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월 29일 오전 11:23 ·
얼마 전에 큰집 큰누이가 돌아가셨다.
김춘자 여사. 향년 86세.
누이는 한국 대표 육상선수였다.
주종목은 100미터, 200미터와 100미터 허들.
어릴적, 큰집 다락방에서 누이의 상장과 메달을 보면서 신기해했지.
나중에 들은 얘긴데..
누이는 1963년 가네포 대회에 참가하려고 인도네시아로 출국했으나 당시 제3세계에서 입김이 셌던 북한의 반발로 트랙도 밟아보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단다. 남한이 북한보다 한참 못살던 찌질이 시절.
사실 가네포 대회나 춘자 누이의 대회 참가 등은 전혀 기억에 없으나 이 대회에서 400미터 세계신기록을 세운 북한 신금단의 아버지가 남한에 살아있다 하여 큰 화제가 된 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나중에 동경올림픽에선가 부녀상봉이 이루어졌고...
일찍 결혼하는 바람에 올림픽에는 참가도 못했다는 큰누이. 하긴 당시 우리 수준으로는 참가 자격도 얻기 어려웠으리라.
손기정 이래로 올림픽 금메달 하나 따지 못하던 시절.. 동메달만 따도 카퍼레이드를 펼치던 시절이었으니..
누이는 요즘 금은동 가리지 않고 메달이 줄줄이 쏟아지는 걸 보면서 참 감개무량했을 듯싶다.
연일 파리올림픽 소식이 들려오니 문득 누이의 호시절이 떠올랐다. 누님께서 평안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