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메고 세상 속으로>
아프리카의 보석(寶石) 모로코(Morocco)<5>
<3> 토드라 협곡(Todra Gorge)과 식물원(Botanical Garden)
토드라 협곡 / 기념사진 / 수정과 화석 / 식물원(Botanical Garden)
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얼마쯤 달리다 보면 또다시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협곡이 나타나는데 바로 토드라 협곡(Todra Gorge)이다. 협곡 입구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데 제법 수량이 많다.
협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금방 쏟아져 내릴 듯 바위 절벽이 병풍처럼 나타나고, 그 사이의 좁은 계곡으로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데 사람들이 마실 수 있는 물이라는 팻말도 보인다.
계곡 바깥은 후텁지근한 바람으로 땀을 찍어내는데 이곳은 무척 시원해서 관광객들은 물에 손을 담그며 고된 여정의 피로를 씻어낸다. 바위벽을 쳐다보니 로프를 잡고 오르는 크라이머들도 보인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협곡을 내려오면 별천지가 나타나는데 이 메마른 황무지의 붉은 바위투성이인 골짜기가 녹색의 장원으로 바뀌어있다. 이 계곡의 물이 황량했을 벌판을 농경지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제법 큰 마을도 보이는데 계곡 입구 쪽에 상당히 긴 다리가 있고 다리 밑은 완전히 녹색의 들판이다. 다리 입구에서 가이드가 내리고 다른 영감 가이드가 차에 오르면서 지금부터는 자기가 가이드(Guide)라고 한다.
그리고 저 아래는 식물원(Botanical Garden)인데 자신이 한 시간 동안 관광 안내를 하겠다고 모두 내리라고 한다. 여기에서 내 평생 잊지 못할 악몽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Episode<2> 토드라 식물원(Botanical Garden)의 악몽(惡夢)
모두 차에서 내려 안내원 영감탱이를 따라 내려갔는데....
식물원이라기보다 둘레의 숲은 대추야자, 바나나, 올리브나무 등 열대 식물들이 무성하고 가운데 부분은 주민들의 밭으로 사람들이 밭고랑에 엎드려서 일하고 있다.
이 가이드 영감은 나무마다 우리를 둘러 세워놓고 설명을 한다.
이 나무 이름은 ○○이고, 열매는 어떻고, 식용일뿐더러 약리작용은 어떻고....
계속 가는 곳마다 주절거리니 짜증이 난다.
덥고, 다리도 아프고.... 뒤에서 한 10여 분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따라가다가 임교장 더러 나는 차로 돌아가 기다릴 테니 갔다 오시오. 하고는 슬며시 돌아섰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될 줄이야....
다리로 돌아와 보니 차가 없다!! ‘혹시 저쪽 반대편으로 차가 가서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서둘러 다시 숲속 길로 내려가 종종걸음을 쳤는데도 길이 여러 갈래라 통 알 수가 없다.
땅바닥을 들여다보고 발자국이 많은 쪽으로 헉헉거리며 10여 분 달려갔는데도 종적이 묘연하다.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여 가운데 밭쪽으로 나와 내려다보니 저 아래쪽으로 사람들이 가는 모습이 보이기에 헉헉거리며 길도 아닌 밭 가운데를 가로질러 쫓아가면서 보니 아무래도 우리 일행이 아닌 것 같다. 시계를 보니 1시간이 거의 다 되어간다. 아이고... 안되겠다. 서둘러 되돌아서서 다리 쪽으로 가는데 왜 이리 멀고 또 왜 이리 더운고....
숨이 턱에 차서 서둘러 왔는데... 차가 없다!!! 시계를 보니 이미 20분쯤 초과.....
설마 나를 두고 가버린 것은 아니겠지? 다리 난간에 앉아 조마조마 기다리는데 영 종문소식이다......
임교장이 여행비를 몽땅 가지고 있으니 나는 수중에 땡전 한 푼 없다.
10시쯤 출발했는데 12시가 되어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
‘아 ! 점심시간이 되었으니 임교장은 차를 가지고 오겠지...’
1시가 되어도 오지 않으니 벼라별 생각이 다 든다. 목적지인 메르주가로 가서 만나야 되나?
트럭을 얻어 탈까? 그런데 5시간 거리라던데... 2시까지만 기다리자. 그래도 아무 소식이 없으면.... 마을로 가서 한국대사관에 전화.... 어흐흑.... 결국, 2시가 거의 되었는데 마침내 차가 나타났다!!
가이드 영감이 스케줄을 바꾸어 식물원 관람을 마치고 식물원 반대편에 있는 유대인 마을을 방문했단다. 그리고 그 앞에 차가 가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서 점심 먹으려다 내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점심도 못 먹고 왔다고 한다.
아니, 임교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뒤만 졸졸 따라 다녔다니.....
젊은 이태리 녀석 차창 밖으로 나를 손가락질하며...
‘있다! 있다!’ 하더니 내가 차에 오르자 ‘4시간 동안 뭐했어요?’
‘Take a rest, and wait, wait....’ 으~~~, 끓끓
또 다음날 사파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이 다리에 오자 이태리 녀석 나를 보고 다시 빙글거리며...
‘This is your bridge(이거 당신 다리네요)’ 이런 못된 녀석... 으~~, 매우 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