있는 대상에 관한 한 필자는 그런 심미안을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서열순으로 뻔한 주례사 식 상찬을 늘어놓는 비평은 필자 스스로에게도, 두타문학회 4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도 무위한 일일 것이다.
2. 두타문학의 전사
삼척지역 근현대문학의 성립과 전개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두타문학회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말 그대로 삼척지역문학의 산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닌 존재가 두타문학회인 것이다. 물론 이 단체의 결성(1969) 이전에도 삼척지역문학을 구성하는 내외적 흐름은 지속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두타문학회 이전 강원영동지역의 문학장1) 양상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리라 본다. 이는 두타문학회의 발생과 정체를 파악하는 주요한 단서가 된다. 이때 문학장의 단위를 ‘삼척’에만 국한하는 시각은 근시안적인 것이다. 오늘날의 행정구역 단위가 확정된 것은 1980년대 이후의 일이다. 그 밖에도 문학장의 분화를 지금과 같은 시 단위로 설명할 수 없는 물리적 요소가 존재했던 만큼 ‘삼척지역문학’은 ‘삼척’은 물론 ‘강원영동지역’과 통섭되는 구성적 개념임을 전제해야 한다. 두타문학회 이전의 양상과 작고 문인들의 작품세계는 문학회의 외부(과거)에서 그 내부(현재)를 구성해보고자 하는 이 글의 의도와도 긴밀히 관련된다.
1960년대 이전에는 이 지역 출신으로 시 최인희ㆍ이성교, 수필 홍영의, 평론 김영기 등이 중앙문단에서 활동 중이었다.2) 이 중 작고 시인으로서 최인희(1926-1958)는 형성기 강원영동지역문학을 대표하는 한 사람이라 하겠다.3) 그는 「낙조落照」(서정주 천, 1950. 4), 「비개인 저녁」(모윤숙 천, 1950. 6), 「길」(모윤숙 천, 1953. 6) 3편을 『문예』에 게재하며 문단에 등장하였고, 『현대문학』 등에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 과정에서 황금찬, 김유진, 이인수, 함혜련 등과 강릉지역에서 ‘청포도시동인회’를 주도한 바 있으며, 유고집으로 『여정백척旅情百尺』(가리온출판사, 1982)을 남겨 놓았다. 『청포도』는 강원도 최초의 시동인지로서 2호(1952, 1953)까지 발간되었다. 이들 활동은 오늘날 강원영동지역문학의 주요 단체인 ‘관동문학회’가 조직(1959)되는 근거였고, 지역문학은 물론 한국문학사적으로도 1950년대의 주목할 만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전후의 황폐화된 지역 현실에서 의욕적인 활동으로 문학장의 활기를 더함은 물론 후배 지역문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사후 50여 년이 지났음에도 최인희 문학세계는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주된 이유는 시인의 요절과 그로 인한 문학적 단절일 것이다. 최인희의 문학활동은 등단기부터 사망시까지 채 10년에 이르지 못하고 전체 작품도 50여 편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인희의 문학세계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비평적 조명이 필요하다. 이는 한 시인의 문학세계에 대한 정당한 구명인 동시에 1950년대 한국시사를 보완하는 당위성을 지닌다. 그밖에도 최인희 시의 실정적實定的‧positive 의미와 관련된 이유가 있다. 이는 강원영동지역 문학장에서 최인희 시가 지닌 현재적 의미와 연동되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인희 시는 이곳 지역문학장에서 효시격으로 거론되는 텍스트 중 하나이다. 지역 명소에 세워진 시비, 지역문단에 미친 영향, 최인희 문학상이라는 제도 등은 최인희 시가 지닌 지역(문학)적 의미를 상징하는 사례라 하겠다. 반면 극히 미비한 비평적, 학술적 관심은 텍스트로서의 가치 문제만이 아닌, 최인희 시는 물론 지역문학 전반에 대한 담론적 소외를 실증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양상은 최인희 이후 두타문학회를 포함하여 강원지역문학장 전반의 구조와 성격을 환기시킨다.
일견 최인희 시는 삼척지역문학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어 보인다. 삼척 미로 출신이지만 초등학교 졸업 이후 최인희의 삶과 문학활동은 주로 다른 지역(강릉, 서울 등)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오늘날 ‘지역문학’의 개념이 ‘지역적 주거’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지역문학의 개념 층위를 형성하는 범주에는 형식과 내용 이외에도 실정의 차원이 있다.5) 최인희 시는 삼척지역문학과 관련하여 고향과 유년의 삶이라는 형식성, 그로부터 배태된 무위 자연의 시정신이라는 내용성, 지역문단에의 직간접적 영향과 주류 담론으로부터의 소외라는 실정성 등을 갖춘 이곳 지역문학의 분명한 사례이다. 두타문학회는 자타가 공인하는 삼척지역문학의 원류인 만큼 지역문학과 관련된 텍스트를 복원하고 문학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데 대한 남다른 관심이 필요하리라 본다.
