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흘구곡가(武屹九曲歌) _ 한강 정구
‣ 서곡(序曲) 天下山誰最著靈 (천하산수최저령) 천하의 산 중 어느 산이 가장 신령한가 人間無似此幽淸 (인간무사차유청) 인간 세상 이곳처럼 그윽한 곳 없을 듯. 紫陽況復曾棲息 (자양황부증서식) 하물며 주자(朱子)가 깃들어 살던 곳 萬古長流道德聲 (만고장류도덕성) 만고에 도덕 명성 길이 흘러내리네.
‣ 1曲 봉비암(鳳飛岩) 一曲灘頭泛釣船 (일곡탄두범조선) 일곡이라 여울어귀에 낚싯배를 띄우니 風絲繚繞夕陽川 (풍사료요석양천) 석양빛 시내 위에 실 같은 바람 감도네. 誰知捐盡人間念 (수지연진인간념) 뉘 알리요, 인간세상의 잡념 다 버리고 唯執檀槳拂晩煙 (유집단장불만연) 박달나무 삿대 잡고 저문 안개 휘젓는 줄을. *봉비암 : 봉황이 날아오르는 듯한 바위. 옛날 봉비라는 기녀가 절벽위에서 춤을 추다가 떨어져 죽었다고 봉비암이라고도...
‣ 2曲 한강대(寒岡臺) 二曲佳妹化作峰 (이곡가매화작봉) 이곡은 아름다운 아가씨 봉우리로 화해서, 春花秋葉靚粧容 (춘화추엽정장용) 봄꽃 가을 잎으로 얼굴을 단장하네. 當年若使靈均識 (당년약사영균식) 그때 만일 굴원에게 알렸더면, 添却離騷說一重 (첨각이소설일중) 이소경 한두 소절 덧붙였을 걸. *굴원(屈原) : 초(楚)나라 임금의 총애를 받았으나 모함 받고 추방, 유랑 10년 세월을 보내고 돌을 품은 채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 중국 최고의 비극적 시인이다. ‘이소(離騷)’는 근심에 잠긴다는 의미로 굴원이 그 분함을 노래한 것.
‣ 3曲 무학정(舞鶴亭) 三曲誰藏此壑船 (삼곡수장차학선) 삼곡이 구렁에 누가 배를 숨겼나, 夜無人負已千年 (야무인부이천년) 밤이라 타고 가는 사람 없어 지난 세월 이미 천년. 大川病涉知何限 (대천병섭지하한) 큰 냇물 건너지 못한 이 얼마나 많았으랴, 用濟無由只自憐 (용제무유지자련) 건너갈 길 없다고 안타까와 하고 있네. *무학리 학이 춤을 추는 정자. 대가천을 오르내리는 배를 매어두는 바위라 하여 배바위라고도 부른단다. ‣ 4曲 입암(立巖) 四曲雲收百尺巖 (사곡운수백척암) 사곡이라 백척암에 구름이 걷히니, 巖頭花草帶風髮 (암두화초대풍발) 바위 위에 꽃과 풀이 바람에 흩날리네. 箇中誰會淸如許 (개중수회청여허) 그 중에 누가 이러한 청정함을 만나겠나, 霽月天心影落潭 (제월천심영낙담) 하늘에 개인 달그림자가 못에 드리우네. *냇물 옆 우뚝 솟은 선바위(立巖). 일명 소학봉이란다.
‣ 5曲 사인암(舍人巖) 五曲淸潭幾許深 (오곡청담기허심) 다섯굽이라 맑은 못 얼마나 깊은고, 潭邊松竹自成林 (담변송죽자성림) 못가의 솔이며 대 절로 숲을 이루었네. 幅巾人坐高堂上 (폭건인좌고당상) 복건 차림 은자가 높은 당에 앉아서, 講說人心與道心 (강설인심여도심) 인심이요 도심을 도란도란 얘기하네. *사인(舍人) 벼슬을 한 중이 살았다하여 사인암이라는데, 홍수로 바위는 떠내려갔단다.
‣ 6曲 옥류동(玉流洞). 六曲茅茨枕短灣 (육곡모자침단만) 여섯 굽이라 초가집 여울 가에 놓였으니 世紛遮隔幾重關 (세분차격기중관) 어지러운 세상사 가리운게 몇 겹인고. 古人一去今何處 (고인일거금하처) 여기 살던 은자여 그 어디로 떠나갔나 風月空與萬古閑 (풍월공여만고한) 풍월만 남아 있어 만고토록 한가롭네. *옥류정 : 옥이 구르듯 흐르는 계곡 바위 위의 정자. 바위에 새겨 놓은 글의 뜻은...?
‣ 7曲 만월담(滿月潭) 七曲層巒繞石灘 (칠곡층만요석탄) 칠곡이라 높은 봉우리 돌 여울을 둘렀는데 風光又是未曾看 (풍광우시미증간) 이러한 풍광은 일찍이 보지 못하였다네. 山靈好事驚眠鶴 (산령호사경면학) 일 좋아하는 산신령이 조는 학 놀라게 하여 松露無端落面寒 (송로무단낙면한) 솔 이슬 무단히 뺨에 떨어져 차갑게 하네. *만월담 : 달이 가득 찬 연못.
‣ 8曲 와룡암(臥龍巖) 八曲披襟眼益開 (팔곡피금안익개) 팔곡이라 가슴 헤치니 시야 더욱 열리는데 川流如去復如廻 (천류여거부여회) 시냇물은 흐르는 듯 다시 돌아오는 듯 煙雲花鳥渾成趣 (연운화조혼성취) 안개와 구름 속의 꽃과 새들 다 정취 이루니 不管遊人來不來 (불관유인래불래) 노니는 사람들 오든 말든 상관치 않네 *길가의 암반 위를 작은 폭포가 미끄러져 흐른다.
‣ 9曲 용추(龍湫) 九曲回頭更喟然 (구곡회두갱위연) 구곡이라 머리 돌려 다시 탄식하노니 我心非爲好山川 (아심비위호산천) 이내 마음 산천만 좋아함이 아니로세. 源頭自有難言妙 (원두자유난언묘) 샘의 근원에는 절로 형언 못할 묘리가 있어 捨此何須問別天 (사차하수문별천) 이를 버려두고 어찌 별천지를 찾으리. *용추 : 폭포수가 떨어져 깊게 패인 웅덩이.
@ 성주가 낳은 조선의 대유학자 한강 정구(寒岡鄭毬)가 가야산 북쪽을 흐르는 대가천 35km 중 아홉 굽이 절경을 ‘무흘구곡’이라 이름하고 '무흘구곡가'를 지었다. 1~4곡은 성주 땅이고, 5~9곡은 김천 땅이다. 1곡은 회연서원 뒤 봉비암이고, 2곡은 봉비암에서 보이는 수성리 뒷산 한강대이다. 서원에 주차하고 대가천을 따라 걸었다. 3곡 무학정은 성주호를 왼쪽으로 돌아 무학리로 달리면 나오는데, 무지개가든(무학리 16-2)을 네비 찍고 가면 확실하다. 4곡부터는 길 따라 안내판을 보며 가면 된다. 과연 무흘구곡이다! / 경북 성주군 수륜면 신정리 256-1(회연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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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sj2146 원문보기 글쓴이: 자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