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 명언 : 『史記』를 통해 인간의 겸손한 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 [금주 명언] - 桃李不言이라도 下自成蹊라.
◆ [독음] - 도리불언 하자성혜.
▶ [출전] - 『사기(史記)』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 태사공(太史公)
◈ [해석] - 복숭아나무나 오얏나무는 말을 하지 않지만, 그 아래에는 절로 길이 생긴다.
곧, 산 속의 도리(桃李)는 그대로 있을 뿐이지만, 그 꽃과 열매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사람들의 왕래가 있어 저절로 길이 생긴다.
▶ [어구풀이]
☞ 桃(도) : 복숭아.
☞ 李(리) : 오얏, 오얏나무[자두나무].
☞ 蹊(혜) : 지름길, 좁은 길.
▣ [해설] -
동양 최고, 최대의 역사서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사마천의 {史記}는 단순한 역사서의 차원을 넘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서적입니다. 특히 70편의 [열전]은 역사 속의 각양각색(各樣各色)의 인물들의 양상을 통해 감동과 교훈을 얻을 수 있기에 더욱 그 가치를 얻고 있습니다. 금주에 소개하는 명언은 49번째 열전(列傳)인 한(漢) 무제대(武帝代)의 장수(將帥) 이광(李廣)의 일대기를 다룬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에서 사마천(司馬遷)이 평론부분에 제시한 구절로 속담(俗談)으로 전래되는 말입니다.
이광(李廣) 장군은 당시 흉노족에게 '화살이 돌에 밖혔다'는 사호석(射虎石)의 인물로 알려져 두려운 존재였지만, 청렴하게 일생을 살았기 때문에 사마천은 그를 칭송합니다. 아쉽게도 이광은 흉노족과의 전쟁에서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자 자결(自決)을 하고 맙니다.
태사공(太史公) 사마천은 이렇게 이광을 평가합니다.
" '자신의 몸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더라도 행하고, 자신의 몸이 바르지 못하면 비록 명령을 하더라도 따르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은 바로 이장군을 이르는 말이다. 내가 이장군을 보건대, 투박하니 시골사람 같고 입으로는 말도 제대로 못했다. 하지만 그가 죽는 날 온 세상의 그를 아는 자나 모르는 자나 모두 다 애도를 했다. 바로 그의 충실한 마음이 사대부에게 신망을 얻었기 때문이다.
속담에 이르기를 '복숭아나무나 오얏나무는 말하지 않더라도 그 밑에는 절로 길이 생긴다.'고 했다. 이 말은 비록 간략한 것이지만, 그의 큰 덕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
太史公曰 傳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其李將軍之謂也. 余睹李將軍 悛悛如鄙人 口不能道辭, 及死之日 天下知與不知 皆爲盡哀. 彼其忠實心, 誠信於士大夫也.
諺曰 桃李不言 下自成蹊. 此言雖小 可以諭大也. 『史記』 <李將軍列傳>
우리 속담에도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대는 '자기 과시, 자기 PR' 시대라는 말이 더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의 능력과 제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그 정당한 대가와 인정을 얻는 것이라면 당연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타인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묵묵히 자기의 본분과 처지에서 능력과 재능을 힘껏 발휘할 때, 순리적으로 얻어지는 명성이 되어야만 그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것입니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세태를 지적하면서 금주의 명언을 되새겨 봅니다.
감사합니다.
<이야기 한자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