물론 이러한 작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최인희를 기념하고자 모인 지역문단의 후배들은, 이들은 오늘날 두타문학회의 핵심적 인물이기도 한데, 최인희 시가 자연을 소재로 하며 종교적 차원을 넘어 선적 세계에 도달했음을 확인하고 있다.6) 최인희 문학의 근간을 형성하는 요소는 실로 유년시절 자연의 체험이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된다. 최인희는 「나의 문학수업」에서 강원도 산천을 벗하며 보냈던 유년시절의 체험이 시작은 물론 인성의 토대가 되었다고 스스로 말한다. 주목되는 부분은 “妖精의 山川이 아니요 性急히 人心을 罵倒시키려드는 현실주의적인 景慨도 아닌 오직 조촐하고 淳朴하고 敦厚하면서 남몰래 마음을 울려주는 山川”7)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이는 최인희 문학의 자연이 자연예찬 혹은 목가적 서정이 아닌 인성이 투사된 정서의 공간임을 짐작케 한다. 이와 함께 불교적 세계관의 접목 역시 최인희 문학사상의 결정적 요소가 된다. 최인희의 불교적 세계관은 삼척 천은사의 주지였다가 환속한 부친의 영향과 월정사에서의 불경 공부, 조지훈과의 관계 등 생애적 배경으로부터 증명된다. 그리하여 최인희의 시작품들은 대개 자연과 생의 합일을 지향하는 생태적 이상을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 지금까지 강조되지 않았던 최인희 시세계의 성격에 대해 인지할 필요가 있다. 최인희 시는 서울로 직장을 옮기는 1955년을 기점으로 산문투 문장의 구사 등 율격에 얽매이지 않는, 오히려 파격적인 형식이 주요 경향으로 나타난다. 시행의 산문화 경향과 함께 시적 사유 역시 보다 사변화된 양상을 보인다. 천리를 강조하면서도 삶의 태도를 문제시하는 자세는 여전한 염결의 시학을 증거한다. 한편 무위자연의 선적 이상으로부터 보다 인간적인 삶의 철학으로 사유의 방향이 선회하고 있음을 지적해야 한다. 예컨대 ‘소리’에 주목하여 생철학적 의미를 추구하는 양상은 주목되는 형태라 하겠다. 「첫소리」는 소리에 담긴 의미, 감각에 관한 철학적 의미가 펼쳐지는 사유의 장을 예시한다. 그런 만큼 작품의 주제는 다소 추상적이지만 더불어 존재의 의미를 감각적 사유로 추구함으로써 전형적인 모더니티의 시의식을 드러내는 양상임을 간과할 수 없다.
물 속에 깊이 묻히던 꿈이 있다. 사람도 짐승도 오지 않는 새봄에 다시 움 돋는 ○른 보리이랑― 부드러운 날개를 펴고 누워보든 모습이 있다. 玄光燈 쇼―윈도 근처를 ○어가면 軟綠의 물결이 마구 쏟아져 오는데// 電車를 타고 피로에 지친채로 사람과 사람들 새에 아아, 이렇다할 주고 받을 人情○ 식어버린 그 속에 넌짓이 기대서서 서로 나누며 가는 건 體溫으로 하여 느껴 아○ 幸福같은 것.// 저만치서 저으기 피어나는 電燈빛에 고개 숙인 女人의 表情에서 함박꽃으로피어서 ○아오는 車室이여!// 그것은 행여 저 푸르름이 어둠과 어울려 불을 달고 새워보는 人間같은 習性이기도 하다. 아니면 그의 노래를 無限의 변두리에까지 밀려보내는 크낙한 喜悅일게다.// 차고 푸른 것이 神의 加護처럼 실려있는 아득한 못속― 그 속에 熱狂의 우슴만이 내게로 온다.// 쇼―윈도에 어리는 얼굴같이 街路燈에 어리어 솟아나는 幻想과도 같이 至大한 宇宙의 크낙한 못속에 비치는 달빛이야 더 이름지울 수 없는 기쁨이어라.
― 최인희, 「월광음月光音」8) 전문
이 작품은 『여정백척』에 수록되지 않은 것으로서 최인희 후기 시의 경향이 집약되고 있다. 여기서는 도시의 현실이 시적 배경으로 제시된다. 즉 “玄光燈 쇼―윈도 근처”라거나 “電車를 타고 피로에 지친 채로 사람과 사람들”과 같은 도시의 풍경을 소재로 취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의 구체적 소재가 시에 반영되는 것은 최인희 시에서는 극히 드문 양상이다. 산문투 문장을 연 단위로 제시하는 형식은 후기시의 형식적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물속에 깊이 묻히던 꿈”으로부터 시작하여 “至大한 宇宙의 크낙한 못 속에 비치는 달빛”으로 마무리되는 수미상관의 의미 구조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여전히 표현하고 있다. 그것이 단지 자연의 물성이 아니라, 표제 ‘월광음’이 환기하듯, 대상이 감각화된 ‘소리’라는 점은 일종의 생철학적 경향과 같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지대한 우주의 크낙한 못 속에 비치는 달빛”이 “쇼―윈도에 어리는 얼굴” 혹은 “街路燈에 어리어 솟아나는 幻想”과 등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體溫으로 하여 느”끼는 행복, “人間같은 習性”으로 변주되는 희열 등을 묘사하는 맥락에서도 화자의 실존적 지향을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묘사는 비루한 현실일지라도 존재의 가치를 확신하는 태도에서 비롯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 구조는 후기시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일련의 ‘아기’ 이미지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즉 “자라면 자랄수록 애띤 마음을 간직함이 우리들 本然의 자태”(「언덕에서」)인 아기는 “언제 보아도 또다시 보아도 아기에겐 웃음이 어려있”(「평화」)는 무한의 평화이지만, 때로는 “예까지 와선 마침내 氣盡하여 쓰러진 너희들(아가와 소년) 외로운 나그네”(「노방路傍」, 괄호는 인용자)의 설움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 따르자면 아기의 평화는 다난한 생활의 장 속에서 “진정 그의 우럴어 지켜갈 旗幅”(「평화」)으로 존재하며, 그를 향한 실존적 고투를 통해 실재하는 가치가 된다. 이처럼 후기 시에 이르러 최인희의 시적 사유는 보다 확장, 변모된다. 1950년대 문단의 한 경향이었던 실존적 고뇌가 기교적으로, ‘운명적으로’ 전유되는 이러한 면모는 최인희 시에 대한 기존 관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지평이리라 본다. 또한 최인희 시는 강원영동지역의 문학적 전사이자 원류로서 여전한 현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두타문학의 주된 양상, 즉 친자연적이고 보편 서정을 추구하는 경향 역시 최인희 시의 선취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삼척지역문학과 관련된 작고 시인으로 진인탁(1923-1993)을 들고자 한다.9) 삼척 근덕 출생인 진인탁은 1948년 「식모食母」, 「토굴土窟」 등을 『동국시집』 1집에 발표하고, 1949년 5월 동일 작품을 『학생과문학』에 김기림 추천으로 게재하면서 등단한다. 전후, 당시 삼척군 북평고에서의 교편활동(1952-1953) 이외에 진인탁의 삶은 주로 타지역에서 이루어진다. 생업으로 인하여 문학활동을 지속할 수 없었던 그는 말년에야 유일한 시집 『자화상』(반도출판사, 1991)을 상재한다. 삶이나 문학적 이력으로 볼 때 진인탁을 진정한 ‘지역문인’으로 가리킬 수는 없을 듯하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는 고향의 삶을 소재로 한 장면이 종종 등장하며 또한 지역문인들의 현재적 삶 속에 뚜렷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예컨대 2005년 5월, 두타문학회가 주관하고 삼척대학교(현 강원대 삼척캠퍼스) 문창과와 삼척문인협회가 주최한 ‘삼척문학세미나’에서 이 지역에서는 ‘드물게도’ 학문적 조명을 받았던 지역작가 중 첫 번째 인물이 진인탁이었다.10) 이는 지역문학으로서 진인탁 시의 실정적 의미라 할 수 있다.
