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한연으로 이루어진 시이다. 형식상은 4문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내용상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행에서 5행은 마을과 들의 오월의 모습을 묘사하였고 6행부터 11행은 오월에 짝과 사랑을 나누는 꾀고리에 대한 질투의 감정을 나타내고 있다.
오월이 되어 서정적 화자가 들길에서 마을로 들어서면서 느끼는 감각은 ‘붉음’이다. 길은 같은 길이지만 ‘들길’과 ‘마을길’로 나누어진다. 마을안의 길에는 길가에 오월에 핀 온갖 붉은 꽃들로 가득 차 있어 길 자체가 붉어진 것 같다. 마을을 벗어나 들로 들어서면 ‘푸름’을 느낀다. ‘천(千) 이랑 만(萬) 이랑’의 들에 심겨진 보리들이 ‘허리통’을 드러낼 만큼 자라 바람에 넘실거리고 그 위에 햇빛이 비추어 온통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다. 맑고 깨끗한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1행과 2행의 표현은 신선하다. ‘길’을 동작주(動作主)로 하여 장소가 변하면서(들어가고 내려가면서) 상태가 변화된다( ‘붉어지고’ ‘푸르러진다.’)는 발상은 참신하다.
꽃피고 보리의 푸르름이 가득 차있는 오월에 서정적 자아는 암수 한 쌍의 꾀고리가 서로 쫓고 쫓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 황금빛 깃털을 가진 이들의 행위는 끊임없이 계속되어 마치 황금으로 빛나는 길이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 서정적 자아의 눈을 어지럽힌다. 이러한 꾀고리의 모습을 ‘-뿐’이라 표현하여 아무 것도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처럼 표현한다. 그런데 갑자기 서정적 화자는 ‘산봉우리’에게 ‘오늘 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하고 오늘 밤에 어디로 가지 않겠냐는 질문을 한다. ‘가 버리련?’은 ‘가 버리지 않으련?’의 의미로 ‘가 버리’기를 바라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무엇 때문에 이런 말을 산봉우리에게 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산봉우리’는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다. ‘얇은 단장’을 했다는 것은 오월의 산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1,2행에서 알 수 있듯이 오월의 산은 꽃과 신록으로 덮이기 시작하는 때이다. 엷은 녹색과 그 사이로 붉게 핀 꽃들의 경물이 옅은 화장을 한 여인을 연상시켜 표현한 것이다. ‘아양’은 ‘귀염을 받으려고 알랑거리는 말. 또는 그런 짓’을 말한다, ‘아양’은 행동을 받는 대상이 있다. ‘아양’의 대상은 7행- 9행에서 볼 수 있듯이 서로의 짝이다. ‘산봉우리’가 ‘얇은 단장하고’ 있는 그 속에서 서로의 짝을 찾고 얻으려는 온갖 동식물의 행위가 ‘가득 차 있’는 것이다. 산봉우리 속에서 온갖 것들이 짝에게 아양을 떨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고 암컷과 수놈이 어지럽게 서로에게 아양을 떨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정적 자아는 아양을 떨 또는 아양을 받을 님이 없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산봉우리’를 가득 채운 ‘짝짓기’ 현상에 질투를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질투의 감정을 오늘 밤 서정적 자아가 잠들었을 때 서정적 자아 모르게 사라져 달라고 ‘산봉우리야, 오늘 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이란 말을 하는 것이다. 꽃피고 푸르른 오월을 맞이하여 짝짓기 하는 자연의 상태를 짝이 없는 서정적 자아가 질투하는 내용의 시이다. 그 표현이 재미있는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