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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능선이 낙동강으로 잠영하는 오봉산둘레길 탐방기
일시 : 2016.10. 9.(토) 09:00~17:00
2. 탐방지 : 오봉산 둘레길(경남 양산)
3. 탐방코스 : 증산역→양산사회체육센터→양산시립도서관→양산교육지원청→96계단→체육시설→약수터→오봉산~2봉 능선→오봉정→작은오봉산→안부방향 능선→화제임도→화제리 방향→갈림길→임경사→임경대전망대 주차장 앞(약 12km 정도, 산행시간 휴식포함 6시간 30분소요)
4. 참가자 : 권정순, 김태선, 박현선, 신환옥, 이귀혜 외 1명(조동제) 정수연, 조현정, 최홍구 등 9명
5. 탐방후기
여름휴가와 추석 등으로 한동안 중단되었던 근교산행을 결실의 계절 10월을 맞아 재개하게 되었다.
이전까지 근교산행은 주로 부산시내에 있는 산을 탐방하였지만, 처음으로 부산시가지를 벗어나 인근 영남알프스의 끝자락에 있는 양산 오봉산 둘레길을 탐방하게 되었다.
우리가 찾은 오봉산은 양산 물금읍 가촌리와 원동면 화제리 사이에 누워 있는 해발 533m의 낮은 산으로 봉우리가 5개여서 오봉산이이라고 한다. 영남알프스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진 줄기가 매봉산에서 갈라져 한줄기는 토곡산으로, 다른 한줄기는 화제고개에서 고도를 낮춘 뒤 오봉산 제5봉에서 2봉까지 고도를 서서히 높이다 마지막 제1봉 오봉산에서 치켜선 뒤 낙동강으로 꼬리를 감추는 형세로 시민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 마음의 안식을 얻어가는 곳이기도 하단다.
당초 탐방의 들머리는 양산시 물금읍 오봉초등학교 뒤편 물금배수지로 이곳을 시작하여 작은 오봉산과 주능선 사거리, 화제고개를 거쳐 낙동강조망둘레길, 임경대, 오봉산산책로를 거쳐 물금배수지로 원점을 회귀하기로 계획하여 회원들에게 안내한 결과 11명 회원이 참가를 신청했었는데, 출발 전날까지 곽순옥 부회장은 지인의 결혼식으로 김민정 회원은 감기몸살로 불참하게 되었다.
탐방일 아침 나는 도시락과 배낭을 챙겨 집에서 나와 3호선 전철을 타고 출발장소로 향했다.
9시까지 2호선 증산역 1번 출구에서 모이기로 했기에 덕천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는데, 플랫홈에서 신환옥 회원을 만나 같이 타게 되었고, 전철 안에는 박현선, 정수연 회원이 타고 있어, 함께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9시 5분 전이다.
오랜만에 참석하는 김태선 고문은 그때까지 도착하지 않았고 다른 회원은 다 와 있었다. 김태선 고문을 기다리는 시간동안 여성 회원 3명은 화장실을 갔었고, 9시가 거의 다되었을 무렵까지 김태선 고문이 도착하지 않아 내가 전화를 하니, 전철 안이고 곧 도착될 거라면서 아직 9시 1분전이란다.
전화를 끊고 버스정류장을 바라보니, 우리가 산행초입까지 타고 갈 128번 시내버스가 도착했다. 나는 운전기사에게 잠시 기다려달라는 부탁하려고 달려갔지만 운전기사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그대로 차를 출발시키고 말았다.
그 사이 김태선 고문은 도착했고 화장실에 간 회원들도 돌아왔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려고 옆에 있는 시민에게 차량 운행시간을 물어보니, 다음 버스 도착시간은 9시 40분이고 그 다음 버스는 11시에 있단다.
이럴 줄 알았다면 탐방계획을 세울 때 물금배수지까지 가는 시내버스가 없는 남양산역에서 모여 30 여분만 걸어갔으면 되었을 건데, 회원들의 편의를 생각한다고 증산역에서 만나기로 한 게 후회가 됐다.
증산역에서 물금배수지까지 128번 시내버스 이용하면은 28분이 소요되지만 40분을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고 가는 것보다 차라리 걸어가는 게 나을 것 같아 물금배수지까지 걸어가기로 했다.(나중에 지도를 검색해 거리를 알아본 결과 물금배수지까지는 5.1km, 1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길이 곧아 조금만 걸어가도 될 것 같은 길을 30분을 넘게 아파트단지 사이를 걷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금배수지가 어디며 얼마나 가야하는지를 물어도 잘 몰랐다. 바로 밑에 정류장이 있는 누리유치원을 물으니 그제야 알아듣고 부산대양산병원 위쪽을 가리키며 한참을 더 가야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시민이 가르쳐 준 방향으로 걸어가다 양산국민체육센터(09:50) 정류소에서 물금배수지으로 가기 전에 중간에서 오봉산 쪽으로 올라가기로 하고 4차선 도로를 건너 양산도서관 옆으로 방향을 바꿔 계속 올라가다보니 남양산 신시가지 중 가장 오지인 산중턱에 세워진 양산교육지원청이 나왔다.
