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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 두 형의 심리 현상의 대조표 | |
음 |
양 |
소극적 정적 원한 비탄 침울 비겁 사념적 |
적극적 동적 분노 환희 경쾌 용감 야욕적 |
4. 음양의 생물, 물리, 화학적 고찰
한 의학상 음양은 화학상 산성과 염기성(알칼리성)과 같다. 산성과 염기성은 화학 반응상 상대적 존재다. 이 둘은 전혀 상반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이 화합하여 둘 중 어느 편의 성질도 가지지 않은 중성의 물질이 된다. 둘 중 어느 한편이 힘이 더 세면 그 센 편의 성질을 나타내게 된다.
인체의 생활 현상, 곧 생명 반응상 음양은 항상 상대적이다. 인체는 음양 두 기가 교차되어서 성립된 것이지만, 그 두 기에 의해서 구성된 인체는 음도 아니며 양도 아니다. 화학상 중성과 같으나 중성은 산성도 아니고, 알칼리성도 아닌 것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완전한 건강체는 음양이 잘 평형을 이루어 양적 현상도 음적 현상도 나타나지 않는 몸을 말한다. 이 음양의 평형이 깨져서 생활 현상의 변조가 생겼을 때 그것이 곧 질병이다. 이것은 현대 의학의 병리 화학상 인체의 체액은 중성(약 알칼리성)이어야 건강체인데 만일 강알칼리성이나 또는 산성으로 치우치게 될 때 질병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는 것이다.
또 생물 전기학적(電氣學的)으로 볼 때 인체에 질병이 생기면 병이 난 곳에 음성 전위(電位)가 높아지고 그 반대의 극(極)에는 양성 전위가 높아진다. 가령 내장에 질병이 있을 때 그 내장에는 음성 전위가 높아지고 그 반대의 극이 반드시 인체의 표면에 위치하여 거기에 양성 전위가 높아진다.(이것을 밖은 양이 되고 안은 음이 된다.(表爲陽 裏爲陰)고 해석해도 좋다.) 이 양성 전위가 높아진 부분이 한의 경락학으로 따져서 침이나 뜸의 혈처(鍼灸穴)이다. 그 야성 전위가 높아진 부위에 자극을 주어서 전위를 중화시킬 때 질병이 제거되는 것이니 많은 피부 자극 요법이 효과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5. 계절의 음양과 인체의 건강
계절에도 양이 성한 때와 음이 성한 때가 있으니 춘분(양력 3월 20일경)이후 추분(9월 20일경)까지는 양이 왕성해지는 계절이요, 추분 이후 춘분까지는 음이 왕성해지는 계절이다.
양이 왕성한 계절에는 모든 것이 동적이며 적극적이며 생장하고 발달하고 번식한다.
모든 식물은 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며, 동물계에도 모든 방면으로 활동과 번식 작용이 왕성하여 겨울잠을 자던 동물과 곤충들이 깨어나고 교미가 성행한다. 그리고 음이 왕성한 계절에는 모든 것이 정적이며 소극적이다. 식물은 낙엽이 지고 동물들은 겨울잠에 빠져든다.
계절과 건강 관계를 살펴보면 계절에 따라 그 계절에 특히 많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병이 있는데 청년은 봄과 여름에 몸에 탈이 나기 쉽고 노쇠 병은 가을과 겨울에 악화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을 대체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봄철에는 생리적 활동이 너무 왕성한 것을 감당하지 못하여 피로에서 생기는 병이 많다. 봄을 타나 신경 쇠약에 걸리는 것 따위가 그것이다. 여름철에는 몸에 열이 지나치게 많아서 생기는 병이 많다. 폐병, 조울증 따위가 그것이다. 가을철에는 생리적 활동의 위축에 기인하는 병이 많다. 토사 곽란 등 소화기 병이 특히 많다. 겨울철에는 몸에 열이 부족하거나 한기에 상해서 나는 병이 많다. 일반 감기, 노인 해소, 신장병, 기타 신진 대사 기능이 쇠퇴하는 병이 특히 많다.
이것을 음증으로 구분하면 음증은 겨울철에 악화되고 양증은 여름철에 악화된다. 몸안에 양의 기운이 많은 사람이 여름철을 맞으면 몸 안의 양과 바깥 기후의 양이 합세하여 양이 더욱 왕성해져서 음양의 조절되지 않는 정도가 건강을 유하기 어려울 만큼되어서 드디어 질병의 형태로 변하는 것이다. 몸 안의 음의 기운이 많은 사람이 겨울철을 맞으면 바깥 기후의 음과 합세하여 음증의 병이 생긴다. 사람이 죽는데 횡사나 어떤 급격한 원인으로 죽는 것이 아니고 만성병이나 노쇠로 인한 자연사는 그 시기가 대개 정해져 있다, 노인의 자연사를 보면 해가 진 후 어두워지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밤 12시 무렵이 되면 정신이 오락가락하여 혼수 상태에 들어간다, 오전 2시 무렵이 되면 더욱 위험해서 방금 숨이 끊어질 것 같은 상태로 가다가 오전 5시에서 10시 사이에 절명되는 예가 많다. 이것은 각자가 경험한 것을 회고하고 또 많은 부고를 모아 놓고 절명된 시각을 살펴보면 쉽게 알 것이다.
여러 집의 제삿날을 조사해 보면 겨울철과 봄철에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으로 보아 음이 왕성한 시기에 사람이 많이 죽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그것을 음양으로 설명하면 양은 삶의 기운이고, 음은 죽음의 기운이라고 할 수 있다. 음이 몸안에서 활발하게 작용해서 생리적 활동을 자꾸 정지시키려고 하는데 밖에 있는 음이 또한 왕성해서 안팎이 합세해서 마침내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다.
