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밀엄경 중권
5. 변관행품(辯觀行品)
[3독을 떠나면]
그때에 금강장 보살마하살
또다시 대중에게 말씀하였네.
‘여러분 마땅히 자세히 듣소?
비유컨대 비고 넓은 한가한 곳에
궁실을 세우려 하면
목수가 토목(土木)을 마련한 다음
바야흐로 이루어지나니.
자세히 모든 물건 살펴보건대
흙과 나무 따로따로 집이 안 되니
또다시 비유컨대 여러 손가락
화합하여 주먹을 이루었으며
손가락을 떠나서 추구할진대
주먹의 자체는 없는 것같이.
군사와 그리고 수레들
성읍과 그리고 동산들
산천을 따르는 구름들
물병과 옷 따위 모든 형상들
모두가 거짓으로 화합인 줄을
지혜스런 사람은 꿈같이 알아.
이렇듯 못과 사택은
모든 경계가 모아진 바니
온(蘊)법이 쌓이기 숭산(崇山)과 같고
위태로움은 썩은 집 같네.
나는 것 아니며 없어지는 것 아니며
자기도 아니며 남도 아니니
건달바의 성 같고
구름과 그림자 같고
더운 날의 아지랑이 같고
그림 속의 물건을 보는 것 같아.
형상은 스스로 망(妄)을 나타내고
성품은 맑아서 유ㆍ무가 없네.
장님과 절름발이 서로 어울려
서로 도와 앞길을 가는 것같이.
자기의 성품만은 지탱치 못해
범부들의 몸매도 그러하여서
분석하여 극미에 이르면
공연한 이름뿐 실물은 없어
극미는 얻을 수 없는 법이니
모든 법도 또다시 이와 같아라.
유가법을 닦아서 지혜 맑은 이
이렇게 생각을 다듬을 적에
저절로 빛깔과 소리 따위에
깨닫는 생각이 멀어진다네.
일체의 의식이 끊인 다음
태연히 해탈을 얻게 되리니
유정을 사랑하지 아니하여도
언제나 등지(等持)를 사랑하리라.
모든 하늘 아름다운 선인들이나
예쁘고 아름다운 여인들이나
그에게 찾아와서 공양하여도
꿈속을 보는 듯 물들지 않네.
몸은 비록 여기 있으나
외도는 볼 수 없으며
지명(持明)과 범천도
그의 정수리를 못보리.
응당히 마니궁에 태어나
자유롭게 유희하면서
모든 밝은 궁녀들과
욕심 없이 항상 즐기리.
이러한 관행법은
살타의 경계이니
그대들 마땅히 빨리 닦을 것
용맹한 마음을 내어 보라.
응당히 광명궁에 태어나
3유를 이익하리니
즉시에 탐욕을 끊고
성냄과 어리석음 떠나면
능히 거룩한 밀엄
고요하고 수승한 곳에 나아가리.
그곳은 죽음이 없는 경계이며
식으로도 행할 바 아니며
모든 형상을 떠났으며
분별로 얻을 바 아니리.
이 미묘한 곳은
유가를 닦는 이와 상응하나니
그러므로 관행을 닦아
그 국토를 희망하여라.
이미 탐욕과 성냄 이겼고
나도 없고 남도 없나니
수승한 선정이니 너는 닦으라.
3독을 내어서는 안 되느니라.
만일 경계에 집착하면
두 가지 깨달음이 생기게 되니
마치 아름다운 여인이
뺨이 곱고 머리를 땋은 듯.
욕심 많은 이가 보면
애착하고 생각하여
어리석게 물든 감각을 내니
순전히 생각하여 딴 마음이 없어서
다니고 앉고 서고
마시고 먹고 잠을 잘 때에
그녀의 모양만이
항상 마음속에 아롱져.
이러한 잘못된 지혜는
모두 망령된 경계에서 나서
경계의 진흙 속에 빠져 있나니
그러므로 응당히 애착치 말라.
모든 세간 사람들이
삿된 지혜로 분별하되
소나 산양이거나
사슴 따위가
뿔이 있음을 보고
실다운 것이라 집착하다가
토끼 따위를 보면
뿔이 없다는 생각을 내니
만일 소의 뿔을 안 보았으면
토끼에 어찌하여 없다 했느냐?
세간의 일도 또한 그러해
망령으로 얻을 바 있다 하다가
뒤에는 자체가 없음을 구하여
문득 법은 결정이 없다 하나니
분별을 버리지 않는 한
항상 이렇게 삿된 생각을 내니
그대들 응당히 살피시라.
마음으로 따지는 모든 경계는
모두 망상으로 얻은 바인
뿔이 있다 없다와 같나니.
만일 수행하는 여러 사람이
능히 이러한 관찰을 하면
그의 뜻하는 바를 따라
혹은 전륜왕이 되어
허공에 올라 오고 가면서
크나큰 위력을 구족하리라.
어떤 이는 일월전(日月殿)에나
모든 별들의 궁전에나
사왕천이나 도리천이나
염마와 도솔천에나
화락과 타화천의
마니 보배 궁전에나
색계의 범중신(梵衆身)이나
그리고 열 가지 범천에나
무번(無煩)과 무열(無熱)과
선견(善見)과 선현(善現)에나
아가니타(阿迦尼陀) 궁전의
자재하게 유희하는 것에나
공(空)ㆍ식(識)ㆍ무소유처(無所有處)
비상비비상(非想非非想)에 태어나리라.
그곳에서 점점 욕심 없애고
모든 불찰에까지 이르러
항상 미묘한 선정인
해탈의 경계에 노리라.
비유컨대 병이 깨어져
기왓쪽을 이루었으며
망가지는 성품이 찰나에 나타나
항상된 곳에 덧없음을 보거니
종자가 싹을 내고는
종자는 망가지는 것처럼.
또는 옹기장이가
진흙으로 병을 만들 때
진흙 색 성품 따라
병도 그 빛깔이 되듯이.
어느 때 그 옹기장이가
여러 가지 빛깔의 진흙을 썼네.
그릇을 굽기가 끝났을 무렵
제각기 진흙 빛을 따랐더라네.
살대밭에서 총죽(葱竹)이 나고
양각(羊角)에서 마늘이 나며
더러운 파리와 썩은 물은
모두 벌레를 끓게 하나니
마땅히 알라, 세간의 결과는
같은 원인이나 다른 원인에서
모두가 변하고 망가지는 까닭에
갖가지 결과를 낼 수 있나니.
여러 가지 티끌의 성소작성은
체성이 변하거나 망가지지 않는데
모두가 이 세상의 어리석은 이
망령된 분별을 내는 것이라.
능히 짓는 나와 속의 나와
수승한 나 따위는 얻을 수 없고
뜻의 나[意我]라 하는 것 또한 없는 것
쌓이고 모이는 원인도 없고
그리고 친히 내는 원인도 없고
식의 반연 따라서 있는 것도 아니리.
슬기로운 이의 경계요
방편으로 생기는 바니
번뇌의 가시를 빼내고
마귀와 그 권속을 항복 받고
세간의 탐애가 다하여
꿀이 여의지 않게 하는 듯.
모든 선인은 탐심이 있어서
흘러 돌면서 모든 갈래에 나니
오랫동안 훈습한 바라
비유컨대 성난 뱀과 같네.
번뇌의 불꽃이 훨훨 타올라
험악한 갈래에 흘러 도나니
탐심을 버리고 해탈을 얻어
끊임없이 부지런히 관행을 닦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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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대승밀엄경
대승밀엄경_5. 변관행품(辯觀行品), 3독을 떠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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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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