힘이 없는 교육청은 학교나 청사를 변두리 중 변두리에만 짓는다지만 양산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양산교육지원청에서 동쪽으로 400m 정도 가다 편의점 주인에게 근처에 있는 산행초입을 물어보니 옆길을 따라 산 쪽으로 올라가면 96계단이 나오고 그게 바로 산행초입이란다.
우리는 옆에 있는 오봉8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다 서쪽 사다리꼴 방향에 있는 JM원룸을 앞을 거쳐 위쪽 길로 비스듬히 올라가니 양산성도교회가 있고, 그 앞에 산행안내판과 등산로 입구가 있었다. 산행초입에 들어서자(10:20) 바로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96계단이었다.
한 시간을 넘게 아스팔트길을 걷다보니 회원들은 피로감을 무척 느끼는 터라 당초 물금배수지에서 팔각정 산책로삼거리, 주능선 사거리(화제임도 종점)를 거쳐 팔각정(오봉정)으로 가려던 것을 의논 끝에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나 역시 지루한 포장도로를 벗어나 산길을 만나니 정말 반가웠다.
96계단을 지나 조금 오르니 오봉산·작은오봉산과 배수지, 정암사로 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갈림길 주위엔 쉬어가지 좋게 띄엄띄엄 벤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나눠먹고는 오봉산·작은오봉산 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몇 발자국을 걸었을 때 전화벨이 요란스럽게 울려대어 받으니 박상태 고문이다. 박 고문은 하필이면 이번 토, 일요일 양일간 적십자사에서 실시하는 학교관리자안전연수를 받느라 탐방에 참석을 못했는데, 휴식시간이라면서 “약간 쌀쌀한 바람이 솔솔 부는 딱 좋은 날씨에 하늘까지 쾌청하여 산행하기가 좋겠다.”며 무척 부러워하며 즐거운 산행이 되라는 인사도 해줬다. 하지만 이날 산행은 박 고문의 부러움만큼 아름답지가 못해 유감이다.
또 다른 갈림길에서 오른쪽 작은 오봉산 방향으로 10분 정도 걷다 탐방로는 깊은 계곡을 맞닥뜨리고 나서 정상방향인 위로 꺾이었다. 이때부터 주능선까지 탐방로는 6~70도의 오르막 경사 길로 젊은 사람에게도 만만찮은 코스였다.
권정순 교장은 이 길을 걸으며 아야~를 연발해댄다. 힘이 들어서 내뱉는 신음인지 기를 모으는 주문인지 잊을 만하면 계속 되풀이 했다. 이런 권 교장 덕분에 나와 회원들도 힘은 들었지만 속도를 약간 늦춰가며 여유롭게 산행할 수 있어 좋은 면도 있었다.
교장샘! 모두를 위해 수고가 많았습니다!~^-^
힘들게 오르고 올라 오봉산 주능선에 오르니 시간은 11시 45분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곳은 낙동강 조망 둘레길과 오봉산, 작은 오봉산으로 가는 갈림길이기도 했다. 우리는 잠시 가쁜 숨을 고르고는 이내 1.1km 거리의 있는 작은 오봉산으로 향했다.
능선 길을 오르내리며 10여분을 가니 화제임도 종점 사거리 갈림길이 나왔다. 여기에 있는 이정표에는 작은 오봉산 100m, 팔각정 80m라고 화살표로 안내하고 있었다. 우리는 때가 때인지라 점심을 먹기 위해 바로 팔각정으로 향했고, 팔각정에 도착하니 시간은 12시 2분이다.
오봉정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는 팔각정에는 네댓 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
우리가 식사를 위해 한쪽 모퉁이에 자리를 펴니, 앉아 있던 사람이 옆으로 자리를 비켜주며 옮겨 앉는다. 이런 것만 보더라도 산꾼들의 인심은 정말 좋다.