태백의 지맥 구릉들이
바다를 향해 뻗어
들 마을 나루를 얼었네.(열었네)
실개천 흐르는 언덕 사이
효자 열녀각이 자리해 있어
천고의 향기가 넘쳐흐르네.
끊임없는 광음따라
오곡백과가 무르익을 젠
선조들의 땀방울이 눈에 어리네.
네 고향 동해 바닷가
나루, 산마루 망부석 위엔
서릿발 이야기가 지즐거리네.
하늘과 땅과 별들처럼
변함없이 후예를 안아주는 땅
그리움의 품에다 빰(뺨)을 비비세.
― 진인탁, 「고향」 전문(괄호는 인용자)11)
이 작품은 고향에 대한 시인의 애착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역사와 향토에 대한 진정 어린 시선은 진인탁 시의 특장이다. 또한 ‘역사’와 ‘고향’에 착목하는 시선에서 비롯되기 쉬운 감상적 추상성으로부터 일정 정도 시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 이 작품에는 자유로운 듯한 형식 속에 동일한 어형의 배치를 통한 율격, 군더더기 없는 언어의 경제, 지형ㆍ역사ㆍ민속ㆍ설화 등을 아우르는 ‘고향’의 중의성 등이 적절한 시적 거리를 형성하는 요소로 배치되어 있다.
지극한 감상적 서정에도 불구하고 시적 긴장을 유지하는 진인탁 시의 특징은 이승휴를 소재로 한 「동안거사東安居士」에도 잘 나타난다.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승휴에 대한 예찬방식과 달리 「동안거사」는 “두타로부터 송악으로”의 “자주의 물결”에 주목하여 역사의 반역성을 현재화하려는 시의식을 드러낸다. 진인탁 시의 현실인식에 바탕한 정서의 수위는 “낯선 곳이면 마음도 항상 외로우려니/ 황혼이 가벼히 스쳐갈 무렵/ 어찌 남몰래 눈물이/ 그리고 많은 것이냐”(「식모」)와 같은 연민의 시선에서 보이듯 초기작으로부터 이미 형성된 개성이기도 하다. 이를 가리켜 한국인의 전통적 비애를 표출한 것이라는 지적12)도 있다.
내 배곱(배꼽)에
탄가루가 끼인 것은
아내만 안다.
내 작업복
실밥 간 곳마다
절어 붙은 탄가루도
아내만 안다.
이불 아래
무언의 호소
메아리 없는 빈 천정
둥지(동지) 어느 밤이었더이다.
새벽 칸데라를 들고
주섬 주섬 갱으로 나가는 길
어쩐지 우람한 어깨가 밉다고 했다.
살을 섞고 사는
부부 사이도 가슴 속에
또 하나의 얼굴
그것이 몹시 미웠다 한다……
― 진인탁, 「아내의 비밀」 전문(괄호는 인용자)
이 작품은 진인탁 시 서정의 구조, 지역적 삶의 천착, 현실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대표작에 해당된다. 탄광은 강원영동지역문학을 구성하는 주요한 지표 중 하나이다. 위 작품은 어느 탄광노동자의 회한을 소재로 절묘한 서정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반복되는 탄광노동은 “살을 섞고 사는/ 부부 사이”에도 “또 하나의 얼굴”을 만들어 놓았다. 부부 사이에 가로놓인 또 다른 타자의 존재로 인해 노동자의 “우람한 어깨”는 가장의 든든함도 아니요 남성적 매력도 아닌 미움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타자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것이 시적 장치이고 「아내의 비밀」이 지닌 상상의 지평일 것이다. 부부 사이에 놓인 그것은 강도 높은 노동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빈곤, 부부 관계를 가로막는 신체적 혹은 정서적 장애, 빈궁한 삶의 물리적 조건, 기타 지시될 수 없는 현실적 결여 등을 환기하며 ‘아내의 비밀’을 시적 현실로 구조화한다. 이처럼 진인탁 시의 개성은 삼척지역문학은 물론 두타문학의 지역주의, 즉 지역적 소재의 천착과 삶의 형상화라는 근본 테제를 충분히, ‘사후적으로retroactively’ 구성하고 있다.
한편 1960년대에 이르면 삼척지역문학의 본격적 양상이 드러난다. 위에 거론한 최인희, 진인탁 등이 선배 문인으로서의 참조점에 해당된다면, 두타문학회의 실질적 자양으로서 ‘동예東藝문학회’의 출현(1961)을 들 수 있다. 김영준, 정일남, 박종철, 이경국, 김정남 등이 주도한 동예문학회는 삼척지역 최초의 동인활동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이들은 수기하여 프린트 제작한 동인지 『동예』를 3집까지 발간(1961. 8, 1961. 12, 1962. 5)하였다. 동예문학회는 비록 미등단 문청들의 모임이었지만 문학에 대한 웅대한 포부와 특히 지역문학ㆍ문화에의 적극적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애초에 우리는 文壇에 돌을 던지는 作業은 하지 않기로했다. 그럴 힘도 없거니와 섯불리 돌을 던졌다가는 기관총이나 야포의 사격을 오히려 감당할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아직 열매가 열리기에는 數年의 其間이 필요하다. 정작 그 時期에 가서 능금나무의 主人들은 文壇에 이 열매를 던져볼 참이다. 그래서 맛과 향기와 生理를 沈滯된 文壇위에 풍겨보자는 것과 나아가서는 우리대로의 地方文壇을 世界의 水準에까지 끌어 올리자는데 終局的 目標가 있는것이다.13)
정일남이 쓴 이 글은 “지방문단을 세계의 수준에까지 끌어 올리자”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어조는 과장되어 있지만 세계성이라는 보편태를 실현하는 지역성의 구체태에 대한 문제의식은 시대를 앞선 것이었다. 지역문단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열의만큼은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 보인다.