6. 때에 따른 증세의 변화
하루 중에도 음양의 구별이 있다. 낮은 양이고 밤은 음이다. 그리고 날씨가 맑은 것은 양이며, 비는 음이다. 그러므로 병도 체질과 증세에 따라서 낮 동안에 더 지치는 것이 있고 밤에 그런 것도 있다.
양증의 질병을 가진 사람은 해가 뜬 뒤에 몸이 더 피곤하고 해가 진 뒤에는 몸이 편하고 기분이 상쾌하다. 그리고 구름이 잔뜩 끼거나 비가 내릴 때 몸이 편하고 전등을 켜는 것을 싫어하며 오후 3시 무렵에 가장 힘들어한다. 이와는 달리 음증의 질병을 가진 사람은 해가 뜨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몸이 편안해지는데 해가 지고 나면 병이 더 지치고 기운이 없어진다. 그리고 활짝 갠 날에 몸이 편하고 환한 불빛을 좋아하며 오전 5시 무렵에 가장 힘들어한다.
이것은 한의에서 음과 양의 증세를 구별하는데 크게 필요한 판별 법이다. 이제 오후에 열이 나는 것과 새벽에 설사하는 것을 들어 음양을 설명해 보기로 하자.
신열은 대개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가장 높이 올라간다. 폐병과 학질이 그렇고 그 밖에도 오후에 열이 나는 일이 많다. 그 까닭은 하루 동안에 양이 가장 성한 때가 오후 2, 3시 사이기 때문이다. 태양이 가장 가까운 때는 한낮인데 땅 위의 양이 가장 왕성할 때는 왜 한낮이 아니고 오후 2, 3시일까? 그것은 땅에서 열이 올라가는 것은 태양의 직사열 때문이 아니고 땅 표면이 태양의 열을 받아서 달아서 그 복사열로 더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물위는 시원하고 열대에 있더라도 높은 산봉우리에는 한대에서나 자라는 식물이 살고 있고, 한대라 하더라도 사막에는 더위가 심한 것이다.
그런데 복사열이 가장 강한 오후 2, 3시 무렵에 양이 양을 만나면 왕성해진다는 원칙에 양이 오후 2, 3시 가장 활동이 왕성하기 때문에 신열도 최고로 높아지는 것이다. 이것을 돌이켜 생각하면 인체 안에 잠재한 병균이 이때에 활동이 가장 왕성해져서 그에 따라 몸 안의 생명의 기운인 양이 필사적으로 대항하는 활동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아무튼 이것도 양이 양을 만나면 왕성해진다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또 하루 동안에 음이 가장 왕성할 때는 해가 뜨기 직전이다. 그 까닭은 해가 진 뒤에 그 이튿날 해가 있는 동안에 얻은 열을 자꾸 발산만 하기 때문에 지면의 열이 점점 약해져서 새벽 먼동이 틀 때는 절정에 달하는 데에 있다.
이와 같이 오전 5시경에는 음이 가장 왕성해져서 양이 허하고 음이 성한 사람에게는 좋지 못한 때이다. 매일 이맘때 규칙적으로 설사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양이 허한 증거다. 이 증세는 중년 이후 노쇠기에 흔히 나타나고 젊은 사람도 신경 쇠약이니 소화 불량이니 하는, 곧 핏기가 부족하고 양기가 부실한 사람에게 많이 있다. 그 이유는 생리적 활동이 미약한 사람은 혈액 순환이 활발하지 못해서 체온이 부족한 데다 하루 동안의 기온이 가장 낮은 해뜨기 전에는 그 체온마저 유지하기가 곤란해서 장이 수분을 흡수하지 않고 급히 외부로 수분을 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체온이 떨어지면 수분을 그대로 몸밖으로 배설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몸안에 수분이 많이 있으면 그 수분까지 체온과 같은 온도를 지니도록 하는데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하게 된다.
둘째, 몸 안의 수분은 그것이 호흡으로나 땀으로 소변으로 몸밖에 나아갈 때까지 많은 동력 열량이 필요하다.
셋째, 특히 호흡과 땀으로 수분이 발산될 때는 실로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엄청나게 많은 기화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막으려는 자기 보호 적인 생리 조절이 새벽 설사다.
7. 체질의 음양
가. 질병과 건강의 한계
나. 양장과 양증, 음장과 음증
다. 양장의 생리 현상
라. 양증의 생리 현상
마. 증세의 음양
바. 안팎과 음양
아. 호흡과 음양
자. 기혈과 음양
카. 변비의 음증과 양증
타. 정신병의 음증과 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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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체질과 병 증세를 나누는 경계선은 아주 막연해서 어디까지를 체질이라고 하고 어디서부터 병 증세라고 할지는 개개인 또는 시대에 따라서 다르다. 그리고 개인의 지식 정도, 그 사회의 문화 정도, 특히 의학의 진보 여하에 따라서 건강과 질병의 경계선에 오르내림이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생각할 것은 그 사람의 체질을 떠나서 그 사람의 병을 말할 수 없으며 그 사람의 생리적 변화를 떠나서 그 사람의 체질을 말할 수도 없으므로, 결국 체질이니 하는 것은 정도의 차이와 시간의 빠르고 느림을 일컫는다는 것이다.
