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05/07 -
이른 새벽 나홀로 기차를 타고 산나물의 제왕격인 왕두릅을 따로 먼산으로 간다.
홀로가는 산나물 산행길이라 차창밖으로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에 정신줄을 놓고 감상을 해 본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치는 두물머리 양수리는 언제 어느 방향에서 바라 보아도 그림같은 풍경을 보여주고..
그 아련한 풍경 넘으로 그리운 기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처 지나간다. 양평역을 지나갈때는 백운봉과
함왕봉이, 그리고 사나사 계곡의 추억들이.. 원덕역을 지날때는 70년대 중반 원덕역앞 개울에서 물놀이 하던
친구들이.. 그리고 구둔역을 지날때는 고려산과 우두산을 함께 산행했던 산친구들이.. 그리고 문막의 간현역를
지날 때는 옆지기와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왔던 기억들이 아련히 스처지나간다.
그렇게 추억놀이를 하다보니 기차는 어느덧 원주역에 도착하였다. 이름없는 무명봉 산행을 위하여 택시을 타고
원주 시외버스 터미널로 갔다. 충주행 시외직행버스를 타고 30여분만에 귀례면소재지에 도착하였다.
귀례에서 택시를 타고 운남저수지 위쪽의 다리골까지 갔다. 원래 등산로는 사진 중앙에 보이는 안부의
배재에서 시작한다. 안부에서 좌측으로 가면 십자봉이고 우측으로 가면 옥녀봉 가는 길이다. 다리골로 진입
할까하다 포기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두릅따기를 한 것 같아서 사람들이 전혀 오르지 않는 등로코스를
선택하였다. 예상대로 이런 급경사 등로에는 산나물들도 없으므로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런 수확도 없이 거치른 숨쉬기를 하며 오른 마을 뒷산에 도착하였다. 잡목사이로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다시 급경사 오름을 몇번인가 오른후에 둥굴레밭을 만났다. 벌써 예쁜 꽃망울을 달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둥굴레옆에는 비비추가 소담스럽게 새싹을 내밀고 있었다. 이 비비추는 일명 이밥추라고 하며 생으로
쌈을 싸먹을수 있다. 그런데 한가지 유의할 점은 이 비비추가 몇몇 종류의 독초의 새싹과 아주 유사함으로
반드시 전문가의 구별을 받아서만 식용하기 바란다. 비비추는 순 우리나라 토종식물이다.
양지바른 낙엽송 사이에는 간헐적으로 엄나무 새순이 자라고 있었다. 식용으로 가장 적합한 시기이다.
이 상태에서 2~3일만 지나면 식용으로 하기에는 줄기가 딱딱하고 맛도 엄청 쓰게 느겨진다.
그럭저럭 아무런 표시가 없는.. 일명 작은 백운산이라고 하기도 하고 뒷산이라고 하는 무명봉에 도착하였다.
보통 이 정도의 높이면 산꾼들의 꼬리표가 한 두개는 달려 있기 마련인데.. 산꾼들조차 외면한 산인가 보다.
진달래꽃 넘으로 멀리 십자봉(일명:촉새봉) 정상이 살짝 보인다. 산행만 한다면 십자봉을 올라 조두치에서
매지리에 살고계시는 황사장님댁을 방문하여 오랫만의 회포도 풀고 싶으나.. 다음 기회로 미루고 어느쪽 계곡을
공략할 것인지 가늠해 보았다. 아무래도 오른쪽 골짜기 보다는 왼쪽이 사람들이 들락거리지 않은 곳 같다.
인적없는 협곡에서 예상은 적중되었다. 그리고 바라던 대로 왕두릅이 튼실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런 협곡에서만
자라고 있는 왕두릅은 개체수는 적지만 일반 두릅 크게의 5~8배 정도이므로 몇개하지 않아도 부피와 무게가
쏠쏠하게 느껴진다. 맛 또한 일반 두릅과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그 맛은 먹어 본 자만이 알 수 있다..^^
두릅은 목두채, 또는 문두채로 불리는데, 나무 머리 꼭대기에 나는 나물이므로 목두채라 하고, 문두채의
'문'자는 입술 문(吻)자로 너무 맛있는 나물이라 두말할 필요가 없으니 입을 꼭 다물라는 뜻이라 한다.
그래서 산나물의 황제라 한다고.. 두릅은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고 지방, 당질, 인, 철분과 비타민A와
B1, B2, C, 그리고 칼슘, 섬유질 등의 함량이 높은 산야채이다.