『동예』의 뒤를 이어 김익하, 최홍걸, 정연휘, 이종한, 박학래 등이 주도한 ‘불모지不毛地문학회’가 등장(1964)한다. 동인지 『불모지』는 1집(1965)만이 제작되었다. 두타문학회는 이들 두 동인회를 중심으로 결성되는 바 이들의 활동은 두타문학회의 실질적인 전사에 해당된다 하겠다. 그밖에 ‘죽서루아동문학회’의 『죽서루』, ‘수적水滴동인회’의 『수적水滴』, ‘불사조동인회’의 『불사조』, ‘영시0時문학회’의 『영시문학』 등이 19 60년대 동인활동의 흔적을 보인다.14) 기타 유사한 모임 단체가 일부 존재했겠으나 삼척지역문학의 현재적 흐름과 관련하여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동인지의 내용은 대개 등단 이전 문청들의 열의가 두드러지는 반면 문학활동이 단명에 그치고 만다. 작품 역시 대개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인 바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문학적 성숙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지역문학의 모양새는 두타문학회의 활동에 이르러 비로소 갖추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15)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예』와 『불모지』의 등장은 지역의 척박한 문화적 환경 속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최초의 조직적 문학활동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의미를 지닌다. 이들의 활동은 삼척지역문학의 발생적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3. 정체正體와 정체停滯
위와 같은 지역문학의 전사 혹은 토대를 바탕에 두고 두타문학회는 1969년 당시 ‘삼척문학회’란 명칭으로 결성되었다. 이들의 최초 동인지라 할 수 있는 『삼척시단』은 1970년 4월에 제작된다. 타자로 식자하여 프린트한 『삼척시단』 1집은 “삼척문학의 진정한 의미의 출발”16)이라고 규정될 정도로 기존의 문학적 총량을 집약하고 본격화하려는 시도였다. 같은 해 10월 『삼척문학』으로 2집이 제작되었고 4집(1971)부터 비로소 인쇄본의 형태를 갖춘다. 4집 이후 주춤했던 동인활동은 5집(1977)을 속간한 뒤 명칭을 ‘두타문학회’로 개칭(1978)하고 6집(1979) 『두타문학』 발간으로 활동을 전개한다. 『두타문학』은 7집(1982) 이후 8집(1985)부터는 매년 발간되어 2008년 현재 31집에 이르고 있다.
이 글은 두타문학회가 지닌 문학적 정체성에 보다 집중하고자 한다. 사실 위와 같은 개관은 동인지 부록 형식으로 매년 보고되는 ‘두타문학회 약사’만 보더라도 보다 상세한 내역을 구할 수 있다. 문제는 40년을 이어 오고도 이에 관한 비평적, 학술적 조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따라서 역사적 개관을 넘어 문학적 정체성을 실증하는 식의 본격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리라 본다.
본고가 취한 외부의 관점에서 볼 때, 두타문학회의 내부와 관련된 작고 문인 중 김종욱(1932-2000)이 주목된다. 김종욱은 1969년 두타문학회(당시 삼척문학회)의 초대 회장을 맡은 바 있으며 시집으로 『남무성南無城』(조양기업사, 1980)을 상재하였다. 그가 두타문학회 초대 회장으로 있던 기간은 길지 않았고 동인지를 통한 실질적 작품활동 역시 드러나지 않는다. 2대 회장 김영준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1970년 『삼척시단』 1집 제작 당시부터 회원목록에서 김종욱의 이름은 빠진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김종욱 시는 이른바 ‘인사이드 아웃사이더’로서 두타문학회와 관계된다. 당대의 활동 사실 여부와는 무관하게 『남무성』이라는 텍스트 자체가 삼척지역문학이나 두타문학과 관련된 논거일 것이다. 요컨대 김종욱 시의 양상은 두타문학은 물론 삼척지역문학의 특징을 살피는 하나의 계기이며, 인사이드 아웃사이더적인 성격은 두타문학회의 역사적 과정을 통해 반복된다. 문학 외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두타문학의 흐름 속에는 또 다른 인사이드 아웃사이더적 사례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늬 깃 나련히/ 멧새 짚는 바람
머흘다 도는/ 구름
고요로와 層層 둥근 빛/ 으늑 밝아
太古를 떠나 오신져/ 永劫의 길 바래임
노을은 번지어/ 玄珠
붉게/ 오려 타는
흐느끼는/ 心像
가고/ 오는
靑蓮庵/ 저녁 鐘
울리어/ 퍼저짐에
피거니/ 南無城.
― 김종욱, 「南無城―雲興寺에서」 전문
시집 표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1960년 5월로 작시일이 기록되어 있다. 주된 인상은 특유의 절제된 언어로 자연과 서정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2음보 대구 형식의 전통적 리듬을 의식하면서도 정제된 이미지와 주지적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보편 서정의 근대적 시의식을 성취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이는 한국적 모더니즘의 또 다른 경향으로서 1930년대는 물론 1950년대 이후 시단의 주류 경향 중 하나였다. 또한 자연의 소재를 서경적으로 그리면서 서정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서정抒情의 원형적 형태 즉 서정敍情의 전형적 방식에 해당된다. “서정이라는 개념에는 서양의 리리시즘lyricism이 내포하고 있는 정의 외에, 동양인의 무의식적 어법이 뒤섞일 가능성이 크다. 영어 식의 정의에 충실하자면 서정의 한자어는 ‘抒情’이 적절하지만, ‘선경후정’에서처럼 경치를 그린 후 마음을 그린다고 생각한다면 ‘敍景’에 대응하는 ‘敍情’이 적절할 수 있다”17)는 것이다.