가. 질병과 건강의 한계
질병과 건강의 구획선은 개인과 계층과 지식의 정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므로, 미련한 사람은 몹시 아프지 않으면 병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또한 건강에 자부심이 강한 사람은 사소한 병은 병으로 치지도 않고, 무지한 사람은 웬만한 것은 병인줄 모르고 지나가며, 노동 계급에 속하는 사람은 생활에 쪼들려서 병을 병으로 생각할 여유가 없이 그냥 견디어 나아간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질병의 한계가 훨씬 높아져서, 움직일 수 없고 몸져누울 때가 질병과 건강을 가르는 경계선이 될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감각이 예민한 사람이나, 건강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늘 몸이 약하다고 생각하고 병자로 자처해서 항상 병을 찾고 있는 사람, 지식 계층으로서 자기 몸을 끔찍이 위하는 사람, 부유한 계급의 사람들은 질병의 한계가 훨씬 내려간다.
코만 좀 간질간질해도 감기 약을 먹고 이불을 쓰고 누우며, 하루만 뒤를 못 보면 두통이 나느니 정신이 흐릿하니 해서 속히 변비 약을 먹고 고쳐야 한다고 야단이고, 너무 과식을하고 운동도 하지 않고 해서 속이 좀 거북하면 그만 소화 불량이라고 호들갑을 떨면서 소화제를 입안에 털어 넣고 어느 날 밤에 몇 시간만 잠을 못 이루어도 신경 쇠약이라고 병원으로 쫓아가는 등 건강한 때라고는 없을 지경이다.
사람의 수명에는 한계가 있다. 시시각각으로 우리의 수명이 줄어가는 것은 사실이고, 그것은 곧 시시각각으로 우리의 건강이 나빠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건강을 빼앗기는 때에 거기에 해당하는 병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병의 한계를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렵고 대체로 가르는 수밖에 없다.
나. 양장과 양증, 음장과 음증
양장은 건강체의 양형 체질을 의미하는 것이고 양증은 질병의 양형 증세를 이르는 것이다. 음장도 역시 건강체로서 음형 체질을 의미하는 것이며, 음증은 음형 증세를 가진 질병이다. 그러나 음장이란 말은 별로 쓰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음형 체질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늘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에 음증에 편입되고 마는데 있다. 먼저 양장과 양증의 생리 현상을 대조해 보면, 다음과 같다.
다. 양장의 생리 현상
1. 보통 사람보다 체온이 조금 높지만 일정한 한도를 넘어서지 않으며 노동을 하거나 바깥 날씨가 차져도 체온에 큰 변동이 없다.
2. 서늘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차고 더운 것이 조금도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
3. 맥 뛰는 것이 힘이 있으면서 빠르지 않고 부드럽고 매끄럽다.
4. 호흡은 날숨이 약간 강한 듯하면서도 뱉지 않고 온화하다.
5. 활동적이면서도 침착할 수 있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안정되어 있다.
6. 갈증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7. 자극성 음식물을 먹어도 몸에 해가 없다.
8. 속이 답답한 병이 없다.
9. 혀에 태가 끼지 않고 소화가 잘 되고 식욕이 왕성하면서도 한두 끼 굶는다고 해서 맥이 늘어지는 일이 없다.
10. 안색이 붉으면서도 감정이 침착하고 힘이 아랫배에 숨어 있어 보인다.
11. 소변의 분량이 많고 누는 횟수가 드물면서 맑고 누기 쉽다.
12. 설사하는 일이 없고 대변이 굳으면서도 부드럽다.
13. 계절에 따라서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14. 적극적이고 동적이면서도 참고 견디는 힘이 있다.
15. 감정이 극단적으로 나가지 않는다.
16. 침착하고 용맹하다.
라. 양증의 생리 현상
1. 체온이 높다.
2. 서늘한 것을 좋아한다.
3. 호흡은 날숨이 강하고 들숨이 약해서 짧고 급하다.
4. 맥박이 빠르다.
5.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동적이면서 안정감이 없다.
6. 갈증이 있고 냉수를 많이 찾는다.
7. 담백하고 시원한 음식물을 좋아하며 자극성 음식물을 먹으면 몸에 해롭다.
8. 속이 답답한 증세가 있다.
9. 혀에 태가 끼며 소화가 잘 되고 식욕이 왕성하다. 다만 입맛은 예민하지 못하고 때로는 먹은 것이 소화가 안 되지 않아도 속이 꽉 차서 식욕이 전혀 없을 때도 있다.
10. 안색이 붉으면서도 흥분된 얼굴이다.
11. 소변이 붉고 누기 힘들며 분량이 작고 누는 횟수가 드물다.
12. 변비가 되기 쉽다.
13. 봄철과 여름철에 오후에는 몸이 괴롭다.
14. 지구력이 없다.
15. 분노와 환희의 감정에 치우친다.
16. 조급하고 경솔하다.
음장과 음허는 원래 구별하기 힘들고 거의 같은 것인데 그 정도의 차이를 정해서 편의상 구분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음장의 체질은 원기가 왕성하지는 못하나마 일정한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을 이름이다. 양이 허한 사람은 음장의 체질을 가지고 음의 활동이 지나쳐서 옷이나 거처나 음식 같은 것을 조금만 차게 하면 곧 감기, 복통, 구통 같은 병이 생기고 그 밖에도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거나 몽정을 하거나 해소 천식 습관적인 설사 등 만성병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음증이라도 병인 이상 몸에 열이 생긴다. 아무리 양이 약하다고 하더라도 아예 죽어 버리지 않고 살아 있는 이상 양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므로 그 약한 양이나마 비상시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맹렬한 활동을 해서 건강을 회복하려 한의학에서 허열 이니 가열이니 하는데 이 가열이 한의학을 울린다. 가열을 진짜 열로 잘못 알고 치료하다가 실패하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한의는 음양 허실 진가를 잘 가리면 그만 이라고 한다.
