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입능가경 제2권
2. 집일체법품 ②[3]
[3 자성상]
또한 대혜여,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3자성상(自性相)을 잘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3자성인가?
이른바 망령되게 헤아리는 자성[妄計自性:변계소집성], 연기자성(緣起自性:의타기성), 원성자성(圓成自性:원성실성)이다.
대혜여, 망계자성은 상(相)으로부터 생긴다.
무엇을 상으로부터 생긴다 하는가?
말하면 연기의 사상(事相)의 종류가 나타남에 의하여 헤아려 집착을 내기 때문이다.
대혜여, 저 사상에 헤아려 집착함에 두 가지 망령되게 헤아리는 성품이 생기니, 이것은 모든 여래께서 연설하신 바이다.
이른바 이름에 계착하는 모양[名相計着相], 사물의 모양에 계착하는 상[事相計着相]이다.
대혜여, 사계착상(事計着相)이란 내외의 법을 계착함을 말하고,
상(相)계착상이란 내외의 법 가운데에서 자상(自相)과 공상(共相)을 계착하나니,
이것을 두 가지 망계자성상(妄計自性相)이라고 한다.
대혜여, 의지하는 바와 반연하는 바에서 일어나나니,
이것이 연기성(緣起性)이다.
어떤 것이 원성자성인가?
명상(名相)과 사상(事相)이 일체 분별을 떠나 스스로 깨달은 바른 지혜로 행하는 진여이다.
대혜여, 이것이 이 원성자성의 여래장심(如來藏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명(名)ㆍ상(相)ㆍ분별은
두 자성상(自性相)이고
정지(正智)와 진여(眞如)는
원성자성상이니라.
대혜여, 이것을 5법(法)과 자성상(自性相)을 관찰하는 법문이라고 이름하며 스스로 깨달은 바른 지혜로 행하는 경계이다.
너와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닦고 배워야 한다.
[안무아상과 법무아상]
또한 대혜여,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두 가지 무아(無我)의 상(相)을 잘 관찰하여야 할 것이다.
무엇이 두 가지인가?
이른바 인무아상(人無我相)과, 법무아상(法無我相)이다.
대혜여, 어떤 것이 인무아상이냐?
온(蘊)ㆍ계(界)ㆍ처(處)는 나[我]와 내 것[我所]을 떠나고 무지(無知)의 애업(愛業:탐애의 업인)으로 생기하여 안식[眼] 등의 식이 생겨서 색(色) 등을 취하여 집착을 일으킨다.
또 자기 마음으로 모은 몸, 기세간(器世間)은 모두 장심(藏心:藏識)이 나타난 것으로,
찰나에 상속하고 변하여 허물어지며 멈추지 아니함이, 흐르는 강과 같고, 존자 같고, 등의 불꽃과 같고, 빠른 바람 같고, 뜬구름 같고,
성급하게 움직여 안정하지 못함이 원숭이 같고,
깨끗하지 못한 곳을 좋아함이 나는 파리 같으며,
만족을 모름이 맹렬한 불길 같다.
시작 없는 예부터 허망하고 거짓된 습기가 인이 되어 모든[法有] 중생[趣] 가운데 유전하여 쉬지 않고 물 뜨는 도르래 같고,
갖가지 색신(色身)의 위의(威儀)가 나아가고 멈춤이,
비유하면 죽은 시체가 주력(呪力)으로 걸어 다니는 것 같고,
또 나무로 만든 사람이 기구로 인연하여 움직이는 것 같다.
만약 능히 여기서 그 모양을 잘 알면 이것을 인무아의 지혜라 한다.
대혜여, 무엇을 법무아의 지혜라 하는가?
온ㆍ계ㆍ처가 망계성(妄計性)임을 알며, 온ㆍ계ㆍ처와 같이 나와 내 것을 떠나 오직 함께 쌓고 모은 애업(愛業)에 묶이어 서로 연기하니 능히 만든 자[作者]가 없다.
온(蘊) 등도 또한 그러하여 자상(自相)과 공상(共相)을 떠나 허망하게 분별하여 여러 가지 모양이 나타남에 어리석은 범부는 분별하나 모든 성자는 그렇지 않다.
이와 같이 일체 모든 법을 관찰하여 마음ㆍ뜻ㆍ의식ㆍ오법자성(五法自性)을 떠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법무아지혜라고 이름한다.
이 지혜를 얻고 나서 경계가 없음을 알고 모든 지(地)의 모양을 깨달아 곧 초지(初地)에 들어가 마음에 환희가 생겨 차례로 점점 나아간다.
이에 선혜지(善慧地:九地)와 법운지(法雲地:十地)에 이르러 모든 중생의 짓는 것을 모두 이미 갖추느니라.
이 지에 머물고 나서 큰 보배 연꽃 왕이 온갖 보배로 장엄한 것이 있는데, 그 꽃 위의 보배 궁전에 연화(蓮花)보살이 가서 닦아 환과 같은 법문[幻性法門]을 이룬다.