단형 서정은 현대시의 장르적 속성이다. 오늘날 시는 근대적modern 미의식에 바탕한 서정의 표현으로서 존재한다. 이때 서정은 역사적 개념이 된다. 시대와 지역, 이데올로기의 구성과 지형에 따라 서정은 주류의 양상을 달리해 왔다. 이러한 명제가 미적 자의식의 다단한 경향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몇 가지로 일반화될 수 없는 서정의 진폭은 한국시의 다양성을 증거하고 있다. 최근의 우리시는 서정이 지닌 역사적 범주로서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1990년대 이후 서정의 양상은 일부 실험적인 경향들에 의해 재편된다. 비루한 현실의 환상적 변주, 거침없는 도발적 진술 등은 두드러진 방식일 것이다.18) 한편 김종욱 시는 전형적인 서정의 양상을 근대적 기법으로 변주하는 초기 시단의 경향을 보여준다.
김종욱은 시집 말미 자신의 약력을 “1932年生/ 三陟産/ 學歷 별로 배운 것 없음/ 經歷 별로 했는 일 없음”이라고 적는다. 이를 통해서도 인사이드 아웃사이더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정체성에 대한 비루한 인식은 작품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김종욱 시는 자아의 부각을 최대한 억제하고 사물의 이미지를 전경화한다. 이러한 언어의 방식은 김종욱 시와 문학회의 외면적 관계를 넘어 두타문학의 한 경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두타문학을 상징하는 작고 시인으로는 김영준(1934-1996)이 대표적일 것이다. 김영준은 이 지역 최초의 동인지 『동예』를 창간한 한 사람이며 두타문학회 2대 회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춘천 출신이지만 대학생활 이외의 평생을 삼척에서 보내는데, 그 과정에서 1972년 『풀과별』에 「거리」, 「하늘을 향하여」 등의 작품 추천으로 등단한다. 이후 삼척문화원 설립에 동참하고 삼척문화원장을 역임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삼척문화의 대명사로 손꼽히게 된다. 하지만 문학활동에 있어서의 세속적 욕심은 없었던 듯 생전에는 시집을 발간하지 않았고, 유고시집으로 『길ㆍ세월ㆍ밤』ㆍ『누가 무엇을 숨길 수 있으랴』(혜화당, 1997)가 문우들에 의해 간행되었다.
“비정하리만치 자학적인 요소”19)로 출발한 김영준의 시세계는 이후에도 비탄의 정조가 상상력의 근저에 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중앙문단의 관행을 배격하고 시집 발간마저 거부하며 지역문화 창달에 일생을 바친 면모20)는 김영준 시를 이해하는 남다른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적 배경의 치열함”과 “중앙과 변방이라는 경계를 초월한” 면모를 강조하는 의견 역시 동궤의 맥락에 놓인다.21)
온갖 풍상 다 겪은
외줄기 삶
굽이굽이 얼룩진 상처 감추며
자연의 젖줄로 남고 싶다.
넝마를 벗고 알몸이 되어
아득한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사슴의 무리가 날뛰는
들판에 이르러 노래도 부르고
숱한 사연에 휘말려
울고 싶다.
엎어졌다 자빠지고
취한 듯 뒹굴다
조용히
돌아온
청상의 눈물이고
청아한
사랑의 흐름이고 싶다.
― 김영준, 「오십천」 전문
이 작품은 김영준 시의 지역에 대한 관심과 서정의 경향을 잘 드러낸다. 정일남의 지적대로 ‘비탄의 정조’를 반복하는 동시에 염결한 시정신을 표출하기도 한다. 죽서루를 끼고 시내를 관류하는 오십천은 삼척의 상징물 중 하나이다. 화자는 오래된 역사의 무게를 온몸으로 감당하면서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는 오십천의 품성을 강조한다. 이는 곧 오십천에 투사된 자아의 태도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화자는 오십천을 통해 “청상의 눈물”과 “청아한/ 사랑의 흐름”이 길항하는 굴곡의 인생을 직시하며 고고한 삶의 의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후진 바다」 역시 “고향의 바다는/ 마음의 조각들을/ 삼켰다 토해 버린 미움의 물결/ 절망과 야심의 싸움터”라 하며 핍진한 삶의 실체를 전경화한다. 이 모두는 지역의 삶에 천착하는 김영준 시의 현실인식이요 서정의 방식인 것이다.
끝으로, 작고 시인은 아니지만 초기부터 현재까지 두타문학을 상징하는 원로로서 이성교(1932- )를 들 수 있다. 이성교는 삼척 원덕 출신으로 1956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다. 이후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는 바 『산음가山吟歌』(문학사, 1965)를 필두로 선집을 포함하여 10여 권의 시집을 상재한다. 1997년에는 『이성교 시전집』(형설출판사, 1997)이 출간된 바 있다.
해 떠오르는 표시가
그려져 있는 東部高速.
누가 웃었기
그리도 밝은 빛을 싣고 가는가.
海線처럼 물기 어린
시퍼런 瞳孔 속에
고향이 마구 떠오른다.
汀羅津 산모롱이도
마구 둔갑을 한다.
해변의 精氣로 살은
三陟 사람들.
모두 다 버스 속에서
온갖 시름을 보따리 속에 묻어둔 채
지그시 눈을 감고 있다.
― 이성교, 「삼척 사람들」 전문
사실 이성교의 주된 문학활동은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삼척을 포함한 강원영동권 지역문학장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두타문학』을 통해서는 그의 문학적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바 2008년 현재 동인주소록의 첫 번째 회원으로 기록되고 있는 양상은 단적인 사례라 하겠다. 일찌기 서정주에 의해 “강원도적인 골격과 풍류와 서정”(『산음가』의 「序」)의 세계로 직시된 바 있는 이성교 시는 삼척과 강릉 등 강원도에서의 유년기 삶이 상상력의 원천을 이루고 있다. 고향을 떠났어도 정신과 육체적으로 고향과 분리되지 않은 ‘향토의식’이 이성교 시의 근간에 작용한다는 지적22) 역시 상상력의 원천으로서 지역성을 강조하고 있다. 위의 「삼척 사람들」에 나타난 고향의 현재적 모습은 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착의 결과물일 것이며, 이러한 경향은 최근의 작품활동에서도 반복된다.