마. 증세의 음양
한의학은 주된 증세를 치료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한의학만큼 증후학을 발달시킨 의학이 따로 없다. 증후학과 본초 약리학이 한의학의 두 날개가 되어 증세에 따라 자유 자재로 약을 쓰고 있다. 증세를 자세히 설명하자면 한이 없고 또 이것이 한의학 전부라고 할만큼 범위가 넓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한 두 가지 예를 들어서 음양을 가리는 원칙만 말하려고 한다.
바. 안팎과 음양
밖은 양이요 안은 음이다. 급성병은 대개 밖으로 증세가 드러난다. 오한 발열 두통 관절통 등 맹렬 통증을 동반하고 오는 것이다. 그 반면에 만성병은 대체로 안쪽에 숨어 있는 증세다.
병세도 급격하지 않고 치료도 쉽지 않다. 밖으로 드러나는 병세를 치료하는 방법은 땀으로 흩는다. 곧 발한 해열제에 의해 뼈의 독을 살갗과 호흡기를 통해서 몸밖으로 발산시킨다. 이와는 달리 안에 있는 증세의 치료법은 아래로 내린다.
곧 이뇨제나 대변이 잘 나오게 하는 약을 써서 병의 근원을 대변과 소변을 통해서 몸밖으로 배설시킨다. 땀을 내는 약은 담백한 향기 가나고 위로 올려서 흩어 버리는 성질을 가진 양성 약이며, 아래로 내리는 하제(下劑)는 쌉쓰름한 음성 약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세와 안에 숨어 있는 증세를 다시 음과 양으로 갈라서 치료한다.
사. 상하와 음양
불은 뜨겁고 물은 차다. 뜨거운 것은 양이고 찬 것은 음이다. 공기는 열을 받으면 상승하고 추우면 하강한다. 불도 그렇다. 물에 많은 열을 가하면 기화하고 공기도 몹시 차면 액체로 바뀐다. 기는 양이며 액은 음이다.
질병도 양증은 위쪽에 나타나고 음증은 아래쪽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아픈곳, 곧 질병이 생긴 부분, 또는 병적 현상이 나타난 부위가 횡격막 위일 때는 양이고, 그 아래일 때는 음이다.
두통 감기 해소 각혈 같은 것은 양이요 각기 설사 탈항 등은 음이다.
열이 많을 때는 가슴이 답답하고, 상기가 되고 눈이 붉고 귀가 울리며, 열이 부족할 때는 복통 설사 요통증 등 아래쪽에 증세가 나타난다. 그리고 육체의 구조로 보아도 남자는 상체가 발달해서 어깨가 떡 벌어지고 여자(女)는 하체가 발달해서 골반 부위가 크다. 남자로서 어깨가 좁은 사람은 남자답지 못하고 여자가 엉덩이가 좁은 사람은 자녀 생산 등 여자 구실을 못 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 호흡과 음양
사람이 숨을 쉬는 것을 주의 해보면 들이쉬는 들숨과 내쉬는 날숨의 정도가 모두 다르다. 이 호흡을 관찰하는 것이 음양을 나누는데 가장 손쉽고 중요한 일이 된다. 열(체온)이 높은 사람은 들이쉬는 숨은 거의 없고 후후 내쉬기만 하며 열이 부족한 사람은 들숨이 강하고 날숨이 약하다. 사람이 죽을 때는 흑흑 느끼며 턱이 떨꺽하고 들이쉬고 만다.
위에서 여러 번 말한바 와 같이 음은 죽음의 기운이다. 죽을 때는 음이 극히 왕성하고 양이 없기 때문에 들이쉬는 숨만 있고 내쉬는 숨이 없다. 그리고 감정으로 보아도 흥분이 되고 화가 나서 속이 답답할 때는 내쉬는 숨이 힘차고, 서러워서 흑흑 흐느껴 울 때는 들숨이 훨씬 강하다.
이것을 생리적으로 본다면 체온이 부족한 사람은 산소를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들이쉬는 숨이 강하다. 열이 많은 사람은 몸 안의 왕성한 연소 작용을 좀 억제하기 위해 산소의 공급을 작게 하는 동시에 몸안에서 다량으로 산출되는 탄산을 속히 몸밖으로 배출하기 위해서 내쉬는 숨이 강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들숨의 억제하는 효과, 날숨의 움직이는 효과 및 신경 중추의 흥분이 클 때는 양증이며, 날숨의 억제하는 효과, 들숨의 움직이는 효과 및 신경 중추의 흥분이 작을 때는 음증이다.
자. 기혈과 음양
한의학에서 기라면 의미가 대단히 광범위해서 몇 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려우나 대체로 호흡에 관계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좋지 못한 공기는 호흡기를 상하게 하고 과도한 추위는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찬 것이 몸에 닿으면 피부의 조그마한 숨구멍이 줄어들어서 피부 호흡이 정지되기 때문에 폐의 부담이 과중해져서 폐가 갑자기 무리한 노동을 하느라고 열이 생기게 된다. 또 찬 기운에 쏘여서 몸이 부어오르는 때가 있는 것은 땀의 배설이 원활히 되지 않아서 신장의 부담이 과중한 까닭에 신장염이 생기는 것이다. 이때 몸을 따뜻하게 하고 양의 성질을 가진 신향온산지제를 쓰면 피부의 숨구멍이 열려서 땀이 나고 피부의 호흡이 원상으로 회복되어 몸이 편안해진다. 호흡기병은 기에 관계된 병이며, 심장이나 신장의 병은 혈에 관계된 병이다. 기는 호흡에 의해서 산소를 제공함으로써 영양분을 연소시켜 동력을 얻게 하고 피는 혈액순환에 의해서 영양분을 운반하고 공급하는 것이다.