우리는 권정순, 이귀혜 교장이 준비한 생탁을 차례대로 한잔씩 돌려 마셨다. 역시 산이라서 그런지 산에서 마시는 생탁 맛은 꿀맛이다. 2병이었지만 사양하는 회원들로 인해 아쉬움이나 부족함은 없었다.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을 폈다. 오랜만에 근교산행에 참석한 김태선 고문은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이귀혜 교장은 전날 일로 아침 시간이 부족해 고봉민 김밥을 세 종류나 구입해 왔었다. 다른 회원들이 직접 집에서 준비한 도시락이었고, 도시락은 깔끔하고 소박했다.
회원들의 도시락을 펼쳐놓으니 집집마다 정성이 가득담긴 반찬이라 그런지 말 그대로 진수성찬이었다.
맛도 좋았다. 나는 파김치와 젓갈을 준비해 갔는데, 이날따라 김치를 가져온 회원이 없어 파김치가 인기였다. 파김치가 동이 나자 김태선 고문은 김밥에 딸려온 단무지로 느끼한 입맛을 달래기도 했다.
이귀혜 교장은 본인이 직접 싸오던 도시락보다 맛이 덜한지 “다른 때는 김밥 맛이 좋았는데 오늘은 영 아니다“며 몇 번이나 되풀이하곤 했다. 내가 먹어보니 김밥 맛이 괜찮았는데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점심을 맛있게 그리고 느긋하게 즐기면서 먹었다. 점심시간을 끝내고 나니 오후 1시다.
점심을 먹고 작은 오봉산(제2오봉산 450m)을 찾은 다음 화제임도 갈림길이 아닌 반대편 내리막 능선으로 내려가 낙동강조망둘레길을 가기 위해 화제리 방향 임도로 향했다.
화제임도는 콘크리트 포장길이다가 이내 자갈길이 반복하는 밋밋한 임도다. 낙동강조망둘레길을 접어들려면 지그재그로 이어진 이런 임도를 몇 번이나 돌고 돌아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면서도 혹시 낙동강조망둘레길로 빠지는 갈림길을 지나오지는 않았나할 정도로 한참을 내려가야 갈림길에 도착할 수 있다.
낙동강조망둘레길로 향하는 갈림길에 도착하니 13시 43분이다. 작은 오봉산에서 이곳까지 40분이나 소요되었다. 포장길과 자갈길이 이어지는 임도는 동료와 대화를 하며 걸어도 무척 지루했다. 더구나 지그재그로 걷는 길이라 무심코 걷다보면 갈림길을 놓치고 지나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낙동강조망둘레길이 시작되는 들머리에는 오봉산등산안내도가 설치되어 있고, 화제임도종점, 임경사, 명언마을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낙동강조망둘레길은 처음엔 지그재그로 고도를 높여가는 오르막길로 걷는 속도를 늦추게 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게 만든다. 96계단에서 주능선으로 오를 때와는 다르지만 서서히 몸에 땀을 배이게 하다 산중턱을 오르면 거의 수평개념으로 걷게 된다.
96계단 능선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펼쳐져 있는 낙동강조망둘레길은 전구간이 거의 숲길로 숲이 앞을 가려 조망할 수가 없고, 나중에 전망대데크를 제외하면 조망할 장소도 없다. 정말 실망이고 후회되었다.
김태선 고문과 권정순 교장도 어찌 앞이 막힌 이런 길이 낙동강조망둘레길이라고 하냐며 나무란다.
그러던 중 어느새 두 번째 96계단 능선과 만나는 갈림길을 지나고 이름이 없는 전망대데크에 도착했다.(14:58)
낙동강 전경이 시원스럽게 한눈에 들어왔다. 이쪽저쪽을 봐도 좋았다. 숲에 막힌 낙동강조망둘레길 중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고, 한 시간 넘게 걸어온 낙동강조망둘레길을 조금이나마 보상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전망대테크에서 전경 감상과 함께 잠시 휴식을 가진 뒤 출발했다.
전망대테크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얼마안가 임경사를 가리키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그 길을 따라 쭉 가면 커다란 바위절벽이 나타나고 그 옆에 허름한 임경사와 부속건물이 있다.
임경사는 10월 5일에 새벽부터 몰아닥친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상흔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바위절벽 밑 안쪽 기도할 수 있는 곳의 일부는 깨끗이 치워져 있었지만 입구는 엄청난 량의 바위들이 쌓여 있었다.
부속건물에 있던 보살의 말에 의하면 바위덩어리가 폭포같이 쏟아지는 비와 같이 밤새도록 우렁차게 떨어지면서 임경사 뒤쪽 모서리를 때려 사찰이 다 무너지는 줄 알았고, 죽는 줄로만 알았단다.
실제로 임경사 지붕 뒷모서리 부분은 쏟아지던 바위에 짓눌리고 찢겨져 너덜너덜하게 붙어 있었다.