하늬바람 속에/ 새초롬히/ 눈을 뜨는 동막// 날씨 좋은 날은/ 치마를 살짝 들었다.// 그냥 웃는다/ 그냥 웃는다// 항상 밀어가/ 그 위에 소롯이 핀다// 산에 들어가고파/ 나무를 심고/ 바다에 가고파/ 푸른 꿈을 꾸었다.// 동막 산자락에/ 몰래 피는 꽃// 흐린 날에도/ 큰 웃음을 웃었다.
― 이성교, 「동막연가東幕戀歌」23) 전문
「동막연가」에는 소년 시절 삼척 근덕의 한 마을인 ‘동막’에서의 자연 체험이 60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재현되고 있다. 절제된 시어와 자아가 투사된 대상의 능숙한 변주는 이성교의 오랜 시력과 연륜에서 빚어지는 재기이자 반복되는 패턴이기도 하다. 이처럼 유년의 삶과 고향의 풍경을 소재로 한 시적 경향은 시인 스스로의 시론을 통해서도 강조된다. 그는 종종 “내 시는 아무래도 향토적인 시, 주정적인 시에 속한다”24)거나 “시관에 있어서 현대성을 중요시하는 사람보다는 옛것을 아끼는 전통주의자”25)라고 스스로를 규정한다. 이 과정에서 궁색한 현실의 삶조차 “따뜻한 빛과 함께” 변주되어 “따뜻하고 밝은 것”으로 상승시키는 긍정의 힘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26)
이상 예시된 두타문학 관련 초기 시인들의 문학적 양상은 그대로 강원영동지역문학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요약하자면 우선 문학적 내용에 있어서 보편 서정을 추구하는 양상을 들 수 있다. 대개의 시세계는 단형 서정의 양식에 기초하여 보편적 서정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지역적 소재와 정서를 취해 문학의 지역성을 의도적으로 전유하는 양상을 대표적으로 예시하였다. 지역적 삶에 바탕한 정서는 지역문학은 물론 문학의 일반적 가치를 실현하는 주요한 근거가 된다. 지금까지 거론한 작품과 동인활동은 구체적 삶을 통한 보편적 문학의 완성이라는 명제를 실증하는 사례라 하겠다.
다음으로 문학적 형식에 있어서는 동인활동을 중심으로 한 문단 구조가 두드러진 특징이 된다. 이는 청포도시동인회 시절부터 동예문학회, 불모지문학회, 두타문학회 등의 삼척지역문단과 관동문학회로 대표되는 강원영동지역문단에 이르기까지 문학장의 메커니즘으로 반복되고 있다. 시낭송회, 시화전, 동인지 발간 등은 이들 문단 구조가 외화되는 대표적 양태라 하겠다.
이러한 두타문학 및 강원영동지역문학의 정체성은 다른 관점에서는 정체停滯의 요인이기도 하다. 문학적 내용에 있어서, 예시한 이들의 전체 작품에서 지역사적 사건이 의도적으로 전유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아니다. 지나친 감정 노출로 인해 시적 긴장이 파기되는 양상도 종종 발견된다. 보편 서정의 전통 양상이 지배적인 것은 대개 지역문단의 공통된 편향이기도 하다. 문학적 형식에 있어서, 어떤 의미에서든 반복되는 형식은 매너리즘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문학의 지평을 확대해 온 계기는 제도적 관성을 넘어서는 다양한 ‘소수적’27) 실천에 있다. 미적 근대를 실현하는 다채로운 형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듯하다.
4. 경계를 넘어
두타문학 내에서도 문학장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항상 이미 존재할 것이다. 두타문학회는 기존의 전통과 성과를 이어받으며 이를 보다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나아가 작고 문인들이 외적 유사성 속 내적 독자성의 시세계를 구축한 것처럼 보다 다양한 시정신의 구현과 성취가 필요하리라 본다. 이와 관련하여 단형 서정의 양식이 지니는 보편적 방식에 대한 의도적 거리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보편 서정에 대한 의도적 거리란 단지 소재나 형상화 방식의 다양성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중요한 연관 중 하나는 문학제도적인 차원이다. 기존의 삼척문단은 두타문학회를 중심으로 순수 서정의 세계와 토착적 지역성의 발현을 내용으로 추구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내용은 다시 시낭송회, 시화전, 기관지ㆍ동인지 발간이라는 형식과 맞물려 반복된다. 이들 내용과 형식은 문예진흥기금과 같은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문인단체의 관행적 패턴에 해당된다. 관변단체 행사와 유사한 요식적 문학행위로써 문학의 소수성을 실현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와 더불어 문인 재생산의 곤란과 이론적ㆍ학술적 담론의 부재는 실로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표현은 기존의 문학활동을 폄훼함이 아니다. 예시한 활동들은 충분히 의미 있는 실천적 행위요 지역문학의 실체이다. 다만 문학의 본성 중 하나인 다양성의 실현, 즉 문학적 삶과 미적 가치의 발견을 위한 다각도의 문학행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기존의 활동들에 대한 인식론적 전환 또는 미학적 대안의 설정 등도 포함될 것이다. 이론의 탐구와 애정어린 비판의 장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문화산업cultural industry 시대를 길항하는 문학의 입장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28) 문화산업이라는 용어가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비판이론적 관점에서 비롯된 부정적 개념이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한 입장에는 문화의 산업화가 파생하는 물신화나 자본의 논리를 경계하려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 정보화사회에 이어 문화에 대한 집중 현상은 역설적으로 무한경쟁이라는 속악한 자본의 꿈을 고급스럽게 포장해주고 있는 듯도 하다. 내적으로는 지극한 자본논리요 상징권력 다툼에 불과한 것이 문화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경우가 비근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 있어 문화산업은 국가경쟁력에 비견되는 기간산업으로 성장하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
문학 역시 하나의 문화컨텐츠로서 여타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예컨대 온라인의 발달로 인해 시적 담론의 소통양상이 전과 달리 활성화되었고, 그를 통해 다양한 개성이 표출되고 있다.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시는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소주의 명물인 장계張繼의 시 「풍교야박楓橋夜泊」은 시 한 편이 지역문화사업의 역할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풍교야박」은 지리적 특성과 역사, 그리고 명문名文이 만나 특정 지역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예일 것이다. 삼척의 문화전통에 이와 같은 문화지리적 현상이 존재하지 않을 리 없다. 이 같은 전통을 현재화하기 위한 지속적 관심과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문학과 문화사업의 긍정적인 관계는 이러한 현황과 가능성 속에서 일단 확보될 수 있다.