차. 명암과 음양
밝은 것을 좋아하는 것은 양이며, 어두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음이다. 이것은 병 증세에 비춰 보면 어떤 병자는 문을 가려서 광선을 막아 달라고 하고 밤에는 전등을 켜는 것을 몹시 싫어하며(급성 폐병의 발병 당시 등), 어떤 병자는 병실에 볕이 반짝 드는 것을 좋아하며, 밤에도 불을 끄지 못하게 한다. 앞의 사람은 양증 질병에 걸린 사람이고 뒤의 사람은 음증 질병에 걸린 사람이다.
그러면 음증에 왜 양이 드러나며 양증에 왜 음이 드러나는가?
그 까닭은 음증에는 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리적으로 양을 도와서 음양의 균형을 얻기 위해 외부의 양의 원조를 요구하여 밝은 것을 좋아하고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 데에 있다. 양증에 음을 요구하는 것도 역시 같은 이유에서이다.
카. 변비의 음증과 양증
변비증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장의 운동이 너무 작아서 생기는 변비증(무력성 변비증)이며, 또 하나는 이와 반대로 장의 운동이 너무 지나쳐서 생기는 변비증(경련성 변비증)이다. 앞의 것은 음증이고, 뒤의 것은 양증이다. 이것을 무열성 변비증과 다열성 변비증으로 구별할 수도 있다.
다열성 변비는 몸에 열이 많으면 필연적으로 땀과 호흡으로 대량의 수분을 있는 대로 다 흡수하므로 대변이 건조해져서 변비가 된다.
설사에 대해서 변비는 양증이지만 변비를 다시 음결과 양결로 나누고 음결을 다시 양이 허해서 생기는 변비와 음이 허해서 생기는 변비로 나누어 치료 방법이 저마다 다르다. 이때 음결은 체질로 말미암은 습관성 만성 변비를 가리키고, 양결은 급성 질병으로 말미암은 변비증이다.
최근에는 변비에 걸리면 약을 먹어서 설사를 하게 하는 일이 많은데 이것은 사실 서양 의학에서도, 동양 의학에서도 다같이 기피하는 치료법이다.
그 이유를 몇 가지 들어보자. 우선 하제를 쓰기 시작하면 습관이 되어서 그 뒤론 계속 쓰지 않으면 뒤를 보지 못한다. 또 효력 체감의 법칙에 의해서 약의 분량을 점점 더 늘려야 하는 악순환이 따르며,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진만 빠지게 되고, 생리적 자연 조절을 무리로 세게 교란시켜서 다른 악영향을 발생하게 하는 것 등이다.
결국 변비에는 식이 요법이나 특히 식물성 한방 요법이 아니면 근본 치료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타. 정신병의 음증과 양증
정신병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서양 의학에서는 이것을 발병의 원인과 병자의 연령, 또는 병의 증세에 따라 분류한다. 치매증(조발성, 마비성, 노인성, 치매증 등) 광조증(우울증, 망상병, 중독, 피해, 질투, 가난, 과대 등)등으로 나누기도 하고 유전성, 뇌매독성, 동맥 경화증성, 알코올 중독증성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스무 살 남짓에 많이 발생하는 조발성 치매증이 마흔에 가서 처음 나타나는 일도 있고, 중년에 많이 발병하는 마비성 치매증이 스무 살 안팎에 나타나는 수도 있다. 또 마비성 치매증의 원인이 매독이라고 하지만 이 병을 페니실린이나 수은이나 그 밖의 매독을 퇴치하는 방법을 써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여러 가지 단백질 요법, 유황 요법, 발열 요법 등이 잘 듣는 수가 많다고 한다.
증세로 말하더라도 조울증, 치매증에도 망상증이 있고 알코올 중독증에도 망상증이 있으므로, 이런 분류가 오히려 번거롭기만 하고 막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정신병을 음양으로 구분하면 광증은 양진에 속하고 간질은 음증에 속한다.
1. 간질과 광증과 치매증을 겸한 것.
2. 광증과 치매증을 겸한 것.
3. 간질과 치매증을 겸한 것.
4. 광기만 있는 것.
5. 간질만 있는 것.(경련이 발작한 때만 정신을 잃고 평상시에는 정신작용에 결함이 없는 것)
6. 간질도 광증도 없고 정신 작용만 아주 불완전한 것.(이른바 백치라는 것인데, 조발성 치매증이 대개 여기에 속한다.)
먼저 간질에 대해서 살펴보자
간질은 발작할 때 신열이 있고 맥이 펄펄 뛰며 소리를 지른다. 흥분이 되거나 직사광선을 받거나, 여러 사람이 우글거리는 곳에 가거나, 불 앞에 오래 있거나 하면 발작하기 쉽다. 낮에 잘 발작하는 것은 양증이다. 그와는 달리 발작할 때 맥박이 늦고 가늘어지고, 소리를 지르지 않고, 무서움을 타거나 놀래고, 물가에 가거나 하면 발작되기 쉽고, 경련이 없는 대신에 그저 정신만 잃어서 의식이 몽롱해지거나 또는 현기증만 있고 마는 때가 있는 것, 그리고 밤에, 또는 자다가 흔히 발작하는 것은 음증에 속한다.
