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등무상경 제3권
4. 대운초분 밀어건도(密語健度)
그때 대운밀장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온갖 중생은 무명으로 눈이 멀었습니다. 원컨대 여래께서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말씀[密語]을 널리 열어 나타내시고 깊은 지혜의 등불[智燈]로 큰 광명을 지어서 인도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구나. 선남자야,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여라. 나는 너를 위하여 큰 법의 등불을 밝히리라.
이 경 가운데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스물세 가지 비밀한 말씀의 도의 자취[道迹]로서 미치지 않은 행[不狂行]으로 들어가는 큰 법의 방편의 해탈문(解脫門)이 있느니라.
아(我)와 아소(我所)를 끊는 비밀한 말씀으로 들어가는 행의 해탈문과,
두려워할 만한 빛깔, 두려워할 만하지 않은 빛깔, 하열한 빛깔[下色]의 비밀한 말씀으로 들어가는 해탈문과,
탐하고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비밀한 말씀으로 들어가는 해탈문과,
계(戒)가 끊어지고 계가 있고 계가 없는 밀어문(密語門),
무명(無明)이 있고 무명이 없고 무명이 있고 없고 하는 밀어문이 있느니라.
탐냄이 있고 탐냄이 없는 이의 탐냄을 끊는 밀어문,
애욕이 있고 애욕이 없는 이의 애욕을 끊는 밀어문,
매임이 있고 매임이 없는 이의 매임을 끊는 밀어문,
성냄이 있고 성냄이 없는 이의 성냄을 끊는 밀어문,
어둠이 있고 어둠이 없고 광명이 있는 밀어문이 있느니라.
둔함이 있고 둔함이 없고 이익과 큰 이익이 있는 밀어문,
부서짐이 있고 쪼갬이 있고 무너짐이 있는 밀어문,
괴로움이 있고 즐거움이 있고 느끼는 이가 없는 밀어문,
인자함이 있고 인자함이 없고 가엾이 여김이 없는 밀어문,
보시가 있고 받는 이가 없고 큰 시주[大施主]가 있는 밀어문,
욕설이 있고 받는 이가 없고 욕설을 끊는 밀어문이 있느니라.
청정함이 있고 청정함이 없고 온갖 청정함이 끊어진 밀어문,
평등함이 있고 평등함이 없고 온갖 평등함이 끊어진 밀어문,
방일함이 있고 방일함이 없고 방일함을 끊고 방일하지 않는 밀어문,
공하고 공하지 않고 공한 것이 아니고 공하지 않은 것도 아닌 여래의 밀어문이 있느니라.
항상 하고 항상하지 않고 항상 하지 않고 항상 하지 않은 것도 아닌 여래의 밀어문,
‘나’이고 ‘나’가 없고 ‘나’가 아니고 ‘나’ 없는 것도 아닌 여래의 밀어문,
사랑이 있고 사랑이 없고 사랑이 아니고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닌 여래의 밀어문이 있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바로 스물세 가지 비밀한 말씀의 도의 자취로서 미치지 않은 행으로 들어가는 큰 법의 방편의 해탈문이니라.”
그때 대중 가운데 중애(衆愛)라는 한 천자(天子)가 한량없는 천자들과 함께 허공으로 17다라수(多羅樹) 높이까지 올라가서 모든 꽃ㆍ향ㆍ번기ㆍ일산ㆍ음악을 비오듯 내리면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여래의 깊고 비밀한 말씀을
2승(乘)은 이해하지 못하니
대중을 위하여 짐짓 널리 말씀하시어
모두 다 안락함을 얻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