보살은 사찰에서 생활하며 사람이 그리웠는지 우리가 물은 임경대 위치 외에도 이것저것 얘기해 주고 묻지도 않는 것까지 설명해 주었다. 임경대는 바위절벽 옆면에 새겨져 있었다.
臨鏡臺는 고깔모양의 바위벽면에 신라시대 고운 최치원 선생이 썼다는 시의 제목으로 선명하게 남아있었고, 제목아래 내용부분은 희미하여 잘 보이질 않는 곳도 더러 있었다. 보살은 예전엔 최치원 선생의 후손들이 임경대를 많이 찾아왔는데, 무슨 이유인지 근래 들어서는 통 찾지 않는다며 매우 아쉬워했다.
그리고 임경대가 새겨진 절벽 안쪽 석간수가 샘솟는 바위굴은 기도를 할 수 있게 부처상과 촛대, 제단 등이 차려져 있다.
보살과 얘기하는 사이 법당에 들어갔다 절을 하고 나오는 권정순, 이귀혜 교장과 정수연 회원이 나왔다. 나는 이들이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내가 들은 대로 임경대와 바위굴에 대해 설명해주고는 임경사 앞을 지나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갔다.
철계단을 내려서면 좌측에는 간이화장실과 소각장이 있고, 오른쪽은 산책로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그런데 내려가는 길이 겨우 형체만 남을 정도로 심하게 파헤쳐져 있었다. 계곡 옆에 조성된 가파른 비탈에 조성된 도로는 계곡으로 흘러야 할 억수같이 물들이 도로를 그대로 덮쳐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고, 중장비 없이 사람의 힘으로는 복구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움푹 파인 도로 중간 중간에는 돌과 흙들이 큰 무더기로 쌓여있었고, 임경사로 올라가는 도로 옆에 있는 계곡은 오히려 큰 변동이 없는 것 같았다.
태풍이 얼마나 많은 비구름을 몰고 왔는지, 또 얼마나 많은 폭우를 일시에 쏟아 부었는지 그 피해는 엄청났다. 1m가 넘게 패여 있는 곳도 있어 도로 기능을 전혀 못하게 해놓은 상태다. 정말 자연의 힘은 얼마나 무서운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한 것 같다.
돌아갈 길도 없어 우리는 이렇게 험한 길을 조심해서 20여 분을 내려와야 했고, 나와 박현선, 정수연 회원이 앞서 내려오다 뒤따라오는 회원들을 위해 중간에서 몇 번이나 기다려 주기도 했다.
거의 다 내려오면 넓은 도로와 마주하게 된다. 이 길은 레이콘을 생산하는 한라엔컴 양산사무소의 레미콘 차량이 이용하는 도로다. 이곳에서 아래로 250m 정도 내려가면 원동과 물금으로 이어지는 지방도로와 만난다.
여기서 도로를 따라 물금 쪽으로 330m 정도 더 올라가면 오른편엔 임경대전망대 주차장(16:05)이 있고, 주차장 옆길로 안으로 들어가면 임경대라는 정자가 있다.
임경사 보살이 최치원 선생의 후손들이 임경사 옆에 있는 임경대를 찾지 않는다고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곳은 임경대 정자와 낙동강 강가 주변을 유원지로 만들어 놓았고 주차장 시설까지 만들어 놓았으니, 임경대를 찾는 사람들은 이곳이 역사 깊은 임경대인 줄 알고 의당 이곳만 들렀다 가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전지현)가 견우(차태현)에게 소리치는 장면을 촬영한 장소다.
우리는 임경대 정자를 찾지 않았다. 이유는 회원들은 예상 밖의 긴 거리와 오랜 시간동안 탐방한다고 피곤에 지쳐있기 때문이었다. 물금배수지로 연결되는 오봉산 산책로도 역시 찾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 산행을 마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가까운 2호선 전철역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조금 전 우리가 도로로 내려와 임경대전망대로 걸어오던 중 버스 1대가 지나가는 걸 보았는데, 그 버스가 한 시간마다 운행한다는 원동-물금행 시내버스란다.
1시간을 기다릴 수가 없어 택시를 호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호출에 응하는 택시는 1대 뿐이었다.
인원이 9명이라 택시를 2대만 이용하고자, 호출되어 도착한 택시에 5명이 타려고 했으나 운전기사는 승차인원 초과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하는 수없이 4명만 탔고 운전기사에게 전철역까지 태워주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우리를 태워줄 것을 요청했고, 택시는 2호선 전철역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차가 출발하고 얼마되지 않아 권정순 교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택시기사가 돈이 안 된다며 추가 호출을 거절했단다.