광증도 이와 비슷하게 나누어 볼 수 있다. 말이 많고, 쾌활하고, 몸의 움직임이 요란하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폭행을 하고, 곧잘 화를 내거나 껄껄 웃고 질투 망상, 의처증 같은 것과 과대 망상(나는 옥황 상제다, 어느산 산신령이다 하는 등)같은 양증이다.
이와 반대로 기분이 침울하고 별로 움직이지 않고 말도 없고 늘 원한을 품고 서러워서 울고 때로는 자살을 기도하며, 나는 얼마 안 있으면 죽는다. 누가 나를 뒤쫓고 있다. 나는 파산해서 알거지가 되었다 같은 공포 망상증이 있거나 누가 밥에다 독약을 넣어서 나를 먹였다는 등의 중독 망상증이 있으면 음증이다. 이러한 정신병을 치료하려면 모든 증세를 정밀하게 관찰하고 장부학적 견지에서 어느 장기에 무슨 이변이 있는 가를 규명해서 각자의 체질과 증세에 맞도록 치료해야 한다.
8. 장부의 음양
서양 의학과 한의학 사이에 장부(臟腑)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는데 서양 의학에서는 폐장, 심장, 비장, 췌장, 신장, 그 밖에 내분비 장기를 가리켜 장이라고 하고 한의학에서는 폐(肺), 심(心), 비(脾), 비장과 췌장을 합해서 비라고 한다), 신(腎), 그 밖에 명문(命門)을 가리켜 장이라고 한다. 또 서양 의학에서는 위, 소장, 대장, 담낭, 방광 그 밖에 장기 사이의 막을 부(腑)라고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위, 소장, 대장, 담낭, 방광, 그밖에 삼초(三焦)를 가리켜 부라고 한다.
그리고 서양 의학에서는 해부와 실험에 의해서 장기의 구조, 장기 상호간의 연락 관계, 각 장기의 작용을 연구하는데, 한의학은 해부적 실험보다는 생리 현상을 계통별로 분류해서 그것을 통제하고 대표하는 장기를 정했다.
그래서 한의의 '심(心)'이라는 것은 서양 의학의 '심장'을 의미하는 동시에 심장의 모든 작용과 심장으로 인한 모든 현상을 표시하며, 한편으로는 추상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신'의 경우에는 한의학에서는 광범위한 의미를 갖게 되는데, 신장이라는 장기와 생식기 계통, 비뇨기 계통, 정력을 조절시키는 내분비 계통 전부를 통괄하는 것으로 본다.
신(腎) |
작용 |
생식 작용 |
비뇨 작용 | ||
내분비 작용 | ||
기관 |
신장 | |
갑상선 | ||
부갑상선 | ||
흉선(胸腺) | ||
부신(副腎) | ||
생식선(고환 또는 난소) | ||
대뇌하수체 | ||
방광 | ||
섭호선 또는 방광 |
그 밖에 한의학은 장기의 연락 관계도 이것을 해부학상 연락 관계보다도 화학적 상호 관련, 즉 호르몬에 의해 영향받는 각 기관의 기능의 관계를 연구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갑상선을 떼어 내면 물질 대사는 대개 감퇴하지만 함수 탄소의 동화작용은 항진한다.
그런데 함수 탄소의 동화 작용이 항진한다는 것은 곧 췌장 기능이 왕성해진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반대로 췌장을 떼어 내면 일반 물질 대사는 항진되지만 함수 탄소의 동화작용은 감퇴된다. 이 관계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흙이 물을 이긴다" 곧 토극수(土克水) 해당된다. 췌장은 비(脾)에 속하므로 토(土)요, 부신과 같이 갑상선은 신(腎)에 속하므로 수(水)로 볼 수 있다. 비와 신의 작용이 서로 억제하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토극수(土克水)라고 한다.
또 심장의 활동이 왕성하면 호흡은 곤란하고, 소화는 잘 된다. 그 이유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심(心)은 불(火)에 속하고 폐(肺)는 쇠(金)에 속하는데, 불과 쇠는 상극이어서 불이 쇠를 녹이므로 심장의 활동이 강해지면 폐의 활동이 약해진다.
그런데 오행설에 따르면 "불은 흙은 낳는다(火生土)", 다시 말하면 불이 흙을 도와준 생리적 기구는 실로 미묘해서 신장의 활동으로 인해서 피로해진 호흡기를 간접적으로 심장의 활동이 보충해 주는 측면이 있으니, 곧 불은 흙을 돕는데(火生土), 또 흙은 쇠를 도와서(土生金) 심이 비를 비가 폐를 돕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생 상극(相生相克)의 원칙이다.
폐병 환자가 대개 초기에는 식욕이 보통 사람 이상으로 왕성하고 소화가 잘 되나 신열이 나고 심장이 항상 피로해서 힘든 일을 감당하지 못함은 이 원칙을 실제로 증명하는 것이다.
또 한의학에서는 비(脾)와 위(胃), 간(肝)과 담(膽), 신(腎)과 방광(膀胱), 심(心)과 소장(小腸), 폐(肺)와 대장(大腸)이 각각 음양으로 한 짝을 이루는 것으로 파악한다.
이때 다른 것은 크게 이상할 것이 없지만, 폐와 대장, 그리고 심장과 소장을 한 짝으로 다루는 것은 잘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의 기능이 유사하고 작용이 서로 밀접히 연결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알면 이것은 쉽사리 이해될 수 있다.
우선, 폐와 대장의 관계를 살펴보자.