오늘날의 문화산업은 지역문화사업이어야 한다. 이는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식의 명제에 내포될 수 있는 폭력적 국가주의를 반복하고자 함이 아니다. 문화라는 것이 본성상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목적인 바 지역의 삶이 현존하는 한 문화는 모든 지역의 건강성을 담보한 진정한 지역문화이어야 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중앙집중적 근대화가 낳은 폐단이 너무도 심각하기에 문화지역주의는 더욱 절실하다.
그리하여 문화컨텐츠로서의 문학은 첨단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디지털 컨텐츠로서의 도약을 도모함은 물론 진정한 지역문화의 일환으로서 지역문단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지 기술적인 문제도 아니고 개별 장르에 국한되는 것도 아닌 총체적 시도요 변모이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요원한 문제일 수도 있다. 그나마 최근 문학담론에서 지역문학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지역문학론이 한국문학담론의 주요한 소재로 떠오른 현상은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단계 지역담론은 지방자치로 상징되는 정치사회적 변화, 다양성을 추구하는 탈근대적 패러다임의 확산 등을 배면에 지니고 있다. 또한 뿌리 깊은 중앙중심주의를 재고하는 문학장의 자기반성으로서, 다각적 통찰을 통한 새로운 학문적 모색의 과정으로도 주요한 의의를 지닌다. 무엇보다도 문화산업 시대를 맞아 한국문학의 질적 재고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법론적 모색으로서 지역문학에 대한 새로운 전유가 시도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의 시각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위상이 지역문학에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삼척지역문학과 관련하여 시급히 요청되는 방법론적 대안의 하나는 구조적 완결성을 갖춘 전문 문학잡지라는 제도의 창출이다. 여기에는 물론 전문 편집위원회의 구성, 그 틀에 의한 주제 기획과 적절한 선별적 청탁, 창작의 노동에 상응하는 적정 원고료 지급, 최소 계간 이하의 정기적 발행 등이라는 형식적 요소가 포함된다. 이에 관한 진작의 문제의식이 있었고 다양한 시도가 전개되어 왔지만, 결과적으로 진정한 전문 문학잡지와 강단비평의 장이 부재하는 현상황은 삼척은 물론 강원지역문학장의 아쉬운 면모 중 하나이다. 여타 지역과 판이하게도 강원영동지역은 전문적인 문학잡지가 전무하다는 점이 오히려 문제점이다. 이는 곧 문학적 공론장의 부재를 가리킨다. 전통적으로 연간 발행되는 『두타문학』이나 『삼척문단』, 『관동문학』 등이 존재해 왔으나, 그 중요성과 가치를 떠나, 이러한 동인지나 기관지로는 위의 기능을 완성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유심』, 『시와세계』 등의 유관 문학잡지 역시 구조와 내용상 온전한 지역의 문학잡지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삼척지역은 관련 연구자가 존재하기 어려운 물리적 조건으로 인해 강단비평을 강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타 문학적 여건은 충분하다. 두타문학회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문학적 자양들이 협심하여 전문화된 문학잡지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문학담론의 공론장를 활성화하며, 나아가 중앙문단과의 활발한 소통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여타 지역에서 고질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일부 지역 인사의 패권 형태가 되는 것을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도 지역과 단체, 에꼴école의 이해관계를 벗어날 수 있는 소장 문인들로 전문 편집위원이 구성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요청의 하나는 지역문학의 정체성에 대한 구체적 인식과 의식적 실천이다. 그 일환으로 다양성을 전유할 필요가 있다. 보편 서정적인 기존의 주류 경향과 더불어 개별적으로 시도된 탄광문학, 해양문학, 토속문학 등의 양상을 목적의식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이들 분야야말로 이 지역의 문학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물적 조건이요 지표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탄광시는 삼척지역은 물론 강원영동지역문학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주요한 현상이다. 남한 최대의 탄전지역인 이곳은 1980년대 말 석탄산업합리화 이후에도 탄광노동의 현재를 구체적으로 물증하고 있으며, 관련 작품의 총량에서도 단연 앞선다.29) 그밖에도 제도화된 동인활동을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는 계기와 동인활동의 본령인 합평의 충실화가 필요하리라 본다. 애정 어린 비판과 선의의 경쟁은 창작의 외적 동력이다. 이 모든 과정에 엄밀한 비평적 잣대가 전제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5. 그리고, 미래
이상 거론한 최인희, 진인탁, 김종욱, 김영준, 이성교 등 만을 두고 볼 때 삼척지역문학은 일견 전문성이 결여되거나 구체적인 지역 연고가 부족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살펴본 작고 시인들은 중앙문단과의 활발한 교류와 전문적 창작활동 등에서 아쉬운 면모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고 삼척에서의 삶이 제한적인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정체성에 근거한 미학적 성취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더욱 이들 텍스트는 척박했던 이 지역에서 자생한 문학적 자산이다. 이들의 문학세계가 사후에도 지역문단의 현재 속에 지속적으로 개입되는 현실은 ‘지역문학’이 정형화된 틀이 아니라 항상 운동하는 구성적 개념임을 증거한다. 그렇기에 더욱 삼척지역문단은 이를 소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삼척지역문학의 초창기 형태와 관련되면서도 두타문학의 현재를 구성하고 있는 문인들로서 위의 예시 이외에도 최소한 김영기, 김정남, 김원우, 박종철, 김원대, 이경국, 정일남, 김익하, 정연휘, 최홍걸, 김형화, 박종화, 김진광30) 등을 거론해야만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틀이 필요하리라 본다. 이 글은 작고 문인을 중심으로 삼척지역문학과 두타문학의 정체성에 관해 개략적인 틀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요컨대 두타문학으로 상징되는 삼척지역문학은 시에 있어서 단형 서정의 시형을 중심으로 지역의 삶을 지속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두타문학회의 문학적 양상은 삼척지역문학은 물론 강원영동지역문학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그 이면에는 이미지 조각과 언어 구사에 있어 보편 서정의 지배적 방식이 존재한다. 이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도 일방적인 방향으로 지역문학의 양상이 반복되는 것은 경계해야 하리라 본다.