두릅은 해열, 강장, 건위, 이뇨, 진통, 거담 등의 효능이 있으며, 특히 위의 기능을 왕성하게 하여 위경련이나
위궤양을 낫게 하고, 꾸준히 먹으면 위암을 예방해 준다. 두릅에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도 많이 들어 있어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불안, 초조감을 없애준다. 두릅의 쓴맛이 나는 사포닌 성분은 혈액이 순환하는 것을
도와주고 피로 회복에 좋다.
정신적 긴장이 지속되는 일을 하는 사람과 학생들이 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두릅의 생즙을 마시면 통풍, 두통, 신경통에 좋고. 발암 물질의 활동도 억제하여 육류가 탈 때 만들어지는
발암 물질과 담배의 유해 물질의 활동성을 90% 정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협곡의 넝쿨을 헤치며 꺽은 왕두릅 일부이다. 보통 사람들은 한 개만으로 포만감을 느낄수 있는 크기이다.
대략 왕두릅만 개량해 보니 약 8kg 정도이다. 애시당초 마음 먹었던 목표량을 초과한 수확이다.
엄나무 새순도 약 6kg 정도 수확했다. 이것도 목표량 초과이다. 더 이상 산나물 채취를 그만하고 하산하였다.
하산길에 가끔씩 만난 산작약이다. 3~6일 중으로 꽃망울을 터트릴 것 같다.
산작약은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깊은 산속의 수림 밑에서 자란다. 꽃의 색깔은 흰빛이며, 붉게 피는 것도 있다.
꽃은 5~6월에 피며 줄기 끝에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나는데 5~7매 정도의 꽃잎을 가지고 있다. 꽃은 활짝 피지
못하고 반 정도 벌어진 상태에 머무는데 그 지름은 4~5센터미터 크기이다.
산작약은 진통, 해열, 진경, 이뇨, 조혈, 지한, 복통, 위통, 두통, 설사, 류머티즘성관절염, 월경불순, 월경이
멈추지 않는 증세, 대하증, 식은땀을 흘리는 증세, 신체허약증, 월경불순, 밥맛을 돋우는 데, 위장병, 간장병,
전간, 기침, 천식, 부인병에 좋은 여성의 선약이다.
이번에는 묵나물로 인기품목에 해당되는 우산나물밭이다. 토질과 기온이 좋은 곳이라 품질 좋은 우산나물
이지만 그냥 지나첬다. 약용식물로 혈액순환, 생리통, 월경불순에 효과가 있고 혈전치료 및 예방에 좋다.
그리고 이 나물과 유사한 삿갓나물이라는 독초가 있으니 주의해야 할 산야초이다.
계곡 합수점 쉬기 좋은 곳에서 배낭을 벗어 던지고 진종일 흘린 땀을 씻었다. 아직은 냉기가 느껴지는 싸늘한
얼음물에 가갑지만 시원한 청량감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쾌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 순간만은 세상사
넘치고 모자라는게 없는 행복한 순간이다.
대충 나물들을 정리하여 배낭을 다시 꾸렸다. 두릅은 열이 많은 식품이라 기온이 높은 오늘 같은 날은 장시간
포장속이나 배낭속에 두면 변성되기 쉬우므로 집까지 갈때까지 자주 숨쉬기를 해 줘야 한다.
물소리 산새소리 좋은 개울가에서 장시간 휴식을 하고 인별골을 따라 다시 운남저수지까지 걸어 나왔다.
아뿔싸~! 콜택시를 부르려고 핸드폰을 켜보니 밧데리가 아웃되었다. 뜨문뜨문 민가가 있지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지나가는 자동차도 없다. 그렇다면 걸어서 귀례면소재지까지 걸어 가는수 밖에 없다.
벌써 한 여름의 날씨같은 뙤약볕 길을 걸어 내려오다 뒤돌아 보았다. 전형적인 들판이 조금있는 산촌마을이다.
마을은 대체적으로 부농도 아니지만 빈농도 아닌, 분명하게 제 몫을 하고 있는 그런 농촌인듯하였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원주까지 직행버스를 이용하고 원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김포공항행 리무진직통버스가
마침 바로 있어서(요금은 조금 비싼편이 였지만) 편안하고 빠르게 집에 도착하였다.
그렇다. 이제 무허가두릅농장은 새로운 스타일로 바꿔야 할 때이다.
그러니까 오늘과 같은 곳의 형태로..^^
2013/05/08 - 휘뚜루 -
Everybody Hurts / The Cor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