폐는 탄산가스를 몸밖으로 배출하고 대장은 대변을 배출한다. 또 폐는 수분을 발산하고 대장은 수분을 흡수한다. 그리고 폐는 공기를 호흡하고 대장도 때때로 가스를 배출한다(방귀). 그 밖에 폐에 열이 있으면 변비가 되고 폐의 활동이 약하면 설사가 난다.
다음에 심장과 소장의 관계를 살펴보면, 먼저 심장은 영양분을 온몸에 분배하고 소장은 영양분을 섭취한다. 그리고 심장은 정맥혈을 폐에 보내고 소장은 소장 안에 있는 내용물을 대장에 보낸다. 이것은 해부학상 연락 관계보다 기능상 연락 관계를 한의학이 더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의 좋은 본보기이다.
우리가 한의학 서적을 보면 간(담)은 목(木)에 속하므로 왼쪽에 있고 폐(대장)는 금(金)에 속하므로 오른쪽에 있고 비(위)는 토(土)에 속하므로 서남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역시 오른쪽에 있다. (肝[膽]屬木而位左, 肺[大腸]屬金而位右, 脾[胃]屬土而寄位西南故亦, 在右一丹溪)'와 같은 귀절이 나오는데, 이런 말이 해부학에 바탕을 두고 해석하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 모른다. 간장은 오른쪽에 있는데 왼쪽에 있다고 하고 폐와 대장은 오른쪽과 왼쪽에 다 있는데 왼쪽에만 있다고, 비장과 위는 왼쪽에 있는데도 이것을 오른쪽에 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오른쪽이니 왼쪽이니 하는 것이 장기의 해부학상 위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장기의 생리적 반응이 나타나는 부위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이런 의문은 쉽사리 해소될 수 있다.
우선 두통을 예로 들어보자. 상습적 두통은 대개가 소화 불량에서 오는 것인데 ,식사가 끝난 2, 3시간 뒤에 가장 심하다. 아픈 곳을 같은 힘을 주어 지압하면 누구든지 오른쪽이 더 아프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누르지 않아도 자각 증세로 오른쪽이 더 아프다고 말한다.
이것이 곧 편두통인데 편두통의 대부분은 오른쪽 편두통인 것을 웬만큼 주의하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또 견비통(肩臂痛)을 예로 들어보자. 대개의 견비통이 상습 변비와 상습 설사, 곧 대장에 탈이 낫을 때 나타난다. 이것은 오른쪽 어깨와 오른쪽 팔이 더 아프다. 장과 부는 저마다 기능이 다르지만, 각 장과 부에 공통된 다른 점을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장은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에는 쉴 사이가 없다. 심장,폐장뿐만 아니라 비장,간장,신장 역시 모두 마찬가지다. 마치 우리의 가정 생활에 여자가 맡은 일처럼 밖에서 볼 때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지만 음식 만들고, 청소하고, 세탁하고, 자녀를 기르고 해서 하루도 쉴 날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바깥주인은 하루 이틀쯤은 멀리 떠나거나 앓아 누워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족 전체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이 없지만 주부의 경우에는 어디로 가거나 아파서 누우면 단 하루라도 전 가족의 생활에 큰 곤란이 따른다. 장이 이처럼 쉴새 없이 움직이는 것과는 달리 부는 일이 없을 때는 쉬고 필요한 때만 힘들여서 일한다.
위는 음식이 들어오면 힘들여 일해서 그 내용물을 소장에 보낸 뒤에는 다시 음식물이 들어올 때까지 쉰다. 소장,대장,방광,담낭 역시 마찬가지다.
둘째로, 장보다 부가 밖에서 보기에, 또는 자각적으로 그 존재를 알기가 쉽다.
셋째로, 장은 그 반응이 전부 구부리는 근육 쪽에 나타나고 부는 그 반응이 펴는 근육 쪽에 나타난다.
오장 중에 그 존재를 가장 알기 힘드는 것이 신장이고 가장 알기 쉬운 것이 심장이다. 신장은 해부를 해 보지 않으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지만 심장은 왼쪽 젖가슴 아래에서 항상 동작하는 것을 살필 수 있다. 놀래거나 하면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심은 음 가운데 양인장(陰中之陽臟)이요, 신은 음 가운데서도 음인 장(陰中之陰臟)이다.
오부 중에서도 그 존재를 가장 알기 힘드는 것은 담낭이고, 가장 알기 쉬운 것은 소장이다. 담낭은 해부해 보지 않으면 도저히 있는지 없는지 알기 힘들지만 소장은 복통이 있든지 할 때는 어린애도 그 동작을 관찰할 수 있는 정도다. 그러므로 소장은 양 가운데도 양인 부(陽中之陽腑)이며, 담낭은 양 가운데 음인 부(陽中之陰腑)이다.
9. 경락의 음양
경락(經絡)에 대해서는 다음에 나오는 경락편에서 자세히 말하겠지만, 여기서는 그 음양의 구분만 언급하려고 한다. 인체 내부의 변동은 반드시 바깥쪽에 반응되는데 각 장기에 소속된 특정한 몸 표면의 반응 부위를 경락이라고 한다.
먼저 육부(六腑)의 경락을 살펴보면, 위, 소장, 대장, 담낭, 방광, 삼초를 일컫는 육부의 경락은 모두 뻗는 근육 쪽에 자리잡고 있다.