이귀혜 교장은 다른 번호로 택시 1대를 호출하고 길가에서 기다리고 사이, 나는 승차인원에 초과되는 한명이 걱정이 되어 임경대 관광을 마치고 RV차량으로 돌아오는 관광객 부부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여성회원 2명을 물금까지 태워줄 수 없냐고 부탁했더니만, 고맙게도 흔쾌히 허락하는 대신 양산 지리가 어두워 본인들이 가는 호포역까지 태워주겠단다. 아니 물금 어느 곳이라도 감사한데 감지덕지하게 호포역이라니!
그러던 사이 관광객을 태운 택시 한 대가 우리 앞에 도착했다. 얼른 택시를 잡았고, 이귀혜 교장은 잽싸게 호출한 택시를 취소하였다. 그리고는 이귀혜 교장과 서환옥 회원은 얼른 RV차량에 올라탔다.
택시가 먼저 출발하고 RV차량이 뒤따랐다. 차량이 움직이고 얼마되지 않아 이귀혜 교장이 부군 조동제 사장께 전화를 했다. 지갑은 배낭 안에 넣어놓고 돈 한 푼 가진 게 없다며 택시를 타겠다고 세워 달랜다. 어쩌라 서방님과 돈이 이곳에 있으니 세워줄 수밖에.
오늘 오전 산행을 시작하기 전, 권정순 교장은 김태선 고문이 오랜만에 산행에 참석했다고 산행이 모두 끝나고 난 뒤 식사를 하자고 했지만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 떠나다보니, 다시 모두가 한 곳에 모이기가 어려울 것 같아 식사는 다음 근교산행으로 미루기로 하고 오늘은 각자 집으로 바로 가기로 했었다.
택시는 우리를 증산역으로 데려다 주었고, 우리는 2호선 전철을 탔다.(17:05)
전철에는 앞서 택시를 타고 간 권정순, 박현선, 정수연, 조현정 회원이 타고 있지 않는가?
택시기사는 부산에 가려면 남양산이 가깝다고 남양산역까지 데려다줬다나? 그래서 우리와 만나게 됐다면서 택시비도 8,600원이나 나왔단다. 아니! 이런 나쁜 놈의 기사새끼가 있나???
전철은 계속 달려 호포역에 도착했고, 그곳에선 홀로 RV차량을 타고 간 신환옥 회원이 또 타지 않는가?
택시와 자가용으로 나누어서 떠났고 목적지도 달랐는데도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다니, 우리 아홉 사람의 인연은 신이 점지해 준 운명이었나 보다? 참 신기하기도 했다.
전철을 타고 오다 덕천역에 이르러 신환옥, 조현정 회원은 사상역까지 간다며 2호선을 그대로 타고가고, 나머지 회원은 3호선으로 환승하여 각자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니 하루 일과가 끝나는 정확한 오후 6시였다.
오늘 산행은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게 많은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지만 걸었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하루였다. 참석해 주신 모든 회원님들 수고가 많았습니다.
※ 오봉산을 찾을 회원을 위해
오봉산을 찾을 때에는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양산지역의 시내버스 배차시간이 40분에서 1시간 정도로 들쑥날쑥하니 사전에 점검이 필요하다. 시내버스를 이용해 물금배수지로 가려면 증산역에 8시 50분까지 모여 여유를 갖고 9시 128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28분소요) 좋을 것 같고, 그렇지 않을 경우 남양산역에서 내려 걸어가면(35분소요) 좋다.
산행코스 역시 물금배수지를 시작하여 팔각정 산책로삼거리를 거쳐 주능선 사거리(화제임도 종점)에서 팔각정(오봉정)과 작은 오봉산을 둘러본 뒤 주능선 사거리(화제임도 종점)로 되돌아와 오봉산 정상 방행으로 주능선을 타면 낙동강으로 잠영하는 능선과 좌측으로 펼쳐지는 양산시가지를 보는 것이 인상적이며 오히려 더 좋다. 그리고 물금초등학교 방향으로 내려오면 시간이 알맞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좋을 것 같다.
또한 낙동강 조망둘레길 전구간이 숲길구간이라 여름철엔 모르나 전망이 막혀 추천하고 싶지 않다.
※ 차량으로 물금배수지를 찾아가려면 물금배수지로는 검색되지 않고, <양산시 물금읍 오봉7길 78>로 검색해야 하며, 증산역에서 128번 시내버스 이용 시엔 누리유치원에서 하차한 뒤 건너편 오봉7길 도로를 따라 물금배수지까지 173m 위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첫댓글 ㅎㅎ 숲길이라서 좋았고. 그렇게 쾌청한 날은 또하나의 축복이었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