한편 미적 감동을 설명하는 기준이 기존의 미학적 관점일 수만은 없다. 더더욱 한국문단의 기형적 구조를 지탱해 온 것이 그것이었던 바 미적 기준에 대한 재고의 여지는 충분하다. 시의 장르적 의미를 완성하는 서정이 역사적 개념이듯이, 미적 인식에 대한 반성적 성찰 속에서 작고 문인들의 문학세계는 물론 지역문학장의 당대적 흐름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에꼴과 매너리즘을 넘어, 상징권력의 ‘지역적’ 배치와 문학 외적인 소모주의를 넘어, 스스로의 지양과 소통을 통해 삼척지역문학의 중층적 현재를 견인하는 주체는 두타문학회일 것이다. 오늘날 삼척지역문학의 산 역사를 그리고 있는 두타문학회이기에, 당위가 아닌 실재로서 실천적 활동이 지속될 것을 믿는다.
『두타문학』 32집 2009 해가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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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비투스(habitus)를 통한 문학장의 개념과 구성 등 문학사회학적 관점에 대해서는 피에르 부르디외, 하태환 역, 『예술의 규칙』, 동문선, 1999, 285-307쪽 참조.
2) 정연휘, 「문학쪽에서 본 삼척」, 『실직문화』 1집, 삼척문화원, 1990. 그리고 「삼척문학 원류와 오늘」, 『2008 <시와산문> 봄문학기행세미나 자료집』, 2008. 4. 25 참조. 후자는 전자를 동인지 소개 등에 있어서 시점에 맞게 개고한 글이다.
3) 이하 최인희 시에 관한 부분 논의는 졸고, 「최인희 시 연구」, 『비평문학』 32호, 한국비평문학회, 2009. 6에서 수정, 재인용.
4)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여정백척』의 48편 이외에 5편이 추가로 발견된다. 이에 대해서는 위의 글, 3장 참조.
5) 이에 대해서는 졸고,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남기택 외, 『경계와 소통, 지역문학의 현장』, 국학자료원, 2007, 55-57쪽 참조.
6) 이성교ㆍ김원기ㆍ박종해ㆍ정연휘ㆍ최홍걸(좌담), 「최인희의 시세계와 생애」, 『두타문학』 10집, 두타문학회, 1987, 5-10쪽 참조.
7) 최인희, 「나의 문학수업」, 『여정백척』, 164쪽. 이하 모든 작품 인용은 원문 표기를 그대로 따른다.
8) 『문예운동』 1호, 문예운동사, 1958. 4, 18쪽. ○은 원문 확인이 필요한 음절이다.
9) 이하 논의 중 부분은 졸고, 「아련한, 문학장의 꿈―삼척문단의 형성과 전망」, 『동안』 2호, 작가동인ㆍ동안, 2008에서 수정, 재인용.
10) 이어 김영준과 이성교를 이 세미나에서는 다루고 있다. 『삼척문학세미나 및 시낭송회 자료집』ㆍ『월간두타시』 36권 5호(두타문학회, 2005. 5) 참조. 참고로 『월간두타시』는 두타문학회에서 복사 제본 형식으로 매월 펴내는 시낭송 자료집이다.
11) 이하 작품 인용은 본문에 소개된 시집을 통한 것이며, 그 외의 경우에만 출전을 밝히기로 한다.
12) 이성교, 「진인탁 시의 세계」, 『삼척문학세미나 및 시낭송회 자료집』, 앞의 책, 9쪽.
13) 『동예』 1집의 「머리말」, 7쪽.
14) 이상 동인지들의 서지사항에 대해서는 정연휘, 앞의 글 참조.
15)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정연휘는 당대를 “습작문단 또는 동인지문단”(위의 글, 74쪽)으로 명명하며 회고한다.
16) 위의 글, 같은 쪽.
17) 정명교, 「한국현대시에서 서정성의 확대가 일어나기까지」, 『한국시학연구』 16집, 한국시학회, 2006, 51-52쪽.
18) 졸고, 「이상한 공기」,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09년 7-8월호 참조.
19) 정일남, 「비정과 부정의 시학―김영준 시인의 작품세계」, 『두타문학』 19집, 두타문학회, 1996, 35쪽.
20) 위의 글, 42-43쪽 참조.
21) 박선옥, 「거장 로이스탈에 오버랩된 갈산의 시―김영준 시의 바탕 그림」, 『삼척문학세미나 및 시낭송회 자료집』, 앞의 책, 24쪽.
22) 박유미, 「이성교 시 연구」, 『돈암어문학』 11집, 돈암어문학회, 1992. 2, 125-126쪽 참조.
23) 『문예운동』 2005년 가을호.
24) 이성교, 「고향의 시」, 『시와시학』 1996년 겨울호, 197쪽.
25) 이성교, 「시작노트」, 『문예운동』 2005년 가을호, 132쪽.
26) 한명희, 「이성교 시인의 시세계―강원도, 물과 바람의 이미지」, 『두타문학』 28집, 두타문학회, 2005, 25-26쪽. 이어 이 글은 ‘강원도의 물과 바람’, ‘영원한 고향’ 등으로 이성교의 시세계를 설명한다.
27) 문학의 소수성, 소수적인 문학의 개념에 대해서는 질 들뢰즈ㆍ펠릭스 가타리, 이진경 역, 『카프카―소수적인 문학을 위하여』, 동문선, 2001, 3장 참조.
28) 이하 문화산업과 관련된 논의는 졸고, 「불편한 동거―문화산업시대의 시」, 오홍진 외, 『한국문학과 대중문화』, 푸른사상, 2009 참조.
29) 졸고, 「탄광시와 강원영동지역문학」, 『한국언어문학』 63집, 한국언어문학회, 2007. 12 참조.
30) 『두타문학』 31집, 두타문학회, 2008의 동인명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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