소장에 이상이 있을 때 반응이 나타나는 소장경락은 새끼손가락의 뻗는 쪽에 있으며, 대장경락은 둘째손가락의 뻗는 쪽에 있고, 위경락은 둘째 발가락의 뻗는 쪽에, 담경락은 넷째 발가락의 뻗는 쪽에, 방광경락은 새끼발가락의 뻗는 쪽에, 그리고 삼초경락은 넷째 손가락의 뻗는 쪽에 자리잡고 있다. 부는 앞서 말한 대로 일이 있을 때만 움직이고 일이 없을 때는 쉰다.
다음에 육장(六臟)의 경락을 살펴보자.
육장은 폐, 심, 간, 비, 신, 명문을 이름이다. 이 경락은 모두 구부러지는 근육 쪽에 있다. 폐에 이상이 있을 때 반응이 나타나는 폐 경락은 손의 엄지손가락 구부러지는 쪽에 있으며, 심 경락은 새끼손가락의 구부러지는 쪽에, 비경락은 발의 엄지발가락 위쪽 구부러지는 쪽에, 신경락은 발바닥 구부러지는 쪽에, 그리고 명문심포(命門心包) 경락은 손의 셋째 손가락 구부러지는 쪽에 있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장은 생명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잠시도 쉬지 않고 늘 일한다.
10. 맥동의 음양
맥(脈)에 대해서는 다음에 나오는 맥편(脈篇)에 자세히 설명하겠으므로 여기에서는 극히 간단하게 맥에도 음양의 구분이 있다는 것만 말하겠다.
사람의 몸에서 맥이 뛰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여러 군데이다. 동맥 혈관이 비교적 크고 동맥 혈관과 몸 표면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데에서는 대체로 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특히 맥을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곳이 목 동맥과 손과 팔이 잇대어 있는 관절 부분에 자리잡고 잇는 요골동맥(橈骨動脈)이다. 한의학에 서는 목 동맥을 '인영(人迎)'이라고 부르고 요골동맥을 '기구(氣口)'라고 부른다. 서양 의학에서나 한의학에서나 다같이 맥이 뛰는 것을 기구에서 살펴보는 것은 그 자리가 맥의 변화를 가장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기구의 맥만 가지고도 오장 육부의 병을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기구는 폐경맥 선상에 있는데, 엄지손가락 쪽 팔목 굽어지는 곳에서 자기 손가락 한두 개의 폭과 거의 같은 자리에서 찾으면 된다. 이 기구를 다시 '촌(寸)''관(關)''척(尺)'의 세 부위로 나누어 오른쪽과 왼쪽을 합해서 '육맥(六脈)'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체질이 모두 같지 않으므로 맥이 뛰는 모습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미 한의학적으로 이름을 부친 맥의 종류만 해도 상당히 많지만 크게 나누어 부침(浮沈), 대미(大微), 활색(滑穡), 삭지(數遲)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① 부맥(浮脈) : 손을 누르지 않고 피부에 가볍게 손을 대기만 해도 맥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것.
② 대맥(大脈) : 맥이 폭넓게 뒤는 것.
③ 활맥(滑脈) : 새 기계에 기름을 친 것처럼 맥의 움직임이 매끄럽고 연한 것.
④ 삭맥(數脈) : 맥이 보통 사람보다 빨리 뛰는 것. 어른의 보통 맥박 수가 1분에 70회라고 하면 체질에 따라서 다소간의 차이가 있으나 80회 이상은 모두 삭맥으로 보아야 한다.
이상의 맥은 모두 양에 속하는 맥이다.
① 침맥(沈脈) : 손을 가만히 대서는 맥이 뛰는 것이 느껴지지 않고 꾹 눌러야만 비로소 맥을 알 수 있는 것.
② 미맥(微脈) : 맥의 폭이 아주 좁고 가늘어서 있는 듯 없는 듯한 것.
③ 색맥(穡脈) : 녹슨 기계처럼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하고 꺽꺽해서 걸리는 것 같은 것.
④ 지맥(遲脈) : 맥박 수가 보통 사람보다 적은 것. 1분에 60회 이하라면 지맥으로 보아야 한다.
이상의 맥은 모두 음에 속하는 맥이다.
11. 약성의 음양
한의 약리학(漢醫藥理學)의 기초 이론은 기미론(氣味論)이다. 기(氣)는 약의 성질을 뜨거운 것(熱), 따뜻한 것(溫), 보통인 것(平), 서늘한 것(冷), 찬 것(寒)으로 구분하는 것이며, 미(味)는 미각을 자극하는 약의 매운맛(辛), 단맛(甘), 신맛(酸), 짠맛(鹹), 쓴맛(苦)으로 분간하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을 뜨겁다(熱)고 하고 무엇을 차다(寒)고 할까?
예를 들면 꿀이나 소주나 대추 같은 것은 얼음에 채워서 먹어도 속이 덥고 체온을 돋구나, 배나 수박은 데워서 먹어도 속을 식히고 설사가 나기 쉽다. 이로써 꿀이나 소주나 대추는 따뜻한 것임을 알 수 있고 배나 수박은 찬 것임을 알 수 있다. 앞의 것은 약성(藥性)이 양이고, 뒤의 것은 약성이 음이다.
또 매운맛은 양이요, 쓴맛은 음이다. 매운맛(辛)은 맛이 짙고 극렬한 것이니 신향성(辛香性)이라는 것은 자극성,흥분성,방향성(芳香性)을 의미하는 것이다. 고추,후추,겨자,마늘 같은 것이 모두 매운맛을 가졌다. 이런 것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그 자리에서 얼굴이 화끈 화끈 달아오르고 땀이 쭉 난다.
쓴맛을 가진 약은 음성이다.
첫댓글 좋은정보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