같이 간 불자가 앞뒤로 에워싸고 일체 부처님 세계에 계시는 여래께서 모두 그 손을 펴서 전륜왕자의 이마에 물을 뿌리는 법[灌頂法]과 같이 그 머리에 관정하면, 불자의 지위[佛子地]를 초월하여 스스로 증득하는 법을 얻어 여래의 자재한 법신을 이룬다.
대혜여, 이것을 법무아상을 본다고 한다. 그대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부지런히 닦고 배워야 한다.”
[건립비방상]
그때 대혜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건립비방상(建立誹謗相)을 설하시어 저와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런 나쁜 견해를 떠나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게 하시고,
보리를 얻고 나서 항상 비방하여 단견을 세우는 것을 깨뜨리어 정법을 헐뜯고 비방함이 생기지 않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그 청을 받고 곧 게송으로 설하셨다.
몸과 살림[資財] 머무는 곳
모두 오직 마음의 그림자[影像]인 것을
어리석은 이 깨닫지 못하고
비방함을 세워 일으키며
일어난 것도 다만 이 마음뿐
마음 떠나서 얻을 수 없느니라.
[네 가지 없는 것을 세우다]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다시 설하시려고 대혜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없는 것을 세움이 있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모양이 없는 데 모양을 세움이요,
견해가 없는데 견해를 세움이요,
인이 없는데 원인[因]을 세움이요,
성품이 없는데 성품을 세우니 이것이 넷이다.
대혜여, 비방이란 모든 나쁜 견해에서 세운 법은 찾아도 얻을 수 없으나 잘 관찰하지 못하고 마침내 비방함이 생긴다.
이것이 세운 비방의 모양이다.
대혜여, 무엇을 모양이 없는데 모양을 세운다 하는가?
온ㆍ계ㆍ처에서 자상과 공상은 본래 있는 것이 없는데, 계착함을 내어 이것은 이와 같고 이것은 다르지 않다 하니 이런 분별은 무시이래로 여러 가지 악습이 낳은 것이다.
이것을 모양이 없는데 모양을 세운다고 한다.
무엇을 견해가 없이 견해를 세운다 하는가?
온ㆍ계ㆍ처에서 나와 남, 중생 등이 견해를 세우니,
이것을 견해가 없이 견해를 세운다고 한다.
무엇을 원인 없이 원인을 세운다 하는가?
처음의 식[初識] 전에는 원인이 없어 식이 생기지 않았고 처음 식은 본래 없는데 뒤에 눈, 빛, 밝음, 생각 등이 원인이 되어 환(幻)과 같이 생기며, 생기고 나서 있고, 있는 것이 다시 없어진다.
이것을 원인이 없이 원인을 세운다고 한다.
무엇을 성품이 없이 성품을 세운다고 하는가?
허공과 열반은 무작(無作)의 성품인데 집착을 일으킴이다.
대혜여, 이것은 성품과 성품 아님을 떠났고, 일체 모든 법도 유무(有無)를 떠나 마치 털 수레바퀴, 토끼, 말들의 뿔과 같다.
이것을 성품이 없는데 성품을 세웠다고 한다.
대혜여, 비방을 세움은 모두 어리석은 범부는 오직 마음뿐임을 깨닫지 못하고 분별하는 마음을 일으키나 모든 성자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반드시 부지런히 관찰하여 이런 견해를 멀리 떠나야 한다.
대혜여, 보살마하살은 마음과 뜻ㆍ의식ㆍ오법자성(五法自性)ㆍ2무아(無我)의 상(相)을 잘 알므로 중생을 위하여 여러 가지 몸을 만들어 연기에 의하여 망령되게 헤아리는 성품[妄計性]을 일으키는 것같이,
또한 마니(보배)가 마음 따라 빛을 나타냄과 같이,
널리 부처님의 모임에 들어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다.
모든 법은 환(幻)과 같고, 꿈 같고, 그림자 같고, 거울 속의 형상 같고, 물속의 달과 같으므로,
생멸(生滅)과 단(斷)ㆍ상(常)을 멀리 떠나고 성문ㆍ벽지불도에 머물지 않으며,
듣고 나서는 무량백천억 나유타삼매를 성취한다.
이 삼매를 얻고 나면 일체 모든 불국토에 두루 돌아다니며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모든 천상에 태어나 삼보를 드날리고, 부처님 몸을 나타내 보여 모든 성문과 보살 대중을 위하여 바깥 경계는 모두 오직 마음뿐이라고 설하여 모두 유무(有無) 등에 집착함을 멀리 떠나게 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불자는 잘 관찰해 보니
세간은 오직 마음 뿐이라
갖가지 몸 나타내 보이며
하는 일[所作] 장애 없고
신통력 자재하며
모두 다 성취하느니라.